만당의 실세이자, 원숭이파티의 주도자,
영화에나 나올법한 알루미늄 수통에 진한 위스키를 넣어 마시는 녀석,
반지가 찌그러지도록 복싱을 한 녀석,
스크림 마스크를 쓰고 아파트 경비아저씨를 혼비백산하게 한 녀석,
야자시간에 나랑 몰래 동네 뒷산에 올라가 흉가체험 했던 녀석.
녀석에게 편지가 왔다.
보라, 저 묵직한 봉투. 안에 한 백만원 현찰로 들어있을것 같은 느낌이다.
뭐냐 이건;;
한페이지마다 이런 삽화가 뒷장에 있었다.
민간 세계에서는 보지 못했던 형태의, 혹은 상상 못할 형태의 빈티지한 볼펜이다.
녀석 매일 매일 군대에서 전화걸더니만 웬 편지를 다 보내오고 그러냐..
(군바리라면 모름지기 삽질하고 조낸 고생하는줄 알았는데~~)
내가 군대가면 누가 편지 보내줄까?
암튼 군대가면 심심할까봐 지금 꾸미고있는 흉악한 계략은 있다.
모 여자애와 일종의 음모를 꾸몄다.
"내가 군대에서 우리 호랑이 병장님 이름 적어서 보낼테니까, 넌 여자 글씨로 연예편지처럼 해서 익명으로 병장님한테 보내는거야!! 재미있겠지?? 크하하, 내무반에서 영문도 모르고 떨리는 손으로 뜨거운 연예편지를 쥐고는 온갖 추측으로 얼굴이 혼란스러워지는걸 지켜볼 생각하면 너무 재미있어지는데?"
거참 재미있겠군.
근데 모르겠다. 민간 세계에서 살다보면 편지를 쓰기가 참 귀찮은데..
군대에선 어떨까. 바깥 세상을 그리워하며 얼마나 외로운 나날을 보낼까..
녀석에게 편지한통 얼른 써줘야겠다.
"야야야, 어제 북한이 미사일 쐈잖아, 거기 분위기 어때?"
"자고있는데 간부가 들어오더니, '이새끼들아 북한이 미사일 쐈어!!'해서 일어나 다 티비봤어"
"야야야, 오늘 핵실험 했잖아, 거기 분위기 어때?"
"응, 우중충해. 아침에 간부가 들어오더니 동요하지 말래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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