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HW 이야기/삼성

삼성 갤럭시 노트3 분해기

MIRiyA☆ 2013. 11. 11. 18:27

1. 갤럭시 노트3 구입

어제 그 추운 바람이 부는 와중에 경기도 북부까지 가서 갤럭시 노트3를 사왔다. 가무 유무 부무에다 깔끔하게 시세보다 15만원 저렴하길래.. 구입하자 마자 런처는 버즈 런처에 심플 뭐시깽이 테마로 바꿔놔서 삼성 특유의 못생긴 터치위즈를 벗어날 수 있었다. 상단 알림줄과 환경설정 등도 갈아엎고 싶었지만 그걸 할라면 루팅도 하고 커스텀 롬도 올리고 해야 할 것 같아서 패스했음. 


2. 왜 구입했는가?

뭐 여튼 나는 여태까지 아이폰5와 갤럭시S3 LTE를 사용중이었는데, 이번에 아이폰5S와 갤럭시 노트3로 한세대 넘어갈 계획이다. 좋아하기로는 아이폰을 좋아하지만 국내 환경상 안드로이드폰을 메인으로 쓰지 않으면 감이 딸려서 시대에 뒤쳐질것 같기 때문이다.


3. 구입 소감

일단은 기대 이상으로 굉장히 만족스럽다. 주변에 당장 만져볼 수 있는 최신 디바이스가 많지만 노트3는 좀 다르다. 베가 시크릿 노트와 G2 등이 엄청난 저가격으로 스팟이 나오는 마당에 삼성 플래그십을 샀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예전같은 개 쓰레기 씨를 발라먹을 AMOLED 화면과 달리 굉장히 안정된 색감과 발색을 보여준다. 개과천선. 정말 당시의 갤럭시S1/S2 시절 AMOLED 화면 이쁘다고 하는 사람들은 시각 검사좀 받아야 할지도. S3는 좀 봐줄만 했고, S4는 흠잡을게 없었으며.. 노트3의 이 화면은 제법 맘에든다.


성능은 뭐 버벅거리는거 그런거 하나도 없고, 안드로이드 특유의 투박한 애니메이션이 아니라면 딱히 싫지도 않다. 앱의 경우 게임은 일단 포기하기로 하고..(이젠 아이폰5S로 게임만 할거다) 아이폰에서 한끗발 날리던 유틸리티 앱들은 안드로이드에서 커버될만한게 몇몇개 있다. 


"못생긴 디자인을 각오하고 써줄 정도는 된다" 수준에서.. "제법 디자인 깔끔한 앱들이 늘어났다" 정도.


쓰레기같은 갤러리 앱 = QuickPic 으로 대체

허접스러운 비디오 앱 = Dice Player로 대체

더럽게 못생긴 키보드 = 도돌 키보드 + WP7 테마로 대체

클리앙 앱 = 약간 모양이 부족하지만 CliANN으로 대체


뭐 일단은 이정도고, 나머지 대체 앱들은 좀 더 쓰면서 알아봐야겠다.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은 문제 없다.

여튼 쓸만해.



카메라 화질은 놀라울 정도. 라면을 찍어서 페북에 올렸는데 사람들이 욕을 한다.


여튼.. 여튼... 나 노트3 샀다고!

이걸로 나는 애플 까는 삼성빠가 된거다. 반면 삼성빠들에겐 애플빠로 공격당하겠지.



난 전자제품을 사면 일단 분해를 해서 속을 본다. 얘가 제대로 만든 제품인지 쓰레기인지는 겉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속을 까보면 얘가 속이 썩었는지 아름다운지 알 수 있다. 

일례로 애플의 맥북 프로나 아이폰을 보면 겉의 디자인을 보고도 감탄하지만, 메인보드 마저 검정색으로 깔맞춤하고 캐퍼시터를 일렬로 정렬해놓고, 커넥터에 1,2,3 번호를 붙여놓은 모습을 보면서 전율하게 된다. 이새끼들은 맥미니 구입하면 전원 케이블마저 원형으로 감아놓는 놈들이다. 


삼성은 어떤지 이번에 한번 까보았다.



전체적인 분해 조감도.

약간 놀랬는데, 인조가죽 배터리 커버를 따고 바로 보이는 나사 12개를 빼는것 만으로도 분해가 모두 끝났다. 삼성의 기구설계 실력에 놀랬음. 보통 저런건 나사를 따고 오프너로 벌려서 열 때 리본 케이블 끊어지지 않게 잘 살피면서 열어야하는데.. 노트3의 뒷판은 따로 리본 케이블이 들어있는 부분이 없어 끊어먹을 걱정이 없더라. 거기다가 멋지게도 microSD 카드 슬롯과 USIM슬롯을 일체형으로 만든데다가, 열 때 저 카드들을 뺄 필요가 없게 잘 만들어놨다. 아이폰의 경우 유심 안빼면 기계 못연다. 




뒷판을 확대해봤다. 저기 아래쪽에 안테나 연결 단자라고 적어놨는데 저거 아무래도 스피커 모듈 연결단자인것 같다. 노트3는 전작과 다르게 후면 스피커가 아니라 화면 하단으로 소리가 나게 뚫어놨다. (아이폰과 마찬가지) 난 이게 옳은 방향 같다. 화면 보고 동영상 보는데, 소리가 뒤로 나면 병신같잖아. 물론 제일 완벽한건 갤럭시 플레이어처럼 화면 위아래에 스테레오 스피커가 있는 방식이라 생각한다.


DMB 안테나의 경우 교체하기 쉽게 뒷판에서 분리된다. 하지만 노란 연결단자는 접착제로 붙어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내 경우엔 분리할라고 시도하다가 리본 케이블이 휘어지려해서 걍 저상태로 내비뒀다. 어차피 어떻게 분해될지 뻔한데 굳이 위험 감수하며 뜯을 필요는 없잖아?



이건 뒷판을 뗀 모습. 사진 하단에 하얀 안테나 선이 보이고, 좌측엔 USB충전단자, 스피커, 홈버튼 등을 커버하는 하단 보드가 보인다. 우측에 있던 메인보드는 떼어낸 상태. 진동모터가 보이는데, 애플이 아이폰 4S에서 도입했다가 아이폰 5에선 다시 기존으로 원복한 동그란 모양의 진동모터다. 참고로 요새 나오는 아이폰은 진동 축이 회전하는게 보이는 구형 진동모터를 달고 있다. 4S에서 저 원형 진동모터를 달았다가 뭔가 맘에 안들었던 모양. 위쪽엔 S펜이 잘 맞게 끼워지는 하얀 플라스틱 탄성 걸쇠가 보인다.


여기서 중요한것이.. 저 하단 보드와 나머지 스피커나 이어폰 커넥터 등의 주전부리들은 분리할 수 있어 보인다 치고.. 디스플레이는 분리가 불가능한것 같다. 거기다가 측면 크롬이 지금 보이는 이 덩어리와 완전히 일체형이다. 여러분이 크롬이 찍혀서, 혹은 화면을 깨먹었을 경우 위에 보이는 한덩어리 전체를 갈아야 할 수도 있다. 크롬 교체 비용은 14만원이라던데, 아마 그게 위에 부품들 전체를 교체하는 비용인가보다. 생각보다 저렴한것 같다. 


참고로 아이폰4S를 구입한지 3일만에 내가 떨궈먹었을때는 13만원 들여 부품을 구입해서 직접 교체했다 ㅠㅠ 요새는 4S 디지타이저/액정 세트가 5만원 정도로 크게 내렸고, 아이폰5용 전면 패널이 12만원 한다. 이에 비해 삼성건 생각보다 굉장히 저렴한 느낌이다. 물론 한번 깨먹고 생돈 12~14만원 나가면 피눈물 나겠지만서두..





이건 아까 앞판에서 분리한 메인보드.

스피커와 USB 등 하단 보드와 연결되는 단자가 왼쪽에 보이고, 보드 곳곳에 전면/후면 카메라 커넥터와 유심/SD카드 커넥터 등이 빼곡하게 붙어있다. 아이폰의 것과 비교해봤을 때 많이 커보이지는 않는다. 공간 활용 오밀조밀하게 잘 한 느낌.


일단은 속을 까본 소감은.. 삼성 친구들이 기구 설계를 굉장히 잘 한것 같다. 갤럭시 S4의 경우 공간이 남아돌아 보였는데, 얘는 상당히 빡빡하게 잘 쓰고 있다. 확실히 보드랑 디스플레이 사이에 배터리가 들어있는 HTC one이라던가, 액정이랑 본체를 타르같은 본드로 붙여놓은 MS의 서피스2라던가.. 이런 놈들보단 훨 낫다. 이건 뭐 나사 12개만 풀면 되기 때문에 크게 주의할 부분도 없다. 아이폰3GS처럼 나사가 시발 대각선으로 박혀있고 나사가 30개가 나오고 이지랄 하는건 아니기 때문에 난이도가 굉장히 낮은 편이다. 디스플레이 깨먹었을 경우 직접 바꾸는건 아무래도 좀 어려워보이고, 나머지 카메라 먼지낀거라던가 모터가 나갔다던가 이런 돈 얼마 안들 자질구레한 부분은 본인이 직접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래도 안드로이드폰은 아이폰처럼 통채로 리퍼하는게 안되기 때문에 직접 수리해서 쓰는게 더 이득일 것 같다. 다만 수리 가이드와 사제 부품이 온천지에 널려있는 아이폰과 달리 안드로이드폰들은 이런게 별로 활성화되어있지 않아 상대적으로 힘들듯.


으 글 적다 보니 이게 노트3 구입기인지 분해기인지 알 수가 없게 되었다. 여튼 노트3는 맘에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