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삼성 UX멤버십 발표회 및 전시회가 있었던지라 그것도 볼 겸 근처의 딜라이트존에서 갤럭시 카메라를 드디어 만져보게 되었다. 난 이 제품 굉장히 기대하고 있었는데.. 일단은 내가 아이폰 갖고 사진 찍으면서 페북에 올리고 뭣도 하고 여러가지 하는데, 화질에 대해서는 암만 좋아져도 판형의 특성상 계속 아쉬움이 있었다.
빌어먹을 아이폰은 화질은 참 좋지만 각종 수동기능(화이트밸런스, 노출, 초점 임의 적용) 쓰려면 Camera+ 앱으로 낑낑대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갤럭시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일단 화질도 좋겠거니와, 그걸 내장된 안드로이드 앱으로 편집해서 간편하게 올릴 수 있을것 같았다. 하지만 오늘 직접 만져보니 그 환상이 모두 깨져버렸다. 왜 깨졌냐, 하나하나 짚어보자.
일단 빌어먹을 이거 졸라 크다. 내가 갤럭시S3LTE도 갖고 있지만, 이놈은 마치 그걸 벽돌 처럼 각지게 찍어낸 느낌이다. 더럽게 두꺼운데, 렌즈 달린 부분이 본체 두께랑 거의 비등하다. 손가락 2개를 모은 두께 정도 되는데 이게 흉기지 카메라인가? 누가 보면 요새 유행하는 풀프레임 똑딱이인줄 착각하겠다. 크기만 보면 뭔 갤럭시 노트 뺨때릴 수준이다. 손에 잡아보면 억 소리 나온다.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거대하다. 벽돌, 바로 벽돌 그 자체.
그렇다면 화질은 좋은가? 그것도 아니다. 내가 저걸로 몇장 촬영은 해봤지만 메모리로 옮겨서 비교는 하지 않았다. 왜냐, 스펙이 곧 화질이니까. 일단 줌비가 21배줌이다. 일단 난 고배율 줌 되는 카메라는 취급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한결같이 화질이 쓰레기이기 때문이다. 왜 화질이 쓰레기냐, 고배율 줌을 유지하면서 렌즈 밝기를 유지하려면 센서가 작아져야 한다. 센서가 작아진다, 이 말은 화질이 구려진다는 뜻이다.
그럼 센서가 얼마나 작은가, 1/2.33인치다. 참고로 파나소닉 LX7의 센서 크기는 1/1.7이고, 아이폰4S의 센서 크기는 1/3.2다. 갤럭시 카메라가 사용하는 1/2.33인치 센서는 대부분의 디지털 카메라에서 사용하는 센서 크기고, 삼성이 만약에 거대한 줌비를 포기하고 3배줌 정도로만 갈무리했다면 저런 괴물같은 크기는 나오지 않으면서 컴펙트한 사이즈를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거기다가 센서는 1/1.7 같은 아름다운걸 사용할 수 있을거고, 화질면에서 끝판왕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을거다.
삼성이 고배율 렌즈를 고집한 까닭에 화질은 폰카보다 눈에 띄게 좋지 않으면서, 크기는 더럽게 크기만한 괴물이 탄생해버렸다. 이거 타겟이 누구인지 모르겠다. 화질로 보아 EX2 같이 고급 디카의 대체는 아닌것 같고, 스포츠 경기장 가서 되도 않는 고배율 줌으로 동영상 찍는 주말 찍새도 아닌것 같고.. 뭐야 이게.
어 그리고 저놈은 샘플 사진 비교도 안하면서 까네 마네 하는 사람 있을것 같은데, 난 빌어먹을 DxO mark나 imaging resources 같은데 가서 비교사진 무지하게 많이 보는 오타쿠기 때문에 센서 크기만 봐도 어느 정도 화질이 나올지 뻔히 그려진다.
내가 원하는 스펙은 이정도다. 줌비 높지 않아도 된다. 3배줌 정도를 유지하며 크기와 화질이 파나소닉 LX3 정도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통화 뭐 꼭 안되도 된다. 찍고서 바로 편집하여 페북에 올릴 수 있을 정도만 되면 된다. 그리고 액정좀 작았으면 좋겠다!! 난 내 DSLR 치우고 폰카만 들고다니고 싶은데, 폰카의 화질보단 잘 나왔으면 좋겠지 싶다. 하지만 갤럭시 카메라처럼 거대한 사이즈는 정말 비호감이라구! 삼성 EX2 이런 화질 내면서, 최대한 사이즈 증가를 억제했으면 좋겠는데.. ㅋㅋ 너무 크잖아.
그리고 걱정되서 하는 말인데, NX 제품군에 안드로이드를 조만간 적용하겠지만 이 거지같은 거대 스크린으로 도배할 생각좀 하지 마라. 진짜 4.7인치는 너무 큰거 아닌가. 출시 하기 전에 손으로 좀 쥐어보라고, 이 양반들 조만간 NX30이런거 뒷면에 5인치 액정 통으로 발라놓고 조작계 다이얼 다 없애고 풀 스크린 터치로 밀어버리는게 아닌가 걱정된다. 대화면은 트렌드가 아니라 오염이고 전염병이며, 테러범이 운전하는 폭주 기관차라 생각한다. 그런 또라이같은 제품이 나온다면 나는 결코 구입하지 않을 것이다. 아 제발 아날로그 조작계를 건드리지마.
진짜 더럽게 투박한 디자인이다. EX2에서 느꼈던 아날로그 감성은 온데간데 없고, 그냥 허여멀건 핸드 냉장고가 여기 있다. 이 볼품없고 가격까지 비싼 제품을 누가 사줄까 모르겠다.
자 깔만큼 깠으니까 희망적인 이야기를 해보자.
그래 이 제품은 과도기적 제품일거야. 그 어느 회사보다 무선 전송 기술에 관심을 빨리 가져온 삼성이다. Wifi 달린 프린터는 감동적이었고, 최근 VLUU에 달려있던 Wifi 전송은 있으나 마나 한 쓰레기같았지만 아무튼 '기능이 되긴 된다.' 내 빌어먹을 딜라이트 전시장에서 스마트 카메라라 해서 한번 써볼라고 온갖 용을 썼지만 내가 사진 한장 전송 못해봤다. 내 어디 시골에서 올라와서 다운로드도 되고 인터넷도 되는 컴퓨터 처음 써보는 그런 까막눈이 아닌건 다 알거고, 내가 못하는데 누가 하겠냔 말이다. 더럽게 불편하게 만들어놓고서, 연구 개발 단계에나 있을 법한 '기능만 되는' 제품들 내놓는 삼성 정말 실망이다. 어어.. 쓰다 보니 또 까는 방향으로 가버렸는데..
여튼, 삼성아 이 점만 명심하자.
이 제품이 아예 고급 사진 취미 가진 사람들에게 어필할 제품인지(EX2+통신 등), 아니면 일반 폰카의 화질에 만족 못하는 돈 많은 일반 소비자를 위한 제품인지(갤럭시S3+좋은카메라).. 확실히 하잔 말이다. 고배율 줌은 판매량이 어느 정도 되는지 내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확실한건 화질면에서 쓰레기 취급 받는 제품군이라는거고. 아니 뭐 제품이 두꺼워도 컨셉 자체가 고급 사용자를 위한 제품이라면 EX2 정도 레벨의 센서는 달아줘야 제맛일거고, 일반 소비자를 위한 제품이라면 슬림해야 할 것 아닌가. 이도 저도 아니면서 둘다 망했으니. 일단 이 제품은 이렇게 보내주고 다음 제품에선 제대로 만들어주었으면 싶다.
이제 카메라 만드는 사업부랑 휴대폰 만드는 사업부랑 같이 가게 된거 아닌가? 그렇다면 VLUU랑 NX에 안드로이드가 들어가되, 카메라 조작계는 침범하지 않고 통신 기능만 하는 정도로 최소한만 들어가던가(고급사용자용), 아니면 갤럭시S나 갤럭시 노트 시리즈에 카메라가 강화되어 들어가던가(일반 사용자용) 하는게 좋지 않겠나.
아무튼 시도는 참 좋았어, 첫번째 제품 치고는 카메라와 안드로이드간의 갭도 크지 않았고, 쓰는데 큰 문제가 느껴지지 않았다. 뭐 생긴게 개발용 도시락 같이 생겼다는건 첫번째 제품이니까.. 다음번 제품에선 욕 안하고 내돈 내고 구입할만큼 완성도 있고 컨셉 잘 잡은 제품이 나왔으면 좋겠다. 정말 내가 원해서 비는거다.
+ 보조금이라던가, 데이터 쉐어링 문제라던가.. 교통 정리가 좀 남았다.
이 제품은 한달에 1000대도 못팔고 망했다.
그리고 삼성은 이런 제품을 만들고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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