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HW 이야기/삼성

갤럭시S3의 카메라가 문제라고? 광각렌즈 관련.

MIRiyA☆ 2012. 11. 26. 01:12

겁나 웃기는 뉴스가 하나 떴는데, 그거 보니 참 기분이 ㅋㅋ



삼성 전자 입장에선 진짜 엄청 황당할것 같다. 뭐 이런게 다 문제가 되냐 ..


광각렌즈는 그 광학적인 특성상 주변부가 길게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이런 광각 렌즈의 특성을 이용해 여자 다리를 길어보이게 찍는 경우도 많다. SLR클럽 1면 가보면 광각으로 다리 길이 늘리다가 병신같이 왕발 만들어놓은 싸구려 사진들도 굉장히 많고. 강조해서 말하지만, 광각의 주변부 늘어짐 현상은 '왜곡'이 아니라 '특성'이다. 10-16mm, 12-24mm, 16-45mm, 17-55mm 등 수많은 광각 렌즈를 사용해봤지만 백만원 넘어가는 광각렌즈도 저런 현상은 어쩔 수 없다. 그래서 나도 단체 사진 찍을 때 광각이라고 꽉 채워 찍지 않고 최대한 뒤로 가서 여백 남기고 찍고, 고화소를 이용해 크롭해버리는 식으로 사진을 찍는다.


하긴 사진 잘 모르는 일반인들이 보면 주변 사람들 머리통이 옆으로 늘어나니 어이없을 법도 하지만, 이건 어쩔 수 없는 문제다. 머릿속이 깜깜해진다. 이런걸 배려하면서 설계하고 공지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누구 말로는 그럼 소프트웨어적으로 왜곡 보정을 하면 되지 않느냐 하고 이야기를 하는데, 보통 최신형 DSLR카메라에서 JPG 프로세싱할 때 들어가는 왜곡 보정은 배럴 디스토션이나 핀쿠션 디스토션 등 둥글게 휘어진 사진 곧게 보정할때나 쓰지, 광각 특유의 주변부가 길게 늘어진걸 보정하지는 못한다. 광학에 도전, 무한 도전이다. 



위와 같은 사진은 렌즈의 특성에 맞게 정상적으로 찍힌 사진이다.

한놈은 85mm 망원, 한놈은 17mm 광각.


광각 렌즈를 사용하면서 옆이 늘어난다고 불평하는건 마치 람보르기니 아반타도르 같은 미드십 수퍼카 타면서 3억 넘는 차가 드리프트도 안된다고 욕하는 격이다. 그럼 어떻게 해주면 될까? 광각 말고 음식 사진도 못찍게 초망원 렌즈를 달아주면 만족하려나? 거 제품 사진 찍을 때 광각렌즈 말고 망원렌즈 쓰는건 아는 사람 별로 없는 이야기. 일반인들은 광학에 대해서 잘 모르니 이해한다 쳐도 기자라면 사진좀 찍어봤을거 아닌가. 이런것도 기사화 해야 하는 기자가 불쌍하다. 트집 잡자면 아이폰4에 있었던 녹색 멍이 트집잡힐만 하다. 제 아무리 삼성전자라도 물리 법칙을 거스를수는 없다. 해본다면 센서 수광부가 평면이 아니라 사람 눈알처럼 반원형으로 되어 있다면 가능할지도. 


"핸드폰에 광각렌즈 달아줬으면 고맙게 써야 한다"가 사진에 대해 좀 아는 사람이 생각하는 상식(?)이다. 꼬우면 줌 땡겨서 찍던가. 그럼 늘어남 없이 잘 찍을 수 있을거다. 요새 휴대폰 제조사들 뭔 코딱지만한 카메라에 1300만화소니 2400만화소니 미친듯이 집어넣고 있는데 그게 전부 다 소비자가 무식하니까 숫자로 속여먹으려고 드는거다. 니미 지금 1300만화소 폰카랑 중고 10만원짜리 640만화소 DSLR이랑 비교해봐라, 누가 화질이 더 좋나. 아이폰4 이후로 이면조사식 센서가 들어가며 폰카 화질이 진짜 비약적으로 발전했는데, 그 이후로 사람들이 폰카에 바라는게 많아져서 이런 헤프닝이 생기지 않았나 싶다. 이거 완전 "고생하십쇼~"다 고생하십쇼.





ps. 기사를 작성하신 권영전 기자님에게 메일이 왔다.

메일 내용을 여기 적으면 혹시 실례가 아닌가 싶지만 일단 적어봄.


광각 렌즈의 특성상 원래 그렇다는 얘기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다만, 갤럭시S3의 화각이 28mm 안팎인 데 비해 아이폰의 경우는 33~35mm로 좀더 표준렌즈에 가까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이폰 카메라가 좋고 갤럭시S3 카메라가 나쁘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렌즈야 어차피 선택이니까 각자의 장단점이 있겠죠. 하지만 심지어 카메라를 잘 모르는 독자들도 제품을 구입하기 전에 이런 내용을 알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기사는 자녀들의 사진이 일그러져서 마음이 안타까웠던 한 독자의 제보로 쓴 것으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의미 있는 기사라고 생각합니다.


요새 컨슈머 제품들이 점점 고도화되고, 다기능화 되면서 사용자가 이해해야 할 것은 많아지고 있다. 전문가들 입장에서는 상식에 가까울지 몰라도 일반인은 그렇지 않으니까. 앞으로도 이런 종류의 헤프닝은 계속 발생할것 같고, 제조사의 세심한 배려는 언제나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워낙 카메라를 좋아하다보니 UX와 사용성에 대한 글을 자주 올리는 블로그에서 제조사 편으로 문득 마음이 더 쏠려버린것 같아 부끄럽다. 앞으로도 사용자 배려에 초점을 맞추는 기사 자주 써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