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블로그 꾸준히 구독해왔던 분이면 잘 알겠지만 나는 애플의 TV 관련 행보 이야기가 나올때마다 꾸준히 게임 이야기를 빼놓지 않았다. 그래, 나는 애플이 반드시 애플TV에 게임 기능을 달아서 내놓을것이라 생각한다.
게임의 컨트롤러, TV의 리모컨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가 될 것이다. 이미 아이폰은 최고의 컨트롤러다. 3.5~4인치의 고화질 액정이 있고, 가속도 센서와 지자기 센서가 있을 뿐만 아니라 조도 센서와 마이크, 스피커, 심지어는 진동모터까지 있다. 아이폰만 있으면 닌텐도 Wii의 위모트, 눈챠크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걸 다 대체할 수 있다. 뭐 아이폰이 없는 사람을 위하여 기본 리모컨을 넣어주긴 할거라 생각하지만, 이는 지금 있는 알루미늄 재질 애플 리모트가 약간 발전된 형태 정도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상상해보라, 채널을 넘기기 위해 커버플로우처럼 아이폰의 스크린을 슥슥 넘기는 모습을. 얼마나 쾌적하냔 말이다. 여기서 전제되어야 할 것이 있는데, 애플TV의 프로세싱 파워가 1080p 영상 채널 3개를 동시에 재생할만한 정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커버플로우처럼 넘기려면 최소 3개, 넉넉잡아 5개의 영상을 동시에 돌려야 한다. 한개의 1080p 영상을 재생하는 와중에 터치로 쓸어넘기면 바로 다음 채널의 영상을 즉시 불러올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저번에 퀄컴 간담회에서 1080p 영상 6개를 태블릿에서 재생하는 모습을 봤는데, 솔직히 너무 버벅거렸다. 1080p 영상을 여러개 돌린다는 것은 모바일 기기에서 엄청난 고성능을 필요로 한다. 그렇다면 지금 애플은 어디까지 와 있으며, 1080p 영상 3~5개를 동시에 돌린다는건 가능한 일일까? 일단 예전에 적은 표 하나 가져와본다.
http://blog.daum.net/miriya/15601331
여기서 이제 아이폰5의 A6와 아이패드 4세대의 A6X 프로세서가 들어갔다. 애플TV 3세대에 들어간 싱글코어 A5가 1080p를 재생할 수 있게 되었고, A5X는 그보다 1.5배 많은 픽셀을 처리할 수 있는데다가, A6X 프로세서는 A5X의 두배 이상의 성능을 내므로, 결과적으로 새 애플TV에 A6X 프로세서를 탑재되었다 가정했을 때 기존 애플 TV의 3배에 해당하는 성능을 낼 수 있다. 무식한 계산으로 1080p 영상 3개를 재생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여기서 좀 더 꼼수를 부린다면, 커버플로우 시작할 때 잠시 보여줄 앞뒤 영상을 720p로 캐싱해서 가져오고, 실제로 영상 재생시엔 1080p 영상을 사용하는 식의 눈속임도 충분히 써먹음직 하다. 실제로 구글 TV의 경우 재생중인 영상은 1080p로 보여주고, 그 위에 오버레이 되는 UI는 720p로 보여주는 트릭을 사용하고 있다. 아무튼 없는 지식으로 말이 많았는데.. 나는 채널 넘기는걸 커버플로우 방식으로 하고, 기존 TV처럼 채널 넘길때 버벅거리는게 없다면 정말 멋질거라고 생각한다. 스마트TV 소리 들으려면 이정도는 해줘야 한다 생각한다.
부팅 시간이 짧아야함은 물론이다. 초기 구글TV는 부팅시간이 너무 느렸다. 36초라니! TV따위 보는데 36초나 기다려야 하나?? 심지어 이 시간은 내 맥북이 부팅하는 시간의 두배가 넘는다. 사람들은 이미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끄지 않고 사용하고 있으며, 전원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화면이 뜨는 경험에 익숙해져있다. 부팅시간 따위는 짧긴 커녕 아예 존재해서도 안된다. 누르는 즉시 TV를 볼 수 있어야 하고, 거의 iOS에 준하는 반응 속도를 보여줘야한다. 당연히.
위 예상은 애플이 계속 Cortex-A9 계열 ARM 프로세서를 갖고 간다 쳤을 때 예상하는 최소사양표다. 만약 요새 ARM이 밀고 있는 Cortex-A15 같은 좀 더 파워풀한 코어를 바탕으로 제작한 놈을 쓴다면 성능이 훨씬 더 올라갈 것이다. 모바일 환경처럼 배터리가 발목을 잡을 일이 없기 때문에 더욱 강해질 수 있는 것이다. A15? 그럼 인텔 X86은 어떨까? 물론 가능하다. 애플의 iOS 시뮬레이터를 돌려본 사람은 다들 알겠지만 이놈들 시뮬레이터 성능도 엄청나다. 안드로이드 시뮬레이터랑 iOS 시뮬레이터랑 비교해보면 이건 뭐 비교도 안되는 정도의 수준이다. 애플은 이미 X86상에서 iOS를 시뮬레이트 할 기술이 충분하다. 정리하자면 성능은 이미 아이폰/아이패드에 들어가는 AP로도 충분히 낼 정도고, 이걸 ARM 계열로 할지 X86 계열로 할지 그냥 골라잡기만 하면 된다는 뜻이다.
최근의 애플과 인텔의 미묘한 분위기. 아 이것도 있지.
애플과 인텔이 공동 출자해서 합자 회사를 세울거라는 루머가 있던데, 이거 완전 신의 한수 아닌다. 인텔 입장에선 점점 위축되어가는 X86 프로세서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고, 모바일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노릴 수 있다. 애플 입장에서는 삼성이나 TSMC를 벗어나 안정적인 팹을 갖추게 되고, 동시에 삼성을 견제할 수 있다. 설마 인텔이 휴대폰 만들어서 애플 뒤통수 치지는 않을것 아닌가. 거기다가 미국 오바마 정부 입장에선 미국내 일자리가 늘어나니 여러모로 누이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둘 다 미국 회사거니와, 인텔이 5조원 들여서 새 공장 짓는다는 말도 있고.. 이러나 저러나 아귀가 딱딱 맞는다. 고로 애플TV에 메드필드같은 인텔의 모바일 칩이 들어갈수도 있다.
애플이 게임센터를 왜 넣었겠는가?
2010년 3월에 iOS4.1 발표와 함께 등장한 게임센터는 친구 관리, 대전 상대 찾기, 점수 경쟁, 업적 달성표 정도로 사용되었고, 2011년 10월에는 턴방식 게임을 지원하게 되었다. 2012년 2월에는 OSX에 이식되고 실시간 대전이 가능해지는 등 애플의 모든 제품군 전반의 게임 기능을 엮어주는 허브가 되었다. 여기 이제 애플TV가 추가되면 완벽해지는 것이다. 아마도 내년, 즉 2013년 3월의 WWDC에서 애플TV와 iOS7이 함께 발표되며 대폭 강화된 모습으로 등장할 것이라 예상한다. 보나마나 무대 위에 소파랑 티비 갖다놓고 앉아서 Epic이나 EA 같은 대형 제작사랑 미리 만들어둔 게임을 시연해주는 장면이 나오겠지.
아이튠즈를 이용해 온라인으로 즉시 드라마를 보고, 매일 새로 나온 에피소드가 업데이트 되며.. 소파에 앉아 스포츠 중계를 보고, 하이라이트를 돌려감아 보고, 그 와중에 백그라운드로 게임을 다운받아 아이폰 컨트롤러로 즐기고, 타지의 부모님과 페이스타임 통화를 한다.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이 아이클라우드로 연동됨은 물론이다. 이건 정말 뻔한 상상인것 같다. 사실 지금도 거의 다 되는거고..
의문, 애플은 왜 디스플레이 일체형 TV를 만들라 하는걸까?
일단 지금 애플TV는 너무 저렴하다. 애플은 하드웨어 회사고, 소프트웨어보다는 하드웨어를 팔아서 마진을 남기는 회사인데, 10만원대의 주먹만한 애플TV를 팔아서는 돈 남기기 좀 힘들다고 생각했나보다. 허허 하지만 TV는 삼성거 사서 애플TV 붙여 쓰던 지금거랑 비교하면 소비자 입장에선 아쉬운 노릇 아닐까? 지금의 방식과 비교하여 디스플레이 일체형이 뭐가 좋은지, 반드시 사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는게 우선인것 같다. 난 그게 게임이라 생각하고 있고, 일체형 TV에서 하드웨어를 통합하여 제공하는게 보다 좋은 UX를 제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거기다가 셋톱박스 식으로 외부에 삐져나와있으면 앞으로 스마트TV 시장에서 삼성같은 회사들에게 종속당할 수도 있다. 삼성 스마트 TV나 애플TV나 둘 다 비슷한 기능을 제공한다면, 애플TV를 사다 끼울 메리트가 점점 줄어드는거 아니겠나. 애플 입장에선 TV도 팔고, 셋톱박스도 팔고, 거기 달린 플스3이라던가 액박이라던가 이런 게임 콘솔 시장까지 다 먹고 싶을 것이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정 자동화 회사인 R2 Studios를 인수하려 경쟁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http://online.wsj.com/article/SB10001424127887323277504578191653025317698.html
가정 자동화에 있어 TV는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애플 입장에선 지금처럼 취미생활 마냥 애플TV를 셋톱박스 형태로만 갖고갈 이유가 없다. 자동차도 그렇고, 슬슬 애플은 PC/휴대기기 이상을 바라보고 있는 중인데 애플TV가 아마 그 시발점이 될 것이리라.
여튼 뭐.. 아직 내 생각은 다 정리가 되어있지 않지만 디스플레이 일체형 애플TV는 조만간 나올 것이고, 게임이 그 큰 축을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등장은 애플의 가정 자동화 시장 진출의 시발점이 될 것이리라. 애플TV에서의 시리의 활용은 삼성의 스마트TV와 어떻게 다를지, 컨트롤러는 어떤식으로 설계할지, 기존의 셋톱박스와 어떤 식으로 차별화할 수 있을지, 기존 TV업체에 비해 어떤 식으로 경쟁력을 보여줄지 정말 궁금하다. 좀 더 집중해서 생각해보고, 어떤 시장이 열릴지 미리미리 판단해서 나가자. 지금 내가 개발중인 앱이 TV에 들어간다면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이런거 먼저 구상해두면 내년, 내후년의 부자가 될지도 모르겠다. 생각할게 많은 하루다.
다음 쓸 글은 아마도 저가형 아이폰에 대한 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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