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

세상 사는게 재미있다.

MIRiyA☆ 2012. 1. 4. 05:32

바쁜 새벽, 간만에 사는 이야기 써볼까 한다.


보니까 일부 독자들은 자기가 구독중인 피드에 내 글이 올라오는데, 전문적인 내용이 올라오지 않고 잡설 올라온다고 짜증내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 뭘 보던 내가 뭔 상관이야.. 그렇다고 내가 블로그에 여자 연예인 속옷 노출 사진 올리는것도 아니잖아. 너무 팍팍하게 살지 말자구.



  최근에 이 막말 블로그에 포스팅하는 글이 많이 줄었는데, 그래서 다행이다.

내가 바쁘고, 세상이 나를 분노케할 일이 많이 줄었기 때문에 블로그 포스팅이 줄었기 때문이라 짐작한다.

내 글 보면 알겠지만 뭔가 빡쳐서 글을 적거나, 오랜 시간동안 생각했던 내용을 정리해서 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 뭔가 시끄럽게 지껄이기만 하는 '블로거'에서 뭔가 진짜배기 결과물을 만드는 사람으로 나를 거듭나게 한 모락 프로젝트가 대충 마무리가 되었다. 서비스를 기획하고, 개발하고, 오픈하고, 홍보하고, 유지하며 이젠 슬슬 안정가도인것 같다. 이제 학과장님 갤럭시S2에 설치해주곤 무한 잠금 되지 않을까 걱정 안해도 될 정도. 인건비도 못뽑을 매출은 만들때부터 당연하게 예상했지만, 이 서비스를 통해 B2B로 진출할 확실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것 같다. 현재 나와있는 모든 제품을 통틀어 가장 강력하고 안정적으로 동작중이다. 안드로이드 플랫폼의 특징상 이놈에선 되고 저놈에선 안되는 일들이 종종 발생하지만 그건 아마 끝없는 싸움일 것이다.


  현재는 S사의 일을 하고 있다. 모락이랑 상관 없는 부분이지만 뭐랄까, 맨날 블로그에 개 쓰레기같다고 까던 회사의 그것을 내가 만들고 있다. 정말 감개무량하다. 그 회사에서 진행되고 취소되는 수없이 많은 선행 개발들의 일부겠지만 내가 만드는 부분에선 최소한 나같은 사람에게 까일 일 없도록 디테일하고 섬세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내가 항상 강조하는, '생각 하며' 만들고 있다. 빌어먹을 뭔가 프로덕트를 만드는 사람이면 "야 여기 왜 이렇게 만들었어?" 하면 그에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좔좔 나열해 줄 수 있을 정도로 인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UI 디자인까지 내가 겸해서 하면서 정말 1px의 구석까지 내가 직접 만들고 있다. 개발자형은 수많은 애니메이션 효과 요구사항 때문에 이미 체념했는지 패기 충만한 상태고, 덕분에 나는 즐겁게 일하고 있다.


  일단 제일 큰 일이 S사쪽 일이고, 알만한 다른 회사랑도 협의가 진행중인지라 전망은 아주 밝다. 널린게 일이기 때문에 내가 노력하기 따라서 엄청나게 많은 가능성이 쫙 깔려있다. 


  이번달 중순부터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올라오는지라 시간이 좀 생긴다. 최근에는 다음에서 진행된 UX캠프에서 9개 세션중 하나를 맡아 안드로이드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대한 썰을 풀어보았다. 강연 이거 대학교에서 교수 앞에서 프로젝트 발표할때보단 안떨린다. 난 내가 만든 것의 모든 구석에 대해 숙지하고 있기 때문에 질문이 들어와도 당황하지 않을 각오가 되어있고, 모르는 부분은 내가 안한 부분이니 모른다 하면 되는거다. 여성 팬들이 뒤에서 환호해주고, 사람들은 호기심에 가득 차있어 질문들이 수두룩하게 튀어나온다. 발표가 어쩌다보니 UX이야기가 아니라 어플리케이션 홍보 비슷하게 되었지만 뭐 어쨌든 재미있었다 하니 다행. 이틀만에 준비한 강의자료인데 자료가 좀 더 알찼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블로그를 통해 발표할만한 레퍼런스를 계속 쌓아야겠다. 


  어떻게 하면 발표할때 안떨리냐고 어떤 훌륭한 분께 여쭈어본 적이 있는데, 그 주제에 대해 강의장의 모든 사람중에 내가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면 떨리지 않는다고 하시더라. 너무 오래되서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아마 류한석님, 김지현님, 황리건님 세분중 한분일 것이다. 몇년이 지난 지금 새삼 느낀다. 물론 여유를 가지려면 좀 더 넉살이 필요할것 같다. 강의자료 준비와 내용에 대한 숙지는 당연한거고. 내가 나이는 어리지만, 몇몇 분야에 대해 국내에서, 전세계에서 최고로 잘 안다고 지목받을 만큼의 내공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항상 비교 대상은 위를 향해야한다. 넌 누구보다 돈 잘 벌잖아, 넌 누구보단 잘하잖아.. 이러면 안된다. 페이스북 창업자 84년생 마크 주커버그가 돈이 몇조고, 저 위에는 도널드 노먼, 빌 벅스턴, 조나단 아이브, 뭐 이런 사람들이 하늘 위에 줄줄이 있는데 어딜 아래를 쳐다볼 시간이 있나.


  내 주변에는 정말 끝내주게 쩔어주는(누구 말마따나 Insanely Great) 사람들이 많고, 이들은 정말 한명 한명 보석같다. 내가 이분들 반이라도 따라간다면 아마 대성할 수 있으리라 본다. 막말도 잘하고 정말 자기 관리 못하는, 부덕한 나에게 어쩜 이렇게 인복이 넘치는지 때때로 정말 행복하다. 사람 모으는 재미가 쏠쏠하다. 난 살면서 나보다 인복 충만한 사람을 보지 못했다. 항상 감사하며 살고 있고, 기회를 잃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일년에 월 수익을 100만원 이상씩 올릴거다. 졸업 전에 아버지보다 많이 벌것이고, 삼십대에 람보르기니를 타고 거들먹거릴거고, 학과에 기부해서 건물 하나 세워줄거고, 내 입맛에 맞게 후배들 양성해서 함게 일하고 싶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죽기 전에 역삼동에 과수원을 만들거나 내 이름을 딴 지하철 역을 지어서 승리자로 기억되고 싶다. 친한 형은 말하셨지, 꿈은 크게 가지라고. 나이 먹어서 그 꿈중 절반이라도 이루면 정말 크게 성공한것 아니겠냐고. 자신감은 넘치고, 가능성은 무한하고, 시선은 위를 향하며, 걸음걸이는 유쾌하다.


  온라인이라는 공간의 특성상 사람들은 글과 사진으로 서로를 판단하고, 환상을 가지고, 증오하고, 좋아한다. 사람은 오래 두고 관찰해야 하고, 만나 봐야 깊이를 알 수 있다. 콜라와 에스프레소, 간장은 모두 갈색이지만 맛과 용도는 천차만별이다. 좋은것만 취하고 나쁜건 무시하면 되는 법. 아, 사는게 재미있다. 나날이 발전하는 나를 느낀다. 세상에는 매력적인 사람들이 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