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HW 이야기/삼성

삼성전자의 태블릿 다인치 전략은?

MIRiyA☆ 2011. 5. 11. 11:06

글 내용 오류 수정.

갤럭시탭 7인치는 진저브레드가 아니라 프로요를 달고 나왔습니다. 프로요에서 분명 해상도 제한은 있었지만 이 부분은 구글이랑 협의를 봐서 저는 인증하는 방향으로 풀어간것 같네요.


삼성전자가 구글 안드로이드라는 멋진 연합군을 만나 모바일 시장에서 요즘 부쩍부쩍 성장하고 있지요. 이미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는 HTC를 제치고 넘버원을 찍었습니다. 



기존에는 애플 vs 안드로이드 연합의 구도였죠. 안드로이드 진영은 언제나 17:1로 싸워서 애플을 겨우 상대한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애플 vs 삼성전자 이렇게 단일 비교도 슬슬 가능해지게 되었습니다. 지난 1년 사이에 갤럭시S 출시로 위상이 부쩍 늘었지요.. 이 글에서는 삼성전자의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인치수 전략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갤럭시 탭 7/8.9/10.1


애플의 아이패드가 2010년 4월에 판매를 시작했고, 삼성이 2010년 11월, 그러니까 작년 말에 갤럭시탭 7인치를 출시했습니다. 당시에 구글에선 태블릿 전용 OS인 안드로이드 3.0 허니컴을 개발중이었고, 절 포함하여 모바일 디바이스에 대해 좀 씨부린다 하는 사람들은 "니들 지금 갤탭 사면 나중에 망함" 이러고 다녔지요. 뭐 요즘 허니컴 갤럭시탭이 나오고 갤럭시탭 7인치 중고가가 껌값 되고 있으니 틀린 말이 아닙니다. 삼성은 언제나 그렇듯, 모든걸 다 만들고, 모든걸 스펙킹으로, 1위를 초스피드로 따라잡는데는 일가견이 있습니다. 저번 갤럭시탭 7인치 기종은 아이패드가 판치는 태블릿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태블릿 제품에 대한 노하우를 조기에 습득하고, 시장을 미리 개척해놓으려고 시범적으로 만든거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당시 안드로이드 2.2 프로요에선 OS 해상도가 FWVGA(480x854)로 제한되어있었고, 화면 크기도 최대 5.8인치로 제한되어있었습니다. 그래서 뭐 태블릿을 만들고 싶어도 어쩔수가 없었지요. 물론 7인치대에 멋대로 해상도를 높여서 안드로이드 마켓을 사용할 수 없는 사생아 기종도 많이들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 해상도 제한은 2.3 진저브레드부터 풀렸습니다.




저기 Extra Large Screen은 명확하게 명시되어있지는 않지만, 구글의 다른 가이드라인 글들을 볼 때 1280x800 정도는 너끈히 지원하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안드로이드 태블릿들이 진저브레드 달고 우르르 나왔지요. 갤럭시탭 7인치가 1024x600에 진저브레드 달고 나온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얘는 프로요를 달고 나왔습니다. 구글이랑 협의를 봐서 마켓 사용할 수 있게 허용받은것 같습니다. 더 알고 계신 분 있으면 보충해주세요.) 하지만 진저브레드 달고 나온 태블릿들은 안드로이드 3.0 허니컴이 등장하고 다들 오징어 신세가 되어버렸습니다. 애초에 태블릿 용이 아니라 스마트폰용으로 나온건데 인치만 올린다고 해결될게 아니지요.. 아이폰 → 아이패드보다 갤럭시S → 갤럭시탭 7인치 이렇게 바뀐게 더 변화가 적습니다. 그에 비해 허니컴의 등장은 임펙트가 정말 강하더군요. 이건 뭐 기존 안드로이드랑 완전 모양새가 다르니.. 2011년 올해는 온갖 회사에서 태블릿 제품을 출시하면서 중구난방으로 나대다가 하반기나 내년쯤에 어느정도 대세와 표준이 잡혀갈것 같습니다. 이런게 안드로이드 스타일이죠-_-;; 무한 경쟁!


여튼.. 갤럭시탭 7인치는 과연 흑역사가 될 것인가.. 이미 나온 제품은 갤럭시A처럼 흑역사가 된다 치고, 그 이후에 나오는 7인치 제품은 어떻게 나올까요? 7인치 제품은 크기상으로 봤을 때 자동차용 내비게이션과 기존 PMP와 겹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따라서 7인치 사이즈에 1280x720 해상도를 우겨넣어서 720p 꽉 채워 재생을 할 수 있는 제품이 분명 나올겁니다. 뭐 지금도 1080p 재생까지 가능하지만 픽셀이 후달리잖아요.. 거기다가 내비게이션 회사랑 조인하거나, SKT의 T맵을 넣어서 내비게이션으로 쓸 수 있는 제품이 나올 것이며, 더 나아가 블랙박스 기능을 내장한 제품도 나올거라고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실제로 SENS-240이라는 제품이 나왔습니다. 엠피온이 삼성 자회사니까 내비게이션에도 이제 안드로이드를 넣는군요. 이런식으로 본격적인 내비게이션 전용 제품이 나오고, 태블릿으로 사용하면서 필요시 내비게이션으로 사용할 수 있는 컨셉 제품이 나올겁니다. 갤럭시탭 7인치 모델의 정체성은 내비게이션쪽으로 붙여볼 수 있겠네요.



거기에 더해 갤럭시 플레이어 4/5인치, 갤럭시탭 7인치에 내비게이션 업체의 SW를 깔아주면서 4~7인치대까지 내비게이션 최적화를 하고 있네요.


7인치 이하는 이렇게 간다 치고, 반면 사이즈가 더 커진 8.9인치와 10.1인치 모델은 어떻게 되고 있을까요? 얘들은 지금 안드로이드 진영과 애플 아이패드와의 전투에서 본격 태블릿으로 선봉장 역할을 하게 됩니다. 8.9인치가 OMAP4 탑재로 괜찮은 성능을 보여줄걸로 기대되고 있고, 10.1인치는 아이패드2보다 얇은 두께로 나와 인기를 끌것 같네요. 안드로이드 허니컴이 나오면서 태블릿들이 왕창 나오고 있는데.. 8인치~10인치대 태블릿들은 이러나 저러나 아이패드랑 직접 비교당하면서 애플과 함께 태블릿의 비전을 보여줘야합니다. 저는 태블릿을 아직 부정적으로 생각하거든요. 언제나 그렇듯 애플은 게임쪽으로 강한 모습을 보여줄거고, 안드로이드는 영화 감상하기 좋다는 점을 내세우겠지요. 올해 안에 거의 100% 확률로 3D 태블릿이 나올거라 생각합니다. 잉, 적고 보니 LG의 G-Slate가 나왔었군요. 예전에 옵티머스 패드라고 불리던 그놈.


3D에 대해 여담이지만.. 저는 태블릿보다 3D 기술을 더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지금 LG와 삼성이 3D TV를 만들고 있지만, 이건 시장에 거의 억지로 밀어넣으며 유행 시키려고 애쓰는 모습 같네요. 전 당최 3D의 매력을 못느끼겠거든요. 체험존 가봐서 안경끼고 봐봐도 눈이나 아프고 어지럽고.. 아, 혹시 모르겠는데 저는 3D 울렁증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얼마전에 포탈2 다 깼고 콜오브듀티 시리즈는 전 시리즈 최고 난이도로 다 깼습니다. 사용하는 컴퓨터도 노트북이지만 FPS를 위해 그래픽카드 성능을 최우선으로 보구요. 이런 제가 봐도 어지러운데다, 뭐 볼 컨텐츠가 그리 많지도 않은것 같고, 딱히 3D 없어도 불편함 못느끼니 애매하네요 참.. 이거랑 함께 닌텐도 3DS도 관심 갖고 있습니다. 이놈 역시 3D로 뭔가 대단한 한방을 보여주지 못하면 함께 밀려 흑역사가 될것 같네요. 3D 시장이 어떻게 될지 어디 한번 두고보겠습니다.. 닌텐도니까. 그리고 슬슬 기술이 완성되어가는지 3D 제품을 내놓는 여러 회사들이 있으니 어떻게든 되겠지요.


7인치 이하는 크기면에서 PMP나 내비게이션이랑 조인할 수 있다 치고, 8인치 이상은 본격 태블릿으로 태블릿하면 딱 떠오르는 그런 제품을 맡겠지요. 그렇다면 그 아래 제품군은 어떻게 갈까요?






갤럭시 플레이어 3.2/4/5


갤럭시탭 7인치가 나온 후, 올해 초에 나온 갤럭시 플레이어 4인치 모델(YP-GB1), 그리고 갤럭시 플레이어 5인치 모델(YP-GB70), 갤럭시 플레이어 3.2인치 모델(YP-GB50)까지 전방위로 쏟아져나왔습니다. 그럼 갤럭시 플레이어들은 각 사이즈별로 어떻게 차별화할 수 있을까요?



갤럭시 플레이어 5인치 모델은 교육 시장에 중점적으로 마케팅한다고 하더라구요. 이때 머리를 탁 치고 놀랬습니다. 아오 이 개구쟁이들 5인치는 인터넷 강의 시청용으로 포인트를 잡았구나. 이런식이면 딱 각이 나옵니다. 갤럭시 플레이어 3.2인치와 4인치는 3.5인치인 아이팟 터치를 가격과 크기면에서 위아래로 압박하며 경쟁하는 형태로 포지셔닝했고, 훨씬 큰 갤럭시 플레이어는 5인치 크기로 교육 시장을 두드립니다. 


3.5인치인 아이팟 터치 4세대는 8GB 28만원 / 16GB 모델 없고 / 32GB 38만원 / 64GB가 52만원입니다.

4인치 갤럭시 플레이어는 8GB 29만원 / 16GB 32만원 / 32GB 39만원대로 팔리고 있습니다. 

5인치 갤럭시 플레이어는 8GB 모델 없고 / 16GB 37만원 / 32GB 43만원대로 팔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3.2인치 갤럭시 플레이어를 8GB/16GB 모델로 내놓아 가격으로 아이팟 터치를 공격하고, 5인치 갤럭시탭이 위에서 크기로 아이팟 터치를 공략하는거죠. 3.2인치 갤럭시 플레이어도 유출된 가격대로라면 8GB 모델이 24만원, 16GB 모델이 29만원이니 가격으로 아이팟 터치를 후리는덴 무리가 없어보입니다.


음.. 뭐 가격과 인치수만 비교하면 그렇다는 이야기고, 위에까진 그냥 칭찬했지만 솔직히 한번 까볼까요? 

다른 스펙에 들어가면 저 가격이 터무니 없는건 알 수 있습니다. 3.2인치 400x240 변태 해상도에 C급 액정 단 모델을 아이팟 터치의 960x640 레티나(하지만 TN) 액정 단 놈이랑 경쟁할라 하니 말이 되나요. 여기서 C급 액정이라고 적은건 제가 삼성 딜라이트 샵 가서 만져본 갤럭시 Ace 액정 보고 하는 말입니다. 못해도 그런놈 들어갔겠지요. 스크롤 할때마다 글자색까지 변하는 C급 액정. 3.5인치 480x320 액정을 그딴걸 넣어놨는데 3.2인치 400x240 액정이라고 오죽하겠습니까? 갤럭시 플레이어 3.2인치가 두께도 그렇고, 간지도 그렇고, 스펙에서도 여러모로 밀립니다. 이건 뭐 세상에 갤럭시 플레이어만 있어야 저거 갖고 파는게 말이 되죠. 진짜 4만원 차이로 이 정도의 트레이드 오프라면 아무도 안삽니다. 싸게 나올놈은 초저가에 내놔야하는겁니다. 그리고 쓸만해야하죠.


뭐 갤럭시 플레이어 5인치의 출시가가 16GB가 49만원, 32GB가 59만원이라는 미친 가격으로 적혀있었는데, 지금 다나와를 보니 16GB가 37만원, 32GB가 43만원이니 10만원 이상 까인겁니다. 갤럭시 플레이어 3.2인치도 저런식으로 가격이 내려갈게 뻔하군요. 삼성 입장에서도 이렇겠죠. 일단 비싸게 내놓고 안팔리면 점점 가격을 내리자. 진짜 어떤놈이 초기 출시가로 살지는 몰라도 호구 여럿 생기겠군요. 아이팟 터치가 저렇게 떡하니 버티고 있는데. 황당하기만 합니다..




여튼 삼성은 작은 인치대에서 갤럭시 플레이어를 3.2인치, 4인치, 5인치의 3가지로 내놓으며 전방위 공세중입니다. 큰 인치대에서는 갤럭시탭을 7인치, 8.9인치, 10.1인치의 3가지로 내놓고 있구요. 무려 6가지나 되는 엄청난 가짓수지만, 3.2인치와 4인치는 아이팟 터치의 시장을 공략하고, 5인치는 인터넷 강의 시청용 교육 시장을 공략, 7인치는 내비게이션과 융합, 8.9인치와 10.1인치는 본격 태블릿으로 아이패드나 XOOM과 함께 각각 먹고 살 길을 찾겠네요. 이런 다인치 전략은 정말 화려하고 멋지다고 생각하며, 분명 태블릿 시장에서 조기에 많은 경험을 쌓기에 좋다고 생각합니다. 여러개 만들어봤으니 시장 반응이 어떨거고, 제품 만드는 노하우가 누적되겠지요. 개인적인 예상으론 5인치와 8.9인치가 인기가 제법 있을것 같습니다.


작은 인치수대 갤럭시 플레이어 4/5인치의 교육 시장 공략은 이보다 더 잘한다 싶은게 없을 정도로 이상적입니다. 메가스터디, EBS, 강남구청 비타에듀, 비상에듀, 1318클래스, 티치미, 수박씨, 비타캠퍼스, 휴넷 상상마루, 에듀스파, 능률교육, 에버에듀 등의 업체와 조인해서 교육 컨텐츠를 소비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이면 애들이 엄마 지갑 열게 만드는데는 최고의 코스입니다. 마치 다이어트 하겠다고 Wii 구입을 허가받는 남편들 같은 느낌.


어제 구글 I/O에서 나왔듯, 3.0 허니컴 이후의 3.1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에서는 휴대폰과 태블릿, TV가 하나의 OS로 통합됩니다. 안드로이드 자체가 같은 코어를 갖고 런처만 바꿔가며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낼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이지요. 안드로이드는 현재 양적 팽창중입니다. 그리고 삼성은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최고로 잘해주고 있습니다. 삼성이 이런 다인치 전략을 어디까지 이어갈것인지 궁금합니다. 애플같이 셔플, 나노, 터치 등으로 라인업을 꾸준히 가져가기보다는 아마 시장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어울리는 제품을 내놓겠지요.


하드웨어는 참 좋은데 이 저력으로 GUI와 UX에도 많이 투자했으면 합니다. 그럼 삼성은 제가 사랑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