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HW 이야기/모바일 이야기

안드로이드 마켓, 앵그리버드로 재점화하나

MIRiyA☆ 2010. 12. 5. 13:50




제가 참 안드로이드 마켓의 향방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지난 8월달에 쓴 안드로이드 마켓과 아이폰 앱스토어의 비교라는 글에서는 안드로이드 마켓이 구글의 방임에 의해 구제불능이 되었으며, 돈 안되는 매력없는 시장이다, 앞으로 윈도우 모바일 폰이 밀고 들어오면 큰 위기를 겪을거라 적었습니다. 그리고 10월에 적은 안드로이드와 앵그리버드, 구글의 속내는? 이라는 글에서는 앵그리버드라는 게임 한종이 안드로이드 마켓의 향방을 가리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줄거라 적었습니다. 그리고 그게 드디어 결과물이 나오려고 하고 있습니다. 




- 앵그리버드는 여러 플랫폼을 통틀어 3000만번 다운로드 되었음.

- 그중 1200만개는 iOS용 유료 다운로드, 이걸로 현재까지 약 800만달러 벌었음.

- 올해 10월 이후로 안드로이드용으로는 무료 버전이 500만번 다운로드 됨.

- 한달에 100만달러의 광고 수입을 낼 수 있을걸로 기대된다 함.


그 결과..


- 이거봐, 안드로이드에서도 돈 벌 수 있어!

- 이 기세면 iOS보다 더 많이 벌 것 같아!


이런 해석이 나오지요..


자.. 아무튼 앵그리버드갖고 한달에 100만달러 벌게 되니, 멍청하게 계산하면 1년이면 1000만달러 넘게 벌겠네요. 게임하다가 중간에 질려서 떨어져나가는 사람도 있지만, 안드로이드 게임중 할만한 게임이 앵그리버드나 홈런배틀밖에 없는 상황이니 안드로이드 유저 증가가 고스란히 앵그리버드 유저 증가로 이어질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뭐 암만 썰 풀어봐야 권위 없는 제 예상이니 패스하지요. 



그럼 안드로이드용 앵그리버드 광고 탑재 무료버전이 왜 성공했을까요?


1. 재사용 가능한 컨텐츠

RPG 게임 처럼 길어봐야 일주일 즐기면 끝나는게 아니라, 계속된 레벨 업데이트로 오랜 기간 게임을 할 수 있음. 현재도 아이폰/안드로이드용이 업데이트 할 때 마다 새 캐릭터, 새 레벨을 추가중이며, AngryBird Halloween 등의 파생형을 내고 있고, 심지어 이번에 나온 AngryBird - Seasons는 하루에 한개씩 레벨을 오픈하고 있음. 그래서 오랜 시간동안 게임을 즐기게 만들어 광고를 꾸준히 보여줄 수 있음.


2. 캐주얼한 게임

게임 자체가 고도의 몰입도를 요구하는 게임이 아니라 광고를 붙이는데 크게 문제가 안됨. 물론 앵그리버드에서 광고가 거슬린다는 사람이 많고, 실제로도 거슬리지만 앵그리버드 대신 RAGE 같은 전체화면 1인칭 3D 슈팅 게임에 광고를 붙인다면 그 반응은 앵그리버드랑 차원이 다를것임.


3. 게임자체가 재미있음

아이폰에서 십몇주동안 계속 1위 했던 게임인 만큼 게임성은 증명되어 있습니다. 방정맞고 어수선한 게임 분위기는 그렇다 치고, 살아남은 돼지가 피식 쪼개는 모습을 보면 전투 욕구가 휘몰아치죠. 제 친구놈은 중독되서 모든 판을 별 세개로 다 깨버리고 할로윈버전 깨고 있더군요. Seasons가 나와서 하루에 한레벨씩 오픈한다네요. 신난다~



iOS 유료 다운로드 1200만번에 800만달러를 벌었고, 안드로이드 다운로드 500만번에 한달 100만달러를 벌었습니다. 유료 다운로드와 달리 광고 수익은 꾸준히 가는 놈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 벌 수 있다는거구요, 안드로이드폰 자체가 많이 팔리고 있으니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금 안드로이드폰에서 할만한 게임이 홈런배틀이랑 앵그리버드밖에 없는 상황이니 경쟁자도 전무한 실정이죠. 앵그리버드는 거의 잭팟 터졌네요.


아이폰 등에 출시된 유료 버전 앵그리버드는 한번 팔면 땡입니다. 아무리 레벨 추가를 해줘도 제작사 입장에서는 더 이상 돈을 벌 여지가 없지요. 하지만 광고 탑재 버전은 한번 팔고 지속적으로 레벨 추가를 해주면, 그게 다 광고 수입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사람들이 게임을 다시 할테니까요. 그리고 게임하는 시간만큼 광고가 더 많이 노출되겠지요. 앵그리버드라는 게임은 정말 광고가 딱입니다.


앵그리버드는 앞으로도 계속 레벨 추가 방식으로 수익을 연장할것입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테마가 있는 특별판을 내놓으며 수익을 볼 것으로 당연하게 예상합니다. 이미 할로윈, 크리스마스 두가지가 나왔구요, 아마 Rovio 측은 이번 앵그리버드 안드로이드 무료 광고 버전 배포가 굉장히 높은 수익을 보장해준다는걸 경험하고 iOS용으로도 광고 탑재 무료 버전을 출시할것 같습니다. 아마 기존 1달러짜리 유료 버전은 계속 유지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광고 보기 싫은 사람도 있으니까요.


솔직히 여전히 안드로이드 마켓의 게임 쪽은 시망입니다. 1위가 AngryBird, 2위가 AngryBird - Seasons, 3위가 Solitaire, 4위가 Jewels, 5위가 PaperToss죠. 그 밑에는 스도쿠나 테트리스 같은게 들어있습니다 ㅠㅠ 종이 쪼가리 던지는 게임이 5위 먹을 정도로 안드로이드 게임은 빈약합니다. 하지만 이번 앵그리버드 성공을 계기로 많은 회사들이 안드로이드 마켓에 진입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회사 뿐만 아니라 아이디어 있는 중소기업이나 개인이 빠르게 진출해서 뭔가를 이뤄낼 가능성이 높다 봐요. 앞으로 캐주얼한 중독성 게임이 많이 나오겠죠.


안드로이드로 나올 게임들은 iOS에서 흥하고 있는 한번 팔고 땡인 유료 버전보다는, 앵그리버드같은 무료 광고 탑재 버전이 많을겁니다. 몇백만원짜리 CCTV 앱 같은 독특한건 나오기 힘들거에요. 불법 다운로드를 방치하는 안드로이드의 마켓 상황이 다소 기형적인 앱 구조를 만들어갈것 같습니다. 게임 역시 뭐는 나오고 뭐는 안나오는 분위기로 나가겠지요. iOS쪽은 불법 다운로드를 막아서 유료 버전의 시장을 지켜주고, 동시에 iAd나 Admob을 달 수 있어 안드로이드랑 동일한 무료 광고 모델을 펼쳐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는 무료 광고 외에는 답이 안나오잖아요. 결국에는 다 구글의 과오입니다.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의 Copy Protection 기능이 미칠듯이 허접한지라 금방 뚫리는게 문제.


근미래 모바일 게임 시장을 예상하면.. 안드로이드쪽은 광고를 탑재한 무료 버전 경량/중독성 게임이 대세를 이룰 것이고, 아이폰은 RAGE 등의 하드코어 게임과 앵그리버드같은 경량 중독성 게임이 둘 다 공존할 것이며.. 게임 기능이 아주 강력한 윈도우폰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하여 내후년쯤에는 게임 기능은 아이폰을 능가할걸로 예상합니다. 


돈벌이로 생각해보면.. 안드로이드쪽은 걸출한 애드몹이 있으니 어플만 잘 만들면 개발자나 구글이나 돈좀 쓸어담을거고.. 유료앱은 여전히 답 안나오겠죠. 구글이 뭔가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상.. 반면 iOS쪽은 애드몹과 iAd가 둘 다 가능하지만 iAd가 애드몹에 비해 후달리는 상황이니 애플이 무료 앱때문에 돈 많이 벌기는 힘들것 같아요. 분명 애플은 iAd에 뭔가 특혜를 주려 할겁니다. 앞으로도 유료앱을 꾸준히 장려할거구요. 뭐 애플이 유료 앱 판매로 돈을 그닥 많이 버는건 아니니 무료가 흥하든 유료가 흥하든 딱히 많은 신경을 안쓸것 같습니다. 애플은 앱을 미끼로 폰을 파는 회사니까요. 여기다가 MS는 윈도우폰7에 왕창 올인해서.. 개발사들에게 현금을 들이밀며 "망해도 수익 보장 해줄테니 개발해달라" 이런식으로 박치기하는 상황입니다.


음? 그나저나 구글 입장에선 iOS나 안드로이드나 윈도우 모바일이나 셋 다 애드몹이 들어가면 다 돈을 버는 셈이네요. 어느 OS가 잘나가던지 애드몹의 경쟁력만 유지하면 돈이 되는 좋은 상황. 애플은 애드몹 인수 못해서 속 깨나 쓰리겠습니다. 분명 조만간 애드몹을 어떻게든 iOS 기기들에서 뽑아버릴 생각이 있을겁니다. 구글은 애드몹 이외에도  모바일 웹 페이지용 애드센스도 오픈한 상황이고.. 구글이 인터넷 광고는 평정했으니 이제 모바일 광고에 올인할 차례지요. 이미 그러고 있고.. 그래도 안드로이드 마켓의 DRM은 좀 해결해줘야하지 않겠니 구글?



ps. 오히려 이번 안드로이드쪽 앵그리버드 성공을 계기로 많은 회사들이 광고 탑재 무료앱을 iOS용으로 내놓을걸 고려할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