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연평도 해안포 반격, 쏘다 말았나?

MIRiyA☆ 2010. 11. 24. 07:06

이 글에는 욕이 나옵니다.

 

이번 연평도 북한 테러 행위에 이어 정부는 "강력하게 대응했다"며 구차하게 변명을 했다. 그리고 그건 거짓말이고.

이번에 우리나라가 반격할때 사용한 K-9은 자타 공인 세계 최정상의 자주포다. 백령도 연평도 등 서해 5도상에 배치되어 해병대가 운영한다. 북한의 해안포에 맞서기 위한 존재다.

 

 

 

자.. 스펙을 따져보자.

52구경장 155mm포, 정지상태 30초 이내 초탄 사격, 이동상태 60초 이내 초탄 사격


- 급속 발사시 : 15초에 3발

- 최대 발사시 : 1분에 6발, 3분간 지속 가능

- 지속 사격시 : 1분에 2발



 연사로 발사할 수 있고, 지속 사격시 1분에 2발을 발사할 수 있다. 그리고 연평도에 배치된 K-9 자주포는 3개 포반 18문으로 이루어진 1개 포병 대대급이 아닌, 6문 1개 포대 정도로 알려져있다. 간단하게 수학 계산을 해보자.


 

연평도에 배치된 1개 포대가 6문이라 가정할 경우 : 80발 ÷ 6문 = 13발

연평도에 배치된 1개 포대가 8문이라 가정할 경우 : 80발 ÷ 8문 = 10발


이렇게 된다. 80발 되돌려줬다는 발표에 따르면 K-9 한대가 10발에서 13발 정도롤 발사했다는 것이다. 

이걸 갖고 또 계산을 해보자. 최초 사격시 15초만에 3발, 초기에 1분에 6발을 3분간 유지할 수 있으니..


 

(13발 - 최초 사격 3발) ÷ 6발 = 2분

(10발 - 최초 사격 3발) ÷ 6발 = 1분


우리측의 반격이 1분에서 2분간만 이어졌다는 것이다. K-9 자주포의 포탑 안쪽 버슬렉에 48발의 포탄을 사격 준비상태로 적재해놓고, 포상에는 000발 이상을 준비해두는걸 생각해봤을때, 이건 도통 이해하기가 어렵다. 48발이면 최초 급속 사격 3발, 3분간 6발씩 18발, 합쳐서 5분안에 1대가 21발을 순식간에 쏴버리고, 남은 27발은 1분당 2발씩, 거의 15분동안 소진하게 된다. 제대로 쐈다면 20분간 한대가 48발씩을 쉬지 않고 쏠 수 있다는 말이다.


정부 발표대로 '강력하게 대응하되 확전을 막는 집중사격'이라면.. 

1문당 내부에 적재된 48발, 6문당 최소 200발은 쏴붙여야 하는게 당연하지 않나? 

80발 쐈다는건 6~8대가 한대당 10발씩 1분~2분 쐈다는건데, 이건 정말 많이 봐준거다.

아니 뭐 급속 사격은 스펙일 뿐이니 분당 2발씩으로 계산만 해봐도, 5분~6분 쏴준거다.

 

 

대포병 레이더
연평도에 배치된 대포병 레이더가 고장나 있다는건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내용이고.. 아마 미리 좌표 따둔 북한 해안 진지중 초소에서 발사 화염 확인한 기지에만 공격을 가했을 것이다.(전시 작통권 환수와 맞물려 주한미군이 대포병 레이더 철수시키고, 그나마 한국에 몇기 남은게 기술력 부족으로 창정비도 못하고 있다 한다. )

 

- 백령·연평도 대포병레이더 고정배치 추진

- "北 해안포 사격때 軍 대포병레이더 미작동"

 

대포병 레이더가 제구실을 못하고 있는데, "적이 어디서 포탄을 발사했는지, 몇발을 발사해냈는지 왜 금방 알지 못하냐"며 군을 타박하는건 상황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지랄 어디서 뭐만 쐈다 하면 레이더에 띵 하고 뜨고 인공위성으로 식별할 수 있는 공상 영화 찌끄레기나 보지 말고 진흙탕 속에 삽질하는 한국군의 현실을 알란 말이다. 예전에 천안함 사태때 "적이 쏜 어뢰를 레이더로 왜 탐지 못했냐"는 소리를 하기도 하고, 일반인들의 군사 지식 무지는 심각한 수준이다. 당장 대포병 레이더는 고장나고, F-4 팬텀은 무려 40년 넘게 고쳐쓰고, 외국에 부품 찾으러 돌아다니며 신기의 운용술을 보여주다 결국엔 최근에 한대 추락했다. 국군은 미국같이 돈이 많지 않다.

 

 

강력하게 대응?

평야에 전개된 적 포병 1개 포반을 무력화 시키는데도 수십발의 포탄이 필요하다. K-9 자주포의 성능으로 볼 때 그만큼 쐈다면, 고스란히 맞았다면 북한측 사상자가 수백단위로 나와야 한다. 하지만 이번 북한 해안포의 경우 절벽 사면에 갱도를 파고 숨겨놓아 방어력이 엄청나고, 사격후 5분 안에 레일로 끌어다가 숨길 수 있다. 이런 요새에 기껏 80발로 큰 피해? 웃기는 소리 말지어다. K-9이 짱인건 맞지만 절벽 암반속에 터널 파고 숨어있는 적을 대상으로는 효력이 없다.

 

종합하자면, 기껏 80발 갖고 '강력하게' 대응했다는 이번 정부 발표는 뻥이다. 제대로 먹여줬다면 최소 200발은 쏠 수 있었다. 전투 교리에 따랐다면 3배는 더 돌려줬을거고. 정부는 전쟁을 막기 위해 최소한의 전력으로 최소한만 대응한것 같다. 뒷집 애가 기습적으로 야구방망이로 뒤통수 후려갈기니 길바닥 돌을 집어던진 정도밖에 못했다는 것이다. 차 뒤에 숨어있는데 돌 던진다고 맞을리도 만무하고. 뭐.. 이 비유에 따르면 내 비판은 "왜 돌을 많이 던지지 않고 조금 던졌나" 정도밖에 안되긴 하다. 어차피 차 뒤에 숨어있다구.

 

 

강력하게 대응했다면..

진짜 얘들을 혼찌검을 내놓으려고 생각했다면, 대구나 예천에서 출격한 F-15K가 발사하는 SLAM-ER 같은 순항 미사일이나 싸게 잡아도 JDAM이나 GBU-28 벙커버스터같은 폭탄을 떨궈야했다.

 

이게 바로 8인치 자주포 포신을 재활용해서 만든 무게 2.2톤짜리 GBU-28 벙커버스터다.

 

벙커버스터는 이미 작년 중순에 도입하기로 결정했으니 지금 있을리 만무하고, F-15K 슬램 이글의 존재의미 그 자체인 SLAM-ER 정도가 남은 효과적인 무기라 할 수 있겠다.

 

 

 

다만 북한의 고리짝 해안포 부술려고 40억이 넘는 저런 미사일을 쏜다는건 오버가 있다. 전폭기로 공습하는 셈이니 확전의 우려도 있고.. 당장 날아가는 F-15K가 이거 싣고 날아가는 동안 포병끼리 서로 주고받고 하다 상황 잠잠해진 상황에서 다시 한번 싸움 붙이는 느낌이 될수도 있는거고.

 

 

하여튼..

우리나라는 이번에도 변변찮은 반격도 못해보고 얻어맞았다. 대포병 레이더는 고장나 있어 발사 장소를 확인하기 힘들었을거고, 천상 해안 초소에서 불꽃을 육안으로 판별하여 "ㅇㅇ에서 쐈다"라고 무전기로 전해줄 정도였을거다. 6~8대 정도의 K-9 자주포는 내무반에 포탄 떨어지는 와중에 13분만에 반격을 시작, 꼴랑 80발 날려준거고.

 

 

 

오후 4시 전후로 내 머리 위를 날아간 F-15K가 SLAM-ER을 발사했거나 김포 평야의 포병들이 불을 뿜었다면.. 북한이 그 많은 장사정포와 방사포로 수도권을 불바다로 만들었겠지. 그럼 지금 나는 이 글을 쓰긴 커녕 무너진 아파트 잔해 밑에 짓눌려 신원 파악도 못하게되어 발견되었을지도 모른다. 전쟁은 피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동네 코찔찔이처럼 매번 맞고 살건가?

 

전쟁 내지 않고 할 수 있는한 최선은 K-9 자주포로 최대한 반격하는 것이었는데.. 그마저도 허접스럽게 반격했으니 이건 그냥 맞고 다닌거다. 뭐 쏜 포탄 수는 크게 의미 없다. 해안 동굴 안에 있는 놈 대상으로 80발을 쏘나 800발을 쏘나 우습긴 마찬가지니까. 중요한건 왜 그렇게 반격이 지연되었냐는거지.

 

1차 공격때 처맞고도 15분 후에 반격했고, 2차 공격때도 14분만에 반격했다. 아마 북한은 그 기나긴 15분 안에 갱도로 숨어들어가 별 피해 없었을거다. '상당한 피해를 입었을것이다'라고? 웃기고 있네. 보통 5분안에 반격하도록 되어있는데 15분이라니 허접임을 만천하에 증명한 꼴. 완전 체계가 없잖아? 내가 밀리터리 매니아랍시고 스펙 비교하며 "북한은 숫자만 많은 허접이라 전쟁나면 우리가 이김." 이런식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젠 이 생각 수정해야겠다. 솔직히 제대로 전쟁났을 때 매번 이런식으로 깨지면 이길지도 참 의문이다. 천안함 이후로 맨날 최선을 다했다는 국방장관은 이젠 지긋지긋하게 꼴보기 싫으니까 물러나고, 이번 정권때 국방비 삭감한거 다 책임져라.

 

경제? 아주 지랄을 하고 있어요. 엄한 사대강 한다고 복지비 국방비 다 감축시키고 환율 방어할땐 연기금 펑펑 쓰더니 니들때매 내 나이먹고 연금 받을 수 있을지도 깜깜하다. 저 빙신 호구 새끼랑 황금같은 20대의 절반을 같이 산다는게 정말 재앙이다. 이 글 보고 분명 나보고 좌빨이라 생각하는 놈들 있겠지. 그래, 사대강 싫어하고 쥐새끼 싫어한다고 좌빨이면 기쁘게 좌빨에 속하지 뭐. 이런식으로 야금야금 뻘짓거리 반복하다가 다음 정권, 다다음 정권까지 그 피해가 이어지는거다. 항상 전쟁은 늙은이들이 일으키고, 정작 젊은이들이 죽어간다. 정신 똑바로 차려라.

 

 

ps. 밀덕후들이나 좀 더 많은 상황을 알고 싶은 사람들은 이 글을 참조하시라. 정말 끝내주게 정리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