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북한이 공개한 폭풍호 전차는 무엇인가?

MIRiyA☆ 2010. 8. 17. 15:23

최근 조선 중앙 TV의 선전 방송에 등장해 이슈가 되었고, 조선일보가 단독 보도한 폭풍호 전차의 사진이 공개되었다. 이에 대해 자료를 찾아보니 이미 여러명의 논객들이 정리해서 내놨더라. 



위 글을 토대로 이번 북한 폭풍호 전차가 위협이 될만한 존재인지, 뭐가 바뀌었는지 간략하게 요약해보겠다.



▲전차 조종석의 위치가 중앙이 아닌 모습을 보아 T-72 전차 개량형은 아니고 T-62개량형(기존 천마호 전차와 마찬가지)임 


▲차륜이 6열로, 5열의 T-62보다 연장됨. 하지만 구동계는 기존과 동일하여, 5열 전륜에 하나를 더 끼워넣은 형태. 따라서 포탑 등의 중량 증가 추정.


▲후면의 파이프형상 막대는 일반적인 측풍 센서보다는 굵기가 굵고, 소련제에 비해 형상이 판이하게 다름. 따라서 사격 안정을 위한 측풍 센서 보다는 스노켈 등으로 추정.



북한 폭풍호 전차의 주포는 125mm인가? 자동 장전 장치도 탑재했나?

- 외형상 식별 포인트 : 주포 길이와 배연기 길이, 길이 비율의 변화가 기존 T-62 전차와 비슷함. 기존 천마호 전차에 비해 포탑 후부의 크기가 약간 늘었음.

- 내부적인 문제 : 115mm 포탄으로 일원하된 북한의 보급계통으로 미루어 짐작할 때 125mm 적용은 큰 부담 예상. 이러한 보급 부담을 무릅쓰고 125mm 포를 장착하려면 기존 115mm 포탄에 비해 현저히 향상된 관통력을 기대해야 하지만, 현재 북한의 수준으론 힘듬.

- 기계적인 문제 : 115mm 포탄은 125mm 보다 길이가 훨씬 김. 현재 공개된 사진으로 볼 때 자동장전장치를 장착하기에는 포탑의 길이가 충분치 않다 봄.


간단히 정리해볼 때 이 전차는 '잘 만든 2세대 전차'에 해당하며, 기존 T-62 전차를 북한이 자체 개량한 '천마호 전차'의 마이너 업데이트 버전이다. 역시나 기반이 60년대 구닥다리 T-62 전차라는것. 


참고로 T-62는 기동간 사격이 가능한 소련의 첫번째 전차다. 포탑내 공간이 극도로 협소하여 북한의 전차병은 키를 158cm 이하로 제한한다고 한다. 기동간 사격 역시 극도로 제한되어 있어서, 시속 15km이하로 달릴때만 발사 가능. 게다가 탄가대도 딱 2개뿐이라 연속으로 쏠 수 있는 포탄의 수는 2~3발에 불과하다. 이거 다 쏘고 나면 후퇴해야하나? 중국이나 이라크 등이 다들 T-72로 넘어간 마당에 북한은 세계에서 T-62급을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다. 기반이 되는 차체가 40톤급이라 더 이상의 큰 업데이트는 힘들고, 90년대 이후 러시아의 원조는 없어졌다 봐도 된다. 중국 역시 북한에게 기술을 전수해주기에는 무기 체계가 달라져서 힘들다. 결국 T-62급을 개량하려면 북한 혼자서 다 해나가야할 판국. 이 상위 급에 해당하는 러시아제 T-72 전차가 걸프전때 미국에게 거의 학살당하다시피 한걸 보면, T-62 기반 폭풍호 전차가 얼마나 시대에 뒤떨어진 모델인지 알 수 있다.



그 반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되어있을까? 105mm M48A5K/M48A3K 정도가 가장 오래되어 아랫 지방에서 도태중이고, 주력은 105mm 포를 장비한 3세대 전차 K1, 그리고 120mm 포로 개량한 K1A1 전차가 쫙 깔려있고.. 내년중에 K2 흑표 전차가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위에서 보여준 천마호/폭풍호 전차는 거의 썩어가는 M48A5K 정도로도 상대 가능한 수준이며, 3.5세대인 K1A1 전차로 넘어가면 격차가 너무 커지는 실정. 



그럼 내년에 실전 배치되는 K2 흑표 전차는 어느 정도 수준일까?



자동 장전장치, 최대 장탄수 42발, 유압 현수장치로 자유로운 자세 조절, 밀리미터파 레이더와 유탄을 결합한 능동 방어로 날아오는 대전차 미사일 요격 가능, 4.2m 수심까지 잠수 도하 가능, 사정거리 8km의 상부공격 전차 지능탄 발사 가능.. 세계 최초의 4세대 전차, 스펙만 봐도 세계 최고 수준인데, 북한의 폭풍호 전차가 여기 상대가 될까 의문이다. 참고로 아래 사진은 K2 전차에 탑재 예정인 상부공격 전차지능탄의 개념도.





40도 가량 포신을 들어서 8km의 엄청난 사정거리로 발사하면, 이 포탄이 목표 상공에서 낙하산을 펼치고 서서히 떨어진다. 초당 3회전하며 밀리미터파 레이더와 적외선 센서로 적 차량을 발견하면 내부의 폭약이 터져 탄탈륨 라이너를 뾰족하게 성형하여 발사한다. 그럼 이게 철판 두께 135mm를 뚫고 들어가게 되는거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참조.


아니 이런 괴물을 발사하는 전차를 무슨 수로 이길텐가. 구닥다리 115mm 포로 3세대 이상 전차들의 복합 장갑을 뚫기에는 관통력이 안나오고, 40톤급 T-62 기반 차체의 장갑은 한계가 있어 두부 썰리듯 뚫릴거고.. 남는건 인해 전술밖에 없지만 비축 포탄량이 부족하여 훈련시 소총탄을 사용한다(난 이게 우스개소리인지 진실인지 모르겠다)는 북한 인민군이 많이 생산할 수 있을지도 크게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