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HW 이야기/애플

비틀즈 아이튠즈 입성의 의의.

MIRiyA☆ 2010. 11. 17. 11:26

"내일은 당신이 잊지 못할 그 날의 또다른 날이 될 것이다."


"비틀즈, 아이튠즈 입성"


2010년 11월 17일 00시, 자정에 애플 아이튠즈에 비틀즈가 입성했습니다.

비틀즈가 아이튠즈에 들어왔다는것은 의미하는 바가 큽니다.


1964년 비틀즈가 영국에서 미국으로 넘어온것은 전세계 음악계의 센세이션이었습니다. 비틀즈가 미국에서 대성공을 거두면서 수 많은 뮤지션들이 미국으로 건너오게 되었고, 전세계 사람들이 함께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에 빗대어 2010년 비틀즈가 레코드에서 온라인으로 올라온것 역시 센세이션이라 할 수 있다는게 애플의 입장일겁니다. 잊지 못할 또다른 날이 될 거라는거죠.



1. 애플 레코드와 애플 컴퓨터의 분쟁 종식

그간 '애플'이라는 이름을 걸고 두 회사는 엄청나게 긴 세월을 싸워왔습니다. 1978년에 애플 레코드가 먼저 애플 컴퓨터사에 상표권으로 소송을 걸었고, 이 소송은 양사가 서로의 사업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합의로 종결되었습니다. 애플 레코드는 컴퓨터쪽 안건드리고, 애플 컴퓨터는 음악쪽을 건드리지 않는다는 합의죠. 그 후 애플 컴퓨터가 1986년에 Apple II GS 컴퓨터에 MIDI 칩셋을 집어넣자 애플 레코드가 또 소송을 걸었습니다. 그 다음 1991년에 애플 컴퓨터에 소리 경고음을 재생하는 기능(오류창 띄울때 소리가 난다던가..)을 넣자 또 소송을 걸었지요. 이때 애플이 집어 넣었던 경고음 이름이 sosumi(so sue me, 그래 고소해봐)입니다. 이야, 싸워라, 싸워! 이후 2003년에 애플이 이젠 배째라 식으로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를 오픈하며 본격적으로 음악 사업에 뛰어들자 또 소송을 걸었습니다. 아이팟을 팔기 시작해서 돈이 두둑해진 애플은 2007년엔 아예 애플 레코드사의 상표권을 5억달러에 사버렸습니다. 그리고 애플 레코드사가 애플이라는 상표권을 빌려 쓰게 상황을 바꿔버렸지요. 그리곤 애플 컴퓨터사는 회사 이름을 애플이라고 그냥 바꿔버렸습니다. 이젠 폴 매커트니가 아이팟 신제품 나올때 공연을 할 정도가 되었네요. 하지만 몇년간 비틀즈 음반은 아이튠즈에 나오지 않고 있었지요. 여튼 이 회사들 엄청 오래 싸워왔습니다.


2. CD 음원 시대의 종말

애플 레코드사는 레코드에서 CD로 전환하는데 타사보다 거의 5년 늦을 정도(1987년)로 보수적인 회사였습니다. 디지털 음원은 작년에 USB로 리마스터링 한정판을 내놓은게 최초일 정도죠. 음반업계의 최후의 보루라 할 수 있는 회사가 드디어 CD를 넘어 온라인으로 디지털 음원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느냐.. 이제 CD의 시대는 쫑났다는겁니다. 요즘 누가 CDP 사용하나요? 다들 MP3p를 사용합니다. 상 오덕이 아닌 이상 CDP를 들고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죠. 어차피 들을건 MP3 파일로 들을건데, 왜 CD를 사서 리핑해다가 일일히 다시 넣어야하나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봤을때 CDP를 쓰지 않는 현재 CD를 내놓는거 자체가 이상한겁니다. 그리고 이제 최후의 CD 음반 회사가 온라인 디지털 음원으로 넘어오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예상이지만, 앞으로 북미 음반 시장은 근시일 안에 소장용 CD만 나오고, 대부분 MP3 파일을 구매하는 형태로 정착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소비의 축이 CD에서 MP3 가상 음원으로 넘어오겠지요.


3. 애플의 음악 사랑

좀 오글거리는 부제이긴 한데, 스티브 잡스 자체가 비틀즈 빠입니다. 아이튠즈 뮤직스토어에 가수 앨범하나 올라온거 갖고 회사 홈페이지 대문을 몽창 갈아치워버렸습니다. 이런 기업이 세상에 또 어디 있겠습니까? 그리고 아이팟 신제품 나올때마다 큼직한 뮤지션들이 매번 등장하여 축하 공연을 펼쳐줍니다. 실제로 애플 아이튠즈는 음반 시장의 최강자이지만 이렇게 매번 음악 본업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요. 이게 상술이라는 말도 있지만 팬 입장에선 고마울 따름이지요.


4. 한국은?

아이튠즈라는 거대한 온라인 음악 시장, 음악가에게 많은 수익이 돌아가는 문화와 형편은 외국 이야기죠. 한국은 뭐 5000원에 40곡 팔고, 누가 돈대신 도토리를 줬네 마네.. 음반 내고 돈 안되니 벨소리랑 컬러링, 미니홈피 배경음악이나 팔며 먹고 삽니다. 그러다가 형편 안좋으면 자살까지 하고 이런 암울한 상황이죠. 그러다보니 가사도 이상한 'ㅇㅁㅇㅁㅇㅁ' 이런 반복 멜로디의 슈가팝이 잘 팔리고, 음악성보다는 흥행을 위한 섹시코드가 뜨다 보니 95년생 애기들도 대충 벗겨서 올리고.. 가수들은 본업보다는 모바일화보가 잘나가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되었습니다.


국내에는 언제쯤 이렇게 온라인 음반 시장이 뜰까요? 그리고 언제쯤 가수들이 제대로 먹고 살 수 있는 상황이 될까요? 한곡 팔면 20원 버는 지금 상황에선 참 암담할 따름입니다.




ps. 관련 커뮤니티에서 '비틀즈를 모른다고 교양이 없는것이냐'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데.. 

취향상 비틀즈를 좋아하지 않는게 아니라, 아예 '비틀즈를 모른다'면.. 교양이 없는게 맞죠. 서양 대중음악사를 한조각도 모른다는 증거니까요. 구시절엔 베토벤과 모짜르트가, 근대에는 비틀즈와 마이클잭슨 정도로 얼추 정리할 수도 있을겁니다. 비틀즈를 아예 들어본 적도 없다면 교양없다, 무식하다는 소리 들어도 할 말 없습니다. 블로그에 왜 이런 말까지 적어야 하는지 답답합니다. 하긴 제 블로그에 댓글 남길 정도면 인터넷은 할 줄 알겠네요. 소녀시대랑 티아라 좋아해도 상.식.적.으.로 비틀즈는 알아야 하는거 아닙니까??


ps2. 비틀즈 이외에 아이튠즈 스트리밍 서비스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고 기대하신 분이 저 이외에도 많을겁니다. 물론 이번 발표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애플이 몇조원 들여서 거대 IDC를 완공한 이상 반드시 등장할 서비스라 믿습니다. 그리고 미래의 흐름은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갈겁니다. 자기 컴퓨터에는 SSD에 OS만 설치하고, 사진과 음악 등 데이터들은 다 온라인에 올려서 여러 컴퓨터에서 한 아이디로 접속하게 되는거죠. 클라우드 아이튠즈는 이렇게 잠깐 하룻밤 발표하고 말게 아니라 날 잡아 행사 열고 잡스가 나와서 '어썸'을 외쳐줘야 할 정도의 뉴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