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이야기/소니

소니의 신개념 DST 카메라, A33/A55의 출시 의의.

MIRiyA☆ 2010. 8. 27. 08:42


얼마전부터 소니가 반투명 미러의 특허를 내놨느니 어쨌느니 글을 좀 썼지요. 포토키나 전시회를 앞두고 삼삼오오 이름도 재미있는 녀석들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전 항상 소식이 좀 느리지만 정리해서 알려드리지요.. 일단 이번 카메라는 이전에 설명해드렸던것과 마찬가지로, 반투명 미러가 달려서 나왔습니다. 그 덕에 동영상 촬영을 하면서도 빠른 AF가 가능해졌고, 미러가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보급기 주제에 초당 10연사가 가능해졌습니다. 헐미 세상에나. 예전에 "끝이 안보이는 캐논과 니콘의 치킨런"이라는 글에서 미러리스 카메라는 초당 10연사를 돌파할것이라 장담했는데, 어이없게도 미러리스보다 DST라는 이런 신개념의 카메라에서 먼저 나와버렸네요. 소니 정말 대단합니다.




보통의 SLR 카메라는 위의 그림처럼 중간의 거울이 빛을 위의 프리즘으로 반사해서 뷰파인더를 통해 사물을 관찰합니다. 그러다가 셔터를 누르면 거울이 위로 올라가 빛이 센서에 바로 닿게 되어 사진이 찍히게 되는 원리입니다. 이 거울이 중간쪽이 약간 반투명이라 큰 거울 뒤에 달린 작은 거울로 빛을 반사해서 밑의 AF센서로 빛을 보내 초점을 잡지요.




위 사진은 소니가 적용한 특허 기술인 Translucent Mirror의 개념도입니다. 빛이 렌즈를 통해 들어와서 가운데 막을 통과해 뒤로도 가고, 위로도 갑니다. 중간에 있는 막은 거울인데, 이게 반투명이라 70% 정도는 뒤로 통과시키고, 30% 정도는 반사해서 위로 보냅니다. 뒤에 있는 넓은 놈은 메인 센서로, 실제 사진이 찍힐때 사용되는 센서입니다. 그리고 위의 작은 놈은 AF센서입니다. 이걸 이용해서 초점을 자동으로 잡아줍니다.



소니에서 이번 반투명 미러를 개발한 대빵 PM인 Koutaro Kawabe


거울 아래의 AF센서를 위로 올려버린 덕에 카메라의 바닥면이 얇아질 수 있었고, 거울 위에 있던 유리 뭉치 프리즘을 없애버린 덕에 무게를 크게 줄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프리즘을 없앤 대신 EVF(작은 모니터 같은..)를 달아서 뷰파인더를 대신했습니다. 그 덕분에 바디 사이즈를 엄청나게 줄일 수 있었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이게 얼마나 대단한건지 감이 잡힐겁니다.



좌측부터 소니 A350, A550, A390, A33, NEX5입니다. A390이 소니에서 가장 작은 DSLR임에도 불구하고 크기가 확 작아진게 느껴집니다. 맨 왼쪽은 아예 미러리스 초경량으로 나온 NEX5고, 아시는 분들은 NEX랑 비교한 이 모습 보고 경악하시겠지요.


이건 DSLR과의 비교가 아닌 미러리스와의 비교입니다. 좌측부터 파나소닉 GF1, 삼성 NX10, 소니 A33, 파나소닉 G2, 올림푸스 E-PL1입니다. 다소 불공평한 비교지만, A33이 앞모습 크기만으로 전혀 문제가 없네요. 어찌 이런 순간이 올 수 있었는지 놀랍기만 합니다.


현대 라이브뷰 기술이 발달한 결과 이런 참신한 설계가 가능해졌습니다. 라이브뷰가 없었다면 뷰파인더를 제거할 수 없었겠지요. 이번 특허의 적용으로 인해 A33/A55 두 기종은 크기와 무게를 왕창 줄일 수 있었고, 여태까지 어떠한 vDSLR, 그러니까 동영상 촬영 가능한 DSLR중 단연 으뜸의 AF속도를 이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동영상 촬영시 AF를 캐논 550D와 비교한 적절한 동영상 하나 보시죠.



동영상 촬영시 AF 방식 자체가 컨트라스트 방식인 550D와 위상차 방식인 A33/A55와의 차이는 이정도로 엄청납니다. 여태 vDSLR로 동영상 촬영하던 분들은 버벅거릴바에야 대부분 속편하게 수동 초점을 사용하였지요. 소니 A33/A55에 적용된 이 방식은 일단 소니의 특허기 때문에 타 회사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내놓지 못할겁니다. 내년 초까지는 이 제품이 전세계 보급형 DSLR 시장을 석권하리라 예상합니다. 그 어떤 제품을 내놓아도 현재의 SLR 방식으로는 A33/A55의 사이즈와 무게를 구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동영상 촬영시 엄청난 AF 속도도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죠. 그것만 있나요? A33은 초당 7연사, A55는 초당 10연사로 촬영할 수 있는 괴물입니다. 비록 타사 플래그십 제품처럼 동체추적이 되면서 연사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A55는 번들렌즈 포함 시판 가격이 무려 750달러밖에 안되는 염가형 보급기라는 사실을 상기하셔야합니다.


소니의 이러한 AF에 대한 열망은 이전 기종인 A350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A350에선 라이브뷰시 빠른 AF를 위해 거울이 빛을 위로 보내면, 위쪽에 달린 작은 거울이 빛을 반사해서 뷰파인더로 보내거나, 혹은 라이브뷰 전용 센서로 보낼 수 있게 선택을 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라이브뷰를 할 때 메인 센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동시에 기존 AF센서로 위상차 AF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AF가 가능해지지요. 하지만 실제로 사진을 찍을때는 미러를 올려야 했습니다. A350은 동영상 촬영이 안되는 기종이었고, 소니는 캠코더 사업부 때문에 일부러 DSLR에 동영상을 안넣는게 아니냐는 비난을 들어야 했지요. 하지만 이번 A33/A55부터는 동영상 촬영이 가능해진 동시에 완벽한 AF를 구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만약 캐논과 니콘 등이 반격을 하게 된다면 그 시점은 내년 초, 각사가 개발중인 이미징+AF센서가 나오는 타이밍일겁니다. 소니의 이번 기술은 이미징 센서와 AF센서를 따로 쓸 수 밖에 없는 현 상황에서, 센서 개량 없이 미러 조작만을 이용해 약간 편법적으로 구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징센서와 AF센서가 통합되면 한층 놀라운게 가능해집니다. 미러 자체가 없어도 되는지라 센서 위아래 공간이 없어지게 됩니다. 뭐, 이미 나와있는 NEX나 PEN 등 미러리스 카메라가 그렇지 않느냐~ 할수도 있습니다. 허나 미러리스 카메라들은 여태 컨트라스트 방식 AF를 사용하여 초점 맞추는 속도가 다소 느렸습니다. 여기서 AF센서가 이미징 센서에 통합되면 AF속도가 DSLR 수준으로 굉장히 빨라지게 되는거죠. 이 센서가 등장하는 순간 보급형 DSLR 카메라들의 높이가 확 줄어들거고, 무게 역시 대단히 줄어들겁니다.



카메라의 발달 역사중 여러번의 기술적 격변기가 있었지요. 필름 시절 펜탁스가 이룩한 SLR의 필수 기술인 퀵 리턴 미러부터 시작하여, TTL내장노출계 > 프로그램AE > 자동초점 > 디지털화 > 손떨림보정 > 풀프레임 > 라이브뷰 > 동영상촬영 > 하이브리드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곧 다가올 이슈는 이미징 센서와 AF 센서의 통합입니다. 이 기술이 등장하면 비로소 완벽한 AF 동영상이 가능해집니다. 그리고 DSLR의 사이즈도 왕창 줄일 수 있지요. 미러리스 카메라 역시 동영상 및 사진 촬영시 AF가 비약적으로 빨라지게 되니 실로 대단합니다. 일단 이게 선행되려면 센서가 개량되어야하는데, 아직 그게 안되기 때문에 소니의 이런 꼼수가 나온거죠. 그리고 이 센서등장까지의 1년 가량의 긴 간격동안, 소니가 보급기 시장을 싹쓸이할게 훤히 예상됩니다. 미놀타 시절 장인 정신의 부활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