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의 압박에 눌리다 못한 KT가 몇가지 조삼모사 계략을 꾸미고 있습니다. 첫째는 아이폰 평생 요금제, 둘째는 아이폰 약정 승계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KT의 속셈을 샅샅히 파해쳐 그 의미가 무엇인지 분석해드리겠습니다. 휴대폰 요금제와 정책은 어렵고, 제가 개고생은 참 잘하지 않습니까..
1. 방통위의 압박
가령 아이폰 3GS 16GB를 산다 칩시다. 이 휴대폰은 원래 출고가가 814,000원입니다. 이 값을 일시불로 내고 쓰는 대인배도 있지만, 보통 사람들에겐 압박이 심하지요. 소비자들은 좀 더 덜 내고싶고, 이통사는 소비자들을 좀 더 묶어놓고 싶고.. 그래서 등장한게 노예계약 할부제입니다. 가령 45,000원짜리 i미디엄 요금제를 2년동안 쓰는 댓가로 KT가 보조금 55만원으로 기계값을 깎아 주고 아이폰 16GB를 264,000원에 살 수 있는겁니다. 한달에 11,000원꼴이고, 요금이랑 합치면 한달에 56,000원에 아이폰을 쓸 수 있었던거죠. 그냥 일시불로 사고 일반 요금 내면서 쓰는것보다 이게 훨씬 싸게 먹히죠.
근데 방통위가 보조금 경쟁을 막고 요금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이통사들에게 압박을 줬습니다. 휴대폰 보조금을 한명당 30만원으로 제한하라구요. 55만원 보조금이 30만원으로 줄어듭니다. 엄청나죠? 그럼 또 계산해봅시다. 814,000원짜리 단말기에서 보조금 30만원을 빼면 514,000원이 됩니다. 한달에 21,400원을 기계값으로 내야합니다. 요금이랑 합치면 66,400원이구요. 소비자 입장에서 한달 요금이 1만원 올라간 느낌을 받는겁니다. 짜증나죠? 그래서 KT가 조삼모사로 꽁수를 부렸습니다.
2. KT의 조삼모사 - 아이폰 평생요금제
KT가 아이폰 고객들을 대상으로 '아이폰 평생요금제'라는 요금제를 내놓을 준비를 하고있습니다. 그리고 이게 기존의 스마트스폰서 요금제와 비교하여 엄청나게 파격적입니다. (관련기사) 대충 요약하자면 아래 표와 같습니다.
우왕.. 기존 스마트스폰서 요금에 비해 엄청나게 많이 할인되죠? 그것도 1년 후, 2년 후 점점 더 싸지는겁니다. 허허.. KT가 너무 착하죠? 근데 이 기사를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됩니다. KT가 뇌가 없을까요? 저거대로 그대로 내놓으면 이익이 얼마나 줄어드는데요. 분명히 매꿀 구멍이 있습니다. 기업이 얼마나 착한지 계산하려면 수학계산이 필요합니다. 오차 범위를 넘어서 더 착해지면 회사가 망할거거든요. 자.. 계산해봅시다.
일단 KT는 방통위의 뻰찌를 먹었기 때문에 단말기당 보조금을 30만원 이하로 줄일겁니다. 그래서 저는 KT가 기존 스마트스폰서 요금제와 이번 아이폰 평생요금제의 요금 차이만큼 보조금에서 빼내갈거라 생각합니다. 쉽게 말해 요금을 줄이는 대신 기계값을 더 받는거죠. 이러니까 조삼모사라는겁니다. 우왕 요금이 무지 싸졌네? 요금이야 싸지요.. 근데 기계값이 어느정도이냐가 문제..
일단 스마트스폰서 요금에서 아이폰 평생 요금제의 가격을 빼서 격차를 구한 다음, 거기다가 24개월 약정 기간을 곱합니다. 그럼 아이폰 평생요금제를 택함으로서 2년동안 우리가 KT에게 덜 바칠 돈이 나오겠죠. 그리고 KT는 그 손해를 보조금을 줄여서 매꾸려고 하겠지요. 이걸 토대로 KT가 2년 약정 기간동안 0원도 손해 안본다는 계산으로 예상 보조금을 구합니다. 보조금이 iSlim의 경우 41만 8000원에서 10만 6000원으로 확 줄었죠? 방통위의 30만원 태클을 이런식으로 피해가는겁니다. 보조금 줄이랬으니 줄이고, 요금도 줄이고. 뭐 소비자 입장에선 그냥 쌤쌤인겁니다. 매월 낼 돈이 완전 똑같지요.
물론 제가 한 계산은 현재 나와있는 기본료 자료만 갖고 계산한겁니다. 따라서 KT가 실제로 보조금을 얼마 줄지는 모르지만, 여기서 +/- 로 대인배냐 소인배냐 갈라지겠지요. 그리고 제가 예상하기에는 KT가 아이폰 평생요금제에서 2년 후 2000원 더 할인해주는걸로 생색을 낼 것 같습니다. 위에서 이야기 했다시피, 아이폰 평생 요금제를 사용하면 1년 후 요금에서 2000원을 깎아줍니다. 그리고 2년 후 2000원을 더 깎아주지요. 2년 약정 끝난 다음에도 2000원 더 저렴한 요금제로 아이폰을 쓸 수 있는겁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이게 추가된 이익인거죠. 기존 스마트스폰서랑 다 똑같지만 2년 후 2000원 더 할인되는겁니다. 그리고 KT 입장에서도 이익입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기왕 2년 써서 할인된 요금으로 이용중이니 타사로 이동하기 싫어할테니까요. 그래서 평생 요금이겠죠. 맘 같아선 3년 후 2000원 더 깎아줬으면 좋겠습니다만 ㅎ
이렇게 요금제를 바꿔서 KT가 얻는게 무엇이냐.. 일단 방통위의 30만원 제한 태클을 피해가면서도 이익을 보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폰 유저들에게 사랑을 받고, 고객들의 타사 이동을 막을 수 있죠. 여긴 두가지 원리가 있는데.. 하나는 쓰면 쓸 수록 더 깎아주니 사람들이 가기 싫어할거고, 둘째는.. 위약금입니다. 우리가 아이폰을 i미디엄 요금제로 1년 쓰다가 해약하고 SKT로 넘어간다 칩시다. 그럼 기존 스마트스폰서에서는 보조금이 컸기 때문에 1년 썼다면 KT에서 기기값을 이미 34만원 매꿔준 셈입니다. 그리고 매달 우리가 기계값으로 낸게 1년간 13만 2000원입니다. 그럼 이걸 합치면 1년간 지불한 아이폰 값은 47만 2000원입니다. 아이폰 3GS 32GB의 출고가가 91만 6000원이니, 우리가 한방에 낼 돈은 47만 4000원입니다. 이 돈을 내야 SKT로 이동할 수 있는거죠-_-;;
반면 이번에 바뀌게 되는 아이폰 평생요금제에선 어떻게 나올까요? 제가 위에서 한 계산을 토대로하면, 1년간 KT에서 매꿔주는 기계값은 기껏해야 8만 8000원 정도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미 낸 기계값은 38만 4000원입니다. 음.. 뭐 둘 다 합치면 역시 한방에 47만 4000원 내는건 똑같겠네요. 하지만.. 위 계산에서 저는 2년간 요금을 평균 내서 구했고, 실제로 아이폰 평생요금제는 초기 1년 요금이 후기 1년 요금보다 2000원 더 비쌉니다. 따라서 KT가 한달에 대신 내주는 보조금이 2000원 더 적은거죠. 저번 스마트 스폰서 요금제에 비해 2만 4000원 정도 KT가 더 받아갈 수 있겠네요. 음.. 생각보다 적은가요? 한사람당 24,000원 정도면 그래도 꽤 된다 봅니다.
여튼, 저는 아이폰만 쭈욱 쓸거고 기변할 생각이 없으니 KT의 아이폰 평생요금제는 2년을 넘어가는 시점에서 2000원 더 할인되니 제겐 좋은 셈입니다. 아, 그리고 다시 강조하지만 위 요금제 표는 제가 예상해서 낸거고, KT 입장에서 가장 변화 없는 선택입니다. 실제로 선심성 보조금이 더 들어갈지는 KT의 근성에 달려있습니다. 실제로 요금제가 등장했을때 어떤 수준일지는 나와봐야 압니다. 이거랑 같을수도 있고, 더 좋을수도 있겠지요. 이 요금제는 아이폰 신규 가입이나 기변을 할 경우 적용되는 요금제이므로, 이번 7월달에 출시될 아이폰4랑 함께 등장하겠네요.
3. 아이폰 약정 승계의 떡밥
요금제는 여기까지 하고, 이번에는 KT의 아이폰3GS 약정 승계에 대한 기사 추가입니다.(해당기사) KT 고위 관계자가 약정 승계를 검토하고 있다고 확인해줬다네요. 일단 방법은 두가지가 있습니다.
1. 아이폰3GS 약정기간 + 아이폰4 약정기간 = 노예계약 연장!
KT가 기존에 운영중이던 '특별 할부 승계 서비스'를 약간 바꾸는 방안입니다. 노예계약 기간이 6개월 미만일땐 위약금 없이 남은 할부금이랑 약정 기간을 새 단말기에 더하는 방법이죠. 근데 이 6개월 제한을 대폭 확대한다는 말입니다. 약정이 1년 넘게 남은 아이폰 3GS 사용자들도 아이폰4로 갈아탈 수 있는거죠.
2. 타인에게 떠넘기기
원래는 타인에게 휴대폰과 함께 약정을 넘겨줄 경우, 기간도 그대로고 절차도 복잡하다네요. 근데 이걸 남에게 넘기면 약정 기간을 줄여준다는거죠. 허허.. 저같은 경우 어머니께 아이폰3GS를 넘기고 아이폰4를 사면 기존 아이폰 3GS의 약정 기간이 줄어들겠네요. 근데 이거 하면 KT가 추가비용 다 독박쓰는거니 좀 아니라고 봅니다. 뭐.. KT 사용자들을 불리는데는 도움이 되겠네요.
개인적으로는 노예기간 연장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라 봅니다. 이 경우 아이폰4, 아이폰5, 아이폰6 이런식으로 나오면 종국에는 제 할부 요금을 제 아들이 낼 상황이 올지도 모르겠네요. KT 입장에서도 좋은거 아닌가요? 현금 흐름이 지연되려나..
4. 내가 쓰던 아이폰 3GS의 처분은 어떻게?
현재 KT에서는 공식적으로 아이폰 3GS 16GB의 가격을 기존 아이폰 32GB의 가격으로 할인해서 팔고 있고, 거기 더해 비공식적으로 아이폰 3GS 16GB를 45000원짜리 요금제를 사용할때 공짜로 팔고 있습니다. 완전 떨이기간이지요. 그렇다면 아이폰3GS를 중고로 판 다음 아이폰4를 구입하는건 어떨까? 현재 각 사이트 중고장터별로 아이폰 3GS 16GB는 40만원대에, 아이폰 3GS 32GB는 50만원대에 팔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가격은 차후 아이폰4 정식 출시때 완전 탄력받아 더 내려갈수도 있을겁니다. 제가 아이폰 3GS 32GB를 쓰고있고, 71만원이 아직 약정금액으로 쌓여있으니 50만원에 이걸 팔 경우 21만원 정도 손해보고 아이폰4를 살 수 있는 셈입니다.
아.. 그러면 아이폰 분실신고는 어떻게 되는가- 쇼 폰케어에 올해 4월 전까지 가입하신 분들은 아이폰 분실하면 70만원 보상받습니다. 그럼 아이폰4 사버리면 되는거겠죠. KT와 보험사 입장에선 무척 짜증나는 일입니다. 이번 KT의 약정 승계 플랜은 보험사기를 막고자 하는 의미가 아주 큽니다. 보상 받으려면 "도난 신고서를 떼와라"하는 상황이니까요. 이러나 저러나 KT는 좌 아이폰 우 넥서스원에 공짜폰으로 노키아 라인업 깔고 삼성+SK의 SS편대를 막아내는군요. 휴, 맥주한잔 사고싶네요.
일단은, 아이폰3GS를 사건, 아이폰4를 사건 아이폰 평생요금제가 어떤 식으로 나오는지, 그리고 약정 승계가 어떻게 될지 파악하셔야겠지요. 눈에 불을 켜고 인터넷을 모니터링하는 아이폰 유저분들 참 많겠습니다. 정보가 더 있거나, 제 글에 수정할 만한 부분, 혹은 뭔가 다른 의견이 있으신 분들은 댓글로 적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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