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HW 이야기/애플

[분석] 아이패드, 레티나 디스플레이 가능성 진단

MIRiyA☆ 2010. 6. 15. 12:59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애초에 아이폰을 위해 나온게 아니라 아이패드를 위해 나온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몇가지 이유 때문에 아이폰에 먼저 적용을 한 거죠. 



1. 해상도와 제조 기술적인 문제

아이패드의 9.7인치 스크린 사이즈를 유지하며 현재 1024x768 해상도의 두배로, 즉 2048x1536 픽셀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는가? 현재 모바일 디스플레이에선 아이폰 4가 3.5인치에 640x960을 때려박아 326ppi의 괴물같은 해상도를 내고있고, 3인치에 800x480 WVGA를 집어넣은 LG 아레나가 그 뒤를 달리고 있습니다. 아레나폰의 화면도 아이폰4 못지 않은거죠. 아마 아레나와 아이폰4의 근본이 같을지도 모르겠습다. LG 계열이니.. 일단은 아이폰4를 보나 아레나를 보나 고해상도 소형화는 문제 없는것 같고, 그럼 고해상도 패널의 물리적인 크기를 키우면 어떻게 될까요? 아무래도 소형 패널보다 대형 패널이 수율 문제가 있어 양산이 어렵지 않으려나.. 


좀 더 크기를 올려보면 청바지 뒷주머니에 쑤셔넣는다던 소니 바이오 P시리즈가 있습니다. 얘는 8인치에 1600x768 해상도를 집어넣었으니 222ppi로 만만찮은 놈입니다. 윈도우 XP 돌릴거면서 이 이상의 해상도는 사용상 문제가 있겠죠. 마우스 포인터가 정말 코딱지보다 작아지겠죠. 음.. 더 크기를 올리면 삼성에서 만든 15인치 QXGA LCD 모니터를 의료용으로 내놓은게 있습니다. 이건 대략 170ppi 정도.. 비교하다 피곤해서 현재까지 나온 아이폰과 아이패드, 그 외 다른 모바일 디바이스를 약간 정리하여 표로 만들어보았습니다.



권위 없는 제 생각에 아이패드의 9.7인치 크기를 유지하며 해상도를 4배로 올리는건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이 경우 PPI가 기껏해야 264ppi 밖에 안됩니다. 잡스가 떠들었던 "레티나(망막) 디스플레이"의 격조를 유지하려면 인쇄물에서 쓰이는 300ppi 정도는 되어야 하는겁니다. 음..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요? 어플 개발 짜증나게 해상도를 더 올릴까요? 아닙니다. 인치수를 줄이면 됩니다. 계산해보니 아이패드를 9.7인치에서 8인치로 줄이면 320ppi, 8.5인치로 줄이면 300ppi에 살짝 걸칠 수 있네요. 아니면 크기를 줄이지 않더라도 264ppi는 되니, 아이폰보다 멀리서 보게 되는 아이패드의 특성상 괜찮을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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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I 계산은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응용한 위 식을 사용하면 된다. 루트랑 제곱이 나오니 뭔가 무지하게 어려워보이지 않는가? 수능 본지 한참 된 분들을 위해 풀어 쓰자면 이렇다. 일단 대각선 픽셀수를 구해야한다. 그리고 이 대각선 픽셀수를 인치수로 나눠주면 PPI가 나온다. 


[ 대각선 픽셀수 x 대각선 픽셀수 = 가로 픽셀수 x 가로 픽셀수 + 세로 픽셀수 x 세로 픽셀수 ]



그리고 아이패드의 크기를 줄이면 아이패드의 무게를 줄이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여태 아이패드 실제 써본 사람들의 불만은 공통적으로 "너무 무겁다" 정도입니다. 무게도 줄이고, ppi도 올리니 도랑치고 가재잡고.. 그래서 저는 아이패드 미니의 등장을 예상합니다. 아니, 해상도가 훨씬 더 커졌으니 아예 다른 세대의 아이패드2 정도로 불리지 않을까요? 


자..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들이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10인치대로 만들지 않는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고해상도를 돌릴 수 있을만큼 컴퓨터 성능이 안되는거고,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작게 만들어도 쓸데가 없었던 것이죠. 그래서 대부분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는 의료용으로만 제작되어왔습니다. 이제 아이폰4로 초소형 디스플레이에서 초고해상도는 실현된것 같고, 남은건 아이패드의 고해상도화입니다.




2. 해상도를 받쳐주는 성능의 문제
디스플레이 회사가 1년 천만대씩 팔아먹을, 애플이라는 엄청난 바이어를 위해 UFO를 줍듯 대단한 디스플레이를 만들어줬다 칩시다. 그럼 그걸로 끝나느냐? 아닙니다. 해상도가 4배가 되는 이상 CPU등 다른 구성요소의 성능도 단순 계산으로 4배가 되어야겠지요. 그럼 QXGA(2048x1536)라는 괴물같은 해상도를 받쳐주는 시스템이 현재 존재하느냐? 아닙니다. 저 해상도는 데스크탑 유저들도 거의 쓰지 못하는 해상도입니다. 저걸로 3D 게임 하려면 현존 최고의 그래픽카드 두세개는 병렬 구성해야할겁니다. 따라서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아이패드에 QXGA해상도를 때려박고 3D 게임을 돌릴 수 없습니다. 퀄컴에서 1Ghz 스냅드래곤 프로세서 후속모델로 만들고 있는 듀얼코어 스냅드래곤도 1.3~1.5Ghz 정도의 성능만 낼 뿐이지요. 그리고 막 프로세서를 4개, 16개 박아서 어쨌든 돌아가게 만들었다 칩시다. 이게 데스크탑도 아닌데, 배터리는 어떻게 감당할까요? 배터리도 4개, 16개 박아서 iBrick(i벽돌)이라는 이름으로 내놓으면 이건 더 이상 애플이 아니겠죠.



3. 의지의 문제
디스플레이 양산에는 문제 없다, 다만 그걸 받쳐주는 성능이 안된다.. 뭐 어차피 성능을 따지는건 기술 지상주의자들, 스펙 분석가들이나 하는 말입니다. 애플답게 인문학적으로 이야기해봅시다. 아니, 애플이 왜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아이폰4에 넣었는지 다시 생각해봅시다. 간단히 말해 애플은 디지털이 아날로그를 따라잡기 위해, LCD가 종이의 해상도를 따라잡기 위해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넣었습니다. 아이폰같이 작은 디바이스에서도 종이를 읽는것처럼, 눈에 픽셀이 거슬리지 않고 깔끔하게 보여주기 위해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넣었습니다. 

아이패드, 사람들이 아이패드라는 플랫폼에서 뭘 연상했습니까? ebook입니다. 책을 디지털에서 구현하기 위해 아마존은 전자잉크를 사용하여 킨들을 만들었고, 애플은 거기 더해 아이폰 수준의 가능성을 부여하기 위해 컬러 모니터를 쓴겁니다. 이런 아이패드에서 책 읽는것처럼 또렷한 해상도를 주기 위해 레티나 디스플에이의 적용은 예정된 수순인거죠. 아이패드를 사용하여 진짜 책 읽는 느낌이 나게 해주겠다.. 그럼 일단 해상도 올리고 2D만 적용하면 됩니다. 3D의 경우 아직 컴퓨터 성능이 안되니 이전 아이패드의 해상도로 제한을 걸구요. 

이런 의지의 증거들은 바로 애플의 온라인 개발자 설명서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빨간 화살표로 표시해둔 @2x~ipad라는 글씨가 보이나요? 아이폰 어플에서 사용할 아이콘은 ~iphone이라고 적고, 아이패드에서 사용할 아이콘은 ~ipad 라고 적어달라는 부분인데, 여기 아이패드에서 사용할 아이콘의 이름은 MyIcon~ipad.png 라고 적고, 고해상도 버전에서는 MyIcon@2x~ipad.png 이런식으로 쓰라고 적혀있는겁니다. 뭐 이건 애플 직원이 오타 쳤을지도 모르는 부분입니다. iphone이라고 적을걸 ipad라고 적어버렸을 가능성이 높죠. 

하지만요, 아이패드에서 정말 종이와 같은 해상도로 ebook을 볼 수 있다면 그건 정말 엄청 쿨할겁니다. 전 이런게 모든 디스플레이의 미래라 생각합니다. 종이를 디지털로 구현하는거죠. 그래서 저는 이렇게 예상합니다. 다음, 아니면 다다음 아이패드는 해상도 2배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달고 나올겁니다. 그리고 이 2x해상도는 사진 볼때와 ebook 볼때 등 2D 작업에서만 사용할 수 있을겁니다. 게임과 인터넷 등에서는 4개의 픽셀을 모아 기존 해상도대로 쓰면 되겠지요. 그럼 속도 문제가 없을거 아닙니까?

다음 아이패드 : 크기가 작아지고 아이폰4의 카메라와 자이로가 들어간 아이패드
다다음 아이패드 : 해상도가 2배가 된 아이패드

저는 이정도로 예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