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서비스 이야기/네이버

미투데이 삭제기능 추가, 낙장불입에 대해..

MIRiyA☆ 2010. 4. 2. 15:35

미투데이에 4월 1일 만우절을 맞아 삭제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이를 두고 아쉬워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제 입장은 이래요. 글은 개인의 저작물이므로 처분권도 법적으로 개인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비스의 문화가 어떻든 간에 기능으로 제약할수는 없는 법적인 부분이라 생각해요. 낙장불입 시스템이 한번 뱉은 말을 주워담을 수 없다는 점을 일깨워준다고 거기서 의미를 찾는데, 까놓고 말해서 내 글 내가 지우겠다는데 왜 막냐고요.


글 삭제가 안되서 탈퇴한 사람들이 한두명이 아닙니다. 이미 미투데이를 쓰기 시작한 이상 숨기고 싶은 과거가 있는 사람들에겐 선택권이 없었습니다. 몇년간 쌓인 자신의 기록을 포기하고 아이디를 삭제해야지요. 그냥 자신이 글을 지우지 않으면 될것을 갖고 없던 삭제 기능이 생기니 아쉽다며 "이런 미투데이에서 나는 탈퇴하겠다"라네요. 탈퇴 하라고 해요. 자기 입으로 글 쓴걸 되돌릴 수 없다더니 탈퇴해서 글을 싹 지우겠다는거죠. 그게 그거랑 뭐가 달라요? 온라인상에 흔적 남겼으니 영원히 그대로 남아있으면 되죠.


가령 지금 애인이랑 헤어지고 다른 애인 사귀게 되면, 그 사람이 내 미투 거슬러 올라가 보면서 예전 애인과의 이야기 읽게 놔두는게 좋을까요? 그것도 자기가 예전에 싸지른 과거라 생각하고, 이미 내 놓은 말이니 주워담을 수 없다고 말 할 수 있을까요? 누구나 감추고 싶은 과거는 있는거에요. 그렇다고 내가 그 많은 관계들을 포기하고 아이디 삭제했다가 수백개의 아이디를 일일히 다시 친구등록하는 삽질을 해야한다니 엄청 번거롭지요. 누구나 다 상황은 그때그때 변하기 마련이고, 자기가 예전에 적었던 글을 감춰야하는 순간이 올 수 있습니다. 미투데이가 좀 더 대중적인 서비스가 되려면 이런건 존재해야한다고 봐요.


미투데이에 쓴 글때문에 회사에서 짤린 사람도 있는 판에, 니가 그때 그렇게 싸질렀으니까, 책임을 져라- 뭐 이런식으로 말하면 피도 눈물도 없는거죠. 솔직히 말해 그냥 남이 글 삭제하는걸 보기 싫은거잖아요. 자기가 쓴 글은 자기가 안지우면 되는거고요. 각자 서로 다른 상황이 있는거고, 글 삭제를 못하게 강제하는건 경우가 아닌거에요. 자기가 쓴 글은 저작권이 자신에게 있으니 스스로 처분할 수 있어야죠. 자기랑 상관 없다고 이상한 감성에 빠져서 미투데이가 예전 모습을 잃었다.. 이런식이 아닌가요? 


남에겐 위급하고 절박한 상황인데, 그걸 갖고 '경솔'이라는 단어 하나로 사람 바보 만들자는거. 불특정 다수를 경솔한 바보로 만들겠다는 의도는 아니시겠지만 그게 결국 남을 자기 행동에 책임 못지는 경솔한 사람 만들어버리는 말이라는걸 아셨으면 합니다. 또, 그런 경우에 위급 요청 쓰면 된다고 말하기도 힘든것이.. 내가 쪽팔린 글 지우겠다는데 미투 운영진들에게 일일히 글 주소 날려주고 삭제해달라- 이런거죠. 자기가 직접 해결하는거랑 남 손 거쳐서 하는거랑은 얼마나 다른건데요. 이왕 글 삭제 막을거면 댓글 삭제나 태그 수정도 막아야죠. 이미 써질렀는데 그건 왜 삭제하게 놔둘까요? 내글 내가 지우겠다는데. 


여태 쓰신 분들은 삭제 기능 없어 좋다고 미투데이 쓰셨나보네요. 전 불편을 감수하면서 미투데이의 다른 매력때문에 서비스를 사용했는데.. 되물을 수 있지요. 삭제 못하는 문제 때문에 미투데이의 다른 매력을 포기하고 억지로 탈퇴하고 재가입해야하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