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이야기/카메라 정보

웨딩사진의 지존들

MIRiyA☆ 2009. 10. 9. 01:56

웨딩사진의 세계적인 굇쑤, 지존이라 할 수 있는, Susan Stripling과 Cliff Mautner.

이들의 사진을 보면 정말 속이 아득해질 정도의 깊고 깊은 내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Susan Stripling은 자기 사진 5~8장 해설서를 $35에 팔 정도로 단가가 비싼 웨딩 촬영 전문가입니다. 저번에는 하루 워크샵을 $900에 진행하기도 했죠. 나이 좀 든 아줌마고, 딸이 둘 있더군요. 그리고 Cliff Mautner는 니콘쪽 신제품 발표회나 전시회 등을 개최하면 강사 역할로 단골로 나오는 웨딩사진 전문가입니다. 이 둘은 서로 친해서 가끔 일을 같이 할 때도 있습니다. 둘이 동일한 주제를 찍긴 하지만, 묘하게 느낌이 다릅니다.

 

이번 포스팅은 별로 긴 말 안하고 이 사람들의 엄청난 사진들을 소개하는 정도로 끝내려고 합니다. 저랑은 아예 찍는 분야가 다르긴 하지만 정말 엄청난 실력차이를 느끼게 해주는 사진들입니다. 역광을 자유 자재로 다루는 모습, 플래시를 써도 쓴것 같지 않게 쓰는 모습, 표현에 있어 색온도를 자유로이 사용하는 모습, 인물의 감동을 캐치하는 능력, 기쁨과 환희, 감동이 묻어나는 사진 만드는 능력이 있어서 혀를 내두를 수준입니다. 오죽하면 이런 사진들 보면서 저는 영혼이 없는 사진가라 생각했을까요. 정말 대단합니다.


 

 

플레어마저도 표현의 일부로 사용하는 수잔.

저건 대체 우연인지 연출인지.. 모양새 보아하니 포토샵으로 넣은것도 아닌데 정말 대단합니다.

저 미소는 무엇이며, 저 자세, 저 분위기는 뭔가요. 정말 대단해요.

 

 

 

근본적으로 'AWB로 놓고 찍는게 자연스러운 색감이다'라는 맹신자들의 대충 화밸 논리에서 몇 발자국 벗어난 캘빈 컨트롤 내공입니다. 대게 화이트밸런스를 자동으로 놓고 찍으면 저 정도의 색감은 나오지 않거든요. RAW로 촬영한다음 칼같이 맞추고, 그 다음 약간씩 색온도와 틴트값을 조절하면서 섬세하게 맞추는게 포인트입니다.

 

저같은 놈은 이런것에 비하면 그저 칼화밸로 보기좋고 깔끔하게 보이는 사진만 찍어내는 기계네요. 휴우..

 

Susan Stripling의 사진에서, 피사체로 등장하는 신부는 영화속 주인공이 됩니다. 신랑 역시 등장하긴 하지만, 신부와 다르게 마치 동화속에 나오는 왕자님인양, 여자라면 누구나 꿈에 그릴법한 멋진 모습으로 사진에 담겨나옵니다.

 

 

 

 

 

 

 

 

 

송글송글 맺힌 빛망울과 아름다운 오렌지빛 석양, 역광의 하얀 아웃라인..

 

 

의도적으로 채도와 색온도를 조절하여 아련한 느낌을 내었습니다. 분위기 내는데 참 좋은 보정 스킬이죠.

 

 

기껏해야 구석에서 광각으로 장내를 틀에 박힌 웅장한 시선으로 조망하는 저와 달리, 평소 금기시되는 가운데 구도로 찍기도 하고, 의도적인 언더노출과 화이트밸런스 튜닝으로 장엄함을 강조합니다.

 

 

수잔이 찍으면 노이즈 마저도 표현의 일부가 되어버립니다. 게다가 이런 창의적인 앵글이나 적절히 낮은 색온도, 언더 노출의 조합은 얼마나 멋스러운가요. 저는 항상 적정 노출보다 약간 올려서 환하고 깔끔하게 찍는게 버릇이 되어서 이런 분위기 자체를 내볼 생각도 못했답니다.

 

 

 

 

실루엣을 뽑아내는 실력이 대단하죠. 안정감 있는 구도에, 의도적으로 색온도를 비틀어서 배경을 채색하여 심심하지 않게 해주고있습니다.

 

 

 

사진에 미세하게 색이 뒤틀려있지만 주 피사체인 꽃을 강조해야하니 뒤쪽의 손등 색이 어떻게 되건 생각하지 않나봅니다. 그냥 꽃을 찍은 사진이 아니라 꽃을 찍은 후 굉장히 많은 보정을 거친 사진입니다.

 

  

 

 

 

 

마치 긴 여행을 떠나듯, 사진의 코너에 바짝 붙여서 광활한 공간감을 강조하는 사진들..

 

 

 

 

 

결혼 당사자들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행복한 감정까지 담아주는 이런 사진들.

 

 

 

 

 

 

 

 

결혼하면 반드시 행복한 인생을 살 것 같이, 얼굴에 행복이 넘쳐 흐릅니다.

 

 

 

 

 

무척 감성적인 Susan Stripling에 비해 Cliff Mautner의 사진은 조형물이나 정물에서 탁월한 감각을 보여줍니다. 저도 행사장 가면 항상 찍는 테이블 사진이지만 느낌이 너무나 다릅니다. 

 

 

 

 

 그리고 이 아저씨의 세피아톤 취향은 언제 봐도 고급스럽지요.

 

 

 

 

 

 

 

 

 

 

 

 

 

 

 

 

 

수잔은 결혼식을 준비하는 신부의 모습도 자주 담습니다. 드레스, 아름다운 반지, 자잘한 소품들.. 그리고 여기서 소개하진 않았지만 들러리를 서주는, 눈물 맺힌 아버지의 주름진 눈도 표현 대상에 자주 등장합니다.

 

 

 

 

 

소소하고 재미있는 장면들, 행복한 분위기를 캐치해내는 순발력이 대단합니다. 이런 짧은 장면을 사냥해내는건 대단한 내공이죠.

 

 

 

 

 

 

 

그야말로 역광의 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초고수들은 이렇게 해질녘 노을 분위기를 잘 살리더군요.

 

 

 

뭘까요, 저기 갈매기는 우연일까요.

배경이 이국적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참 잘 찍은 사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진의 바닷물에서 묘한 컨트라스트가 느껴지네요. 

 

 

 

이쯤 오면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이런 사람들 앞에서 저따위는 하루하루 셔터 누르는 기계일 뿐이죠.


 

 

Susan Stripling과 Cliff Mautner의 더 많은 사진은 각자 블로그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http://www.susanstriplingblog.com

http://cliffmautner.typepad.com/



이 글이 도움이 되었다면 RSS로 구독하세요.

http://blog.daum.net/xml/rss/miriya



이 블로그의 모든 글은 자유롭게 링크할 수 있으며, 오픈캐스트 발행을 허용합니다. 

다음 블로그로 스크랩하거나, 출처와 함께 퍼가도 뭐라 안합니다.(출처 없으면 뭐라 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