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이야기/카메라 강좌

촬영 후기 - 압구정동 플래툰

MIRiyA☆ 2009. 5. 13. 18:37

어제 네이버 모바일 간담회 참석차 갔던 플래툰은 정말..

사진찍는 사람 입장에서는 암담함 그자체였다.

저번 MS 행사때 엘타워 메리골드홀 이후로 이렇게 악조건은 처음이었다.

메리골드홀과는 달리, 조명은 균일하지만 조도 자체가 너무 어두워서 문제다.


일단 감도를 기계가 지원하는 ISO1600까지 올렸다.(ISO3200까지 확장 감도로 지원하지만, 그 경우 노이즈때문에 거의 사용할 수 없는 지경까지 가므로 사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사용 렌즈인 70-200mm f/2.8L의 f/2.8까지 최대개방을 해도 셔터속도가 1/30 나와버린다. 1/50까지 언더노출로 잡고 찍어보았지만, 역시나 여지없이 유령 사진이 찍혀버린다. 사진사 입장에서 피사체의 움직임이 빠르면 참 난감하다. 대부분의 실내행사는 렌즈 최대개방에서 겨우 세자릿수 셔터속도를 확보할 정도로 어두운 환경에서 진행되고, 상황에 따라 장소에 따라 유연하게 촬영 전술을 수정해야한다.


M모드로 셔터속도를 고정하고 촬영하니 인물만 하얗게 강조되고 뒷배경이 몽땅 어두워지는 터널현상이 일어나 몽달귀신같은 사진이 나온다. 그래서 이번엔 Av모드로 전환하고 플래시광을 -2스탑 낮춰서 섞어썼다. 캐논의 플래시 조광방식은 Av모드에서 최대 셔터속도가 1/60으로 고정된다. 문제는 피사체가 1/60으로 찍어내기 힘들 정도로 빨리 움직였다는 것이다.(특히 이*님) 마이크를 쥐고 팔을 너무 빨리 움직이면 참 난감해진다.  더 높은 셔터속도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피사체 두명 정도를 시행착오로 보내고서야 적당한 세팅값을 찾아낼 수 있었고, 겨우 좀 사진 같은 사진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 날은 일단 장비의 한계를 실감한 하루였다. 사용 장비인 40D는 ISO1600까지 정격 감도 범위로 지원하고, ISO800까지를 실용감도로 쓸 수 있었다. 하지만 1600으로 올리고도 셔터속도 확보가 쉽지 않아 한스탑 정도 언더노출 촬영한 다음, 집에 와서 후보정 하는 방식을 썼다. 아시다시피 RAW노출 보정으로 노출을 올리면 노이즈가 살아나기 때문에, 대량의 노이즈를 감수할 수 밖에 없었다.


후반부에는 30mm f/1.4 렌즈로 가까이 다가가서 찍었는데, 오히려 이게 더 결과물이 맑아보인다. 뭐 태생상 어쩔 수 없는 초점거리의 한계가 있지만서두.


아니면 옛날에 펜탁스 장비로 촬영하던 습관대로 조리개 1.8 정도까지 지원하는 단렌즈를 사용했다면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고 쉽고 자연스럽게 찍을 수 있지 않았을까.. ISO 1600에서 f/2.8에 1/40초라면, ISO3200에서는 1/80초를 확보할 수 있었고, ISO1600 + f/1.8에서는 1/100초를 확보할 수 있어 여유롭게 찍을 수 있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f/1.2였다면 1/140 가까이 확보할 수 있을테니 상당히 여유로운 편이다. 조리개 개방에 의한 얕은 심도 문제는 고감도 언더노출 촬영에서의 노이즈 문제랑 비교하여 어느정도 용인될만한 수준이니까. 더군다나 플래시 사용을 안한다는 점에서 아주 매력적이다. 결국 결론은 ISO3200까지 실용감도로 쓸 수 있는 최신 기종을 사거나, 85mm f/1.8이나 85mm f/1.2L을 사라는거다.


항상 단렌즈로 찍다가 줌렌즈로 넘어와서 고생이 많다. 일단 이날은 뒤늦게라도 대처 방법을 알아서 결과물을 조금 살릴 수 있었지만, 좀더 여유가 허락한다면 85.8을 하나 영입하여 촬영하는게 결과물로나 정신적으로나 편하지 않을까 생각. 역시 70-200mm f/2.8L 같은건 실외용이나 공연사진용이다. D3로 ISO6400까지 올려서 방만하게 찍는 사람들 보면 가끔 부럽기도 하다.


무료 행사에 가서 내가 궂이 찍사를 도맡아 하는 이유는 연습의 가치 때문이다. 촬영이란건 장소에 따라, 내용에 따라 전술이 천차만별로 바뀌기 때문에 항상 연습하지 않으면 경험이 없어서 이렇게 해매게 된다. 어제는 정말 힘들었다. 내가 찍었소! 하고 자신있게 말할만한 사진이 나오지 않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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