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이야기/카메라 강좌

색감을 논하기에 앞서 화이트밸런스를 맞춰라

MIRiyA☆ 2009. 2. 7. 11:18

DSLR초보분들이 카메라에 익숙치 못해 충분히 좋은 장비로도 안좋은 결과물을 내놓는 모습을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쓸 글은 커스텀 화이트밸런스에 대해 강조하는 내용으로,

"숙지하지 못하면 당장 망치로 카메라를 부숴버릴것"


정도의 절대적인 레벨에 해당하는 기초 강좌입니다.

제대로 된 사진을 찍으려면 사진을 찍는 시점에

1. 의도한 노출
2. 적정 화이트밸런스
3. 의도한 심도
4. 충분한 셔터속도
5. 적절한 감도
6. 정확한 초점
7. 노이즈 예상

8. 플레어/헤이즈 발생 여부
9. 피사체의 이동 예측
10. 환경에 따른 측광

11. 손떨림

...


등등의 무수히 많은 기초사항을 숙지하고 실천해야합니다.
그중 여기서 말할 화이트밸런스는 색감을 논하는데 있어서 가장 기초가 됩니다.

사진을 JPG로 찍느냐, RAW로 찍느냐, 600만원짜리 1ds MarkIII로 찍느냐 Phase1 디지털백으로 찍느냐, 한물간 중고 *istDL로 찍느냐.. 이런 기종 사용에 앞서서 화이트밸런스는 색감에 있어서 절대적입니다.



1. DSLR을 사용하는데 있어 AWB는 신뢰하지 마십시오.
과거의 DSLR과 달리 최근의 AutoWhiteBalance(이하 AWB)는 꽤 정확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노란 백열광 등 주광과 많이 차이나는 조명에서는 완벽하지 못합니다. DSLR을 사용하면서 똑딱이만 못한 결과물을 찍지 않으려면 Custom White Balance로 사진을 촬영하십시오.

당신이 생각하는것 이상으로 빛은 민감합니다.
같은 조명이 비치는 곳이라도 위치에 따라 화이트밸런스은 가지각색입니다.
연단에 올라선 강연자의 가슴 명찰과 연단의 마이크, 연단의 명패.. 제각각 화벨이 다 다릅니다.
같은 태양빛이라도 아침의 화벨, 오후 1시의 화벨, 3시, 4시, 5시의 화벨이 모두 현격히 다릅니다.
DSLR까지나 쓰면서 카메라 센서가 통밥으로 때려맞추는 AWB에 의존하는건 극히 방만한 자세입니다.
항상 장소가 변하고, 피사체가 변하고, 시간이 변하면 커스텀으로 화벨을 다시 맞춰줘야합니다.

- 그럼 백열등하에서는 백열등모드로 찍으면 되지 않느냐?
캐논 기종의 경우 백열등모드로 찍으면 붉게 나오고, 펜탁스 기종은 미세하게 푸르게 나옵니다.
각 메이커마다 화이트밸런스 모드마다 색온도가 전부 다릅니다. 바쁘면 AWB, 가능하면 커스텀을 사용하세요.

모든 DSLR, 대부분의 똑딱이에는 커스텀 화벨 메뉴가 있습니다.
설명서를 보던 강좌를 보던 이 기능은 완벽하게 숙지하세요.


2. 화이트벨런스가 급변하는 환경에서는 RAW로 촬영하십시오.
아래의 사진은 빨강,노랑,파랑의 조명과 형광등, 메인 노란불이 섞여서 1분이 멀다하고 조명이 변하는 환경이었습니다. 이 경우 커스텀으로 맞추기도 뭣한 상황이 됩니다. 아예 AWB로 맞추고 RAW로 촬영합시다.



이 사진의 경우 너무 노랗게 나왔습니다. 비교적 괜찮다는 캐논 DSLR의 AWB도 무용지물이지요.

니콘, 펜탁스, 후지.. 모두 이런 저조도, 악조명의 격렬한 환경에서 완벽할수는 없습니다. 이런 사진을 JPG로 촬영하면 나중에 큰코다칩니다. RAW로 촬영하면 어떤 상황에서든 화벨을 화질 손실 없이 변경할 수 있습니다. 노출이나 커브 조절 역시 JPG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변경할 수 있습니다.
언제나 부족하다는 DR역시 무의미해집니다. 필라이트/리커버리로 훨씬 좋게 살려낼 수 있으니까요.


위와 같이 단 1번의 클릭으로 화벨을 완벽하게 맞추었습니다.
RAW는 후보정을 많이 하는 사람이 사용하면 좋고, JPG는 바쁜 사람이 사용하기에 좋습니다.
하루에 수백장씩 생산물을 내놓아야하는 다작성 프로들이 많이 사용하는게 JPG입니다.
아마추어들이 사용할때는 JPG가 그냥 '귀찮아서' '이게 원본이니까' '색감때문에' 이런식으로 나가더군요.

이게 원본이니까?
DSLR은 원래 후보정을 전제로 하고 만들어진 기계입니다. 보정하지 않은 RAW원본을 보면 참 빈약스럽고 어설픈게 대부분이지요. SLR클럽 1면 사진 가는 괜찮은 작품들중 무보정 리사이즈가 어느정도 된다고 보십니까? 코미디입니다. 당장 기계에서 저장된 JPG 역시 보정된 사진입니다. 제조사의 세팅에 따라 채도와 샤픈을 조절하고, 기계에 맞춰 화이트밸런스가 적용되고, 픽쳐스타일이나 픽쳐위자드등이 강하게 들어가죠. DSLR을 사용하는 사람에게 무보정 원본 JPG란 절대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DSLR사용하며 무보정 리사이즈만 옳다는건 쓸데없는 고집입니다.
현실에 순응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정으로 매꿔야합니다.

DSLR은 하이아마추어부터 프로까지를 어우르는 유저가 사용할 수 있는 기기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초보가 사용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카메라입니다. 초보가 사용하려면, 초보 이상이 되어야합니다. 달리 말해 많이 공부해야한다는것이고, 많이 연습하고 많이 연구해야합니다.
단지 기변만으로 사진이 나아질거라 생각한다면 큰코다칩니다.

기변보다 더 간단하고 부담없는게 바로 '공부'입니다.
화이트밸런스 맞추는 법, 악조건에서 초점 잘 잡는법, 더 나아가 기종별 측거점과 측거영역의 면적, 미학적으로 구도 잘 잡는 법, 다양한 광원에서 적정 노출 맞추는 법, 장소에 따라 플래시 사용하는 법... 그리고 결과물을 보정하는 법까지. 총체적인 공부가 있어야 "저 좋은 카메라 들고 생판 돈아까운 사진 찍는다" 라는 말을 듣지 않습니다.




ps.

간혹 화이트밸런스를 맞춘 사진보다 AWB로 찍은 위 사진이 실제 상황과 비슷실제 상황과 비슷하지 않냐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는데, 오히려 아래 사진이 더 실제에 가깝습니다. 사람의 눈과 카메라가 받아들여 해석한 빛이 다르기 때문이죠. AWB로 찍은게 해당 조명 상황과 동일한게 아닙니다. 저정도로 붉지는 않았습니다. DSLR은 화이트밸런스에 대해 답을 완벽히 내려줄 수 없습니다. 사람이 골라야죠.


각각 당시의 느낌을 살릴 곳이 있고 아닌곳이 있습니다.
인물 사진과 음식 사진은 화밸 보정이 필수입니다. 저 사진은 상업용으로 사용될것이기에 최초 원본으로 올리면 욕얻어먹기 딱 좋습니다. 인물 사진 역시 마찬가지고요. 그리고 저런식으로 나온 원본 역시 너무 주황빛이 강합니다. 좀 더 내려줄 필요가 있지요. 느낌 살릴만한 곳은 아마 커피숍 정도밖에 없지 않을지..

아예 화밸 찍어서 맞춘것은 또 너무 말끔해서 보는 맛이 안나지요. 그래서 중간 정도 어느 지점에서 적당히 타협하는게 보기 좋아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