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이야기/카메라 강좌

세미나/컨퍼런스 사진 잘 찍는법

MIRiyA☆ 2009. 9. 25. 22:03

이 글은 정진호님의 "대형 컨퍼런스의 메인 사진사 되기"에 대한 트랙백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간만에 블로거중 비슷한 경험을 하시는 분을 만나니 그 어려움이 이해가 되기도 해서, 제 경험도 길게 덧붙여봅니다.


http://www.slrclub.com/bbs/vx2.php?id=user_lecture&no=7747

위 링크로 접속하시면 훨씬 퀄리티 높은 버전으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저는 2007년에 용돈 모아 산 K100D로 시작해서 올해로 사진 경력 3년차가 되네요. 중간에 1년동안 KMA 한국능률협회에서 최고경영자 조찬회 메인 사진사를 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후 프로니 뭐니 깝죽깝죽거리다가 경험 부족을 깨닫고 다시 연습에 골몰하고있지요.


사진을 몇번 찍어보면 남이 찍은 사진의 EXIF 정보만 보고도 해당 행사장의 여건이 어땠는지, 촬영자가 받았을 스트레스는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일단 글에 나온 대부분의 사진들이 ISO3200, ISO1600에서 촬영된 점이 인상적입니다. DSLR카메라에 있어 ISO3200은 거의 금단의 벽에 가까운 영역이었습니다. APS-C 사이즈의 센서를 가진 대부분의 보급형 DSLR 카메라(캐논 350D~500D, 니콘 D40~D80 등등..)는 요 몇년간 ISO800 정도가 실용감도였고, ISO1600은 큰맘 먹고 찍어봄직한 레벨이었지요. 센서가 보다 큰 풀프레임 카메라(1Ds 시리즈, 5D, D3, D700 등등..)는 좀 더 여유가 있어서 ISO1600에서 찍어볼만했고, 요즘 나오는것들은 성능이 많이 좋아져서 3200까지도 실용감도로 쓸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럼 ISO가 무엇이냐, ISO는 쉬운말로 바꿔 말하면 감도입니다. 감도를 올릴 수록 빛에 더 민감해지기 때문에 어두운 곳에서 흔들림 없이 잘 찍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감도를 올리면 그에 따라 노이즈가 올라가는게 단점이지요. 그래서 대부분 낮에는 ISO100~200 까지 사용하고, 밤이나 실내에서는 최소 400에서 1600까지도 사용합니다. 그 이상은 기계 자체에서 지원하지 않거나, 깨알같은, 푸르고 벌건 노이즈 입자가 점점이 박혀서 사진을 망쳐버리기 일쑤지요. 또한 카메라 센서에 따라 다르지만 아무리 감도를 높여도 일정 수준 이상의 광량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색이 완전히 틀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니콘 최신 기종의 저채도 문제와는 또 다른 현상입니다.)


그런 면에서 정진호님이 촬영 내내 ISO3200을 유지했다는건 상당한 악조건이라는 말이 됩니다. ISO를 높이면 셔터속도가 빨라지고, ISO를 낮추면 셔터속도가 느려집니다. 셔터속도가 너무 느릴 경우, 사진을 찍는 사람이 셔터를 누를때 미세하게 떨리거나, 셔터가 움직이는 시간동안 피사체가 움직인게 사진에 반영되어 흔히 말하는 '유령사진'이 찍히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사진사는 짧은 시간동안 셔터속도에 대해 고민해야합니다. "저 피사체는 포듐에 서서 마이크 잡고 이야기만 하고 거의 움직임이 없으니 1/40sec ~ 1/60sec까지 놓아도 걱정 없겠다."라던가, "아오 저 사람 너무 움직여댄다. 감도를 더 올려서 1/90~1/120 정도는 확보해야 그나마 사진을 건지겠다" 이런 생각을 항상 하게 됩니다.


정진호님 사진중 강연자 클로즈업 사진들을 보면, ISO3200에서 조리개 3.2, 거기에 셔터속도가 1/60sec가 나오는 상황에서 200mm 화각으로 촬영한 사진이 있습니다. 이런건 한마디로 최악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호님이 약간 조여 찍는걸 좋아하시는지 조리개가 최대개방 2.8이 아니라 3.2인게 약간 의문이지만, 조리개값을 3.2에서 2.8로 개방해도 반의 반스탑 차이 날 정도니 셔터속도는 해봤자 1/80sec도 넘지 않았을겁니다. 당장 ISO3200으로 올릴만큼 어두운 상황도 무지막지하지만, ISO를 3200으로 올려도 셔터속도가 1/60sec까지밖에 확보가 안되었다는것이 대단합니다. 그나마도 셔터속도를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노출보정을 -0.3ev 정도 주었다는게 당시의 열악한 조명 상황을 보여줍니다.


정진호님은 주위에 실례가 되는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는 선에서 셔터속도 확보를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하신걸로 보입니다. 그리고 셔터속도 1/60sec에서 200mm 화각으로 촬영하셨다는건 대단한 인내를 요구하는 조건입니다. 저는 흔히 '차력'이라는 단어로 표현합니다. 대게 적정 셔터속도는 '1/(화각)sec' 정도라는걸 생각했을때, 1/60sec의 긴 시간동안 흔들림 없이 200mm 화각에서 촬영했다는건 진호님의 자세가 좋고, 내공이 높다는걸 반증하며, 수많은 실패샷중 한장을 겨우 건져내는 어려움이 배후에 있었다는걸 의미하지요.


현장의 조명 상황은 사진사에게 있어서 가장 먼저 파악해야할 절대적인 사항이고, 촬영하면서 끊임없이 고려해야할 가장 큰 환경요소입니다. 조명에 따라 사진의 퀄리티는 아래와 같이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KMA 21c 리더스모닝포럼, 강남 리츠칼튼호텔 볼룸, LG디스플레이 조미진 상무


KMA 하계 최고경영자 세미나, 제주 신라호텔 금강룸, BMW코리아 김효준 사장

첫번째 여성분 사진은 ISO200, 조리개 f/2.8, 셔터속도 1/40sec에서 77mm 초점거리로 찍었습니다.

두번째 남성분 사진은 ISO800, 조리개 f/2.8, 셔터속도 1/30sec에서 70mm 초점거리로 찍었습니다.


만약 두번째 사진을 찍을때 첫번째 사진처럼 ISO200으로 찍었다면, 2스탑 더 셔터속도가 느려지게 됩니다. 같은 ISO200이라 치고 환산해보겠습니다. 첫번째 사진을 찍을때 1/40sec 나왔고, 두번째 사진을 ISO200으로 찍었다면 1/6sec 나오게 되는거지요. 두번째 사진을 찍은 곳은 첫번째 사진을 찍은 곳 보다 약 4.5배 더 어두운 곳입니다. 뭐 여기서 ev 값에 대해 정확히 설명해드릴수도 있지만, 이건 더 어려우므로 그냥 넘어가지요.


아무튼, 아래 사진이 더 안좋은 환경에서 찍은겁니다. ISO200과 ISO800의 감도 차이로, 일단 자세히 보면 화면의 노이즈가 눈에 걸립니다. 아래 사진은 제가 최대한 안보이게 보정했지만 어쩔 수 없더군요. 그리고 셔터속도가 거의 물리 한계에 가까운 1/30sec라 촬영 당시에 한두장 찍어서는 제대로 된 사진을 건질수가 없습니다. 물론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서 1/3sec에서 200mm로 찍을수도 있습니다. 사람인지 콘크리트인지 구분이 안되는 한계까지요. 한 이삼십장 찍어서 건질까 말까 한 속도입니다. 하지만 내가 흔들리지 않는다고 사진이 잘 찍히는건 아닙니다. 모델이 움직여버리니까요. 다행이도 이날 모델분이 강연을 하며 아주 천천히 움직이셨기에 망정이지, 조금이라도 더 빨리 움직였다면 저 마저도 건지지 못할뻔 했습니다. 이런 한계 상황일 경우 후보정을 염두하고 노출값을 -0.3ev ~ -0.7ev까지 내려서 셔터속도를 조금 더 확보하는 등의 테크닉을 써볼수도 있습니다.





화이트밸런스 역시 사진의 퀄리티를 결정하는 큰 축입니다.

아래 사진은 제가 찍었던 아주 큰 행사에 나온 강연자분의 사진입니다. 수많은 언론사 기자들이 나와서 촬영을 했고, 저 역시 메인기사로 중간에 끼어서 촬영을 했는데요, 재미있게도 찍은 사람마다 사진이 제각각입니다. 한번 보지요.


KMA 최고경영자 조찬회, 남산 그랜드 하얏트 서울 그랜드볼룸,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


같은 장소, 같은 인물을 촬영하였지만 피부톤과 느낌이 많이 다르지요? 우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봅시다.


# 1번은 적정 화이트밸런스인것 같으나 표정이 에러입니다. 

그리고 뭔가 뒷배경이 너무 푸른걸 보니 성능이 좀 떨어지는 기종으로 촬영한것 같네요. 당시에 시간이 많이 급하셨나봅니다. 표정이 저렇다면 다시 한두장 더 찍었어야할텐데 아쉽네요.


# 2번 우하단은 색온도가 낮게 잡혀 붉은끼가 흐릅니다. 

뒤쪽 배경의 흰 글씨 역시 희지 않고 붉은게 눈에 띕니다. 이 정도 틀어진걸 보정하는데는 1초도 걸리지 않지만 대게 기자들은 시간에 쫒기다보니 몽땅 생략하는듯.


# 3번은 잘 맞춘것 같은데 머리가 커서 다른 부분을 볼 수 없는게 아쉽네요.

이건 아마 당시 푸른 배경이 없는 각도인 왼쪽에서 최대 망원으로 찍었나봅니다. 사진 모델인 제프리 이멜트 회장이 강연중에 앞에서 사진찍는걸 많이 꺼려했거든요. 


# 4번은 플래시를 사용했네요. 

피사체 머리 뒤쪽 배경에 그림자가 찍힌게 보입니다. 조찬회장에서 플래시를 쓰는건 피사체에게 실례되는 행동입니다. 조사각을 잘 조절했다면 뒤쪽에 그림자가 찍히지 않게 잘 했겠지만, 촬영 장소인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은 천장이 매우 높고, 검정색에다가 이상한 혼합광까지 섞여있는 곳이라 바운스를 칠 수 없는 최악의 장소였습니다. 이 경우 최선의 해결책은 발광량을 최소로 세팅하고 그림자가 잘 보이지 않게 찍은다음 최대한 후보정하는것입니다.


# 5번 좌하단 역시 색온도가 낮게 잡혔습니다.

대부분 카메라의 AWB(자동 화이트밸런스) 성능이 별로 좋지 않기 때문에, 카메라 자체에서 화이트밸런스를 잘 맞춰주지 못한 케이스입니다. 실내 행사는 대부분 인공광 밑에서 찍기 때문에 AWB 성능에 의존하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때는 반드시 커스텀 화이트밸런스 기능으로 수동으로 맞춰줘야합니다. 행사장 입장하자마자 천정의 조명부터 확인하고 화이트밸런스를 맞춘 다음 촬영을 시작해야합니다.


# 6번 좌상단은 틴트가 어긋났습니다.

화이트밸런스에는 색온도와 틴트값의 두가지 요소가 있는데, 색온도가 낮으면 붉게, 색온도가 높으면 푸르게 나옵니다. 틴트가 낮으면 녹색끼가, 틴트가 높으면 보라색(정확히는 마젠타)끼가 돌지요. 이 사진은 마젠타가 너무 강합니다.


# 7번은 구도와 자세는 무난하나 붉은끼가 약간 도는게 흠입니다.

약간 노출 오버의 느낌이 나지만, 화이트밸런스만 잘 맞았다면 허용 가능할 정도의 노출량이었을겁니다. 피사체를 촬영하기 전에 망원으로 쫙 끌어당겨 피사체 앞의 흰 명패에 화이트밸런스를 맞추고 촬영을 시작했으면 더욱 좋은 사진이 나왔을거라고 예상합니다.


# 8번은 제가 찍은겁니다 :)

사진은 첫째가 기술이고, 둘째가 뻔뻔함입니다. 주최측에 이야기해서 조명을 더 밝게 해줄 수 없는지 물어보고, 남들은 다니지 않는 독특한 장소에서 화각을 달리해 촬영하고, 한 피사체에서 만족할만한 구도와 자세가 나올때까지 20분동안 미동도 안하고 촬영해야 원하는 작품을 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행사장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행사장의 조명을 파악하여 커스텀 화이트밸런스를 설정하고, 그 이후부터 촬영을 하는게 좋습니다. 물론 촬영시 악조건에서는 반드시 RAW 촬영을 해야합니다. JPG 촬영을 할 경우 8bit 포멧의 한계로 후보정할때 큰 제약이 따릅니다. RAW 촬영할 경우 화이트밸런스 보정에 1초도 걸리지 않고(빠를 경우) 색 손상도 없습니다. 노출 보정의 폭 또한 훨씬 넓어서 잘못 찍은 사진을 약간의 보정으로 건져낼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각 카메라 메이커마다 색감 차이가 거의 없이 입력된 신호 그대로 들어오므로 자기 맘대로 노이즈 보정 툴을 돌리기에도 좋습니다. 만약 후보정 없이 한큐에 결과물을 뽑아낼만한 확신이 있을때, 화이트밸런스가 안정적일때만 JPG를 써야겠지요. 가령 스튜디오가 갖춰진 사진관이라던가, 낮에 피팅모델을 찍는다던가..






행사장 전경을 찍는 요령

행사장 전경 사진을 찍을때는 최대한 행사장이 넓고 웅장하게 보이게 찍어야 하며, 사람들이 많이 들어차 보이게 찍어야합니다. 장소가 1000명 공간인데 200명밖에 안왔다, 그럼 뒤쪽 휑한 자리들은 잘라버리고 찍으면 그만입니다. 


KMA 최고경영자 조찬회, 남산 그랜드 하얏트 서울 그랜드볼룸


이 날 뒤쪽의 예비 테이블 두어개는 사람이 없어 병풍으로 가려놨을겁니다. 행사장 전체를 찍을 필요 없이 잘라서 적절히 예뻐보이면 됩니다. 근데 가끔은 이런 미치고 팔짝 뛰는 경우가 생깁니다.


OSCON2008


지금 이건 줌 당긴 샷이지만, 행사장 전경 사진을 찍는데 앞에서 떠억하니 자고있는 사람들이요. 이 경우 뭐 편집해버리기도 난감하고, 어쩔 수 없이 알아서 피해갑니다만 가끔씩 이런 케이스가 걸릴 경우 사진 찍는 사람 입장에선 참 곤란합니다. 졸리게 강연하는 강연자를 원망해야지요.






정확한 초점

초점은 아주 중요합니다. 화질이 아무리 좋은 카메라라도 초점이 개판이면 사진 찍는것 자체가 무의미합니다.


KMA 최고경영자 조찬회, 남산 그랜드 하얏트 서울 그랜드볼룸


위 사진은 제가 카메라를 K10D에서 40D로 기변하게 된 가장 큰 이유였지요. 물론 저 사진은 제 실수입니다. 카메라 AF 측거점을 가운데로 설정한 상태에서 반셔터를 눌렀기 때문에, 화면 정 가운데인 식탁에 맞아버린거죠. 완벽한 구도에 완벽한 타이밍이었지만 아깝게 버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K10D의 6년 묵은 AF센서는 일단 저광량에서 초점을 잡으면 자꾸 버벅거리며 잡지 못하는 탓에 측거점을 바꾸고 반셔터를 누를 타이밍이 없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40D였다면 기본적으로 초점 잡는 속도가 빠르므로 측거점이 엄한데 가있더라도 맞춘 다음 바로 구도를 수정하면 되기에 건질 가능성이 높았을겁니다. 1D/D300/D3 등 플래그십 기종이었다면 수십개의 측거점으로 근거리 우선을 디폴트로 놓고 여유롭게 찍을 수 있었겠지요.


그 외에 플래시를 사용할 경우엔 카메라의 AF센서가 파장이 다른 빛에 오작동하여 전핀이 나는 경우가 많음을 유의해야합니다. 이 경우 적절한 조리개값으로 촬영하는 센스가 있어야하고요, 조리개값으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임의로 초점을 더 뒤로 맞추는 테크닉이 필요합니다.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고 찍을 경우, 셔터속도를 확보하기 위해 조리개를 최대한 개방하는게 대부분입니다. 마음껏 조일 수 있는 밝은 낮에 찍는것과 동일하게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낮은 조리개값에 따른 얕은 심도로 초점이 맞은 부분을 제외하고 앞뒤가 흐려지는 경우를 유의해야합니다. 85mm f/1.2 같은 렌즈로 가까이에서 찍으면 초점이 코에 맞았을때 눈부터 흐려질수도 있습니다. 조리개값이 낮은 렌즈를 사용할때는 가까이에서 찍느냐, 멀리서 찍느냐에 따른 심도 변화도 고려해야합니다. 작은 피규어나 꽃 등을 찍으면 번들렌즈로도 뒷배경이 잘 날아가는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플래시 사용에 대해

대부분의 행사 사진 하면 플래시는 필수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특정 장소의 특정한 여건에만 한정되는 것이지, 모두 플래시가 필수인건 아닙니다. 오히려 플래시가 사진을 망치는 장본인이 될 수 있습니다.


KMA 최고경영자 조찬회, 남산 그랜드 하얏트 서울 그랜드볼룸


촬영자의 세팅에 따라 같은 시간 같은 행사장의 사진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예입니다.

위는 Canon EOS 30D + 24-70L + 580EX로 촬영하였고, 아래는 Pentax K10D + Sigma 30mm f1.4로 촬영한 사진입니다. 장비의 가격만 따지면 첫번째 사진을 촬영한 장비가 두번째 사진을 찍은 장비 가격의 3배에 가깝습니다. 그럼 무엇이 이런 차이를 낳았을까요? 위 사진에는 세가지 실책이 들어있습니다.

 

첫째는 수평입니다. 광각 촬영하며 수평을 잘 맞추지 않아 사진이 오른쪽으로 다소 기울어보입니다. 수평을 맞췄다면 좀 더 깔끔하게 보였을겁니다. 수평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시 이야기하지요.


둘째는 화이트밸런스, 셋째는 플래시 사용의 혼합 문제입니다.

일단 사진을 보면, 사진 앞쪽의 의자는 희게 보이지만, 점점 앞으로 멀어질 수록 어두워지며 누런끼가 올라오는게 보일겁니다. 그 이유는 플래시 사용 때문이지요. 카메라의 플래시가 아무리 비싼 기종이라도 자기가 태양이 아닌 이상 조광량에는 한계가 있고, 빛이 닿을 수 있는 거리 역시 한계가 있습니다. 580EX가 아니라 메츠 76CL을 4개 묶어 찍어도 아마 저런 사진을 벗어날 수 없었을겁니다. 자기가 뭔데 75m 거리까지 닿도록 빛을 비추나요. 사람들 눈 뺄 일 있습니까. 행사장 조명은 당시 노란 백열등 위주였고, 카메라 플래시는 태양빛에 가까운 백색광이기 때문에 둘이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EXIF 정보를 보면, 첫번째 사진은 플래시를 적목감소모드로 천정에 바운스친걸 알 수 있습니다. 적목감소는 플래시 발광 전에 순간적으로 작게 선발광을 시키는 기능입니다. 먼저 선발광이 일어나고 그 다음 메인 발광이 일어나기에, 메인 발광 이전에 밝은 빛에 노출된 모델의 눈 동공이 작게 축소됩니다. 동공이 축소되며 동공내 반사에 의한 레드아이 현상이 억제되지요. 하지만 이렇게 넓은 장소에서 적목감소를 사용해봐야 전혀 효과도 없고, 사람들이 다 뒤돌아서있으니 사용할 필요도 없습니다. 낮에 누가 라이터 켠다고 눈부실 사람 없잖습니까.


이때는 두번째 사진처럼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고 찍는게 정답입니다. 화이트밸런스를 행사장 조명에 맞게 고정하면 색이 하얗고 깔끔하게 나오며,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느낌이 아니라 당시 행사장의 자연스러운 느낌을 그대로 살릴 수 있습니다. 만약 하얗게 나오는게 취향상 자연스럽지 않다고 생각될 경우 원하는데로 화이트밸런스를 다시 적용해주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무드 있는 카페라던가, 이런 곳에서는 약간 노란 끼가 있어야 그럴싸하겠지요. 요약해서 말하면.. "실내 전경 사진에서 플래시를 사용하지 말라"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보통 플래시는 인물 상반신샷 등을 찍을때 사용되는데, 저는 웬만해서는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스튜디오에서라면 당연히 플래시를 써야하고, 야외에서도 플래시는 거의 필수지요. 하지만 백열광이 주광인 실내에서 플래시를 잘못 사용하면, 플래시 빛이 닿은 부분만 푸른끼가 돌거나 얼굴 라인을 타고 컬러 그라데이션이 생기는 최악의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플래시를 사용한다면 M모드에서 강하게 발광시켜 빛으로 압도하느냐, 아니면 Av모드에서 적당히 빛을 섞어주느냐로 나뉘는데요, 대게 포듐에서 강연하는 사람에게는 주피터 같은 스포트라이트가 여럿 겹쳐서 비치기 마련입니다. 이 경우 플래시로는 무슨짓을 해도 괴물같이 강력한 스포트라이트를 당해낼 수 없습니다. 따라서 빛이 애매하게 섞여버리는거죠. 스포트라이트가 강할 경우 웬만하면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저는 광 혼합시 일어나는 컬러 콘터미네이션을 막기 위해 위와 같은 컬러 필터도 자작해서 사용해봤습니다. 램번시 디퓨저 앞에 로덴스톡 85B 필터를 장착한건데, 가격만 거의 십 얼마 들었네요. 85B 필터는 필름 사용하던 시절에 화이트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사용하던 장비인데, 디지털 시대가 된 요즘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제품입니다. 저 노란 유리를 플래시 앞에 달았으니 플래시 앞에서 노란 빛이 나가게 되는 원리를 노렸습니다.



첫번째가 플래시 그냥 직광, 두번째가 플래시 사용하지 않은 사진, 세번째가 플래시에 필터 끼워서 사용한겁니다. 첫번째 사진은 글씨와 뒷배경에 푸른끼가 섞인게 보이는데, 세번째건 컬러가 상대적으로 자연스럽지요. 가운데 사진 처럼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사진의 노출차가 커서 컨트라스트가 높아지기 때문에 인물 얼굴을 찍을 때 해골처럼 나오는 현상이 발생하곤 합니다. 이 경우에는 미리 행사장 세팅시부터 포듐 스포트라이트와 배경 조명의 차이를 줄이도록 이야기를 해야합니다. 사진 찍는것만큼 중요한게 환경 관리니까요.


강한 노출차로 사진을 망친 예. 하이라이트 부분이 다 날아가 복구할수도 없다.


ps. 요즘엔 저거 안씁니다. 너무 무거워서 플래시 헤드에 무리가 가기도 하고, 장소마다 화이트밸런스가 미세하게 다르기에 보통 맞추기 까다로운게 아닙니다.





수평에 대해

풍경 사진, 행사장 전경 스케치 사진의 경우 수평은 아주 중요합니다.


와튼스쿨-KMA 최고경영자과정 수업,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 에메랄드홀


이 사진의 경우 제가 땡초보때 한창 수평때문에 골머리 썩던 당시 찍은 샘플입니다.

두번째 사진은 수평을 벽면 윗부분 기준으로 맞추었고, 세번째 사진은 약간 아래쪽 벽면 가로선을 기준으로 맞추었습니다. 가장 잘 맞은건 첫번째것이고요. 수평을 맞출때는 가로선을 기준으로 맞추면 안됩니다. 광각 촬영을 할 경우 수평이 쉽게 틀어지는데, 가로선은 원근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세로선을 기준으로 맞춰야합니다. 위 사진의 경우 기둥을 기준으로 맞추면 되겠지요.



그리드 스크린을 장착하고 좌측의 기둥 부분에 수평을 맞춘 모습


필요하다면 그리드 스크린 등의 보조 장비를 구입하여 사용하는것도 좋습니다. 수평 맞출때 기준선이 있으니 도움이 되지요.(니콘은 전자식 격자가 나오니 안사도 됩니다-_-a)

그리고 당시에는 제가 크롭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았지만, 위쪽 천정을 조금 잘라내어 와이드하게 크롭했다면 좀 더 웅장한 사진이 되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습니다. 아무튼 샘플이니..





집중력, 파악력

사진을 찍을때는, 최대한 가까이 다가서서 찍는게 좋습니다. 망원으로 멀리서 당기는것 보다는 5m 전후에서 피사체의 움직임 일거수 일투족까지 읽어내며 촬영해야합니다. 행사장에 들어서서 가장 먼저 하는 작업이 조명을 파악하고 화이트밸런스를 맞추는 작업이라면, 피사체 앞에 섰을 때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피사체의 성격을 파악하는 일입니다. 이 사람은 포듐 앞에 서서 정해진 자료만 국어책처럼 읽는 단조로운 사람인지, 스티브 잡스 마냥 핀 마이크 달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인지를 파악해야합니다. 만약 빠르게 움직인다면 셔터속도는 최소한 1/90sec은 확보해야하고, 느리게 움직이는 사람이라면 1/40sec은 확보해야합니다. 그 이하에서는 피사체가 움직여버리기 때문에 사진을 제대로 건질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해당 피사체의 강연 스타일을 파악해야죠. 한쪽에 마이크를 쥐고 한손으로 포즈를 취하는 스타일인지, 움직인다면 어느정도 범위 안에서 움직이는지, 갑자기 돌발적인 액션은 취하지 않는지 등등.. 일단 강연이 시작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중하고, 강연자도 긴장하기 때문에 카메라를 들이대기 쉽지 않습니다. 일단 처음 10분 이상은 피사체의 성격을 파악하고, 강연이 어느 정도 진행되어 긴장도 풀어지고 자연스러운 포즈가 나올때 앞에 나가 촬영을 해야합니다.




만약 피사체가 왼손에 마이크를 쥐고 오른손으로 주먹을 불끈 쥐며 포즈를 취한다면, 미리 측거점을 우상단으로 맞추어 피사체의 상반신중 머리 부분이 측거점에 오도록 몰아넣고, 계속 반셔터를 잡으면서 기회를 노립니다. 그러다가 피사체가 오른손 주먹을 불끈 쥐고 들어올릴 때 이때다! 하고 연사를 날리면 됩니다. 저는 보통 한 강연자당 최소 5번 이상씩은 준비-촬영 과정 사이클을 돕니다. 그러다가 어느 한 순간 "아...! 잡았다!" 하는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때는 얼굴에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뒤로 빠져나와야지요.





사진찍는 자세

사진을 찍을때는 셔터속도를 확보하는 세팅도 중요하지만, 카메라 쥐는 자세도 중요합니다. 카메라를 파지하는 자세는 왼손으로 적당히 렌즈를 감싸 받치고, 오른손으로 카메라 그립을 잡은 상태가 기본입니다. 여기서 왼손 팔꿈치를 가슴에 단단히 붙이고, 카메라 후면 액정에 얼굴을 최대한 밀착시키면서 자세를 안정시켜야합니다. 혹독한 환경에서도 안정된 자세라면 좋은 한장을 건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대게 자세만 봐도 저 사람이 어느정도 사진을 찍는지 급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길 가다가 본 어떤 사람은 슬림 카메라 다루듯 DSLR의 양 옆을 잡고 찍더군요. 아니면 간혹 왼손으로 렌즈를 받치는게 아니라 엄지손가락이 렌즈 아래로 가고 나머지 손가락을 위로 올려 쥐는 방식, 다시 말해 손등이 하늘을 향하게 쥐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 경우 왼손으로 카메라를 거의 받쳐주지 못해 아주 불안정해집니다. 친구들이 사진 찍는걸 옆에서 바라보면 셔터를 누를때 미세하게 흔들리는게 눈에 보입니다. "쟤 흔들렸군"하면 흔들린 사진이 나오는거죠. 찍는 본인 역시 셔터를 눌렀을 때 "젠장 이번건 흔들렸겠군"하고 느낌이 와야합니다. 카메라나 렌즈의 SR, IS같은 손떨림 보정 기능을 이야기 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자세가 부실하지 않나 체크해봐야지요.



저는 친절한 사람이기 때문에 비주얼을 곁들여 설명해드립니다. 야밤에 작업복 입고 장난 아니군요. 가장 좋은 자세는 이렇게 왼손으로 렌즈를 받치고 오른손으로 그립을 감아쥔 자세입니다. 줌을 사용하거나 수동 초점을 사용할 때 왼손으로 렌즈를 조작하면 되고, 오른손으로는 바디 그립을 잡으면서 각종 조작을 하는거죠. 긴 망원 렌즈 역시 비슷한 자세입니다. 왼손만 조금 더 앞으로 잡아주면 되죠.



그 상태에서 왼쪽 팔꿈치를 자기 왼쪽 갈비뼈 하단에 붙이고, 오른팔 팔꿈치는 약간 든 상태에서 눈을 뷰파인더에 대고 액정에 코를 밀어붙이면 됩니다. 나중에 짬이 좀 생기면 이마로 밀어도 됩니다. 뭐 왼쪽 눈을 떠도 되지만 대게는 찡그린 표정이 나오기 일쑤입니다. 사진을 찍을때 얼굴은 좀 상할것을 각오하고 자세를 취해줍시다.





촬영 장비

촬영 장비는 아주 중요합니다. 크게 카메라와 렌즈로 나눠서 이야기해볼게요. 일단 카메라의 경우 행사 사진을 찍을 때 체크해야할 두가지 큰 요소가 있습니다. 첫째가 AF, 둘째가 ISO입니다.




카메라 AF

일단 제가 초기에 주로 사용하였던 Pentax K10D는 AF(자동초점) 성능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AF성능은 촬영시 광원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요, 주로 어두워지면 어두워질수록 초점을 느리게 잡거나 부정확하게 잡아냅니다. AF를 수행하는 측거점이 크로스센서이냐, 라인센서이냐가 중요한데, 캐논 450D 등 세자리 보급기들은 가운데 측거점만 크로스센서고 나머지 주변부 센서들은 라인센서라 성능이 많이 떨어집니다. 이 경우 어두운데 들어가면 가운데는 잘 잡고 주변부 측거점을 이용하면 잘 안잡히는 경우가 자주 생기는걸 느낄 수 있을겁니다. 반면 캐논 중급기인 40D는 9개의 측거점중 9개 모두가 크로스센서인데, 이 기종을 이용하며 어두운곳에서 AF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은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센서가 크로스냐, 라인이냐도 중요하지만 센서 자체의 검출 범위도 중요합니다. 기종별로 AF센서의 검출 범위가 -1ev부터 16ev까지 지원하는것도 있고, 0ev부터 16ev까지 지원하는것도 있습니다. 주로 최소 ev값이 낮은 센서가 저광량에서 성능이 우수합니다.



위는 후지 s5pro, 소니 a700, 캐논 EOS 40D, 펜탁스 K20D, 니콘 D300의 각종 테스트 결과입니다. 여기서 유심히 볼 부분은 아래쪽의 그래프인데요, 그래프의 y축은 AF속도, x축은 광원의 밝기입니다.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더 어두운 환경입니다. 제가 사용하던 펜탁스 K10D와 K20D의 AF센서가 같은데, 잘 보시면 K20D의 저광량 AF성능이 가장 좋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주로 ev6을 넘어가면서 속도가 확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소니 a700의 경우 ev3부터 떨어지네요. ev 값이 낮으면 낮을 수록 어두운 환경이라는 뜻이거든요. 결과적으로 저는 K10D에서 40D로 기변했습니다. 어두운 환경인 ev3~ev6까지도 AF속도가 별로 떨어지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대게 세미나 사진은 극히 어두운곳에서 찍기 일쑤기 때문에, 상당한 수준의 AF성능이 요구됩니다. 그래서 대게 프로들은 1D markIII나 D3 등 플래그십 카메라를 사용합니다.


AF센서는 측거점 숫자도 고려할 요소지만, 여기서는 생략하겠습니다.


참고 : ev6은 ISO100에서 조리개 2.8일때 셔터속도가 1/6sec 나오는 환경입니다. ISO를 1600으로 올리면 조리개 2.8에서 셔터속도가 1/120sec 정도 나옵니다. 제가 가장 자주 찍는 환경이 1/40~1/120sec 사이의 환경입니다. 이렇게 행사 사진 촬영시 자기 목적에 맞는 장비를 선택하는것이 좋습니다. [ev 계산식 참조]




카메라 - 고감도 저노이즈 성능

대게 취미 사진사들은 낮에 사진을 많이 찍기 때문에 ISO(감도)를 별로 올릴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ISO100~200 사이에 놓고 셔터속도가 1/1,000~1/8,000 사이에서 찍게 되는데요, 실내 행사 사진을 찍을 경우 저런 호강은 못한다고 봐야합니다. ISO는 기본 800에서 대게 1,600~3,200까지 가기도 합니다. 감도를 엄청나게 올려야 겨우겨우 셔터속도가 확보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요. 이때 봐야 할 성능이 고감도 저노이즈 성능입니다. 감도를 올리면 필연적으로 그에 상응하는 노이즈가 따라옵니다. 내가 선택할 기종이 ISO1600, ISO3200에서 어느정도 노이즈를 보이느냐를 미리 체크해두어야합니다.


주로 노이즈는 센서 크기와 크게 연관이 있습니다. 센서가 큰 풀프레임 카메라(캐논 1Ds 시리즈, 5D 시리즈, 니콘 D3/D700, 소니 a900 등)는 센서가 상대적으로 작은 APS-C 판형 카메라보다 노이즈가 훨씬 적습니다. 대게 APS-C 카메라가 ISO1600 놓고 겨우 쓴다 하면 풀프레임 카메라는 ISO3200, 6400까지도 바라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풀프레임 카메라가 꼭 좋은 면만 있는건 아닙니다. 필연적으로 가격이 확 올라가버리고, 대게 AF 영역에서 손해를 봅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캐논 5D와 5D markII입니다. 저가형 풀프레임을 천명하고 나온 이 기종은 풀프레임 센서를 달고 나온 대신 AF센서의 성능이 많이 떨어집니다. 앞서 측거점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5D의 경우 가운데만 크로스센서고 나머지는 라인센서라 저광량에서 믿을만한건 가운데 센서밖에 없습니다. 행사 촬영시 가운데 센서로만 초점을 잡고 구도를 나중에 바꾸는 식으로 써야한다는거죠. 저처럼 측거점을 우측 위에 맞춰두고 인물 얼굴에 초점을 맞추어 여백을 두고 찍는 테크닉을 쓸 수가 없습니다. 억울하면 AF센서가 훨씬 강력한 1Ds 시리즈나 D3/D700 등으로 기변하면 됩니다. 가격은 올라가고요-_-;;


각 기종별 고감도 저노이즈 성능은 Imaging Resource에서 비교하실 수 있습니다.



이런 세팅을 해놓은 사진들을 각기 다른 카메라로 찍어서 데이터화 해놨기 때문에 각 기종간 고감도에서 어느 정도 노이즈가 나오는지, 고감도에서 어느 정도 선예도를 유지하는지 쉽게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위는 제가 초기에 사용했던 Pentax K10D고요, 아래는 기변했던 Canon EOS 40D입니다. 같은 ISO1600인데, 노이즈의 차이가 느껴지나요? 최근 나오는 Pentax K-7이나 Canon EOS 7D 같은 제품들은 더 좋더군요. 저같이 행사 사진을 촬영하는 사람은 이 카메라를 사용하는게 목적에 맞습니다. 이것도 캐논이 좋네 펜탁스가 좋네 메이커만 갖고 이야기할게 아니라, 각 기종별로 비교해봐야합니다. K20D랑 EOS 50D랑 비교하면 K20D의 디테일이 더 나은것처럼 각각 기종마다 특색이 있습니다. 이런식으로 사용 목적에 맞게 자기 장비를 선택하는게 정신 건강에도 좋고 사진 결과물에도 좋습니다.




렌즈

가끔 사진 동호회의 갤러리에 보면 캐논 L렌즈라 역시 사진이 다르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십중 팔구 초보라고 보시면 됩니다. 대게 사진은 렌즈빨 이전에 기본적인 세팅을 하는 실력에 따라 좌우됩니다. 저 앞에서 예로 들었던 플래시 사용시 행사장 전경사진 비교처럼, 일단 세팅을 잘 해야 사진이 잘 나옵니다. 렌즈는 그 이후입니다. 물론 가격이 비싼 렌즈는 좀 더 대구경에 낮은 조리개값을 갖고있어서 셔터속도 확보에 유리할 수 있고, 해상력이 뛰어나 확대해봤을때 머리카락 한올한올 잘 표현해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MTF 차트 등을 놓고 렌즈 자체의 해상력만 비교하는건 바보같은 짓입니다. 사진이 일단 찍힌 이상 크게 확대하지 않고 웹용으로 작게 리사이즈 했을 경우 해상력 비교가 거의 무의미해집니다. 또한 고감도 촬영을 해야하는 실내 행사 촬영의 경우, 이미 고감도 저노이즈 프로세싱 과정때문에 사진이 어느정도 뭉개집니다. 그래서 렌즈간 해상력 차이는 거의 구분하기 힘든 실정입니다. 




가격 225만원짜리 Canon EF 85mm f/1.2L USM과 40만원짜리 Canon EF 85mm f/1.8 USM으로 각각 사진을 찍었을때, 과연 전자가 5배 가격의 가치를 할까요? 표현을 위해 f/1.2의 조리개값을 사용하지 않는 이상 앞의 렌즈는 상황에 따라 그리 좋은 선택이 못될수도 있습니다.


일례로, 예식장에서 사진 찍는 프로들은 85.2L보다는 85.8을 선호합니다. 85.2L의 AF속도가 굉장히 느리기 때문에 신속한 기동이 필요한 예식장에서 사용하기 힘들기 때문이죠. 게다가 85.2는 무게만 거의 1kg 가까이 되는 유리덩어리입니다. 85.2와 85.8의 선예도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은 이상 85.2를 선택할 이유가 없지요.




또다른 예는 음식사진입니다. 200만원짜리 Canon EF 35mm f/1.4L USM(일명 사무엘) 렌즈와 38만원짜리 Canon EF 35mm f/2.0(일명 사무캅) 렌즈를 비교하자면, 가격이 훨씬 저렴한 후자가 더 찍기 좋습니다. 최소 초점거리가 25cm라서 더 들이댈 수 있거든요. 반면 전자는 30cm라서 5cm 더 뒤에서 찍어야합니다. 표현의 한계가 생기지요. 최소 초점거리가 40cm인 Sigma 30mm f/1.4 EX DC HSM은 음식사진 찍으려면 테이블에서 팔을 머리 높이까지 들어올려야 할 정도입니다.


이렇게 자기 쓰임새에 맞는 렌즈를 골라야합니다. 무조건 최고급 렌즈라고 선호하지 말고요. 어차피 조리개 최대개방 노플래시로 사용하는 이상 비싼 줌렌즈보다는 단렌즈가 좋은 선택이 될수도 있습니다.




이상 여기까지 글을 마칩니다.

첫째가 카메라를 완벽하게 컨트롤 하여 원하는 컨셉의 사진을 이끌어내는 기술, 둘째가 행사장 환경을 컨트롤하여 사진 찍기 좋은 환경으로 만드는 능력입니다. 고집을 부리지 않고 셔터속도 확보를 우선으로 촬영 환경을 만들어나가면 반드시 좋은 사진으로 돌아오게 될겁니다.




ps. 시작은 정진호님 글에 대한 트랙백이었는데, 어느 순간 강좌로 바뀌어버렸습니다.

이 글은 적당히 편집하여 SLRclub 유저사용기에도 동시에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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