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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공지의 시대는 끝났다(2)

MIRiyA☆ 2009. 2. 7. 09:55

며칠전 "이젠 공지의 시대는 끝났다."라는 글을 적었지요.

카페를 이용하는 회원들은 게시판 상단의 공지글을 제대로 읽는 일이 없고, 공지글을 읽는데는 상당한 수준의 기회비용과 귀차니즘이 수반된다고 캐주얼한 글을 적었습니다. 그 글 말미에 사용자의 추가적인 액션이 없이도 공지를 볼 수 있도록 다음 카페의 양식 기능을 이용해 글쓰기 화면에 강제로 공지사항을 보여주는 시스템을 활용하면 된다고 적었습니다.


바로 어제 양식 기능을 이용하여 공지사항을 개선하였고, 그에 따른 경과를 보여드립니다.

아래는 예전 공지의 모습입니다.



보는 바와 같이 등급제도에 대한 안내, 그리고 등업 양식에 대해 적었습니다.

위의 문제는 다소 보기 불편하고 눈에 확 와닿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험블하게 디자인 된 탓에 '저거 대충 무시하고 등업글 써야겠다'라는 헤이한 기분이 들게 만드는 면이 다소 있습니다. 그걸 아래와 같이 개선하였습니다.




일단은 "이렇게 하면 등업이 된다"를 정확히 명시하고 노란색 글상자를 이용해 입력폼을 만들었습니다.

(해상도가 높은 모니터로 화면을 봤을 때 글이 옆으로 넘치는 다음 카페의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 글의 앞에 [div style="width=700px"]를, 뒤에 [/div]를 넣어 가로 폭을 700으로 제한하였습니다.)


이제 이용자들은 미리 만들어진 서식을 보고 노란 글상자 안에 주관식 문제를 푸는 기분으로 한줄 한줄 입력하기만 하면 됩니다. 글쓰기 버튼을 클릭하자마자 눈앞에 문제지가 펼쳐지니 게시판 상단의 공지를 보지 않은 사람도 등업글을 쓰는데 무리가 없습니다.


그럼 위 양식 지정 기능을 이용하였을 때 당장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체크해보지요. 저번 글에서는, 기존 등업 공지를 사용하였을 때 "첫페이지 20개의 글 중 공지를 지킨 글은 2개 뿐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즉 10%만이 공지를 지킨거죠. 저는 그 이유가 '사람들이 공지를 보지 않았기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평소 스타일대로 직접 떠먹여주기로 했습니다.
 

체크해보니 첫페이지 20개의 글 중 공지를 지킨 글이 15개로 늘었습니다. 거의 75%가 공지 양식대로 지켜주었습니다. 약 7.5배의 효율 향상이 있었네요. 이를 통해 카페 관리자는 공지를 지키지 않은 글을 보고 받는 심리적 스트레스를 상당부분 덜어낼 수 있으며, 이용자는 이용자대로 삽질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됩니다.


문제는 위와 같이 떠먹여줘도 뱉어내거나 얼굴 찌푸리는 애들인데요, 아래의 경우는 참 고약하군요.




이런식으로 귀차니즘에 온 몸이 나른해져 쓰다 만 사람도 있고, 심지어 그 공지양식을 다 지우고 지 멋대로 몇줄을 찌끄린다음 풀어버린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좀 정신적인 데미지를 더 받게 되는데...



"시발 이렇게 떠먹여줘도 제대로 안쓰는 자식들은 뭐하는 정신머리야? 이런놈들 모두 강퇴해버릴까?"


아무튼, 아무리 가르쳐줘도 못하는 사람은 어디에나 넘쳐나고, 다음 카페를 사용하다보면 인구통계학적으로 드물게 보이는 사이코패스나 고의성지적장애자들을 많이 보게됩니다. 뭐.. 일단 현재 게시판의 등업 양식만 바꿔놨지 게시판내 기존 공지사항은 변경하지 않았습니다.(좀 더 퀄리티 향상이 필요했기에) 그걸 보고 사람들이 공지를 지켜야할지, 아니면 이 등업양식을 지켜야할지 고민하다가 싹 밀고 다시 쓴게 아닐까.. 하고 혼란을 느낀게 아닌가 생각하기도 합니다. 뭐 공지사항 다시 써도 저 삽질이 다 사라지는건 아니리라 확신하지만요.


아무튼 결론은, 위와 같이 직접 떠먹여주는 등업 양식을 적용하니 효과가 꽤 있었다.. 정도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