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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지기가 운영자를 의심하면 안된다.

MIRiyA☆ 2009. 6. 17. 18:27

최근에 다음 카페 리더모임에 들어가서 글을 읽다가, 빈번하게 올라오는 카페지기들의 불안감을 목격하였다.


운영자와 카페지기가

관리가 동급으로 되여 있어서 개선이 피요합니다
즉 카페지기에게 운영자의 권한을  주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게시판이나 메인등등 회원등급권한등등
운영자의 성향에 따라서 부여하게 했으면 좋겠네요
좀 부작용이 있는것 같습니다
카페지기는 주인이고 운영자는 손님이잔아요
운영자가 카페를 이상하게 만들우려가 있습니다


이 사람의 요구사항은 "운영자를 믿을 수 없다. 등급 권한을 나눠서 부여하게 해달라"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人에 대한 불신인데, 이를 관리 기능의 개선으로 막아보려고 하는 무의미한 행동이다.


* 게시판관리 권한만 줬다 - 게시판 글들을 모두 삭제하고 튀었다.

* 메인 관리 권한만 줬다 - 메인에 야한 사진이 포함된 성인 사이트 링크를 올리고 튀었다.

* 회원등급 관리 권한만 줬다 - 특별회원들을 죄다 글쓰기 권한이 없는 준회원으로 강등해버렸다.


근본적인 부작용을 등급을 쪼개도 막을 수 없다는걸 알 수 있다.


현자를 등용함에 있어 그를 의심하지 않는다.

간사한 자를 배척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 서경

안에서 인재를 등용할 경우에는 친척이라 해서 기피하지 않고,

밖에서 등용할 경우에는 원수라 해서 기피하지 않는다.

좋은 점이 있으면 곧 등용하고, 나쁜 점이 있으면 곧 처벌하므로,

현명한 인사는 진출하고, 간사한 무리는 물러나게 된다. - 한비자

인재는 알아주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적재적소에 기용하여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발탁하고 기용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인재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일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인재를 인정하고 등용하되 진심으로 해라 그리고 한번 등용했으면 의심하지 말라. - 사기

疑人莫用 用人勿疑(의인막용 용인물의)
의심하려거든 등용하지 말고 등용하였으면 의심하지 말라 - 명심보감


이 얼마나 많은 교훈들인가. 카페는 사람을 움직이는 작은 기업 경영과 같다.

인재 등용에 있어 아마추어리즘을 벗고 강하고 안정적으로 가야한다.

운영자는 운영자 시켜줄만한 사람에게 시켜줘야하고, 한번 등용하였으면 의심하지 말아야한다.


하지만 운영자의 배신은 어디서든 존재한다. 내 카페 카페지기 녀석은 예전에 악덕 경쟁카페에 잠입하여 위장 활동을 하며 신뢰를 얻어 운영자가 된다음, 카페를 폭파시킨적이 있다. 또한 내 카페 운영자중 한명이 내부 다툼으로 속이 캥겼는지 타 운영자 아이디로 카페 대문에 ActiveX 광고를 걸었다가, 심층 수사로 증거를 확보해서 강퇴시킨적도 있다.


그래서 지금 확립한 운영자 등용/유지 원칙은 대충 아래와 같다.


1. 반드시 정모에서 얼굴을 보고(일종의 면접) 등용한다.

  - 만약의 '하자끼'있는 시버러버를 걸러내기 위해서다. 인상이 찌질한놈은 뽑지 않는다.


2. 오랜기간 활동한 사람을 등용한다.(최소 1년 이상)

  - 금방 활동해서 금방 등용하면, 금방 배신할 수 있지 않겠는가?


3. 충성도가 높고 코드가 맞는 사람을 등용한다.

  - 운영 이슈는 내부 의견 '충돌'이 절대 없어야한다. 어떤 경우에는 까라면 까게 한다.


4. 일 잘하고 의욕이 있고 전투력이 강한 사람을 등용한다.

  - 당연한거다. 일도 못하는데 운영자나 게시판지기가 될 이유가 전혀 없다.

  - 이렇게 강한 사람만 모았기에 내 운영진들은 모두 드림팀이다.


5. 항상 표면적이든 잠재적이든 경쟁카페를 상정해둔다.

  - 외부의 경쟁 세력은 내부의 단결을 유발시킨다. 싸움을 통해 친해진다.


6. 개인적인 연락망을 유지하며 관심가져주면 의심의 여지가 없다.

  - 나는 의심 자체를 거의 해보지 않았다.


7. 운영자/게시판지기 등용 과정에서 규칙에 불만을 제기하는 회원은 징벌한다.

  - 규칙이 정해져있는데, 그걸 지키지 못해 미끄러진놈이 불만을 제기하는건 열등한거다.


8. 회원은 등용권이 간섭하지 못한다. 권력은 운영진이 갖는다.

  - 여러가지 개개인간 이해관계가 걸린 회원들이 개입하게 되면 카페는 완전히 혼돈에 빠진다.

  - 운영 이슈는 반드시 운영진들이 결정하고 처리한다. 회원의 의견은 힘이 없다. 그냥 '참고용'이다.


카페를 운영하는 3단계가 있다 해보자.

초기 : 자료가 가장 중요하다. 카페지기 혼자서 모든걸 올리고 관리한다.

중기 : 자료는 회원들이 올린다. 슬슬 카페지기는 운영자의 뒤로 물러나서 큰 그림을 그린다.

후기 : 자료는 아예 신경도 안쓴다. 가장 중요한건 회원간의 소통이다.

         운영진들은 그것을 관리하고, 카페지기는 운영진을 관리한다.


항상 운영시에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걸 염두해두고, 사람 관리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당하라.

그게 크는 길이고, 뜨는 길이고, 쉬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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