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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공지의 시대는 끝났다.

MIRiyA☆ 2009. 2. 1. 21:58

카페 운영 내지 카페 활동을 하며 요즘 들어 참 재미있는 현상을 목도한다.

이 시대 들어 현대인의 인지 능력이 극도로 부실해진 탓인지, 그 누구도 공지사항을 제대로 보지 않는다.


공지사항을 읽기 위해서는 회원이 직접 게시판에 들어와 게시판 상단의 공지글을 클릭하는 수고를 거쳐야한다. 이건 마치.. 뉴스 글을 보다가 로그인을 하는 수고를 매우 귀찮게 여기는 현대 네티즌을 보는 느낌이다. 자, 여기에는 엄청 우스운 기회비용이 수반된다. 게시판에 들어와 다른 글을 보거나 글을 쓸 것이냐, 아니면 공지글을 클릭하는 수고를 감수할것이냐? 말도 안되게 생각되지만 실제로 이런 기회비용중 공지를 안보는 편을 선택한 사람들이 굉장히 많고, 아주 다양하고 자주 관측되고있다. 우습게 보지 마라 정말 사실이다.


한 예를 들어보자.



한 카페의 등업 게시판이다. 분명 상단에 대빵만하게 필독 공지를 해 놨다.





위는 공지사항의 내용이고, 그 다음은 공지사항의 양식을 지켜서 올린 등업 글의 예다.

하지만 실상은 아래와 같다.




이런 글이 20개중 18개다. 등업 게시판 첫페이지 20개의 글 중 공지를 지킨 글은 오직 2개 뿐이었다! 확률로 따지면 10%다. 이건 뒷장을 여러번 넘겨도 그닥 획기적으로 나아지지 않는다. 요즘 인터넷 쓰는 사람들의 90%가 다들 바보에 석두, 천치인가? 마우스 클릭하고 글 쓸 정도면 인터넷 활동하는데 별 문제 없다. 그들이 정말 바보가 아니라 이용자 습관과 주위 여건이 그들을 바보로 만들 뿐이다. 그렇다면 그들을 바보라고 비난하지 말고 공급자 입장에서 포지션을 바꿔야한다. 아니, 그들이 정말 바보라고 해도 우리는 바보에 맞춰서 움직여야한다. 애석하지만 그래야지.


원칙은 원칙이라 현재까지는 이런식으로 공지해왔고, 등업을 처리하고있지만, 이건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효율이 떨어지고, 쓰는 사람 입장에서는 두번 삽질하게 만드는 불편 뿐이다. 나는 현재 카페 게시판의 공지사항은 약발이 다 떨어졌다고 본다. 공지를 보기 위해서는 이용자가 추가적인 액션을 해야한다. 그렇다면 추가적인 액션이 없어도 공지를 볼 수 있게 만들어보자.




카페관리-메뉴관리 화면에서 공지를 원하는 게시판을 선택한 다음, 양식 지정 기능을 사용하도록 앞에 체크하고, 양식 수정 버튼을 클릭한다.




위와 같이 회원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를 적고 등록을 클릭한다.

내 카페는 내 스타일대로 고압적이고 강력한 권력 하에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는 시스템이라 무시무시한 단어들로 양식들을 채워넣었다. 안에 쓸 내용은 운영자 재량에 따라 바꿀 수 있으니 무궁무진한 방법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위와 같이 회원들이 글을 쓸 때 글 쓰기 창에 저런식으로 공지글이 나오도록 할 수 있다. 양식 기능은 비교적 최근에 추가된 기능의 하나로, 개인적으로 참 맘에 들어하는 기능이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현재 공지사항 방식의 맹점을 단박에 처리할 수 있다. (무조건 보여주는데 무시하면 어쩔거야?)


카페가 아닌 다른 사이트의 경우, 유사한 사례는 SLR클럽의 사용기 게시판이 있다.



사용기에 대한 양식과 주의 사항을 글쓰기 화면 전에 저렇게 레이어로 보여주고있다.

저 방식이 현재의 다음 카페 양식 방식보다 좀 더 공지사항으로 활용이 좋아보인다. 내 방법은 양식 기능을 공지 기능으로 이용하는 일종의 편법이니까. 요런건 어떠할지?


앞으로는 이런 스타일의 공지가 국내 웹사이트에 유행해 곳곳에서 자주 사용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