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서비스 이야기/네이버

NHN이 무서운 이유 총정리

MIRiyA☆ 2007. 1. 23. 18:37

NHN이 무서운 이유 정리


필자는 주로 NHN(Next Human Network)를 ‘엔 엣찌 엔’이라는 다소 희화적이고 므흣한 발음으로 부름. 천 오백이 넘는 맨파워로 굴러가는 거대한 회사. 아지트는 분당구 정자동. 제주도에서 본 다음 통근 버스보다 더 큰 거대한 녹색 통근 버스가 온 서울 시내를 누비고다님.(필자는 땅속으로 다니는지라 실제로 본 적은 없음.)


NHN은 올해 초에 최휘영-김범수 쌍끌이 체제에서 김범수씨가 미국 정벌 나가고 최휘영 단독체계가 됨.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각자 현지에서 인력 충원을 할거고(아 뭐 한국에서 일본어 할줄 아는 사람 뽑아 뭐한디야. 현지 일은 현지 문화를 잘 아는 현지인이 제일 잘하겠지), 한국의 인력 충원과는 별로 상관 없어보임.


NHN이 지금 경력직들을 백단위로 흡수하면 직원 수가 거의 2000명 가까이 되겠는데, 이거 한사람당 시가총액 33억원, 한 사람당 영업 이익 1.5억원씩 내는 무시무시한 집단. 연봉 협상 시즌에 저런 채용 공고를 내니 이 업종 사람들 마음은 콩밭에 가있을듯. 경력직 000명이면 재앙아닌가? 평소 만나던 사람 다시 만나면 명함이 말랑말랑한 코팅 플라스틱제 NHN 명함으로 바뀌어있는게 흔하고, 지금 아는 사람 두명정도가 이직 준비중. 딴 회사에서 공들여 키워놓으면 NHN으로 이직하고 ㅎㅎ

거기 더해 구글 R&D센터에서 백여명 뽑는다고 회사마다 투어 하면서 몰래몰래 설명회 하고있으니 경영진들 아마 피말리고있을듯.


자본에 기획력에 인원빨까지 합쳐서 밀어붙이는데 인적 자원까지 후루룩 질러버리니 이거 원 덜덜. 네이버는 우주방어중. 다른 회사가 한 팀당 열명도 채 안되는 인원으로 서비스 개발할동안 저쪽은 서비스 하나(예를 들어 blink) 개발하는데 40명 가까이 몰리더라.

지르는 스타일은 대부분 타사의 성공한 케이스를 재빨리 포착해서 흡수한다음 재창조.

지식인, 모자이크, 카페 등등.

자체 시장 점유율이나 검색 인프라가 탄탄하다보니 검색을 이용한 어텐션 펌프질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 타사가 선점한 시장 점유율은 우습게 깨고 들어감. 무서운 사람들. 다음이 동영상 올인한다고 피치 올릴 때 네이버 전면에 플레이 광고하면서 견제들어가고, 가뜩이나 점유율 독점 달리는 서비스형 블로그 시장에서 이번 네이버 블로그 시즌2 개편으로 아예 말뚝을 박아버림.(그 와중에서도 엠파스의 리모콘 기능을 흡수해서 깔끔하게 재창조.)


외국같은 경우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뭐시기 베타니 뭐시기 r시리즈 짜댕(attackr, bashr, beggr, gettr, blogr, boomr, lingr, mappr, twttr.... flickr 짜댕 120개 모았으나 생략)이니 새로운 인터넷기업들이 줄줄이 등장하는데(덩달아서 테크노라티 데드풀도 차곡차곡 쌓임.) 우리나라에서는 신규 web2.0 기업이 극~히 드뭄. 어텐션을 좌지우지하는 검색, 그 검색의 대부분을 독점하고있는 네이버의 정책이 방어적이라서. 이 좁은 국내 시장에서 모든 어텐션을 자사 서비스로 가두려고 하는 네이버 때문에 신규 기업들이 고개를 못들고있는듯.


위키피디아나 플리커만 해도 구글 도움을 많이 받았음. 검색하면 위키피디아나 플리커의 컨텐츠가 상위에 노출이 되니깐. 네이버는 대신 자사의 블로그와 지식인을 노출시키고 로봇 규약 /disallow 켜놓고 외부 검색 엔진을 차단, 웹검색은 맨 아래. 이용자의 어텐션은 네이버 내부에서만 빙빙 돌고 다른 회사는 관심 받기 힘들어지겠지. web2.0이라는 건 들어보지도 못했던 06년 초  내가 "다음 검색이 카페를 배려해줘야 합니다"라며 카페 운영자 입장에서 글을 쓴적도 있고.. 아무튼 검색 결과 위치는 아주 민감하고도 강한 사안.


Hakia, Powerset 같은 인공지능 검색엔진, del.icio.us, ChaCha같은 인력 검색엔진, SimplyHired, Technorati같은 버티컬 검색엔진, Collarity같은 개인화 검색엔진, Clusty, SearchMash같은 클러스터링 검색엔진, Eurekster, Rollyo같은 소셜 검색엔진, Quintura and Kartoo같은 비주얼 검색엔진, Snap, Live Image Search같은 프리뷰 검색엔진 등 수많은, 터무니없고 당찬 군소 검색엔진들이 구글을 잡으려고 열라 달리는데, 다들 자기 검색결과는 오픈해놓고 면대면으로 경쟁.


현재 네이버는 그야말로 굳히기에 들어간듯.

타 기업의 어떤 도전도 허용하지 않는 철옹성을 구축. 중소 사이트에서 좋은 서비스 런칭하면 M&A나 제휴를 하기보다는 자사 팀을 소집해 클론으로 하나 새로 만들어버림. 첫눈 같은 경우에도 큰돈 주고 M&A 했지만 그 인원은 다른 일 하고있는듯. 자본력이나 배포력에서 게임이 안되니 중소사이트는 살아남을 수 없고.. 우리나라는 영원히 네이버 세상이 되는거! :)


술자리에서 만난 모 NHN직원분은 "우리가 지금 1위지만 이게 언제 상황이 바뀔 지 모른다. 때문에 언제나 긴장을 늦추면 안된다"라고 말함. 그건 맞는 말. 네이버는 지금 최선의 판단에 따라 행동하고있음. 다른곳에서 좋은 서비스가 만들어지면 선행 주자의 시행착오를 면밀히 분석한다음 보강 기획에 들어가고, 대규모의 인원을 투입해 빠르게 클론을 개발해내고, 네이버만의 깔끔한 UI로 예쁘게 포장해서 내놓음. 선행주자의 유일한 이점인 시장 선점도 네이버의 강력한 검색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배포력에서는 무너질수밖에 없음. 이게 지금 네이버의 방식이고, 여러번 반복되어온 바이블.


유저의 눈높이를 섬뜩할정도로 정확하게 판단하고 최대한 대중적으로 다가서는 참 무서운 회사. 이미 챔피언이 되었지만 경쟁사의 성장을 눈뜨고는 못바라보는 신중함을 유지. 줄줄이 손데는 부분은 많지만 다들 특색있고 독특한 실험들 하고있음. 차타고 길가면서 강남 간판들 줄줄이 찍어서 붙이는 포토스트릿이나 블로그 관심사끼리 묶어놓은 블링크, 간편하게 짜집어 만화 그릴 수 있는 툰(접때 체험용으로 대사 한마디 안나오는 한컷짜리 만화 그렸다가 19금이라고 차단당함) 등등.. 게다가 덩치좀 컸다고 ActiveX 퍼 바르는 만행을 저지르는것도 아니고, 네이버 카페 접속자 알림을 Ajax로 만들고, 블로그 시즌2에 상당한 수준의 크로스브라우징을 지원한다던가.. 직원들도 웹표준이나 불펌에 대해 고민 많은듯. 네이버 뉴스에 악플 많은건 덩치가 커서 그런거지 사실 글쓴놈 여태까지 쓴 글 모아보기라던가, 재미난 장치를 많이 달아두었음.


재미있는건 이들이 나름 현상을 해석하는 방법이 독특하다는거. 네이버 하면 들불처럼 들고일어나는 일부 블로거의, 불펌을 어떻게 법적으로 찍어누를 생각보다는.. 시스템적, 합법적으로 양지로 끌어내려고 생각을 하는것 같고, 블로그 문화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사상이 특이한듯 함. 파워블로거 간의 심각한 담론이 오가는 블로고스피어 조성에 대한 배려보다는 캐주얼한 블로그를 지향하는듯. 리모콘 기능으로 블로그 꾸미는 장난감을 만들어준것도 그렇고, 블로그에서 느껴지는 웬지 모를 싸이월드류 SNS의 느낌 등등.. (Quad뭐시기라는 친구가 어제 싸이월드에서 네이버블로그로 넘어오며 ‘이웃’블로거를 ‘일촌’이라는 이름으로 무심코 부르는걸 보고 놀람. 놈은 지금 내 블로그 스토킹중.) 그 외에 뉴스 댓글도 그렇고..


대체로 벌떼같이 끌어오르는 자사의 약점을 상전이시켜서 긍정적인 효과로 돌리고자 하는 ‘유도’의 정신이 있는듯. 뭐 네이버 뉴스 댓글을 한 화면에 안보여주고 한번 클릭 후 보여주는 게시판 비스무리하게 바꾸어 처음에는 보기 불편한듯 했으나, 99ruma 같은 본좌들을 양산하며 나름 재미있는 공간이 되어감. 이들이 성공한 이유는 세가지. 한창 클 때 캐쉬카우가 타이밍 맞춰서 잘 도착해 주었고, 이용자의 눈높이를 칼같이 겨냥. 그리고 자기 자신이 포탈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포탈스럽게 행동 했기 때문에.


그러면서 자사 대표인 최휘영과 중딩 살인범 최원의가 둘다 단지 최씨라는 이유로(-_-;) 친분 관계설 오갈 때 네이버 지식인 돌아다니면서 기사 인용해가며 변호답글 달아줌.(에이에이 딱걸렸지요.) 네이버지식인에서 CCCV 할라 하면 클립보드에 자동으로 ‘출처: 네이버 지식인’ 붙여주고, 북마크 베타에서는 OPML가져오기 기능만 만들어놓고 내보내기 기능은 쏙 빼놓는 에피소드 많은 사람들. ㅎㅎㅎㅎ;; 어쩔 수 없이 네이버는 아직은 악당 소리 들을 수 밖에 없다.


야후같은 피넛 버터가 되기보다는 포도송이가 될것 같은 회사. 과연 NHN은 유무선을 완전 장악하고 우리나라의 몬스터가 될 것인가? 하지만 NHN의 경쟁사들은 한치도 물러설 기미를 안보인다는것! IT업계 2007년 대전을 눈 똑바로 뜨고 바라볼 지어다! (이건 뭐 슈퍼 로봇 대전도 아니고...) 일단 여태 바라본 관전 포인트는 동영상과 블로그! 무선쪽은 어째 통신사가 꽁해있는걸 보니 당분간 불붙긴 힘들것 같고..(무선인터넷 정액 요금 돌려내라 이놈들아) 나머지 관전 포인트는 아직 모르겠음. 과연 NHN의 두더지 망치를 피해 솟아올라올 도전자는 무엇인가? stay tuned!





ps. 추천은 나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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