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서비스 이야기/네이버

네이버 블로그 시즌2, 성공한다.

MIRiyA☆ 2007. 1. 4. 21:01

저번 몇몇 포스팅 때문에 필자를 미워하게된 네이버 직원분들이 더러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 포스팅에서 필자는 거의 퇴마사 분위기로 네이버 기획자를 까고 디자이너를 까고 개발자를 깠다. 사실 필자는 아직도 네이버의 ‘배껴 후딱 재창조, 관리로 승부’ 전략은 효과에 비해 떳떳하지 않아보여 맘에안든다. 딱 욕먹기 좋고 딱 제국적인 스타일이니까.

 

 

여기서는 일단 분위기 일신하고 깊이 파보자.

평소의 필자 포스팅 스타일대로 사이트 전체를 부분 부분 픽셀 단위로 심도있게 뜯어보고 싶었지만 이거야 원 덩어리가 커서 뜯어볼게 없다.

 

많은 블로거들은 네이버의 과도한 홍보질에 낚였다고들 하는데, 필자는 애초부터 디자인 위주로 바뀔 것을 예상하고 있었으며, 그 이상의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한줄로 함축된 낚시 경고글도 올라왔다. 티저 플래시광고가 너무나 다이나믹하여 많은 기대를 심어줬다면 그게 죄가 될 수도 있겠다.(여태까지 플래시광고에 감탄한게 두 개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다음의 독일 월드컵 광고고, 나머지 하나가 이번 시즌2 광고다. 어떤 양반이 만들었을지...) ‘설마 블로그 화면 자체에서 바로 드래그앤 드랍으로 편집 할 수 있을까’라고도 기대해봤지만 역시나 Ajax는 관리자 모드에서의 일이었다. 원더툴이라는 놈은 리모콘을 말하는걸까? 엠파스에서 05년 개편당시 먼저 리모콘을 선보였지만 지금의 네이버랑 비교해보니 디자인이 구질구질하기 이를데 없다. 역시 네이버는 복사 재창조로 실리를 챙기는데 능하다는 점이 다시금 드러났다.

 

네이버가 아주 많이 신경 썼다면 이글루스처럼 저변부터 하이엔드까지 포괄적으로 만족시킬 수 있는 HTML/CSS 편집기능까지 옵션으로 제공할 것이라 예상했으나 네이버는 안전빵을 택했다.

이건 포탈 블로그속에 들어 앉아 그야말로 경쟁자를 완벽하게 압도하여 씨를 말리겠다는 의지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글루스나 태터, 티스토리, 워드프레스 등의 유저까지 손을 뻗지는 않았으니 설치형에 익숙한 유저들은 열내고 비난해봐야 변할건 없다. 그야말로 포탈 블로그로서, HTML/CSS 편집 기능이 배제된 상태에서 디자인 한계를 극한까지 보여준 사례라 하겠다.

 

CSS편집에 능숙한 티스토리 블로거나 태터툴즈 블로거들은 티스토리가 뭐가 어렵냐며 반문하지만,(실제로 필자는 모 개발자에게 직접 물어보았고, 대답을 들었고, 그 현실 인식에 놀랬다.) 이용자의 98%를 차지하는 일반 유저로서 CSS와 HTML 편집이 얼마나 거대한 장벽으로 다가오는지 몰라서 하는 소리다. 필자는 이번 네이버의 시즌2 발표가 블로그 유저층 눈높이 겨냥을 아주 정밀하게 하여 BGM-109의 한발처럼 정확하게 꽂혔다고 표현하고싶다.

 


 

네이버는 아예 엔드유저들에게 HTML 코드같은 머리 복잡한건 보여주고 싶지도 않았나보다.

 

 

 

 

시즌2 오픈 전날에 필자는 리모콘 홍보 글만 보고 "저 기능 어차피 오픈 후 몇번 꾸미다보면 필요 없어질 생색내기용 기능 아닌가"( http://ontiz.com/tt/web/75 )라고 생각했으나, 네이버는 여기에 변동 사항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면서 꾸밀 수 있는 재미를 선사했다. 네이버 블로그가 좀 더 싸이월드에 근접한 특성을 가지게 되었달까. 디자인을 정한 이후에도 취향의 변화에 따라 간간히 리모콘을 이용해 디자인을 변경하면서 쏠쏠한 재미를 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어떤분 말대로 이것 때문에 저사양 컴퓨터에서 느려질지도 모르겠다.

집에 저사양 컴퓨터가 없어서 필자는 전혀 느끼지 못하겠지만 속도는 훌륭하다.

근데 왜 자꾸 저렇게 로딩질이냐? lcs.naver.com은 뭐하는 놈이기에?

lcs라 하면 GTA:LibertyCityStories밖에 안떠오른다. 내 블로그 프로필에 있는 캐릭터가 나오는 게임. 아무튼 저게 상당히 성가시다.

 

 

 

 

관리 화면은 중간에 초기화면이 적용되어 거의 혁명적으로 바뀌었다. 이런게 web2.0디자인 아닌가. 큼직한 썸네일에 보기쉽고 선택하기 쉽다. 저 물건너 구 모 회사의 뼉다구밖에 없는 디자인에 큼직한 아이콘, 원색의 색감을 어울리지 않게 적용한것에 비하면 네이버 블로그의 관리 화면은 하얀 바탕에 깨끗하고 통일된, 귀여운 아이콘을 넣고 절제된 색감으로 마감한 한국식 web2.0디자인이 아닌가 한다. 봐라, 얼마나 쉬운가.

 

 

 

 

 

항목을 선택하게 되면 내부적인 부분은, 특히 환경설정 부분은 바뀐 부분이 거의 없다.

하긴 이 부분이 더 깊게 들어가기 난감한 부분이기도 하다. 관리 화면의 세부 이동식 레이아웃도 마음에 든다. 처음에 3개가 보이는 상태에서 세부사항으로 들어가면 위에 탭으로 다른 관리 화면으로 이리저리 이동할 수 있게 만들어놓았다. 만약 세부사항에서 밖으로 나갈 길이 없다면 나의 욕이 지체없이 터져나왔을 것이다. 내 블로그로 가서 변경사항을 확인하기 좋게 꼭데기에 마련해놓은 버튼도 좋다.

 

 

 

 

 

스킨 설정 화면에서 상단의 큼직한 ‘레이아웃 선택’버튼과 아래의 ‘현재 사용중인 스킨’에서의 ‘레이아웃 선택’은 용어가 같을 뿐만 아니라 클릭했을때 결과 화면이 달라 사람을 당혹스럽게 한다. 위엣놈을 눌렀을때 스킨이 선택되지 않았다고 나오는 경고창은 황당하기만 할 뿐이다. 둘을 아랫놈으로 통일하던가, ‘현재 사용중인 스킨’이라는 회색 덩어리를 어디 치워놨으면 좋겠다. 별로 효과 없어보인다.

직접 퍼스나콘 하나 못만들게 제한해두고서는 무료화 한 아이템 팩토리라는 개념 자체는 마음에 안들지만 아이템 팩토리로 향하는 링크를 두 개 만들어서 도달율을 높인 점은 높이 살만하다. 위쪽에 별 붙여놓은 모습은 ‘없으면 여기서 찾아봐’하고 유혹하는 듯 하다.

 

 

 

비교

설치형 블로거들이여, 비교 자체를 말라. 네이버는 그쪽에서의 유입은 신경도 안쓰는것 같다. 설치형 블로거들은 ‘에게~ 이게 뭐야~’ 할지는 몰라도 현재 네이버 블로그 쓰는 유저들은 ‘아싸리 엄청 좋아졌구나’한다. 필자처럼 포탈 블로그를 운영하다가 좀 더 높은 디자인 자유도를 위해 설치형 블로그를 알아보다 코딩에 막혀서 머뭇거리던 유저에겐, 네이버 블로그 시즌2의 등장은 그야말로 산타할아버지 선물이나 다름없다. 선물 받고 그 자리에서 눌러앉을 것이다. 다분히 방어적인 개편이다.(포탈블로그 사이에서는 공격이기도 하다.)

 

 

이렇게 각종 블로그툴을 디자인의 자유도로 구분하여 그려보았다. 이용해본 블로그라고는 다음 블로그밖에 없고, 설치형은 맛만 살짝보고 워드프레스는 관리 메뉴 구경도 못한 비 전문가 필자가 정리한 것이라 허접할수밖에 없다. 저 그래프에서 나타내고 싶었던건 네이버 블로그가 CSS를 지원하지 않는 포탈 블로그로서는 극한에 가까운 표현 자유를 주었다는 것. 그리고 이용자층을 폭넓게 아우르는 이글루스의 우수성, 높은 표현의 자유를 선사하지만 편의성은 바닥인 태터와 티스토리.(태터와 티스토리의 편의성이 높다며 반문하지 말라. 극도로 무식한 소리다. 댓글 달지 말고 그냥 백스페이스 눌러라.) 평소에 잘 쓰고있었지만 자유도는 바닥이었던 다음 블로그(마이콘 맘대로 디자인할수있는건 good), 그리고 웃음만 나오는 싸이월드^^(C2로 반격해 보아요~), 마지막으로 리모콘이라는 기능을 도입했지만 네이버에 비해 제대로 성공시키지 못했던 엠파스.

 

 

 

등신

간혹 몇몇 설치형 블로거들 사이에서 이상한 선민의식이 내제된 글/댓글을 쓰는게 보인다. 그들이 머릿속에 품은 생각이라는게, ‘설치형 블로그 유저는 포탈 블로그 유저보다 우월하다’라는것 같다. 블로거는 개인이고, 사용하는 툴보다는 툴로 그려내는 그의 정신과 글로 평가받아야 한다. 블로깅 툴로 블로거의 우열을 판가름하는 그들에게 나는 ‘등신’이라는 태그를 붙여주고싶다. 사실 필자가 예전에 ‘포스팅하는 글로서 블로거를 저울질하려는 시도’로 블로고스피어를 떠들썩하게 한 적이 있었다. 쏟아지는 격한 댓글속에 필자가 정리한 생각은 이렇다. “블로거는 개인이고, 블로그라는 툴로 무엇을 하던 우열을 가릴수 없다. 블로거는 평등하다.” 글로 블로거를 저울질하는 시도도 이렇게 비난을 받는 마당에 툴로 블로거를 저울질이라... 등신이라는 태그가 어울리지 않는가? 병신이라는 태그를 달고 싶었지만 장애우를 모독하는 몰상식한 단어인것 같아 취소한다.

 

 

 

logos

네이버는 오늘로서 ‘글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블로그’에 있어 아주 높은 레벨업을 했다.

필자는 다음블로그의 테두리안에서 나름대로 이것저것 표현을 해보았으나, 표현의 한계를 느끼고 이글루스쪽을 알아보고있었다. 지금 네이버 블로그는 일단 표현의 한계를 끌어내는데 당분간 시일이 걸릴것 같다. 한마디로 해볼것도 많아지고 자유도도 꽤 높아졌다는 것이다. 네이버가 만약 지금의 포탈 블로그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유한채 설치형 블로그 유저까지 손을 뻗치려는 생각이 없다면, 남은 숙제는 하나다. 네이버의 blogosphere를 완성할것.

블로고스피어가 블로그만 떼로 모아놨다고 블로고스피어가 되는게 아니다.

blogosphere는 blog+logos+sphere의 합성어다. logos에는 ‘word’이라는 뜻도 있으나 ‘이성’이나 ‘논리’도 들어간다. (참조: http://lunaris.egloos.com/1443506 )

 

펌질이 난무하는 네이버의 블로고스피어에 logos라는 단어가 어울리는가? logos가 빠진 blogsphere가 현재 네이버의 상황이다. 네이버 블로그의 위상이 높아지려면 logos를 확립해야 한다. 건설적인 토론이 오가는 이성적인 환경이 구축되어야한다. 수많은 유저층을 다 포괄해야 하는 포탈 블로그로서는 힘든 일일까? 아무튼 이번에 줄줄이 오픈하여 막바지에 모습을 드러낼 시즌2 에피소드4의 '내 포스트 저작권 보호'기능에 기대를 해보겠다.

 

 

 

흥분

시즌2 오픈 전 다음의 티스토리 티저 광고를 보고 느낀점은 한가지다. “따라한다고? 쪼잔하게 트집잡지 말고 지금은 존내 뛰어야 할 때 아닌가??” 그리고 시즌2가 오픈하고나서 보니 더더욱 그러하다. 모르겠다. 겉으로는 저렇게 자신있게 광고하지만 속으로는 똥줄이 타지 않을까. 이 정도로 고도화된 디자인 자유도를 엔드유저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꾸역꾸역 집어넣은 네이버의 기획력이 정말 놀랍다. 몇가지 티끌같은 디자인상 버그는 차치하고라도 저렇게 말끔하게 구성할 수 있는 디자인 실력이 정말 놀랍다. 비전문가가 슬쩍 보기에도 시즌2는 굉장히 거대하고 조직적인 프로젝트로 보인다. 이 글에서 최대한 꼬집고 비틀어서 비방하고 시샘하고 싶은 마음도 없지는 않지만, 잘 만들어진 작품 앞에서 그러는건 예의가 아니다. 오늘 확인한 저들의 실행 능력으로 이글루스 정도 레벨의 HTML/CSS편집 옵션까지 싹 밀어넣어버리면 현재 설치형 블로그들의 신규 개설율은 얼마나 떨어질까?

 

무섭고 긴장되지 않는가? 필자같았으면 분하고 흥분되어 잠도 안오겠다.

기능으로 무장한 네이버가 펌블로그의 허물를 벗어버리고, 가치있는 글들을 생산하고 건설적인 토론이 샘솟는 충실한 공간으로서의 이미지 메이킹에 성공한다면, 우리나라 블로그계는 검색 시장처럼 초토화 될 것이다. (물론 힘든 일이고, 장시간이 걸릴 일이다. -그리고 설치형 쓰는 사람은 끝까지 쓴다.- 펌블로그들의 집단의 전통과 관행 및 관성으로 불가능할정도로 내려앉을지도 모른다. 네이버쪽의 방관 자세로 봐서 일단 부정적이지만.)

일단 확실한건 포탈 블로그계에서 네이버는 정말이지 엄청나게 거대한 제국의 성곽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너무나 포지셔닝을 잘했고, 자기 고객은 잡아두고 타 포탈 블로거는 유혹했다. 디자인은 너무나 뛰어나고 동선 배치도 훌륭하다. 그것이 네이버 블로그 시즌2가 성공하는 이유다. 계속 강조하는데 설치형 블로그와 자유도를 비교하지 말라.

 

 

참고로 모바일에서 접속한 네이버 블로그 시즌2에서 글쓰기 및 댓글 달기가 비정상적으로 되는것을 확인했다.(http://blog.naver.com/cruxsoft/140033028829) 인코딩이 깨지는건지 내용이 온통 이상하게 나온다.

 

 

하여튼 네이버 커뮤니티쪽 그룹 분들, 술로 올나잇 한다던것 같던데 즐겁게 마시길.

이번 개편은 정말 만족스럽다.


아, 한가지 더, 파이어폭스에서 기가막히게 잘 돌아간다. 시종일관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덧. 방명록에서 스크롤이 안된다는 말도 있고, 오페라에서 글쓰기가 안된다는 말도 있다.)

 

 

 

 

자, 다음과 NHN은 패를 꺼내었다.

SK, 그대들의 패는 무엇인가?

 

 

 

 

 

 

다음 포스팅은 파란의 the 트랜드에 대한 포스팅이 될 것이다.

원래 오늘 올리려 했는데 네이버 시즌2 때문에 묻힐것 같아서 미루었다.

 

 

 

그리고 필자는 86년생 어린 대학생이다.

겨울방학 중 알바와 병역특례 업체를 구하고있다.

얼른 알바를 구하지 못하면 어머니가 밥벌이도 못하는 필자를 논산으로 보낼것 같다.

등록금을 아껴야 하기 때문이다.

군대에서 RSS를 구독하지 못하는점이 가장 큰 아쉬움이며,

누군가 일할 기회를 준다면 기꺼이 응하겠다.

이 광고는 당분간 쭈욱ㅡ

 

 





덧. 아놔 네이버 트랙백이 이게 뭐니!! 왜 글씨가 다 깨지는겨!

덧2. Omg This changin window size is pwn xD Naver blogs are cool :p

라고 플래시 광고를 본 독일 친구가 감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