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해양감시와 해전

MIRiyA☆ 2006. 7. 16. 23:17

해양감시와 해전

 



해전에서 대함유도탄의 실질적인 사거리는 움직이는 표적을 탐지, 식별, 추적할 수 있는 능력에 좌우된다. 예를 들어 사거리 150km의 함대함유도탄을 고속정에 달았는데 만약 이 고속정이 단독으로 작전해야만 한다면 고속정에 달린 그 함대함유도탄의 실질적인 사거리는 고속정에 달린의 레이다의 수평선 거리인 약 20~30km에 그칠 것이다. 조금 더 큰 함정이라면 레이다를 더 높이 달 수 있어 레이다 수평선 거리가 약간 늘어날 것이다. 150km 사거리는 자신으로부터 150km 이상의 거리를 반경으로 하는 원 안을 실시간으로 탐색해서 그 안의 모든 선박을 식별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항양범선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해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적함이 지금 어디에 있는가?"이고 넓은 대양에서 어떤 선박을 탐지해서 적함인지 아닌지 식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1982년 포클랜드전쟁의 영국해군 기동부대 사령관이었던 샌디 우드워드 제독의 회고록에서 탐지와 식별이 실제로 얼마나 어려운지 보자.

"영국공군에 대한 나의 불만은 해상탐색에 아주 훌륭한 서치워터 역합성개구 레이다(ISAR)를 단 그들의 커다란 님로드 해상초계기와 관련된 것이었다. 원래 의도는 적당한 고도로 작전해역을 날며 발견한 모든 것을 우리에게 보고하는 것이었고 이 임무를 그들은 진심으로 쉬지 않고 열정적으로 수행했다. 문제는 계속 식별을 잘못하는 것이었다. 평시에는 이러한 실수가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전시에는 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다. 왜냐면 만약 옳은 경우에 대비해 우리는 항상 대응을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나의 정보전은 제공되는 정보가 단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잘못된 판단으로 오도할 수도 있어 더욱 어려워졌다. 예를 들면, 4월 중순 공군 님로드는 전방으로 보낸 22형 호위함 브릴리언트 분견대가 있는 곳이라는 사실을 내가 분명히 알고 있는 위치에서 어선단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들은 발견한 배들이 꽤 가까이 붙어 있고 각각 다른 방향으로 왔다갔다하지만 어떤 특정한 방향으로 움직이지는 않아서 어선이라고 보고했을 것이다. 문제는 이 배들이 어선이라는 것을 분명히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 어선이라는 것은 단지 그들의 머리에서 짜낼 수 있는 최선의 추측에 불과했지만 어선이라는 판단이 추측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그들은 말하지 않았다. 이 경우 내가 더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으므로 큰 문제는 되지 않았지만 공군 님로드의 정찰 보고는 전혀 믿음을 불러 일으키지 못했다. 그렇게 나는 실수를 무시했지만 이러한 일은 계속 벌어졌다. 얼마 전 님로드는 바다로 멀리 나온 아르헨티나해군 항공모함의 정확한 위치를 긴급히 보고했다. 다행히도 나는 그 배가 항공모함일 수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사실 그 배는 때때로 님로드의 서치워터 레이다에는 항공모함과 매우 비슷하게 보일 수도 있는 커다란, 전혀 위험하지 않은 컨테이너선이라는 것이 곧 밝혀졌다."

이밖에 식별을 어렵게 하는 전자적 위장은 미국해군의 초대형 항공모함까지 포함해 전세계의 모든 해군 함정의 기본적인 전술이다. "소련해군의 태틀테일(항공모함을 미행하는 구축함)처럼 호위함 1척과 P-3 오라이언 해상초계기 1대가 밤새도록 우리를 쫓아다녔지만 대항군이 항공모함을 쉽게 찾을 수 없도록 상선들 사이로 섞여 들어가기 위해 우리는 새로운 전술을 썼습니다." 지난 2004년 여름 서머 펄스 훈련에 참가한 엔터프라이즈 전단의 작전장교 Nygaard 대령의 말이다.

다수의 항공기를 탑재해서 어느 정도 독립적인 해양감시가 가능한 유일한 함종인 항공모함을 제외한 모든 함정에게 매우 어려운 문제인 탐색과 식별은 상당한 부분이 육지에 설치된 고정시설인 해양감시체계와 함정, 항공기, 감시체계를 연결하는 지휘통제 네트워크에 달려 있고 이러한 지휘통제 네트워크와 장거리 함대함유도탄을 묶어 처음으로 실전배치한 나라는 소련이다. 2차대전이 끝나고 냉전으로 돌입한 1950년대, 미국해군은 핵폭탄을 탑재할 수 있는 AJ 새비지, A-3 스카이워리어 장거리 함상공격기를 개발해 항공모함에 배치했다. 핵공격기를 탑재한 항공모함은 미국과 영국공군의 중폭격기들과 마찬가지로 소련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위협이었고 소련은 곧 미국과 영국 항공모함에 맞설 수 있는 장거리 함대함유도탄의 개발을 시작해 1962년 마하 1.4급의 SS-N-3을 실전배치했다. SS-N-3은 항공모함이 아닌 함정이 수평선 너머의 수상 표적을 타격할 수 있게 한 최초의 무기체계이다. 킨다급 순양함 4척과 크레스타 I급 순양함 4척에 탑재된 P-35형은 1962년에, 에코 II급 원자력추진순항유도탄잠수함 (SSGN) 29척에 탑재된 P-6형은 1964년에 각각 실전배치되었고 둘 다 적의 함대 진형 중에서 항공모함과 같은 고가치표적을 고를 수 있도록 유도탄의 앞에 달린 탐색기가 얻은 레이다 영상을 함정으로 전송하는 데이터링크를 갖추었다. 따라서 에코 II급 SSGN은 수면 위로 부상해서 SS-N-3을 발사한 다음 사령탑 앞에 수납된 레이다를 꺼내 잠수함과 가시선을 유지하기 위해 높게 날아가는 SS-N-3을 추적하고 SS-N-3이 보내는 영상을 데이터링크로 받았다. SS-N-3의 중간유도와 타격할 표적의 선정은 레이다와 데이터링크로 해결했지만 수평선 너머 SS-N-3을 쏠 표적을 찾는 것은 헬리콥터를 탑재하지 않는 킨다급 순양함이나 수중에서는 소나에만 의지해야 하는 에코 II급 SSGN 모두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다. 이에 소련해군은 “킬러” 역할을 맡은 수상과 수중의 SS-N-3 슈터가 공격할 표적을 찾아 주는 “헌터”로 Tu-95 베어 장거리 전략폭격기의 폭탄창 자리에 커다란 해상탐색 레이다를 단 Tu-95RT 베어D 해상정찰기를 만들어 1966년 실전배치했다. 소련은 해상정찰기와 수상/수중의 장거리 함대함유도탄 발사함의 조합을 “정찰/타격 복합체”라고 불렀고 작전 개념은

1) 육상의 HF/DF 기지국이 소련에 접근하는 적함대가 내는 전파를 잡아 삼각측정해서 대략적인 위치를 파악하면
2) Tu-95RT 베어D 정찰기가 출격해 레이다로 해상을 탐색하여 표적이 발견되면 데이터링크로 그 영상을 잠망경 심도에서 안테나만 물 위로 내 놓고 있는 에코 II급 SSGN으로 보내고
3) 에코 II급 SSGN은 수면 위로 부상해 SS-N-3을 발사하고 중간유도하는 것이었다.

이 정찰/타격 복합체는 Tu-95RT 베어D가 항공모함에서 출격한 전투기에게 격추되기라도 하면 SS-N-3을 쏠 표적을 찾을 수 없고 에코 II급 SSGN은 수면 위로 부상해 자신을 드러낸 채로 SS-N-3을 발사하고 유도해야만 하는 약점이 있었지만 사거리 500km급의 초수평선 잠대함유도탄을 최초로 실용화시키고 분리된 센서와 슈터가 유기적으로 협동작전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었다.

SS-N-3이라는 새로운 위협이 등장하고 소련의 SSN이 따라올 수 없다고 믿던 30노트 이상의 속력을 내며 베트남으로 향하던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를 노벰버급 SSN이 따라잡아 큰 충격을 준 1968년, 미국해군은 항공모함을 호위할 수 있는 새로운 30노트급 SSN을 계획했고 여기에 탑재할 무기로 STAM이라는 대함/대잠 로켓발사어뢰를 고안했다. 사거리 30마일의 STAM은 SSN이 자신의 소나로 표적을 찾아 공격할 수 있는 무기였지만 곧 미국해군은 소련의 SS-N-3보다 사거리가 길고 또 초음속으로 나는 ACM 잠대함 순항유도탄의 개발을 추진했다. 사거리 500km급의 ACM은 잠수함이 자신의 소나로는 쏠 표적을 찾을 수 없고 따라서 외부로부터 정보를 받아야만 했는데 초음속이기 때문에 적함까지 아주 빨리 날아가 잠수함은 ACM을 발사할 시점에 적함이 어디에 있는지만 알면 되었다. 이 ACM을 쏠 잠수함에게 표적 정보를 보내기 위해 고안된 것이 잠수함정보교환체계 SSIXS였고 여기에는 1969년 발주되어 1972년 운영을 시작한 지상 지휘소의 해상탐색정보체계 OSIS가 수집한 정보가 통신위성을 통해 전달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1971년 미국해군참모총장 줌월트 제독은 ACM의 개발과 ACM을 탑재할 대형 SSN의 개발을 중지시켰고 대신 토마호크에 하푼의 탐색기를 단 BGM-109B TASM(Tomahawk Anti-Ship Missile)이 로스앤젤레스급 SSN에 탑재되게 되었다. 아음속 토마호크는 초음속 ACM과 달리 500km를 날아가는데 거의 30분이 걸리고 그 동안 적함은 30km를 움직여 토마호크가 500km를 날아가 탐색기를 열었을 때 표적이 탐색기에 잡히지 않을 수 있었다. 따라서 500km 떨어진 적함을 공격하려면 토마호크는 적함의 추정 미래 위치로 날아가야만 하고 적함이 추정한 미래 위치로 오게 하려면 적함은 자신이 조준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게 ‘패시브’한 방법으로 추적되어야 했다. 이것이 Tu-95RT 베어D와 나중에는 US-A 레이다 해양감시위성과 같은 “액티브 센서”로 표적을 찾은 소련과 미국 해양감시체계의 차이였고 미국해군도 사실은 소련의 Tu-95RT 베어D와 비슷하게 U-2를 해상정찰기로 개조한 U-2EPX와 클리퍼 바우라는 이름의 레이다 해양감시위성의 개발과 배치를 검토해 U-2EPX는 1973~1974년 아웃로 호크라는 이름으로 실제로 시험했지만 둘 다 채택되지는 않았다. 대신 미국해군은 새로운 표적획득수단을 마련하지 않고 우주공간의 화이트 클라우드 SIGINT 위성과 같은 이미 있는 모든 소스에서 나오는 자료를 융합해 대함 토마호크를 조준하는 기법을 개발했고 1974년의 아웃로 샤크 시험에서 지중해에 있던 SSN이 자신의 소나로는 탐지할 수 없는 먼 거리의 표적정보를 스페인의 로타에 있는 육상 지휘소로부터 통신위성을 통해 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패시브 감시가 가능하려면 단지 어떤 적 함정이 내는 레이다 전파를 탐지하는 것이 아니라, 그 레이다 전파가 어떤 특정 적 함정이 내는 것인지 파악해야만 적 함정이 추적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하게 몰래 추적할 수 있다. 그러니까 중국해군 소브레멘니급 구축함이 내는 전파라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고, 중국해군 소브레멘니급 구축함 2번함 Fu Zhou가 내는 전파라는 것까지 알아야 한다. 이것은 다시 "레이다 지문날인"을 필요로 하고, 성공적인 레이다 지문날인은 모든 적 함정을 하나 하나 주기적으로 추적해 시간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각 함정의 레이다 전파를 전부 기록하는 엄청난 작업을 필요로 한다. 2001년 4월 중국 전투기와 충돌하고 해남도에 비상 착륙한 미국해군 EP-3E 전자정찰기는 이러한 레이다 지문날인 작업을 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해상탐색정보체계 OSIS는 1990년대에 들어 OED로 발전했고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일본이 도입했다. 한국해군은 1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000년에 미국의 MAXIM Systems로부터 한국형 OED인 KOED를 도입했는데 KOED는 한국해군이 자체 획득한 정보와 주한미군 및 미국해군이 수집한 태평양해상정보를 실시간 융합, 분석한다.

지금까지 소련과 미국이 장거리 대함유도탄을 만들면서 어떤 해양감시체계를 함께 개발했는지 살펴보았다. 한국해군이 참고할 수 있는 중소국해군이 확보했거나 확보를 검토하고 있는 해양감시체계로는 민군 겸용 해양감시위성, 초수평선 레이다, 장시간 체공이 가능한 고고도 무인기 등이 있고 캐나다가 이 세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다.

먼저 민군 겸용 해양감시위성으로는 1995년 11월 캐나다가 쏘아 올린 합성개구 레이다 (SAR) 위성 RADARSAT가 있다. RADARSAT의 레이다 영상은 돈만 내면 어느 나라나 살 수 있고 이 레이다 영상을 받아 자동 분석/해석을 실시하는 소프트웨어인 오션 모니터링 워크스테이션, OMW는 선박의 움직임, 파도, 조류, 해양오염을 감시한다. OMW는 군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어 OMW의 선박 추적 리포트는 대함 토마호크의 초수평선 표적획득용으로 개발한 데이터 포맷인 OTH 골드 컨택트 리포트에 준하며 합동해양지휘정보체계 JMICS와 같은 해군 정보체계에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하나 문제가 있는데 RADARSAT의 레이다 영상을 대함유도탄 표적획득에 사용하려면 “지금 어떤 배가 어디 있고 어디로 가나"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실시간 영상을 받아야 하고 며칠 지난 영상이나 받아볼 수 있다면 아무런 가치가 없다. 2010년이 되면 일본, 중국, 인도, 유럽연합 모두 기상관측 및 오염감시를 위한 민간용 레이다 위성을 궤도에 올려 어느 나라의 어떤 군함이건 수십대의 민간용 위성으로부터 감시당할 것이고, 물론 민간용 위성들이 의도적으로 군함을 쫓지는 않지만 민간용 위성들이 지나가다가 본 것들을 어느 나라든지 돈 내고 이 위성, 저 위성에서 다운로드받아 융합해서 딱 잡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초수평선 레이다로는 오스트레일리아가 1960년대부터 40여년간 연구개발해 2003년 실전배치된 진달리가 가장 유명하다. 진달리는 전리층에서 반사되어 지구 표면으로 되돌아오는 공중파(sky wave)를 써서 탐지거리가 3,000km에 달하고 오스트레일리아 본토 깊숙한 내륙에 설치된 진달리 초수평선 레이다가 멀리 싱가포르의 창이 공항에 있는 항공기를 탐지하고 더 나가 우리 한반도까지 볼 수 있다고 한다. 다만 진달리는 파장이 아주 긴 공중파 초수평선 레이다의 특성 때문에 표적의 위치를 정밀하게 파악할 수 없고 진달리가 무엇인가 탐지하면 조기경보기나 해상초계기가 가서 표적의 정확한 위치를 알아내고 식별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한국해군이 해양감시의 범위를 말래카 해협까지 넗히고 싶다면 제주도나 남해안에 설치하는 공중파 초수평선 레이다가 가장 저렴한 감시 수단이 될 것이다. 진달리 사업에 오스트레일리아가 지출한 비용은 18억 오스트레일리아 달러라고 한다. 앞서 언급한 캐나다도 초수평선 레이다를 도입했는데 캐나다의 SWR-503 HFSWR은 진달리와 달리 지상파 초수평선 레이다이고 배타적경제수역을 커버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설계되어 탐지거리는 370km 정도이지만 이동식이다. 진달리는 안테나 배열의 길이가 km 단위여서 이동 설치가 불가능하다.

참고로 1979년 미국의회가 중지시킨 클리퍼 바우 레이다위성에 대한 미국해군 공식 웹사이트의 기록을 보면, 클리퍼 바우 레이다위성의 개발에 적용할 기술이 안정화될 무렵 소련해군항공대의 Tu-22M 백파이어 폭격기들이 새로운 위협으로 등장했다. 기지에서 출격해 1시간 안에 공대함유도탄 발사위치에 도달하는 소련 폭격기에 대한 조기경보를 레이다위성이 미국 및 동맹국 수상함대에게 제공하려면, 뛰어봤자 30노트인 수상함을 상대로는 2시간에 한번씩으로도 충분한 감시해역상공 통과 빈도가 폭격기를 상대로는 30분 이하에 한번으로 늘어나야 하고, 그럴려면 2,000NM 고도를 나는 위성의 경우 최소 12대, 1,000NM 고도를 나는 위성의 경우 무려 최소 24대나 궤도에 띄워야만 했다. 게다가 당시 미국에서 막 실용화되기 시작한 스텔스 기술은 레이다위성이 사용할 짧은 파장의 (예를 들면 X-대역) 전파에 특히 효과적이어서 새로 개발될 소련 폭격기의 스텔스성이 높아지면 레이다위성이 소련 폭격기를 탐지할 수 있는 거리가 짧아지고, 레이다위성은 그만큼 더 낮게 날아야 하며, 낮게 날면 레이다로 훑는 구획 (swath) 또한 더 좁아질 수 밖에 없어 더욱 많은 숫자의 레이다위성이 필요하게 되는 악순환을 피할 수 없었다. 따라서 원래 계획 그대로의 클리퍼 바우는 수상함에 대한 조기경보는 제공해도 폭격기에 대한 조기경보는 제공할 수 없어 취소되고, 백파이어가 전세계 어디서나 난데없이 튀어나오는 것은 아니고 노르웨이해, 오호츠크해 등 특정 지역에서만 출몰하므로 영국 북부 스코틀랜드나 북태평양의 미국령 알류션 열도같은 곳에 설치해 두면 고장이 나지 않는 한 1년 365일 감시해역을 쉬지 않고 비춰 볼 수 있는 이동식 (Relocatable) OTH 레이다 TPS-71 ROTHR가 대안으로서 선택되었다. 일본이 1990년 5월 이오지마에 설치하겠다고 발표한 OTH 레이다가 바로 이 ROTHR이다. TPS-71 ROTHR은 프로토타입이 1985년 알류션 열도의 Amchitka 섬에 설치되어 1993년까지 시베리아, 캄차카반도와 오호츠크해를 1년 365일 쉬지않고 감시하다가 그 후 텍사스주와 버지니아주에 각각 설치되어 카리브해의 마약밀수감시에 사용되고 있다.

장시간 체공이 가능한 고고도 무인기의 경우 미국의 글로벌 호크와 이스라엘의 헤론이 있다. 미국해군은 P-8A MMA를 보좌하는 무인기 BAMS의 후보로 글로벌 호크와 프레데터 B의 해상초계형인 마리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해군용으로 개조된 글로벌 호크 매리타임 데몬스트레이션 시범기는 작년 11월 공중 표적을 탐지하는 시험을 했고 트라이던트 워리어 05 훈련에서는 32시간을 날며 역합성개구 레이다와 전자광학 카메라로 해상을 탐색해 얻은 데이터를 통신위성을 통해 지상의 GCCS-M과 해상의 함대 기함으로 전송했다. 이스라엘해군의 헤론 무인기는 우리 P-3B 개조 기체에 달릴 EL/M-2022과 같은 계열의 레이다인 EL/M-2022U를 달고 해상초계임무에 투입되고 있다. 그리고 캐나다는 마리너 무인기에 APS-143B(V)3 합성개구 레이다와 전자광학/적외선 카메라를 탑재하고 바닷가인 동쪽 끝 뉴펀들랜드 주의 구스 베이에서 발진시켜 내륙의 수도 오타와에 위치한 원격작전센터에서 위성통신을 이용해 멀리 대서양을 나는 무인기를 관제하고 무인기의 영상을 원격지로 전송하는 시험을 실시했다. 싱가포르는 E-2C의 후계로서 15톤급의 무인기 LALEE를 연구하고 있는데 센서 탑재량은 2톤이고 용도는 해양감시와 해군의 통신중계로 알려졌다. 싱가포르는 트윈-붐 형식 항공기 보이저로 1986년 무착륙 무급유 세계일주비행을 한 미국인 버트 루탄을 고용해 같은 트윈-붐이며 가운데의 포드에 센서를 다는 형식의 무인기를 만들려고 시도했지만 지금은 글로벌 호크의 조기경보기 변형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중소국해군이 확보할 수 있는 해양감시체계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한국해군은 미국 OED의 한국형인 KOED를 가지고 있지만 KOED는 미국이 제공하는 표적정보를 받아 융합하는 체계라는 성격이 강하다. 완전히 독자적인 한국해군만의 해양감시수단으로는 APS-137(V)6 역합성개구 레이다를 탑재한 P-3C 해상초계기가 유일하고 P-3C가 얻은 정보는 전술지원소 TSC를 통해 KNTDS에 입력된다. 해양감시체계 없이 장거리 유도탄만 도입하는 것으로는 진정한 장거리 공격력을 갖출 수 없다. 인도해군은 최대 사거리가 300 마일에 달하는 대함유도탄으로 무장하는 러시아제 잠수함과 수상전투함을 사들이고 있지만 여기에 상응하는 해양감시체계는 가지고 있지 않다.

지금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나라들은 레이다 수평선 거리까지의 해양감시능력과 간헐적으로 감시범위를 더 바깥쪽으로 넓히는 몇대 안되는 해상초계기의 수준에 만족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해군이 전세계의 해양에서 독자적으로 작전할 일은 없을 것이므로 해양감시위성까지는 필요하지 않겠고 다만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포함해 말래카 해협까지 독자적으로 감시하고 싶다면 오스트레일리아의 진달리와 유사한 초수평선 (OTH) 레이다의 도입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초수평선 레이다가 탐지한 표적의 위치는 정확하지 않으므로 글로벌 호크, 헤론 또는 마리너와 같은 장시간 체공이 가능한 고고도 무인기의 도입을 검토해야할 것이고 이러한 수단으로 얻은 모든 자료를 융합하여 믿을만한 정보로 만들고 멀리 나가 있는 함대에 전달하는 지휘통제체계를 갖추어야 명실상부한 대양해군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다수의 항공기를 탑재해서 어느 정도 독립적인 해양감시가 가능한 항공모함이 도입된다면 초수평선 레이다나 고고도 무인기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백선호,bem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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