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DC펌] 해적의 역사(1)

MIRiyA☆ 2006. 7. 13. 05:25

DC 해전겔 펌, 해적의 역사 (1) by 미트볼

 

 

프롤로그 - 해적 새퀴들은 왜 이렇게 멋져보일까?

해적은 그리 어려운 이해를 필요로 하는 대상이 아니야. 대여섯 살 먹은 내 조카녀석도 해적이 뭔지는 알더라. 내가 해적이 뭐냐고 물어보니까, 원피스에 나오는 밀짚모자 해적단 같은 새퀴들이 해적이래. 나만 해도 해적 하면 후크 선장 따위를 떠올렸었는데, 시대가 변하면서 정형적인 이미지도 변하나 봐. 하지만 원피스의 해적이나 캐러비안의 해적의 해적이나 낭만적인 해적의 이미지는 변한 게 없어.

 

 

<많은 초딩들에게 해적에 대한 환상을 심어준 만화 원피스. 여러분은 원피스의 설정및 상황들을 절대 현실과 연관지어선 안 된다. 명색이 대양해적이라는 색휘들이 연안선인 캐러벨 타고 다니더구나.>

20세기에 접어들면서 많은 애송이들이  해적이라 함은 바다에서 낭만을 즐기며 보물선을 강탈하고 재물을 분배하면서 띵까거리면서 노는 유랑집단이라 생각하고 있어. 글쎄. 이런 식의 인식은 분명 대규모의 해적이 창궐하여 소위 해적의 전성기라고 하는 1740년로부터 거슬러 올라가. 이는 즉 우리 현재 보는 원피스 같은 만화도 사실은 18세기 모험 및 해양 낭만소설의 기본적인 패턴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소리고, 앞으로도 벗어나지 않을 거라는 소리야.

왜 사람들은 해적들을 낭만적으로 보기 시작한 걸까? 산적이나 들적한테는 그런 게 없으면서. 글쎄, 해적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 서민들은 막연히 동경하던 대상이었나봐. 불법을 저지르고, 자유롭게 생활하고, 세금도 안 내고, 배타고다니니까 왠지 좀 낭만적이겠다 여겼는지 말이야.

이러한 독자들의 마음을 눈치챈 글쟁이들이 있었어, 1724년, 해적들의 전성기가 채 끝나지도 않았을 때. 어느 선장은 악명높은 해적들의 약탈과 살인의 일반역사라는 긴 제목의 책을 낸 적이 있어. 이 책은 그 당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현재도 많은 해적 연구가들이 주요 해적들의 일생을 연구하고자 사료로 쓰고 있대. 대중들이 얼마나 해적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지 알게 해주는 경우이지.

이후 19세기에, 해적들이 거의 자취를 감추게 되었을 때, 그 시대에 창작된 해적소설 가운데에는 대표적으로 보물섬이라는 소설이 있었어.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이 소설은, 어떤 브리튼의 초딩색휘가 보물지도를 발견해서 무턱대고 찾으러 갔다가 보물을 숨기려는 해적들을 만나서 조낸 벌벌떨다 극적으로 이긴다는 스토리야. 이 소설 덕분에, 우리의 해적에 대한 일반적인 상식, 예컨대 섬에 보물을 묻어놓는다던지, 보물지도를 그려서 보물묻은 장소에 X표를 친다던지, 앵무새를 가지고 다닌다던지 하는 식의 통설이 생겼어. 이런 식의 소위 낭만적 해적 세태는 최근 영화 '캐러비안의 해적'까지 전해지게 되었지.

 

 

 

<아무리 해적 신화 자체가 구라라고 그래도 캐러비안 해적2는 꼭 봐야 함이다... 왜냐? 쪼니 뎁 횽님이 나오니까.>

그렇다면, 현실의 해적들은 실상이 어땠을까? 분명한 것은 해적의 삶이라는 건 속알맹이를 까보면 그리 낭만적이라 할 것도 없고, 실상은 고문과 약탈과 살인과 방화와 비참함과 더러움과 그외 기타등등의 추잡함이 응집되어 있는 거나 다름이 없다는 거야.

이번 연재를 통하여 이 동생은 이 해적 새퀴들이 실체서부터 고대서부터 오늘날까지 어떻게 지나가는 배들의 삥을 뜯어왔나, 그러면서 어떤 놈들이 악명을 떨치고, 그들이 사용한 권모술수와 수법은 어땠고, 얼마나 잔혹한 짓거리를 했고 어떤 정치적 이해관계가 있었나 등등의 것을 소상히 다룰 거야. 어때? 재미있겠지?

프롤로그(2)

<들어가기 전에> 해적에 대한 용어 심층 분석

의문 하나. 그래서 해적이란 정확히 무엇인가?

뭐긴 뭐야? 산적은 산에서 날뛰는 도적이고, 마적은 말 위에서 날뛰는 도적이니까, 해적은 당연히 바다에서 배타고 날뛰는 도적이지. 과거에 카리브해에서 스페인 보물선을 나포하던 해적들이나, 현재 필리핀 앞바다에서 모터보트타고 화물선 나포하는 해상도적이나, 기본적인 마인드는 같아. 이 간단한 진리를 모르는 초딩들은 아직도 해적이 뭐 다른 도적 새퀴들과 특출나게 다른 면이 있는 줄 아는 거고 말이야. 허나 분명히 말하는데 해적은 황건적 같은 도적새퀴들이랑 틀릴 게 하나도 업ㅂ다. 똑같이 잔인하고 무자비하고 비열하고 추잡한 족속들이지. 이는 앞으로 소개할 역사적인 해적들의 작태에서 확연히 드러날 것이야.


의문 둘. 파이러트(해적)을 의미하는 프리버티어, 프리부터,  버커니어, 코르세어는 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 거냐?

해적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어. 일반적으로 영어 단어로는 파이러츠라고 하는데, 이 해적이란 단어는 다양한 해적들을 통칭하고 있지. 말 그대로 바다의 무법자인 국적없는 해상 도적들도 있겠고, 그렇지 않은 녀석들도 있어. 전자의 해상 도적들은 파이러츠라고 부르는데(법을 어기고 아무 나라 배나 닥치는대로 나포하여 재물을 갈취하는 무리들을 말하지), 그렇지 않은 후자들은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어. 그럼 그 녀석들의 정체는 뭘까? 설마 국적이 있는 해적도 있나? 그렇다. 있음이다. 일명 사략해적이라고 하는 애들이지.


프리버티어(Privateer)는 일반적으로 사략해적을 말하는 단어야. 사략이란 정부와 계약을 맺고 전시에 적국의 상선이나 군함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하지. 일반적으로 사략해적이라고도 부르는데, 해적이란 말을 뺌으로써, 불법적인 의미를 지우기도 해. 즉 사략선원 혹은 사략선이라 부르는 거지..

 

 

<영화 마스터 앤드 커맨더에서 우리의 막시무스께서 상대하는 적이 바로 사략선이다. 그 당시는 영국과 프랑스의 전쟁기간으로 막시무스의 HMS서프라이즈 호는 고래잡이배를 삥뜯고다니는 프랑스의 사략선 아케론과 일전을 치룬다... 헌데 원작 소설에서는 사실... 아케론호가 미국 사략선이었다더군>

쉽게 생각하면 그냥  국가로부터 면허를 받은 해적인 거야. 사략선장은 국가로부터 나포 면허장이라는 것을 발급받는데, 이것은 유래가 저 중세시대 백년전쟁서부터 거슬러올라가는 계약이지. 보통 국가는 나포한 배와 화물의 1/5를 때먹었어. 일종의 세금 개념이랄까.

버커니어는 이런 준합법적인 해적에 속해. 즉 조국이 있어서 적국에게 해를 입히는 그런 해적들을 말하는 거야. 원래 버커니어라는 말은 에스파냐 대해, 즉 서인도제도에 이주한 17세기 프랑스인들을 말하는 말이었는데, 어원이 특이하게도 바베큐(프랑스어로는 부캉)에서 유래했대. 그들이 고기를 바베큐로 구워먹었다나 어쩐다나. 에스파냐가 이들을 탄압하면서, 자연히 이 프랑스 출신의 성깔 더러운 이민자들은 에스파냐와 맞서 싸우기 시작했고, 거기서부터 본격적인 해적 행위가 시작되었지. 이들은 주로 포트 로열 같은 카리브해의 항구에 본부를 차리고서는 스페인 배들만 조낸 때려부수고 죽였어. 물론 프랑스 정부에서는 그들을 비밀리에 인정했다지.


17세기 중반이 되면서 이 버커니어 집단에는 영국과 프랑스는 물론 온갖 인간들이 섞이게 되어 완전 스페인만 다굴치는 다국적 해적단이 되어버렸어. 도망친 노예, 해방된 노예, 평범하던 뱃사람들까지 끼면서 스페인은 이 버커니어 때문에 신세계를 완전 말아먹게 된다.

'프리부터'는 이 버커니어들 중에서두 프랑스 버커니어들을 말하는데, 그 말의 어원은 네덜란드어로 프류트, 영어로는 나는 뽀트, 플라이보트라고 불리는 쾌속선에서 유래했어. 해적들은 배를 단시간 내에 나포하기 위해 잽싼 배를 주로 탔지.

그렇다면 요즘도 커세어 전투기 같은 데에 쓰이는 '코르세어'는 뭘까? 이 놈들은 주로 지중해에서 활동하던 해적이었어. 그 유명한 이슬람의 발바리아 사략해적도 이 코르세어에 속하지. 원래 말은 프랑스어의 라 쿠르스 즉 사략선원에서 유래했지만 나중에 가다보면 이슬람애들도 자기를 코르세어라 칭했지. 하지만 유럽애들은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소리라고 했지. 발바리아들이 자기들에게 해적밖에 더 됐겠니. 반면 발바리아 자신들은 자기가 이슬람을 위해 싸우는 사략해적이라 생각했거든.


아. 슬슬 뭔가 짜증이 나고 복잡해지지? 씨박 그냥 해적이라 부르면 되지 뭐 그리 구별을 해놓고 지랄이야 라고 생각하는 독자에게는 그냥 해적이라고 부르기를 권할게. 실은 사략단 중에서도 전쟁이 끝나버리고서 진짜 해적들로 전환하는 애들도 많았고(사략선원의 입장에서 전쟁이 끝나면 일자리를 잃어버리는 거나 다름없지), 저런 사략선원들만큼 아무 나라 배나 약탈하는 진짜배기 해적들도 많았거든.

헌데 이 이름의 차이가 당사자들에게는 생명이 걸린 일이었어. 사략선원은 적 해군에 걸려 포로가 되어도 보통 처형을 당하지는 않았지만, 사략단이 아닌 불법적인 해적들은 걸리는 즉시 교수형이었거든.

다음 화에는, 드디어 본격적인 해적의 역사로 들어가서 가장 먼저 해적의 원조라고 할 만한 해양민족에 대해서 알아보겠시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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