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HW 이야기/애플

맥북 프로 13인치 2011년 초기형 모델의 배터리 자가교체/수리기

MIRiyA☆ 2014. 2. 6. 03:30

나는 맥북 프로 13인치 2011년 초기 모델 기본형을 구입해서 쓰고 있다.

지금 RAM은 16GB로 업그레이드 되어있는 상태고, 삼성 S840 Pro 256GB SSD와 시게이트 750GB HDD로 완전히 풀업 되어있는 상태. 퍼포먼스에 거의 불만 없이 쓰고 있었는데, 으잌 시부럴 별안간 배터리 수리 서비스 표시가 뜨는거다.



이게 바로 그 무시무시한 배터리 수리 서비스 표시. 저걸 눌러보면 아래와 같은 안내 화면이 나온다.



배터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게 애플 서비스 센터에 가서 갈면 20만원 달라고 하고, 사설 센터 가면 13만원 달라고 한다. 배터리 따위 가는데 10만원 넘는다니 정말 부담이 많이 간다. 내 경우 이베이에서 배터리를 검색해서 구입했고, $43.89에 무료 배송을 받았다.



한국 환율로 대충 따지면 5만원이 좀 안되는 가격에 산 셈이다. 거기다가 애플 정품 배터리.

대신 안좋은 점도 있어서, 내가 올해 1월 15일에 구매했는데 배송받은건 2월 4일에 배송받았다. 거의 20일만에 받은 셈이다. 중국에서 출발하여 한국으로 그냥 온게 아니라, 스웨덴으로 갔다가 다시 한국으로 왔다. 배송 조회도 거의 10일 넘어서부터 되기 시작했고.. 아무래도 항공사들이 배터리를 운반하기 꺼려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폭발물로 취급받나보다-_-a 뭐 여튼 중국에서 뭐 구매하면 20일 넘게 걸리는건 늘상 있는 일이므로 너무 민감해하지 말자.




요게 배터리 교체 전 상황이다. 사이클 수가 거의 300에 육박하고 있었고, 최대 충전용량도 기존의 6500에서 4500 정도로 많이 떨어져있다. 이 맥북 프로 2011년 초기형, 왕년에 샌디브릿지 탑재 모델로 엄청나게 긴 배터리 사용량을 보여주던 모델이다. 일례로 내가 회사에 출근해서 한참 노트북을 쓰다가, 오후 3시쯤 되니까 갑자기 화면이 약간 어두워지는거다. 알고보니 어댑터를 안꽂아놨더라구. 여튼 배터리 엄청 오래가는 놈이었는데.. 요새는 카페에 들고 가서 사용하면 2시간도 버티질 못하는 조루가 되어버렸다.


여튼 내가 주문한 배터리는 20일만에 도착했고, 직접 교체를 해보기로 했다.




우선 바닥을 딴다. 맥북 프로 일반형은 워낙에 분해가 쉽게 만들어져있어서, 정말 거짓말 하나도 안하고 눈감고도 교체 작업을 할 수 있을 정도다. 배터리 교체 작업은 굉장히 쉬운 작업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말자. 저기 화면에 보이는 나사 10개를 모두 돌려 빼주자. 드라이버는 일반적인 아주 작은 십자드라이버, 정확히 말해 PH#000 규격 드라이버를 쓰면 된다. 다이소 일부 매장에서 팔고있으니 참조하자.


주의1. 화면에서 상단 좌측부터 3개의 나사는 다른 7개의 나사보다 길이가 훨씬 길다. 나중에 조립할때 헷갈리지 말자. 뭐 어차피 길이가 하도 차이나서 잘못 끼울 일은 없을거다. 기스만 내지 말자구.


주의2. 맥북의 나사는 약간 대각선으로 박혀있는게 정상이다. 내가 몇년 전에 처음 맥북 하판 조립할때는 이게 수직으로 박히는게 정상인줄 알고 힘줘서 돌리다가 드라이버가 삐끗나 바닥에 실기스를 내버렸다.




내 손목에 찬건 정전기 방지 손목띠인데, 전자 부품 만질 때 정전기 튀어서 고장나지 말라고 팔에 차는거다. 코드 맞은편 끝을 어디 책상 다리 같은 쇠로 된 부분에 감아주면 된다. 근데 뭐 이런거 없어도 분해 하는데는 상관 없다. 그냥 근처에 쇠붙이 있으면 손좀 문질러서 튀지만 않으면 된다. 하지만 나는 허세 떠는걸 좋아하기 때문에 매번 손목에 차준다. 손에 저거 차면 엄청 우러러보거든.




자 뚜껑을 땄어. 저기 바로 시커먼 배터리가 보인다. 내 맥북 프로에서 순정 부품이라곤 로직보드 하나만 남은 셈이다. 왼쪽 위에 빨간 딱지 붙은건 256GB 삼성 S840 Pro SSD고, 그 아래의 넙데데한 은색 판은 멀티베이 + 750GB 시게이트 하드디스크. 그리고 중앙에 녹색 부분은 8GB + 8GB 해서 16GB 풀뱅크를 달성한 RAM들이다. 여튼 이제 위쪽의 까만 배터리를 분리하자.




먼저 이자식을 분리하자. 



이렇게. 뭐 손톱이나 이런걸로 무리하지 말고 살살 들어올려주면 빠진다. 이게 배터리랑 로직보드랑 연결하는 전원 케이블이다.




이제 나사 두개를 분리해준다. 잘 보면 나사가 아주 거지같이 생겨먹었다. Y자 모양인데, Tri-wing Y#1 규격이다. 옥션에서 tri-wing으로 검색하면 에디슨이라는 일본 회사 드라이버를 6000원 약간 넘는 가격으로 팔고 있다. 애플 애들이 예전에는 배터리를 자가 교체할 수 있게 분해할 수 있게 만들어줬는데, 요새는 다 이런식으로 분해하기도 힘들게 만들어놨다. 귀찮게..




드라이버는 그냥 이렇게 평범하게 생겼음. 나사는 하나가 길고 하나가 짧다. 




나사 두개 풀었으면, 배터리에 달린 반투명 플라스틱 따까리를 잡고 살짝 들어주면 된다. 힘주지 말고 살살 하자. 항상. 따로 접착제를 처발라둔건 없기 때문에 아주 수월하게 분리할 수 있다. 


이게 얼마나 쉬운거냐면.. 요새 나오는 맥북 프로 레티나의 경우 배터리를 6조각 내서 강력 접착제로 붙여놓기 때문에 히팅건이나 전자레인지에 데운 수건 같은걸로 접착제를 녹인다음 책밭침 같은걸로 분리해야한다. 잘못하면 배터리가 휘거나 배터리 케이스가 터질 수 있다. 그럼 연기를 내면서 부풀어오르거나 불이 붙겠지. 여튼 .. 일반형 맥북 프로는 분해 조립이 상당히 쉽다.



기존 배터리와 교체할 배터리를 같이 놓고 비교해봤다. 글씨라던가 플라스틱 딱지라던가 거의 비슷해서 알아볼 수가 없다. 정품 맞는것 같다. 조립은 분해의 역순이므로 잘 맞춰 조립해주고 나사 두개 끼운 다음 전원 케이블 도로 꽂아주면 땡. 정말 정말 간단하다. 진짜 분해 조립중에 정신이 나가서 드라이버로 배터리를 찔러 터트린다거나,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마시다가 로직보드에 엎어버린다던가.. 이런것만 조심하면 된다. 사고날 걱정 거의 안해도 됨.




새로 끼우고 켜보면 요런식으로 변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사이클수가 1로 리셋되었고, 용량이 5814로 소폭 증가했다. 원래 스펙상은 6500인데 좀 기분이 찝찝하긴 하지만 아무튼 교체 완료. 오늘 교체해서 완충했고, 내일 회사 출근해서 어댑터 안끼우고 완전 방전 한번 시킨다음 다시 체크해봐야겠다. 과연 얼마나 오래 쓸 수 있을까. 결과 나오는대로 다시 업데이트하겠다.


여튼 독자 여러분들도 내 레퍼런스 참조하여 괜히 생돈 까먹지 말고 알뜰하게 수리하길 바란다. 도움 받았으면 나 뿌듯하라고 밑에 댓글도 하나 달아주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