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HW 이야기/삼성

삼성의 탁월한 3가지 전략적 판단들.

MIRiyA☆ 2012. 6. 24. 04:05

오늘은 삼성 찬양 한번 해보자.

삼성이 한 3가지 전략적 판단을 찬양한다.



삼성 비 메모리 ARM계열 AP사업

예전까지만 해도 삼성이 AMD를 인수하고, X86 시장에서 인텔좀 잡아보자는 희망을 가진 분들이 많았다. 다들 아시는 부분들이지만 인텔과 AMD의 기업 덩치는 정말 어른과 초딩의 수준이고, 인텔의 엄청난 기술력은 매번 AMD를 압도한다. AMD를 지탱하는 부분은 그냥 반독점법 정도일 뿐이다. AMD는 심지어 nVidia보다 작은 회사다. X86 CPU 시장에서 AMD가 좀 선전해서 인텔의 CPU값도 좀 내리고 하면 소비자 권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의 AMD는 정말 답 안나오는 상황. 앞으로 이 모양새는 깨지지 않을것 같다. 인텔은 너무나 강하다.


하지만 이런 구도가 송두리째 변하고 있다. X86의 테두리 안에서는 인텔이 절대 강자지만, 최근의 스마트폰/스마트패드 득세로 인해 X86계열 CPU보다 ARM계열 AP들이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 뭐 앞으로도 X86 CPU는 많이 팔리겠지만, 예전같지 않을것이라는거다. 바야흐로 포스트PC 시대인데, 노트북이 데스크탑 PC보다 많이 팔리던 시대도 가고, 이젠 심지어 아이패드가 컴퓨터보다 많이 팔리는 시대 아닌가. 스마트폰의 99%에는 ARM 계열 칩이 들어간다. ARM 계열 칩들은 X86에 비해 현격히 뛰어난 전력 소모 특성으로 인해 모바일 기기에서 절대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인텔이 냄새맡고 메드필드라고 X86 계열의 모바일 AP를 급히 만들었지만, 시장에 존재감을 과시하기에는 아직 무리였다. 마이크로소프트 조차도 위기를 느끼고 ARM 전용 Windows8 RT를 만들었다. "더이상 쟤들만 믿고 있다간 큰일날것 같아!"


이런 ARM계열 AP를 가장 잘 만드는 회사라면 단연 삼성과 퀄컴을 꼽을 수 있다. 퀄컴은 LTE 원칩 솔루션이라던가, 여러가지 제조사 입장에서 갖다 쓰기 편한 칩을 잘 만드는지라 요새 시장에서 꽤 잘나가고 있다. 삼성/애플 제품이 아닌 스마트폰에는 대부분 퀄컴의 스냅드래곤이 들어간다. 뭐 nVidia의 테그라 계열도 좀 팔리지만 퀄컴 스냅드래곤보다는 한수 아래라 본다. 이렇게 스냅드래곤 시리즈가 다양한 라인업으로 인기가 있다면, 삼성은 뭔가 성능면에서 절대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단은 애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들어가는 AP를 삼성에서 만든다. A4, A5 뭐 이런식으로 나오는것들이 다 삼성제다. 이런 A4, A5등의 칩들이랑 형제로 나오는게 엑시노스라고 불리는놈들인데, 이건 갤럭시S 시리즈 등에 들어간다. 지금 CPU/GPU성능을 모두 아울러서 가장 성능이 좋은 AP를 삼성에서 만들고 있다. 


지금 2조원을 넘게 들여 짓고 있는 화성 17라인에선 이런 비메모리 칩들이 생산된다. 지금은 삼성과 애플 제품에 물건 대기도 빠듯하지만, 새 공장이 만들어지면 아마 다른 회사 휴대폰에도 삼성의 AP가 탑재된 모습을 볼 수 있을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ARM계열 AP가 X86 CPU를 압도하게 되면, 삼성이 인텔을 누르게 되는것과 마찬가지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 부분의 향방은 앞으로 인텔의 모바일용 X86칩 + MS 윈도우8의 조합이 잘나가느냐에 달려있다. 만약 이게 실패하면 인텔은 ARM계열 칩을 만들게 될 것이고, MS는 윈도우8 RT로 플랫폼 대전환을 하며 위태로운 시간을 보내지 싶다. 그래서 난 얼른 새 MS 오피스를 보고싶다. 이놈의 싹수가 시장 향방에 아주 큰 역할을 할 것이기에. 나는 MS오피스의 완성도에 대해 정말 부정적인지라 별 기대는 안하고 있다. 예전에 만들던 그 팀이 계속 만들고 있으면 뭐 더 변할게 있나 싶다. 정말 파워포인트 쓰다가 지쳤다.


여튼 지금 삼성은 ARM 계열 칩을 만드는 회사중에 최강이고, AMD를 인수하며 X86 시장에 진출할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아마 AMD를 인수해서 인텔이랑 경쟁했다면 정말 엄청나게 깨졌을 것이고, 돈은 무지하게 잡아먹고 그룹이 힘들어졌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여러모로 보아 삼성이 X86시장에 진출할 이유는 없다.



삼성 SSD 사업

삼성이 거의 취미 생활에 가깝게 해오던 HDD 사업을 접어버렸다. 그리고 요즘은 SSD 시장에 대폭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난 삼성 SSD를 굉장히 좋아한다. 성능 면에서도 현존 최강이고, 가격도 굉장히 저렴한데다가 패키지 열어보면 감동적일정도로 충실하다. 디자인도 나쁘지 않다. SSD는 HDD랑은 비교도 하기 힘들 정도로 엄청나게 빠른지라 PC에서 SSD만 끼워봐도 그 체감되는 성능이 남다르다. 그래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고, 앞으로 계속 고성장 할 것으로 예상한다.


SSD 시장은 삼성에게 굉장히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는데, 1번이 OCZ의 몰락이다. 예전에 성능면에서 호평을 받던 샌드포스 컨트롤러를 탑재한 OCZ 제품이 죄다 피떡이 되서 나가떨어졌다. 샌드포스 컨트롤러를 내장한 제품은 심각한 불안정과 제품 결함에 시달렸고, 사람들은 OCZ에 대한 신뢰를 버리게 되었다. 안그래도 샌드포스 이상했는데 근래에 있었던 '통큰 SSD'불량으로 저질 싸구려 이미지를 굳혀버렸다. 거기다가 최근 인텔 SSD에 들어간 샌드포스 컨트롤러도 문제를 일으켰다. 암호화 알고리즘 문제로 인해 반품 사태가 벌어졌는데 이것도 어쨌든 삼성에겐 호재다. 지금 시장에서 저렴하고 성능 좋으면서 믿을만한 SSD는 삼성 정도다.


2번은 태국 홍수다. 작년의 태국 홍수로 인해 하드디스크 시장이 아작나면서 사람들이 SSD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정말 1년 전에 비해 2배 가까이 올라버린 하드디스크 가격에 학을뗀 사람들이, 이 값이면 그냥 좀 참고 SSD 달아볼까- 하는 심리를 갖게 되었고.. 실제로 요즘엔 128GB SSD 가격이 10만원 초반으로 내려왔다. 이게 얼마나 충격적이냐면, 내가 예전에 쓴 글 보자구. 2010년 11월에 삼성 S470 64GB짜리가 당시에 가격이 16만원이었다. 그리고 2012년 올초 2월에 S470의 후속 모델인 S830의 64GB 버전이 가격 12만원이다. 거기에 S830 128GB 모델이 여친 사주던 작년, 2011년 11월 구입당시엔 30만원이었는데, 3달 지난 올초 2월에 23만원, 거기서 4개월 지난 지금은 14만원이란 말이다. 그 글에서 예측한대로 256GB 모델의 가격이 30만원대로 내려왔고, 128GB 모델이 64GB 모델의 가격으로 내려왔다. 이게 올해 말쯤에나 될줄 알았는데 벌써 지금 달성이 되어버린거다. 엄청나게 가격이 빨리 떨어지고 있다.


여튼 이런 저런 이유로 SSD는 탄력 받았고, 이 시장에서도 삼성이 최강이다.



삼성 AMOLED 사업

삼성이 저 AMOLED 밀던게 아마 옴니아2 나오던 그 시절이라고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AMOLED 액정의 답 안나오는 색상을 정말 싫어하고 있지만, 리얼블랙을 구현할 수 있다는 부분 정도는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 지속적인 마케팅으로 인해 장점 만큼이나 단점도 많은 AMOLED가 시장에서 호평받을 수 있었고, 삼성은 저걸 자사 휴대폰의 특장점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 그리고 삼성은 지금도 AMOLED의 단점을 하나하나 해결해나가고 있고, 현재 미래 발전 전망이 밝은 디스플레이 방식이다. 뭐 이 글에서는 AMOLED의 장단점을 까대고 이러긴 싫고, 현재 AMOLED는 시장에서 제법 선호되고 있고, 그 AMOLED 방식 디스플레이의 99%를 생산하는 회사가 삼성이다. 앞으로 AMOLED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삼성이 모바일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입지 역시 그에 비례하여 커질 것이다. 으휴 멍청한 콩라인 LG는 AH-IPS로 AMOLED 대항마 마케팅하는게 너무 늦었다.



일단 오늘은 삼성의 엑시노스 AP, SSD 저장장치, AMOLED 디스플레이 세가지를 탁월한 판단의 예로 들어봤다. 삼성은 1등 부품을 정말 많이 갖고 있다. 전통의 강점인 RAM과 함께 특유의 좋은 조립 품질(외관 디자인은 아저씨 느낌이라도), 그리고 성의 있는 OS 업데이트,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 이런 부분을 볼 때 삼성은 애플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회사다. 실제로 판매량 자체는 삼성이 더 많이 팔기도 하고. 만약 이런 부분에 더해 UI 디자인, UX 부분도 보강이 된다면 삼성은 정말 내가 원하는 그런 회사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여태 조사하고 연구한 삼성의 디자인 허접성의 이유를 바탕으로 해결책을 조금 적어보겠다.


1. 기기 디자인과 마찬가지로 GUI 디자인도 인하우스 인력으로 진행하라.

삼성이 외주 디자인을 맏기는 업체는 디자인 역량이 떨어진다. 회사의 근로 환경이 개판이기 때문에 실력있는 인재들은 그 회사를 금방금방 떠난다. 갓 대학 졸업한 뜨내기 신입들이 노예처럼 일하며 삼성전자 휴대폰의 GUI를 그리고 있다.


2. 기기 디자이너와 GUI 디자이너는 같은 업무 공간안에서 밀접하게 교류해야한다.

삼성 스마트 TV의 외관 디자인과 내부 UI 디자인을 보면 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의 갭을 느낄 수 있다. 외관 디자인과 상관 없이 내부 디자인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맨날 보고 토론하며 컨셉을 맞춰가야한다.


3. 신제품 내놓을때마다 GUI 디자인을 자잘하게 갈아엎지 마라.

각 통신사별로, 각 나라별로 아이콘 디자인이 제각각인데 이런거 전부 다 인력 낭비에 삽질이다. 해당 나라 컨셉에 맞춰서 디자인한다는 느낌인것 같은데, 이따위로 찍어내는데 가이드라인이고 일관성이고 지켜질 리 만무하다. 문자 메시지 UI 배경색 하나하나 조금씩 바꿔가면서 작업하는건 디자이너들에게는 큰 고통이다. 10년 쓸거라고 생각하고, 다음, 다다음 기종에서도 쓸거라고 생각하고 꼼꼼하게 만들어 하나하나 계속 재활용해라.


4. 디자인 컨펌을 아웃소싱해라

각 조직별로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의 미적 감각이 수준 이하인건 현재까지 내놓은 삼성전자 제품들의 UI를 보면 알 수 있다. 뛰어난 미적 감각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발가락으로 디자인해도 저정도 제품은 나오지 않았으리라 싶은게 버젓이 제품화 되어 나오고 있는 모습을 보면 정말 큰 문제가 있다. 디자인은 내부 알력에서 자유로운 외부 디자이너가 평가하게 하자.


5. 마지막으로..

삼성의 내부 UI디자인은 마치 NHN처럼 커다란 단일 디자인팀 하나가 돌아가면서 하나하나 집중해서 작업하는 그런 식이 괜찮지 싶다. 한 팀이 휴대폰 UI부터 스마트TV, 냉장고까지 죄다 커버하게 되는것이다. 지금 네이버 디자인을 봐라. 정말 뭐라 흠잡을 수 없을 정도의 퀄리티, 일관적인 컨셉을 잘 유지하고 있다. NHN에서 배울 점이 많을것이다.


삼성의 부품 기술, 조립 품질, 소프트웨어 최적화는 정말 높이 평가한다. 

여기에 내/외부 디자인이 더 나아진다면 삼성은 진정한 괴물이 되지 않을까 싶다. 회사라는게 마치 사람처럼 재능이 있는것 같다. 얘는 뭘 잘하고 쟤는 뭘 잘하고.. 살아오면서 못하던 부분을 잘하기는 참 힘들지만 기획/디자인만 파던 내가 개발 배우고 있는것처럼 삼성도 디자인을 배워서 변화해야 하지 않겠나.



내외부 디자인의 거대한 갭




약빨고 만든 GUI 디자인


위의 저 두장이 삼성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갤럭시S3는 내가 직접 구입해서 아주 고농도로 까주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