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I&사용성 이야기/불편함,사용성

사용자가 멍청하니까

MIRiyA☆ 2012. 7. 25. 14:18

학교 기숙사에서 몇달 전에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일어났다.

기숙사 공용 공간에 비치해둔 전자레인지에 어떤 멍청한 기집애가 호일에 싼 고구마를 넣고 돌려버린 탓에 불이 나버린 것이다. 덕분에 모든 기숙사에서 공용 전자레인지가 사라지고, 햇반 60개를 박스로 산 녀석 포함하여 사생들은 분노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우리는 그 여자애를 진짜 나이 20 넘게 먹도록 전자레인지에 호일 넣으면 안되는것도 몰랐냐고 몰아부칠 수 있다. 솔직히 그 나이 먹도록 그것도 모르는건 등신이긴 한데, 개발 하는 사람이나 UX를 논하는 사람이 그래서는 안될 일이다. 


개발 이야기 할 때 학부 시절에 다들 한번쯤 들어봤을 말이 있다.


"Garbage in, Garbage out"

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가 나오기 마련이다.


"위 문장은 Caveat Emptor, 즉 사용자가 알아서 조심하라는 그런 말인데, 이런건 오늘날의 표준에 따르면 엉성하고 안전하지 못한 프로그램을 나타낸다. 좋은 프로그램은 쓰레기를 입력받아도 절대로 쓰레기를 내보내지 않는다."

- 스티브 맥코넬, Code Complate


뭐 여튼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이거다. 모든 소비자들은 병신들이다. 

얼마나 병신이냐면, 전자레인지에 고양이 넣지 말라는 말도 있고, 컵이 뜨거우니 주의 하라는 말이 있기도 하잖냐. 대체 어떤 등신이 전자레인지에 고양이를 넣어서 말리나. 그래 그런 등신이 있어서 고양이가 터져 죽었다. 하지만 우리가 좀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저런 경고문 정도로는 족하지 않다. 



전기 콘센트를 보자.

어릴때 쇠젓가락을 전기 콘센트에 꽂았다가 뻥 터져서 뒤로 날아간 내가 지금 살아남아 이 글을 쓰고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부모님들은 자식들의 병신성을 커버하기 위해 마트에서 콘센트 마개를 사서 일일히 끼워놓고 쓴다.


다리미와 드라이기를 보자.

다리미와 드라이기는 과열 주의 문구가 써있긴 하지만, 내부적으로 온도가 너무 많이 올라가면 바이메탈을 이용해서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하는 안전장치가 되어있다. 중학교 기술가정시간에 나오더라.


선풍기를 보자.

풍기 날개에 손넣지 말라고 적혀있지만 많은 애들이 손가락을 쳐 집어넣고 병원 가서 징징거린다. 그 결과 신일에서 이런 스마트 센서 선풍기가 나왔다. 손대면 역전류를 줘서 멈춰버리는거다.



출처 : http://clien.career.co.kr/cs2/bbs/board.php?bo_table=use&wr_id=393339

자 그럼 전자레인지는 안될게 뭔가? 바이메탈을 이용하듯, 적외선 센서를 이용하듯 전자레인지에서도 광학 센서를 이용해 불꽃이 튀는걸 충분히 검출할 수 있을것이고, 불꽃이 튀는 즉시 경고음과 함께 전원을 차단하도록 배려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단가 때문에 이런 기능을 만들지 않았을거라고? 그럼 특수 안전 기능 달았다고 비싸게 팔면 될거 아냐? 요새 안전에 얼마나들 신경쓰는데 껀수 딱 좋네. 


여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우리 모두 사용자가 진짜 등신같은건 안다. 

사람은 컴퓨터가 아닌 이상 실수를 할 수 밖에 없고, 정말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인해 죽거나 다치기도 한다. 디지털화된 세상 속에 사람이 피로를 느끼지 않도록 미리 앞서나가 배려하자. 난독증 쩌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경고문갖고 면피하기만 하지 말자구.



ps. 자다가 더워서 깼다. 더워서 에어컨을 틀고 잤는데 이번엔 추워서 깼다.

이건 사람의 탓인가, 에어컨이 스마트하지 못한 탓인가? 혁신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