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HW 이야기/모바일 이야기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말장난이라고?

MIRiyA☆ 2011. 8. 1. 08:20

아 짜증나서 욕좀 할게. 

인간 자체가 싸구려라서 욕을 하면 왠지 더 흥이 나고 글에 리듬이 붙는 느낌이다. 

내 블로그니 내 맘대로 하니까 심약자나 임산부 등 보는 사람이 알아서 필터링해주라. 

무슨 욕 나오냐면, 멍청이, 지랄, 사기꾼, 개새끼, 저능아, 양아치, 변태, 십덕후 이정도만 나온다. 

아, 이거 길가다가 요즘 애들이 흔히 내뱉는 말들 아닌가?




 

요즘 커뮤니티 등지에 보면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말장난이라며 애플을 까내리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들은 너무 머리가 나빠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사람들이다.


일단 레티나 디스플레이라 함은 300ppi가 넘는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에 붙인 애플의 교활한 마케팅 수사라고 다들 알고있다. 레티나 디스플레이 혐오자들의 말은 이거다. 기존에 엑스페리아 X1처럼 300ppi가 넘는 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분명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레티나라는 이름 '만' 붙여서 대단한것인양 팔아먹었다는거다. 이 사람들은 그냥 숫자만 볼줄 아는 멍청이들이다.




애플의 레티나 디스플레이에는 기존에 없던 확실한 혁신이 있다. 기존 윈도우모바일 시절 나온 엑스페리아 X1은 그저 해상도만 끌어올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해상도를 올리면 당연히 글씨 크기가 작아지게 된다. 물론 엑스페리아 만들던 사람들은 그거 알고 만들기 때문에, 해당 윈도우모바일 OS의 GUI들을 크게 키워서 해상도가 커져도 글씨가 작아지지 않게 만들었다. 하지만 엑스페리아 X1은 스마트폰이다. 서드파티 어플들을 깔아 써야 하는데, 서드파티 앱 제작시 어느 단말기에서 돌아갈지 알수가 없기에 엑스페리아 X1에는 글씨가 깨알같고 조막만한 어플과 정상적인 크기로 나오는 어플이 중구난방이었다.



하지만 애플의 경우 기존 320x480 해상도를 그냥 정수배로 올려서 640x960으로 완벽하게 적용하였다. 혹자는 이게 가장 원시적인 방식이라며 멍청하게 폄하하기도 하지만, 원시적이라서 뭐 어떻단 말인가. 그 원시적인 덕분에 320x480 해상도 앱을 아이폰4에서 돌려도 레이아웃 문제가 생기지 않고 1:1로 매칭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예전 윈도우모바일 시절 240x320 폰을 정수배한 480x640 폰을 비교하면 참담하다. 240x320용으로 디자인된 어플들이 형편없이 깨지기 때문이다. 아이폰은 이 부분을 OS레벨에서 완벽하게 해결하였고, 진정으로 고해상도 어플리케이션을 보급하는데 성공했다. 




개발자 입장에서도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맞춰 앱 개발하는건 완전 껌이다. 기존 어플에 들어가는 이미지 파일이 xes.png일 경우, xes@2x.png라는 2배 키운 아이폰4용 이미지 파일을 추가하면 돌아가는 단말기에 맞춰 자동으로 적용된다. 덕분에 개발도 편하지, 쓰는데도 문제없지, 눈에도 좋은 레티나 디스플레이라는 하나의 체계가 만들어졌다. 위에 말한 멍청이들은 이런걸 못본다. 오로지 픽셀 두배 뻥튀기한 디스플레이에 이름만 붙였다며 비난하고 폄훼한다. "레티나 이전에도 그런거 널렸다고!" 지랄, 세상 얼마나 억울할까? 애플같은 사기꾼들이 돈을 그렇게 쓸어담고 있으니 말이다.



니들은 모르는 개발자와 개발사의 어려움


그리고 대게 입만 살아있는 블로거나 네티즌보다는 제작사가 똑똑하기 마련이기 때문에, 구글의 경우 안드로이드 진저브레드 이상에서 extra high dpi 옵션을 만들었다. 삼성의 경우 해상도때매 미쳐버릴것 같은 안드로이드 짝 안나기 위해 미리미리 바다 플랫폼을 죄다 저사양 기종 240x400, 고사양 기종 480x800의 정수배로 고정해놨다. 이래도 애플이 원시적인가. 원시적인게 아니라 효율적인거다. 눈앞의 모기 잡는데 무슨 최첨단 손바닥을 가져올건가.





내 경우엔? 지금 만들고 있는 앱, 지난주 금요일에 아트릭스와 갤럭시탭 7인치 기종 적용 문제로 고생좀 했다. 현재 어플은 320x480과 480x800에 맞춰져있는데, 540x960의 아트릭스와 600x1024의 갤럭시탭 7인치에서 레이아웃 뭉개짐 없이 나오게 하려면 최소한 일주일은 더 작업을 할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2:3 비율의 320x480 스크린(옵티머스원, 갤럭시Ace), 3:5 비율의 480x800(대부분의 삼성/LG 기종)과 768x1280(삼성 신기종), 1:1.77 비율의 480x854(대부분의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기종), 540x960(아트릭스 포함 모토로라 차기 기종), 그리고 1:1.7 비율의 600x1024(갤럭시탭 7인치) 까지 적용해야하는데 토할 지경이다. 이 짓 한다고 작년말에 이런 글도 올렸다. 


이미 240x320 스크린은 버리기로 했고, 1.77 비율 맞추려면 엑스페리아 아크나 아트릭스 시료폰을 요청해야 할 것 같다. 이미 치킨 두마리 사주고 친구랑 개발자 형이랑 이것저것 테스트해보고 있다. 이거 에뮬레이터로도 한계가 있지, 실제로 적용해가면서 레이아웃 뭉개진게 없는지, 배경화면이 찌그러지지 않는지, 배경화면 패턴 때문에 글씨 보는데 심란하지 않는지까지 생각하면 일감이 너무 많다. 게다가 위에 있는것들은 그나마 스마트폰을 위한거고(갤탭7인치는 일단..), 태블릿을 위해 1024x768 이랑 1280x800 등을 맞추려면 하아.. 안드로이드는 어차피 OS 자체가 중구난방으로 이놈 저놈 다 만들게 하고 널리 퍼트리는게 컨셉이므로 개발자가 감수하고 넘어가야한다. OS 점유율은 안드로이드가 탑이고, 앞으로도 점점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만들기 지랄같으면 지랄같을수록 약한놈은 도태되고 나같이 지랄같은놈은 완성도를 끌어올린 앱으로 차별화 할 수 있으니 나름 이 욕조 뜨끈한게 괜찮다.




새롭게 노가다할것 없이 예전 그대로


뭐 여튼 안드로이드는 저렇게 헬이고.. 이래서 320x480, 640x960 해상도만 생각해야하는 아이폰 개발이 편한거다. 게다가 이건 해상도 증가로 인한 어떠한 레이아웃 변경도 필요하지 않다. 320x480용으로 디자인한 레이아웃 그대로 640x960에서 사용할수 있으니 말이다. 왜 레티나가 혁신적인지 이제 좀 감이 잡히는가? 사용자 입장에선 보기 좋아서 좋고, 개발자 입장에서는 개발이 너무 쉬워서 좋으며, 기업 입장에서는 어플들 하위 호환성 유지 때문에 좋다. 그냥 근육만 처덕처덕 붙은 골빈 바보처럼 해상도와 ppi만 더럽게 높다고 장땡이 아닌것이다. 소프트웨어가 받쳐 줘야한다.


잠깐 개발 이야기 나온김에 내 이야기좀 더 해보자.. 아이폰은 휴대폰이고, 아이패드는 태블릿이다. 똑같이 안드로이드폰은 휴대폰이고,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태블릿이다. 둘이 완전히 다른거기때문에 어줍잖게 같은 UI를 그대로 끌어다 써서는 안된다. 우리 개발팀은 영세해서 비용 문제로 인해 안드로이드 태블릿용으로 따로 디자인을 못하여 휴대폰용 UI를 그대로 늘려서 보여줄 가능성이 있지만, 나는 정말 안드로이드 태블릿 용으로 UI를 다시 디자인하고싶다. 왜냐하면 둘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여자와 남자가 팬티를 돌려가며 입는 변태같은 꼴은 원하지 않는다.


애플은 진짜 UX에 관해서는 십덕후인데, 사람 손가락이 터치할 수 있는 크기를 44x44px, 6.875mm로 딱 정해놓고 이거보다 작은 버튼은 권장하지 않는다. 나는 비록 안드로이드 앱 개발을 하지만, 개발 마인드 자체는 UX를 최대한 고려하는 애플을 본받고 싶기 때문이다. 이걸 본받아 내 어플의 최소 터치 사이즈를 55x55px로 정했다.(갤럭시S는 ppi가 더 높으니까.) 그래서 내 어플에 있는 버튼은 딱 하나 빼고 모두 높이가 55px 이상이다. 


이런 내 고민, 남의 고민, 수많은 개발자들과 디자이너의 고민을 밑에 깔고 모두가 웃을 수 있게 타협한게 바로 레티나 디스플레이 '시스템'이다.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그냥 ppi만 조낸 키운 패널 덩어리가 아니다. 레티나는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하나의 시스템'이라 대단한 것이다.



여튼 마케팅이나 경영에 있어 애플을 폄하하고 시작하는 사람은 적성에 맞지 않는거니 당장 다른 길을 알아보는게 좋을것 같다. "삼성 개새끼, LG 저능아, 애플 양아치"라고 QuadXeon군이 말해준 멋진 축약문이 있는데, 여기 말처럼 애플이 제품에 알게 모르게 양아치짓을 많이 하긴 한다. 가령 아이맥 스크린에 먼지끼는 문제를 사용자가 담배피고 석유 곤로 때서 그런거라며 무상 수리를 안해주는 문제, 2011년 중기형 맥북 에어에 속도가 떨어지는 구형 도시바 SSD를 삼성 SSD와 섞어 파는 등의 행동.. 이런건 충분히 양아치짓이라고 할만하다. 이러저러한 수많은 이유로 애플을 미워할 수는 있지만 애플이 이뤄낸 혁신들을 그저 남 따라한 정도로만 폄하하는 사람들은 아예 가닥도 안잡힌 사람이라 할 수 있겠다.



애플의 혁신이 없다고?

누군 애플이 그저 남이 이미 만들어놓은거 포장만 바꿔서 흥행시켰다고 폄하한다만,

애플은 최초의 PC를 만든 회사고, 윈도우 이전에 최초로 GUI를 상용화한 회사이며,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ARM코어를 만든 ARM을 조인트 벤처로 만든 회사며, 그걸로 팜 이전에 최초의 PDA인 뉴튼 메시지패드를 만든 회사고(망했지만 ㅋㅋ), 최초의 멀티터치 스마트폰을 상용화한 회사고, 최초의 앱스토어 서비스를 상용화한 회사다.


거참 혁신이 개인용 순간이동장치 발명이나 저온 핵융합로 발명 정도 되면 대단한 혁신인가보다. 

이런게 혁신이 아니면 대체 뭔가? 이 멍청이들아. 




ps. 내가 본문에 욕썼다고 나한테 욕하고 싶은 애들이 있을것 같은데(위의 멍청이에 해당하는 애들), 미안하지만 댓글로 욕하는건 허용하지 않는다. 이건 내 블로그기 때문에 반란군놈의 새끼들이 눈에 띌 경우 한클릭에 삭제/차단 해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