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그것들이 모여서 뭔가 의미 있는 순간이 왔을때 전설적인 제품들이 등장하곤 합니다. 그리고 이제 그 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몇가지 키 포인트가 되는 기술을 이야기하고, 그에 따라 제가 생각하는 미래상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SSD
PC에 들어가던 하드디스크는 용량이 크고 가격이 저렴하지만, 물리적으로 회전하는 플래터가 있기에 충격에 약하고 속도가 느린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SSD는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속도가 무척 빠르고 가벼우며, 크기가 작습니다. SSD는 2007년 대만의 컴퓨터 회사인 ASUS가 eeepc 701이라는 넷북을 등장시키며 대중들에게 인식되기 시작했고, 다음해 애플이 MacBook Air를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여담이지만, eeepc701의 등장은 SSD 뿐만 아니라 인텔의 ATOM이라는 초저전력 CPU의 등장 역시 영향을 주었지요. 역시나 기술이 무르익으면 혁명적인 제품이 등장하는법입니다. 또한 데스크탑 시장에서도 인텔의 X-25M과 삼성의 S470, OCZ의 Vertex 시리즈 등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며 본격적으로 얼리어답터들 사이에 퍼지기 시작했지요.
물론 지금은 1GB에 100원 정도꼴인 하드디스크에 비해 1GB에 2000원이 훌쩍 넘는 SSD가 비싼 감은 있습니다. 하지만 속도가 워낙에 빠르고, 무게가 가볍고 크기가 작은지라 노트북 등의 휴대기기에서 크기를 줄이면서 성능을 올리는 식으로 사용하기에 안성맞춤인 부품입니다. 제 경우 64GB SSD에 윈도우만 깔고, 750GB 하드디스크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식으로 노트북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피스 띄우는데 1초도 안걸려서 행복해요. 뭐 이미 대중화 되고 있는 기술이니 더 설명해봐야 의미 없겠지요.
NFC
NFC는 나온지는 한 10년 되었지만, 요즘에서야 알려지기 시작한 기술인데, 10cm 거리 안에서 무선 통신을 할 수 있게 하는 기술입니다. NFC랑 비슷한 용도로는 RFID나 블루투스, QR코드, 적외선 전송이 있지만, 이들과 비교해서 장점도 많고 딸리는 부분도 있습니다.
- 첫째로 RFID의 경우.. 갖다 대는 비접촉 방식이라는 점에서 무척 유사합니다. 우리들 맨날 쓰는 지하철 교통카드나 신용카드에 내장되어있지요. 이건 오직 읽기만 가능하기 때문에 활용도가 떨어집니다. RFID도 NFC처럼 읽고 쓰기가 가능하며, NFC는 RFID의 일종이라 할 수 있습니다.
- 둘째로 블루투스의 경우.. 블루투스는 서로 연결할려면 동시에 버튼 누르고 페어링 하고 쑈를 해야합니다. 하지만 NFC는 인식 속도가 1/10초에 불과하므로 갖다대는 즉시 인식이 됩니다. 하지만 NFC는 전송 속도가 424Kbit/s, 즉 53KByte/s 정도밖에 안나오는 단점은 있네요. 블루투스는 256KByte/s 정도 나오지요. 거기다가 블루투스는 10m 이내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NFC는 최대 20cm 정도 안에서 써야하기에 사람 많은 곳에서 사용하기 적당합니다. 마트 같은데서 결제하는데 다른 계산대랑 섞이면 곤란할거 아닙니까.. 게다가 NFC는 단말기가 꺼져있는 상태에서도 사용 가능합니다.
- 셋째로 QR코드는 카메라를 켜고 각 잡고 초점을 잡아야하는 번거로운 과정이 있습니다. 하지만 NFC는 그냥 갖다 대면 끝납니다. 게다가 QR코드는 RFID랑 반대로 쓰기만 가능하죠. 코드에서 휴대폰으로 정보를 전송해주는 역할만 할 뿐입니다. 그 결과 이벤트 페이지를 QR코드로 만들어서 페이지 링크시키거나 명함 주소록 입력 등의 간단한 일에만 사용되고 있지요. 인식 과정이 엄청 번거롭기 때문에 QR코드는 깜빡 유행으로 끝나고 몇년 안에 완전히 대체될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QR코드는 그냥 인쇄물이라 저렴한 장점이 있지요.
- 넷째로 IrDA 적외선 전송은 4Mbit/s, 즉 512KByte/s 정도의 속도가 나옵니다. 블루투스보다 두배 빠르지요.. 덕분에 카메라에서 사진을 전송하는 등 두 장치간 데이터 전송하는데 많이 쓰여왔습니다. 요즘엔 IrSimple이라는 기술이 나와서 4~10배 정도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휴대폰간 사진 파일 전송할때 1초도 안걸린다네요. 펜탁스의 보급형 DSLR인 K-r에도 달려 나오고 있지요. 다만 얘는 외부 단자가 있어야하고, 서로 겨누고 있어야 통신이 가능한 단점이 있습니다.
여튼.. NFC랑 다른 기술들을 비교하면 이렇습니다. 하지만 NFC가 얘들을 다 대체하려고 나온 기술은 아니죠. 다른 통신 기술들과 엮여서 이거저거 연계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Wifi 무선랜을 생각해봅시다. NFC, 무지하게 느립니다. 하지만 NFC의 순간적인 인식을 사용한다면, 안드로이드폰에서 휴대폰끼리 갖다 대는것 만으로도 순식간에 암호화 Wifi 인증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마치 WPS 기능을 더욱 더 간단하게 만든거랑 같은거죠. 멋지지 않습니까? Wifi의 빠른 전송속도와 NFC의 빠른 인식 속도를 이종교배하는거죠. 가능성이 마구 펼쳐지네요. 블루투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번거롭고 귀찮은 페어링 작업을 NFC가 대체할 수 있습니다. 갖다 대면 페어링 되는거죠.
NFC는 현재 RFID 방식을 대체하여 도어락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교통카드도 대체할 수 있고요, 지갑속에 가득 들어있는 각종 멤버십 카드나 빌어먹을 도장 찍는 종이 이런것도 짬시켜버릴 수 있습니다. 앱 같은걸 연계하면 관리하기 한결 편해질겁니다. 게다가 스마트폰에서 한창 유행했다가 요즘 아무도 안쓰는 범프, 범프처럼 휴대폰을 툭 쳐서 타이밍 맞추지 않아도 NFC로 갖다 대서 간단히 연락처 정보를 교환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스카이 휴대폰 사면 꼭 해봤던 적외선 벨소리/사진 전송.. 이것도 NFC로 비슷하게 할 수 있지요. 여튼 NFC로 할 수 있는게 굉장히 많습니다.
사업자들 반응 한번 볼까요?
- 노키아, 2011년에 출시할 모든 스마트폰에 NFC 칩 내장할것이라 발표
- AT&T, 버라이존, T모바일 등 미국 3대 통신사들이 NFC 기반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위해 조인트 벤처 ISIS 설립
- 미국 브로드컴이 영국 NFC 전문 업체 이노비전 인수
- VISA는 NFC를 이용한 새로운 결제 시스템을 스마트폰에 도입
- 애플은 최근 모바일 결제 관련 특허를 출원, NFC 전문가 Benjamin Vigier를 영입
- 구글은 안드로이드 2.3 진저브레드부터 정식으로 NFC를 지원
이 Fact들을 조합해보면 대충 답 나오죠.. 다들 NFC에 달려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NFC의 시대가 이르면 올해부터 시작해서, 내년쯤에 꽃피기 시작할겁니다. 하지만 NFC가 시장에 처음 나온 기술은 아니죠. 예전에 SKT에서 팍팍 밀다가 말아먹은 모네타는 RFID를 응용한거지만 NFC랑 지향하는 방향은 유사한 꼴입니다. 당시 후달리는 보급률 때문에 망한걸로 알고있습니다. 이런 과거가 있으니 이번엔 과연 어떻게 진행될지도 관전하기 좋은 포인트.
# 디지털 타임스 - [알아봅시다] 근거리무선통신(NFC)
# 위키피디아 - Near field communication
# 숲속예기 - [NFC이노베이션 2011] 진저브레드에 탑제된 NFC 그게 뭐지 ?
# 이코노믹 리뷰 - ‘10센티미터의 혁명’ NFC, 유통을 진화시키다
# 삼성 전자 블로그 - 모바일 결제를 한번에! 국내 첫 NFC 휴대폰 출시
# 삼성 전자 블로그 - 근거리 무선통신용 NFC 반도체 시장 진출
4G(LTE Advanced)
우리가 지금 쓰고있는 휴대폰은 대부분 3G 휴대폰이고, 일부 011, 016, 017 등을 고집하는 곤조 있는 분들이 2G 휴대폰 사용중입니다. 4G부터는 데이터 통신이 엄청나게 빨라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국내에서 한창 밀던 와이브로는 해외 시장에선 LTE에 밀려나간것 같네요. 다만 국내에선 올해 3월부터 와이브로 전국망 서비스중입니다. 뭐 근데 아이폰 같은 외산 단말기가 LTE라면 모를까 와이브로 지원하도록 나올지는 미지수네요..
LTE Advanced는 이론상 600mbps, 즉 75MB/s, 서비스 유효속도 55MB/s 정도로 빠른 속도가 나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Wifi, 그 빠르다는 와이파이가 801.11n이 유효속도 150Mbit/s가 나오니까, 환산해보면 18MB/s 정도 나옵니다. Wifi보다 더 빠른 셈입니다. 뭐 지금 전세계에 보급중인 와이브로/와이맥스나 LTE나 HSUPA, HSPA+등은 대부분 저 정도 엄청난 속도는 안나오고 100mbps 안짝으로 놉니다. 환산하면 12MB/s 정도겠네요. 뭐 그래도 와이파이랑 유사한 속도가 나오지요?
아 뭐 여튼 숫자 엄청 많이 나왔는데 4G는 무척 빠릅니다. 그리고 작년 말부터 해외에서는 상용화가 시작되었고, 국내 역시 KT에서는 와이브로 전국망 구축 완료했고 SKT도 7월부터 LTE 서비스를 준비중이지요. 앞으로 저 대역폭을 어떻게 다 감당할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4G는 무척 빨라서 주목되는 기술입니다.
아직도 아이폰4를 아이폰4G라고 발음하는 학습부진아들이 있는데, 아이폰4는 4G 네트워크랑 상관 없습니다. 나온지 1년이 지나도 아직도 4G라고 하니 제 입장에서는 짜증이 한바가지. 짜증나는데 썰 더 풀어볼까요? 아이폰3G는 왜 3G냐구요? 아이폰 처음 나왔을땐 그냥 '아이폰'이었습니다. 얘가 2G 네트웍 지원하다가, 3G 지원하게 나와서 '아이폰 3G'입니다. 거기 옆그레이드 기종이 1년 후에 나와서 '아이폰 3GS'가 되었구요, 1년후에 나온놈은 4번째 아이폰이라 해서 '아이폰4'라고 이름 달고 나온거구요. 아이폰3G가 3G 지원해서 3G인 이상, 아이폰4G는 4G를 지원해야 4G겠죠. 4th Generation이래서 4G라면 그 사람 꼴통 인증입니다. 무엇보다 회사가 아이폰4라 이름 붙였는데 왜 아이폰4G라고 지랄.
애플에서는 클라우드 아이튠즈를 준비중이고, 구글 역시 이번에 오픈하는 구글 뮤직과 구글 무비에서 스트리밍 방식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준비중입니다. 예전부터 음악은 스트리밍 서비스하기 좋은 종목이었고, 클라우드의 시대를 여는 첫타자라 할 수 있겠지요. 그 다음부터는 4G의 시대를 맞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슬슬 대중화 될 것이고, 동영상이 보급될 정도면 네트워크 인프라는 충분히 성숙되었다고 볼 수 있겠지요.
그리고 이제 제가 생각하는 패러다임이 펼쳐질거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하드디스크 없이 저용량 SSD만 달린 제품이 나올겁니다. 지금도 맥북 에어 등 몇몇 노트북/넷북은 SSD만 달려 나오고 있지만, 여기에 4G 등을 기본탑재하는거죠. 그리고 네트워크 드라이브가 클라우드 방식으로 연결되는거죠. 기존에도 네트워크 드라이브가 존재했지만 다들 잘 쓰지 않았잖아요. 4G의 속도가 무척 빠르기 때문에, 무선 환경에서도 네트워크 드라이브를 사용할 수 있도록 여건이 조성되는거지요. 이런식으로 저용량 SSD에 OS를 설치하고, 데이터만 클라우드로 빼버리는 방식입니다.
이런 방식은 어떤 이점과 단점이 있을까요?
일단 사용자 입장에서는 데이터 안정성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사용중에 하드디스크가 뻑나거나 하면 7년동안 모은 자료를 송두리째 날린다고 할 수 있겠지요. 따로 규칙적으로 백업하는 좋은 습관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은 정말 피눈물을 흘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네트워크 드라이브에 업로드해두면 회사가 알아서 백업을 해주지요. 구글이나 특히 다음 커뮤니케이션 같은 회사는 백업 솔루션이 어마어마하다고 알고있습니다. 하드디스크 하나 고장나면 빼서 버리면 그만, 나머지 하드디스크에 겹겹이 분산 저장되어있어서 금방 대체가 가능하다는군요. 물론 기업 입장에서는 남의 회사 솔루션에 자기네 중요 정보를 보관하는걸 달갑게 여기지 않을겁니다. 그렇다면 그에 맞춰서 엔터프라이즈용 클라우드 솔루션이 나오고, 그쪽 시장이 펼쳐지겠지요.
데이터 보안성의 경우, 수백 수천만명의 데이터가 서버에 올라가게 되는 셈인데, 해킹 당하면 어쩔 것이냐.. 이 부분은 가장 사람들이 염려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 역시 정착이 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것 같고, 업체들이 직접 보안성을 증명해야 할 부분입니다. 데이터 자체를 암호화 하는건 기본이고, 업로더가 누구인지 구별 못하게 암호화 하는것 역시 기본이겠지요.
제조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전개가 가능합니다. 애플을 예로 들어 가정해볼게요. 맥북 에어 새 모델을 발매하고, 이 모델은 64GB나 80GB SSD가 딸랑 하나 달려있습니다. 지금은 쓸만한 용량에 가격대도 10만원 넘지만, 몇년 후의 미래에는 가격이 많이 떨어져서 저렴하게 탑재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대용량이 필요한 사진이나 음악, 영상 등은 인터넷에 연결된 네트워크 드라이브를 사용하는거죠. 사용자 입장에서 이건 마치 C드라이브와 D드라이브 파티션을 나눠놓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거기에 제조사는 하드웨어 생산 원가가 떨어지고 개발 자유도가 올라가니 좋습니다. 거기에 노트북을 공짜로 주고, 네트워크 용량 1테라 해서 한달에 20달러씩 과금하는 식으로 할부 판매하는것도 가능합니다. 4G가 붙기 때문에 통신사에서 휴대폰 팔듯 하는것도 등장하겠지요. 거기다가.. 자기 자료들을 네트워크에 올리기 때문에, 한번 쓰던 메이커의 제품을 다른 메이커로 바꾸는건 이전 비용이 많이 들어 쉽지 않겠지요. 결과적으로 고객을 잡아두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통사 역시 이런 새로운 먹거리 좋아하구요. 제조사 역시 괜찮은 선택이겠지요.
맥북 에어가 50만원! 매력적이지 않습니까? 니가 넷북으로 사용하는건 자유지만, 더 많은 용량을 사용하려면 모바일미를 써라.. 이런식으로 가는거죠. 특히나 애플은 타 기업들보다 이런 일을 벌이기에 좋습니다. 일단 아이튠즈가 그렇습니다. 맥 사용자들이나 아이팟 사용자, 아이폰 사용자들은 대부분 아이튠즈로 음악을 통합 관리중입니다. 여기에 클라우드 아이튠즈가 런칭 되면서 인터넷에도 음악이 올라가게 되고, 8GB 메모리의 저가형 아이폰에서도 음악을 수십 기가바이트, 수 테라바이트씩 마음껏 들을 수 있는거죠. 결과적으로 음악을 따로 다운받아 듣는 시대가 저물게 됩니다. 음악을 검색해서 그때그때 스트리밍으로 듣는거죠. 지금도 얼추 가능합니다. 여기에 넷플릭스처럼 비디오 서비스가 클라우드로 붙게 되면 아이튠즈쪽은 완성이죠. 아이폰 앱 같은건 컴퓨터에 다운받지 않고 아이폰에 바로 쏴버리는거구요.
PC 사용자들은 잘 모르지만, 맥에는 아이포토라는 놈도 있습니다. 음악은 아이튠즈, 사진은 아이포토의 개념인데.. 아이포토라는 프로그램으로 사진을 몽땅 관리하기 때문에 이 역시 인터넷으로 올려버리기 좋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선 저 사진이 인터넷에 저장되어있건, 컴퓨터에 저장되어있건 눈에 보여지는건 동일한 프로그램이니까요. 속도 문제 같은건 캐싱으로 다 처리하면 되는거죠. 음악, 동영상, 사진 모두 해결 봤으니 나머지는 떨거지들이죠? 아예 드라이브 자체를 인터넷에 올려버리죠. 그럼 제가 생각하는 미래상이 완성됩니다. C드라이브에 OS만 깔고, D드라이브엔 데이터를 깐다. 하지만 D드라이브는 인터넷에 연결된 상태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이런 개념입니다.
그럼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나, 애플TV나, 맥북이나, 사무실 컴퓨터나, 카페베네의 아이맥에서도 모두 똑같은 자료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아이폰으로 지하철에서 영화보다가, 집에 와서 애플 TV로 영화봐도 되구요, 집에서 맥북으로 작업하던걸 사무실 컴퓨터에 와서 작업할수도 있고, 급할때는 카페베네 아이맥에서도 열 수 있게 됩니다. 공용 컴퓨터를 이렇게 저렴한 네트워크 컴퓨터로 깔아버리는거죠.
여기서 슬쩍 등장할 수 있는게 NFC 인증입니다. 자, 집에서 맥북으로 작업하다가, 카페베네의 아이맥 앞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아이맥의 NFC 리더기에 아이폰을 가져다 대면 로그인 완료. 웹 브라우저 즐겨찾기부터 내 사진, 내 음악, 내 동영상, 심지어는 내 바탕화면에 내 아이콘 배열 구조 그대로 로딩 되고, 내 프로그램의 단축키까지 전부 동기화 되니 완전히 내 컴퓨터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되는거지요. 여기서 작업하고 저장한다음 로그아웃 하면, 즉시 내 아이폰에서 확인할 수 있는거고.. 환상적이지 않습니까? 드랍박스를 사용해보신 분이면 이해 하실겁니다. 여러 컴퓨터에서 똑같이 파일 쓸 수 있는 점이 얼마나 편리한지..(물론 드랍박스는 토나오게 느리지만.)
뭐 제가 요즘 관심있어하는 애플에 대입해서 알아보았구요, 이런 비교는 구글에서도 가능합니다. 오히려 구글이 더 잘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구요. 구글에겐 구글닥스 등의 모바일 오피스도 있고, 뭐라 한두개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근본적으로 웹에 기반한 회사가 구글이지요. 여태까지는 검색과 광고로 먹고 살았지만, 앞으로 구글이 보여줄 미래에는 반드시 클라우드가 들어갈겁니다. 온 가정의 기기들을 안드로이드로 묶어버리는 구글 홈을 이번에 발표했고, 애플의 아이튠즈에 대항하기 위해 구글 뮤직과 구글 비디오를 갖고 나왔지요. 거기다가 MS 역시 손 놓고 있지는 않을겁니다. 제가 MS쪽 솔루션은 윈도우랑 오피스 빼고 거의 모르지만, 이 회사도 클라우드 오피스 관련 뭐시기를 많이 갖고 있다고 알고있어요. 아아.. 언제나 흥분되는 덩치들의 싸움. 클라우드 이전과 클라우드 이후, 과연 앞으로 어떻게 되어갈까 기대됩니다. 이건 무슨 스타리그보다 더 재미있네요.
이렇게 본격 클라우드의 시대가 빠르면 3년, 적어도 5년 안에 올것 같습니다. 집에서나 회사에서나 직원에게 언제나 일을 시키고 싶어하는 회사 입장, 여기저기서 데이터를 똑같이 열람하고, 백업에 대한 귀찮음 없이 편하게 쓰고싶어하는 개인 입장, 문자 메시지나 통화에 대한 수익 구조는 흔들리기 시작하고, 오래오래 망 팔아먹고싶어하는 이통사 입장, 원가를 절감하고 높은 가격에 오래도록 팔아먹을 수 있으며, 개인의 정보를 담보삼아 오래도록 자사 제품을 이용하게 만들고싶어하는 제조사 입장 등등.. 여러 사람들의 이익이 절충되는 부분에 서있기 때문에 보안과 비용, 속도등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실현될 수 있는 개념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 여담으로, 4G 자체는 정지 상태 혹은 보행 상태에서 기가비트급 속도가 나오고, 빠르게 움직일때 100메가비트급 속도가 나와야 합니다. 기가비트급으로 가면 지금 하드디스크의 속도보다 더 빠르기 때문에 일반 컴퓨터에 바로 물린 하드디스크랑 비교하여 차이를 느낄 수 없을 정도가 됩니다. 하지만 요즘 유선망에 기가비트급이 빨리 적용되지 않는 이유는 시설의 노후화나 장비와 회선 교체 비용이 엄청나게 들기 때문이죠.. 이런 식이면 유선망 기가비트급보다 4G가 더 빨리 보급될수도 있습니다. 지금도 3G 태터링해서 집 인터넷용으로 쓰는 근성가이들도 있습니다. 집의 유무선공유기가 4G를 수신해서 유선으로 공유해주는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나는것도 가능합니다. 앞으로 나올 4G가 유선망과 속도가 비슷하게 나올 수 있기 때문이지요. 뭐 여튼 웃기는 소리네요..
지금 삼성과 인텔 등 굴지의 대기업들이 하드디스크 때려치고 SSD로 올인하고 있는지라 SSD의 가격은 빠른 속도로 떨어질겁니다. 거기에 각 이통사들은 4G 통신망을 구축하고 있거나 서비스를 시작했지요. 기술과 기술이 무르익으면 혁명적인 기계가 등장하기 마련이지요. 그게 머지 않았나 싶습니다.
새삼 느끼는거지만, 큰 그림을 그리며 생각해야합니다. 이렇게 발전할 미래가 보이는데 그동안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요? 분명히 새 시대에는 새 먹거리가 있을겁니다. 어떤 짜릿한 일들이 펼쳐져있을지 흥분되는군요.
ps. 잠시 ARM 계열 CPU 이야기..
요즘 스마트폰 열풍에 힘입어 인텔의 X86 계열 CPU 말고 ARM 계열 프로세서가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요즘 한창 듀얼코어 스마트폰들 나오잖아요? 갤럭시니 아이폰이니 전부 다 ARM 계열입니다. 이걸 쓰는 이유는 기존 컴퓨터에 사용하던 X86 프로세서보다 소비 전력이 훨씬 적기 때문이죠. 뭐 그만큼 성능도 후달리긴 합니다만, 기술이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지요. 이렇게 ARM 코어가 돌풍이다보니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8을 ARM 전용으로 내놓는다고 발표했고, 애플 역시 맥북을 ARM 코어로 내놓는다는 묵직한 루머도 돌고 있습니다. ARM 코어를 탑재한 클라우드 맥북? 전 참 소설을 잘 써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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