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GDC 행사에서 닌텐도의 이와타 사토루 사장이 꼰대(?)같은 발언을 했다.
요즘 범람하는 스마트폰 때문에 게임 품질이 저품질, 싸구려가 되고 있다는 말이다. 뭐 1달러짜리 게임이 범람하니 게임 업체가 완성도에 그닥 신경을 안쓸거라는 말. 그의 발언 취지에는 공감한다. 그는 누구보다도 게임성에 신경쓰는 닌텐도의 사장이니 일리가 있다. 하지만 한편으론 이게 스마트폰 대세에 따라가지 못하는 우둔한 모습을 보여준게 아닌가 걱정이다. 당신은 게임 품질이 나빠진다 하지만, 실상은 닌텐도 게임기가 안팔리니 괜히 디스하는게 아니냐고. 스마트폰용으로도 좋은 게임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다.
잠시 그간의 콘솔 시장 한번 보고 가자..
콘솔쪽에서는 소니가 PS3 내놓고 초고가 압박에 한참동안 허덕였고, MS는 Xbox360를 내놓아 소니를 두들기고 있다가, 닌텐도가 Wii를 내놓아 충격을 줬다. 난 그때 "소니랑 MS는 저런 괴물 내고 있는데, 얘들은 뭐야 이거 토스터냐 ㅋㅋ 이런 빈티나는게 팔리겠냐"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얘들은 접근 자체가 달랐다. 진정 게임기라는 본질에 집중하여 한방에 시장을 쓸어가버렸다. 물론 지금은 PS3도 잘 나가고 있고, MS는 Kinect를 내놓아 엄청난 인기를 몰고 있다. Wii는 암만 게임이 혁신적이어도 성능빨이 점점 약해지고 있어 슬슬 모텔방 전용 머신이 되는 모양새.
휴대용 게임이 시장에서 닌텐도 DS는 소니 PSP를 우습게 제압했지만, DSi쯤 와서는 약발이 조금 약해진 느낌. 뭐 그간 소니쪽이 PSP go라는 등신 삽질을 했기에 이렇게 버텨올 수 있었다 본다. 거기에 닌텐도 특유의 게임성도 한몫 했음은 물론이다. 근데 이젠 시대가 변했고, 아이폰/아이팟터치로 나오고 팔리는 게임이 닌텐도와 소니 전체를 합친것보다 배는 많다.
개별 퀄리티는 차치하고라도, 일단 게임의 유통이 쉬워지고, 시장이 엄청나게 커지니..
그럼 유력한 경쟁사 소니는?
소니는 PSP go의 삽질 후 절치부심끝에 기계적, 스펙적으로 넣을만한건 다 때려박은 NGP를 내놓을 예정이다. 후면 터치패드까지 달린 마당에, 더 이상 기계적으로는 바랄게 있으려나 모르겠다. 거기 더해 안드로이드폰에 자기네 게임 생태계를 집어넣을 PSP Suite도 발표했다. 난 개인적으론 NGP보다는 PSP Suite가 강력해보인다
NGP 같은 휴대용 게임기는 스마트폰에 조만간 흡수 통합될거라 본다. 마치 디카가 폰카에 서서히 대체되어가듯이. 그리고 요즘 나오는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 플레이는 그 시초 모델 정도 될거라 생각. 요즘 AP와 GPU 성능이 점점 좋아지고 있어서, 굳이 게임 전용 기계를 하나 더 들고 다녀야 할 필요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아이폰/아이팟터치
아이폰은 캐주얼게임 돌릴 훌륭한 게임 머신임을 증명했고, 언리얼 엔진, 하복 엔진, 크라이 엔진 등등.. 유명한 엔진 제작사들이 스마트폰용으로 속속들이 엔진을 내놓고 있다. 여태까지 기계적인 한계 때문에 캐주얼 게임에서 멈췄다면, 이젠 고사양 3D 게임도 우르르 쏟아져 나올거라는 말이다.
닌텐도, 이번에도 과연 성공할까.
그들의 성공은 휴대기기 닌텐도 DS의 대박에 이어 가정용 게임 콘솔 Wii의 대박까지 이어져왔고, 얼마전 2월 26일에 휴대기기로 닌텐도 3DS를 내놓고 일본에서 초기물량 40만대가 매진되는 폭발적인 반응을 몰고왔다.
그리고 이젠 3DS랑 Netflix를 연동시킬 계획이다. 3DS로 영화를 보다가 잠시 멈추고, Wii로 이어서 볼수도 있는것이다. 거기에 Wii의 3D 버전도 노리고 있다. 이 사람들이 스마트TV쪽도 노리고 있는건지.. 요즘 3 screen 전략이 대세라곤 하는데, 앞으로 교통정리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제조사마다 스마트TV라고 어설픈거 좀 내놨고, 기존 케이블 사업자들이 하고 있는것도 있고, 구글과 애플이 짜치게 하고 있는 스마트TV도 있다. 다들 하나둘 휴대기기와 연동 넣고 있는 상황이고, 닌텐도도 비스무리한걸 내놓겠다는거다.
앞으로 닌텐도는 어떻게 될까.. 휴대용 게임기 시장에서 3DS 갖고 싸우려면 게임기 스펙에선 연말에 나올 NGP에게 밀리고, 보급률에서는 아이폰/아이팟터치에 밀리고.. Wii 같은건 MS가 Kinect로 두드리고 있고, 가벼운 게임들은 아이패드가 손을 뻗쳐온다. 그들이 그렇게 중시하는 게임성과 완성도, 몹시 본질적인 부분이지만, PSP 게임들이 게임성이 그렇게 많이 후달리는것도 아니고.. 게임 회사들도 돈을 벌어야하는데 3DS용 게임을 그렇게 많이 낼것인가가 문제다.
내가 게임 시장에는 아는바가 부족해서 딱 잘라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웬지 이번 3DS는 힘들어 보인다. 3DS에서 내세울건 3D 기능 이외에 더 있나? 게다가 그 3D 기능만 해도 3D로 잘 보이지 않는다는 사람이 많고, 눈이 아프다는 말도 많더라. 이 기사를 보면, 우려 일색이다. 초기 함께 나온 게임 타이틀들도 그닥 충실하지 않고, 소비자들 사이에도 애널리스트들에게도 충격이 그리 강하지가 않나보다.
여러가지 정황상 "이번에는 닌텐도가 실패한다"에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그리고 올 연말 나올 NGP는 예전 PS3처럼 높은 가격때문에 욕을 바가지로 먹으며 덕후들 위주로 지지부진하게 판매되다가, PSP Suite에 사실상 무게 중심을 내줄거라 예상한다. 요즘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스펙 상승이 장난이 아니다. 엑스페리아 플레이 같은 게임 특화 스마트폰이 하나둘 나오고, 나머지는 그런 게임이 호환되는 스마트폰들로 양적 대세를 이룰거라 생각한다. 닌텐도는 언제쯤 휴대폰을 만들까? 자체 휴대폰이 아니라면, 닌텐도 역시 소니의 PSP Suite처럼 스마트폰에 영합할것이 자명해보인다.
과연 동물의 숲이나 젤다의 전설이 스마트폰용으로 나올지 궁금하다. 닌텐도는 망하고 대세에 굴복할것인가, 아니면 Wii의 경우처럼 "아오 역시 쟤들은 달라"를 보여주며 새로운 신화를 창조할것인가. 내가 요즘 아이폰 게임이나 아이패드 게임을 많이 하기 때문에 글이 많이 허술할거다. 댓글로 좋은 내용 보충해주시면 매우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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