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I&사용성 이야기/UI 디테일

애플 아이패드 음소거 버튼 UX 삽질의 역사

MIRiyA☆ 2011. 1. 14. 16:32


아이패드 다들 써보셨죠? 

오늘은 아이패드의 버튼과 관련된 사용성 문제와 그에 따른 애플측의 반응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자.. 우선 애플의 버튼 고집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죠.




먼저 아이팟터치.. 아이팟터치는 아이폰에서 통화 기능만 제거하고 얇고 싸게 나온 제품입니다. 아이팟 라인업중에서는 최상위 모델을 맡으면서, 한편으론 양적으로 아이폰 앱스토어의 플랫폼을 늘리기 위한 수단이기도 합니다. 아이팟 터치가 처음 발매 되었을때 1세대 모델에는 측면에 볼륨 버튼이 없었습니다. 오로지 락 버튼과 홈 버튼 둘 뿐이었죠. 이때 제가 "ㅋㅋ 무슨 MP3p가 주머니 속에서 볼륨 조절도 안된담"이라고 까대던 적도 기억나네요. 그 결과 아이팟 터치 2세대에서는 측면에 볼륨 버튼이 추가되었습니다.


그 다음 순서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관계입니다. 



아시다시피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똑같이 측면에 볼륨 업/다운키, 그 위에 음소거 똑딱 버튼이 붙어있습니다. 아이폰은 음소거 키를 그냥 음소거 기능으로만 넣어서 문제가 안되는데, 아이패드에서 삽질을 한번 했습니다. 음소거 버튼을 회전 잠금 버튼으로 바꿔서 출시한거죠. 애플 입장에서, 아이패드를 써보니까 회전 잠금 버튼이 밖에 나와있으면 쓸때 편리하겠다.. 근데 회전 잠금 버튼을 신설하면 버튼 늘리기 싫어하는 잡스가 재떨이 던질지도 몰라, 그럼 음소거 버튼에 이걸 집어넣으면 어떨까? 이렇게 해서 나온게 아이패드입니다. 


아이패드를 출시해놓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건 좀 아니었던겁니다. 똑같은 위치의 버튼이 아이폰에서는 음소거고, 아이패드에서는 회전 잠금이에요. 일관적이지 않지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아이폰 쓰다가 아이패드를 쓰면 잠시 혼란을 겪었습니다. 아니 이거 왜 음소거가 아니라 이게 튀어나와? 하고요. 그리고 이 똑딱 버튼이 볼륨 조절 버튼 위에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인지적으로 볼륨 조절 근처에 있으니 당연히 음소거를 떠올리게 되잖아요.


그래서 애플은 기존의 정책을 번복하고 iOS4.2에서 회전 잠금 버튼을 음소거 버튼으로 바꿔버렸습니다. 그럼 회전 잠금은 어떻게? 홈 버튼을 두번 연속해서 누르면 나오는 하단 멀티태스킹바에서 해결하겠다는 심산이었지요. 기왕 iOS4.2에서 멀티태스킹바를 추가 할 겸 이것도 여기서 해버리자! 이런 의도였습니다. 아이폰쪽도 회전 잠금이 안되는 문제로 욕을 많이 먹고 있었고, 실제로 탈옥 어플은 SBSettings에서는 간단한 조작으로 회전 잠금을 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거든요. 에헤라 그래, 아이폰은 iOS4.0에서, 아이패드는 iOS4.2에서 멀티태스킹 추가할 겸 회전잠금을 하겠거니.. 하고 아이패드의 회전 잠금 기능을 음소거로 돌렸지요.


근데 문제가, 기존 똑딱 버튼 한번 조작하면 회전 잠금이 될것이 홈 버튼 두번 누르고 하단 멀티태스킹바 옆으로 넘기고, 회전 잠금 버튼을 두드리는 방식으로 바뀌니 사람들이 많이 불평을 했던겁니다. 실제로 회전 잠금 똑딱 버튼은 아주 편하거든요. 목적 달성을 할 때 편한 방법이 사라지고 불편한 방법이 생기니 체감 불편은 두배. 사실 이 방향이 UX 일관성 측면에서는 맞지만, 애플이 시작부터 잘못한겁니다. 아니면 멀티태스킹 기능 개발이 늦어져서 어쩔 수 없이 음소거 버튼에 할당한걸수도 있구요.


그래서 이번에 나올 iOS4.3에서는 절충안을 내놨습니다. 사용자 선택으로 회전 잠금 버튼과 음소거 버튼 중에서 기능을 고를 수 있게 하는거죠. 항상 일관성을 추구하는 애플 입장에선 껄끄러운 해답일 수 있겠습니다. 근데 어쩌겠어요. 시작부터 꼬인걸.


근데 여기서 애플은 한가지 기능을 더 넣으려 하고 있습니다. 곧 나올 iOS4.3에는 멀티터치 제스쳐 기능이 광범위하게 포함될 예정입니다. 아래 동영상을 보시죠. 출처는 engadget.





아름답죠? 얘들은 이제 홈 버튼도 없앨 기세네요. 4~5개의 손가락으로 슬라이드 업 하면 하단의 멀티태스킹바가 나오니까, 한순간에 사용이 아주 편리해진 느낌입니다. 다만 Fruits Ninja 처럼 멀티터치를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게임 어플은 어떻게 대응할지가 궁금합니다. SDK상에서 아예 저 기능을 쓰지 못하게 막는다던가, 게임 안에서만 쓰지 못하게 막는 기능을 넣던가.. 껄끄러운 선택 과제일텐데 애플의 선택이 궁금하네요.


이 글 쓰니까 묵혀두고 있던 글감이 하나 이어 쓰기 좋은데요, 다음 글에서는 안드로이드의 하드웨어 키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지요. 애플이 이정도 삽질한건 그나마 UX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기 때문이구요, 안드로이드쪽은 훨씬 험난하더군요.




ps. 이 글은 UXfactory에 먼저 올라간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