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I&사용성 이야기/UI 디테일

환타를 너무 많이 부은 미투데이 - '모아보는' 개편

MIRiyA☆ 2010. 7. 29. 11:59

어제는 아마 미투데이 애용하며 여러차례 개편을 봐온 이래 가장 사람들의 반발이 심한 날일 것이다. 

요약하면, 미투데이에서 친구들이 미투찍은 글을 '모아보는'페이지에서 보여주게 변경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각종 장애가 속출하고, 기존 사용 패턴과 어긋나고, 정상적인 서비스 이용 행위가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모양새가 되어 사람들이 많이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 그 결과 활동이 위축되고 탈퇴하는 회원까지 늘어나고 있다. 난 여태 이렇게 우왁스럽게 쑤셔넣은 개편을 보지 못했다. 매번 기능 개선할때마다 전면 적용 유예까지 해가며 세심하게 안내해주던 미투데이는 어디간걸까.



난 원래 모아보는 페이지에서 내글, 주고받은 쪽지, 소환된 글, 내 관심 친구가 올린 글을 봤는데, 여기 미투데이가 강제로 친구가 미투한 글을 쑤셔넣어버렸다. 그 결과는 참담하다. 



이게 다 뭐야ㅠㅠ 누구 글이야 이거?


모아보는 페이지가 마치 광장 공용 쓰레기통같이 되어버렸다. 예전엔 나랑 관련 있는 글들을 모아볼 수 있어서 좋았는데, 이젠 엄청난 글들의 홍수로 인해 내가 보고자 했던 정보를 찾기 힘들게 되어버렸다. 마치 내가 아직 안먹은 음료수캔을 찾아 누렇게 변색된 담배꽁초, 커피국물, 질척하게 뭉친 휴지들 사이를 맨손으로 뒤지는 느낌이랄까.


이번 개편이 가져온 사용자 패턴의 변화는 대표적으로 아래와 같다.








미친을 끊거나 관심친구를 정리한다. 미투를 찍으면 미움을 받게 되어 미투를 찍는 행동이 위축된다. 또한 탈퇴를 언급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실제로 수치상으로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사람들의 반응이 격한 이유는 미투와 리트윗의 메타포 차이에 있다.



한방에 이해가 되지 않는가? 나는 공감용으로 미투를 찍었고, 이게 미투데이의 전통이고 문화였는데 이걸 이제 와서 널리 알리기 위한 용도로 사용하자니 반응이 거센 것이다. 이슬람의 율법을 강요하는 그런 느낌일걸. 다들 알다시피 유저들이 뭔가를 작동할때 기대하는 바와 다른 현상이 일어나면 거부 반응이 일어난다. 그간 있어왔던 미투데이 유저들의 학습된 '경험'을 완전 뒤집은 격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번에는 미투데이에서 '쓰레기' 키워드로 최근글 검색.








순식간에 모아보는 페이지가 쓰레기화 되었고, 쓰레기통을 뒤지는 느낌이고, 쓰레기를 투척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탈퇴를 하는거다.



이런식으로 옵션을 줬는데, 친구가 미투한 글, 아니면 관심친구가 미투한 글(별표) 둘 중 하나만 선택하도록 되어있어 문제가 된다. 


미투데이 입장에서 요즘 잘나가는 트위터 특유의 전파속도는 탐이나고, 미투데이는 그냥 지인 수다 커뮤니티로 모멘텀을 잃고 짜게 식는것 같아서, 미투하기를 트위터의 리트윗처럼 바꾼것이다. 일단 적응해보라고 모아보기에 강제 적용 했지만 반응은 좋지 않다. 심정은 이해하지만 이번엔 너무 심한것 같다.



일단 내 의견은..

남이 미투한 글은 남이 미투한 글 탭으로 따로 떼어냈으면 좋겠다. 써보라고 강요하며 모아보기 페이지에 때려박다보니 원래 모아보기 페이지를 쓸 수가 없다. 미투데이 측에서는 모아보기 페이지 옵션에 현재의 '친구가 미투한 글'/'관심 친구가 미투한 글'에 더해 아예 '미투한 글' 자체를 안보는 옵션을 만들려고 하는것 같은데, 난 반대. 일단 예상해보자.. 


- 친구가 미투한 글에 체크

내 수백명의 미친들이 미투찍는걸 내 모아보기 페이지에서 보게 되고, 여기저기 지들끼리 숙덕숙덕 떠드는 모습을 보며 내 모아보기 페이지의 원래 기능은 마비된다. 그리고 미투 많이 찍는 놈은 짜증난다고 친삭을 하겠지. 월드컵 시즌에 수다 많은 사람을 위해 '하루만 차단' 옵션을 넣는 마당에 미투 많이 찍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안봐도 뻔한 일이다.


- 관심 친구가 미투한 글에 체크

이건 대안이 될 수 있고, 실제로 지금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친구 기능을 다시 정리하는 등 피해를 당했다. 친구가 미투한 글에 체크하면 분량을 감당 못하기 때문에 관심친구로 대상을 한정하고 최대한 줄여보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관심친구를 많이 등록해놓은 사람은 관심친구를 일일히 해제하는 등 정리 작업을 해야한다. 미투데이에는 관심 친구의 대안으로 친구그룹 기능이 있지만, 이것 같은 경우 관심친구랑 다른게 문자 알림 기능이다. 친구그룹에 넣으면 그 사람이 글을 썼을 때 문자로 통보받지 못한다.


- 모두 체크 해제

이 경우 모아보기 페이지를 예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지만, 반면에 친구가 미투한 글을 볼 방법이 없게 된다. 이번 개선에서 친구가 미투한 글을 보는건 맘에 들지만 어떻게 보여줄지 방법이 맘에 안들어 이렇게 씨끄러워졌다 본다. 원래 사용하던 모아보기 페이지를 완전 뒤집어엎었으니까. 미투데이로선 체크 해제 기능을 만들어주면 개발자 혼자 흰벽에 검정 페인트 칠했다 흰 페인트로 롤백하는 꼴이니 아주 껄끄러울 것이다.



종합적으로 말해서 이건 체크해제 옵션 추가로 될 일이 아니다. 체크해제 기능이 생기면 사람들은 너도나도 체크를 해제할거고, 친구가 미투한 글은 추가하나 마나한 기능이 되어버릴 것이다. 미투데이 입장에서도 기분 나쁜 일이고, 사용자 입장에서도 괜히 고생한 격. 난 미투한글을 보고는 싶지만 모아보는 페이지에 섞어서 보긴 싫다. 기능이 섞여서 생긴 문제니 기능을 분리하자.



이건 마치 콜라에 환타를 너무 많이 타서 환타가 되어버린 느낌이니, 콜라는 콜라컵에 환타는 환타컵에 따르는게 낫지 않겠나?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콜라(모아보기)들을 마시기 때문에 환타(타인이 미투한글)를 마시지 않을거라 걱정한다면, 모아보기 페이지 상단의 일부에 미투한글을 몇줄 보여주는 억지도 있을 수 있겠다. 사이다(친구들은)도 있고, 마운틴듀(친구들과), 소주(돌아보는) 등등 지금 미투의 각 기능들은 다채롭다. 난 콜라에 환타를 섞기보다는 환타를 다른 컵에 따르는게 낫다 생각한다.





박카스랑 비타500은 맛이 비슷해서 섞어도 별 차이 안나지만.. 미투데이는 아님.


그리고 만드는 김에 최근 12시간 내에 가장 많은 내 미친이 미투를 한 글이 위로 올라오도록 정렬되는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러면 미친들간에 공감대도 형성 될 것이고, 기능 부흥시키는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미투데이는 트위터에 비해 감성적인 내용이 많이 올라온다. 트위터의 경우 뉴스 링크 등등이 많이 올라오지만 미투데이는 자기 개인 감정을 적는다거나 해도 미투가 달리기 때문에 이런걸 약간씩 우회할 필요가 있다.



네이밍 고민 대신해주기.

모아보는, 친구들은, 친구들과, 소환받은, 돌아보는, 미투밴드, 찾아보기.. 이거랑 섞일라면 4글자로 줄여야 할텐데, 어찌해야할까. 친구가 미투한 글인데, 이걸 줄이면 친구미투 정도? 하지만 이 말은 친구의 미투데이를 의미할수도 있으니 문제가 있다. 친구공감, 친구관심 정도는 어떨까? 



대충 만들어봤는데 이런 모양 정도 나오지 않을지. 새 기능이라 강조 안되는것 같으면 순서 조절해도 되겠고, new를 붙여도 되겠고..





일단 모아보기는 위에서 어느정도 적었고..



이번에는 미투 버튼과 댓글의 UI 문제.

예전에는 미투 버튼이 댓글 바로 위에 큼직한 아이콘으로 있었지만 지금은 미투 버튼이 댓글 옆으로 와버렸고, 덕분에 부작용이 몇가지 생겨버렸다. 미투 숫자를 클릭하여 누가 미투했나 보려 하다가 실수로 미투를 누르는 경우가 생기게 되고, 댓글 버튼 누르는데 굉장히 껄쩍지근해지게 된 것이다.


나는 이 이유를 작은 미투 숫자 버튼 영역과 미투와 댓글의 UI 차이라 생각한다. 일단은 숫자가 작으니 누르기 힘들고 잘못 누를 가능성이 많다. 피츠의 법칙에 따르면 목표물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속도와 정확도가 나빠지고 목표물과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필요한 시간이 더 길어진다고 하지 않나. 미투 숫자가 작기 때문에 사람들이 불쾌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럼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미투 찍는 기능이 있어야하고, 미투 찍은 사람들의 숫자를 볼 수 있으며, 댓글 보는 기능이 있어야하겠고, 댓글을 적을 수 있는 버튼을 만들어야 하는 이 복잡한 상황. 복잡하면 그냥 일관적으로 밀어버리면 된다. 미투와 댓글의 차이는 이렇다. 미투는 누르면 그냥 미투가 되고, 댓글은 누르면 댓글 목록이 열리고 그 상태에서 댓글을 적을 수 있다.


나라면 미투 버튼을 [미투찍기][미투숫자] 이런식으로 나누지 않고, [댓글펼침/댓글갯수] 이런식으로 합쳐서 보여주겠다. 결국 [미투보기/미투갯수] [댓글펼침/댓글갯수] 이렇게 되는 것이다. 댓글 쓸 때 댓글 목록 열듯 미투 찍으려면 미투 목록을 여는식으로 통합하는 것이다.


예상되는 문제는 뭐가 있을까? 일단 마우스를 한번 더 클릭함으로서 생기는 depth 증가는 버튼 누를때 껄적지근함에 비하면 미약하다 생각한다. depth 증가가 충분히 용인할 정도라 생각. 그리고 제일 큰 문제는 미투 찍기 전에 누가 미투를 했는지 보고 찍는다는 점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미투 찍는데 영향을 줄 거라는 뜻. 흠, 그럼 댓글 쓰기 전에 댓글 보는거랑 뭐가 다를까. 인문학적인 성찰이 더 있어야 하겠지만, 지금으로선 저 난감한 UI를 통일하려면 아래의 방법이 좋다 본다.



이런식으로 미투 버튼과 댓글 버튼을 모두 펼침 형식으로 통합하는 것이다. 일단 숫자만 확인하고, 댓글이나 미투를 달거나 볼라면 클릭하라 그거다.




자, 와닿게 축소해보면 이렇게 보인다. 그리고 미투 버튼을 누르면 이렇게 보이는거고..



대충 막 디자인 했지만 미투하기 버튼을 누르면 저게 내 프로필 사진으로 쉬리릭 바뀐다던가.. 이런식이면 좋지 않을까? 롤오버 사이즈로 인한 불쾌감도 없다. 




자.. 이번에는 '친구들은' 페이지 바뀐 부분에 대한 개선안이다.



이번에 기존 미투의 묶어보기 기능이 부활되었다. 근데 화면 우측에 보이는 회색 버튼이 너무 튀고 거슬리는게 문제.. 그리고 그 버튼에 적힌 숫자는 뭘 의미하는지 아직도 알 수가 없다. 이 버튼을 클릭하면 아래와 같이 변한다.



이런식으로 기존 포스팅들이 열리는데, 이때 펼침 버튼을 누른 마우스 커서는 맨 첫글의 댓글달기 버튼 위치에 올라간다. 그리고 이걸 다시 접어버리려면 마우스를 밑으로 한참 내려야한다. 따라서 접었다 폈다 하기가 쉽지 않다는 말. 일일히 스크롤이 필요하니 아주 불편하다. 그래서 나는 아래와 같은 개선을 제안한다.



더보기 버튼을 가운데로 옮겨서 우측의 미투/댓글달기쪽의 집중을 헤치지 않게 하는거다. 그리고 마우스 클릭 편의성과 관련하여 구현은 아래와 같이 된다.



예전 더보기 버튼 위치가 접기 버튼으로 변한다. 따라서 사용자는 펼쳤다 접었다를 쉽게 할 수 있고, 펼쳤다가 슥 훑어보고 다시 목록으로 돌아가 글 볼 수 있으니 이 아주 편리하지 아니한가. 그리고 밑에 새로운 더보기 버튼이 생성된다. 더보기를 6번 눌러서 글을 길게 펼쳤을 경우, 중간에 접기 버튼이 6개 생성되게 된다. 사용자의 이용 패턴상 접기 버튼을 눌러서 더보기 5번 누른 상태로 한칸씩 한칸씩 줄일 리는 없으니, 접기 버튼을 누르면 몽땅 닫아버리면 되겠다. 이렇게 구현하면 미투와 댓글달기 부분의 집중도를 헤치지 않고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겠다.


위 스크린샷들은 100% 사이즈로 첨부했으니,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다.


이상 포스팅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