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서비스 이야기/다음 기타

다음 카페, 이대로 가면 망한다.

MIRiyA☆ 2009. 12. 7. 11:55

다음 카페를 운영하면서 여태 많이 참아왔다.


일단 제일 큰 불만은 다음이란 회사 자체가 카페를 자기네 서비스중 가장 호구로 본다는것이다. 제일 만만한 서비스다. 검색에서도 뒷전이고, 우선순위 배분이 뒷전인것이 카페 밖에서도 느껴진다. 카페가 다음 내에서 가장 내구성이 높고 충성도가 높다고 생각해서, 온갖 서비스들을 카페에 붙여서 수액 빨아먹는게 한두번이 아니다. 예전 플래닛이 그랬고, 파이가 그랬고, 블로그가 그랬다. 있는 자원을 활용한다는 점은 당연한 처사지만 카페 운영하는 사람 입장에서 이젠 더 이상 못참겠다는거다. 아 그래 블로그가 짱이지? 블로그가 짱이라서 무조건 카페보다 블로그가 검색 순위 위에 나오지? 카페는 가만 놔둬도 알아서 잘하니 이제 밑으로 깔아놔도 되지? (구글이 참 우월하다는게, 얘들은 다 섞어서 나온다구.)


정신좀 차려라, 검색에서 뭔 단어만 입력하면 나오는건 죄다 네이버 카페, 새로 개설되는 카페는 죄다 네이버 카페.. 요즘 들어가본 카페중에 다음에서 유용한 정보를 얻은 적은, 확률이고 빈도고 뭐건 진짜 툭 까놓고 말해서 아예 없다. 요즘 들어가본 다음 카페는 딱 3개. 내 카페, 카페리더모임, 우리 엄마 산악회 카페다. 중고 거래도 네이버, 캔유 801EX 정보도 네이버, 아이폰 정보도 네이버, 무슨 스튜디오 출사 동호회같은것도 네이버, 신입생 공식카페도 네이버.. 쓰잘떼기 있는, 살아 숨쉬는 카페는 죄다 네이버에서 개설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요즘 사이드 잡을 하면서 네이버 카페를 운영하고있는데, 느낌이 확 다르다. 다음 카페의 불안한 신뢰성과 달리 네이버 카페는 굉장히 정돈되고 잘 작동하는 느낌이다.


내가 아는 카페 담당 직원만 해도 4~5명 밖에 없다. 젠장 어떻게 생겨먹은 서비스가 4~5명이서 기획에 운영에 다 붙잡고 있는지.. 다음 직원들이 수퍼맨이 아닌 이상 이걸 배겨낼 재간이 있을리가. 몇년 전에 건의했던게 아직도 그대로 방치되어있지, 게시판지기가 카페 안에서 이상한짓 해도 이건 뭐 잡아낼 도리가 없지.. 소모임 죽이면 신규 카페 개설이 많아질거라고 생각했는지, 멀쩡한걸 죽여서 다 처박아놨지.. 다 엉성하다. 진짜 네이버 카페에게 확 엎어져서 다음 카페 자체를 말아먹을 생각 없으면 지금부터라도 똑바로 해라. 내가 봤을 때 이미 대세는 네이버에게 넘어간지 한 2년 넘었지만, 다음 카페를 운영해온 사람 입장에서 몹시 기분 더럽다는거다. 지금 힘내도 중간이라도 가면 모를상황인데, 아예 손 놓고 있는것처럼 보인단 말이다. 다음 카페가 안망할것 같나? 대마불사?


카페 운영자들이 모여서 정보를 공유하고 CS를 해결하는 카페리더모임 카페부터가 파리 날리기 시작한게 몇년째다. 하루가 멀다하고 싸워대고, 발전적인 이야기를 하던 적이 예전인데, 이게 완전 유령도시가 되어가고있는거다. 개선/의견 게시판 막아놓을때부터 뭔가 이양반들이 귀를 막는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개선/의견 게시판을 다시 연 지금도 예전 활기는 돌아오지 않는다. 활발한 커뮤니티의 증거인 싸움. 싸우는 사람도 없다. 싸워도 나 혼자 깽판놓고 싸우고 한다. 이건 뭔 노인네들 상대하는것도 아니고 싸워도 시시해서 재미도 없다. 한때 300~400만명 되던 회원은 계속 줄어가고, 유령회원 160만명만 생겼다. 아마 내 카페 회원수가 카리모 회원수를 역전하는 날이 다음 카페의 재삿날이 될것이라 믿는다. 하긴 하루에 500명 이상 가입하던 내 카페도 하루에 100명 가입하는 식으로 떨어졌으니 오래 걸리겠다.


바로 얼마전에는 어떤 중2 사이코의 반복된 신고로 내 카페를 블라인드시키는 일까지 벌어졌다. 엿좀 먹어보라는거야 뭐야, 아니 다른 카페에서는 배너광고 다 하고, 네이버 카페는 대놓고 물건 파는 카페 만들어도 뭐라 안하는데 유독 다음 카페만 지랄지랄 트집잡아 괴롭히지 못해 안달이냐고. 막말로 다음이 우리한테 해준게 뭔데? 정모 현수막도 뭔 이상하고 귀찮은 이달의 미션 이런거 해서 신청서 써내고 심사 통과해야, 일주일은 넘게 걸려야 만들어준단다. 그것도 다음 로고 박힌 이상한 OEM 디자인으로 대량생산 삘 나는 현수막.. 더러워서, 그냥 내가 디자인해서 옥션에서 7000원인가에 주문했다. 다음이 우리에게 해준게 뭐야? 방치해두고 검색밥에 트래픽만 건져먹었잖나?


카페 운영자가 다음이 카페를 이렇게 찡겨놓고 호구 취급하는게, 나만 느끼는건가. 당장 카페리더모임 들어가보면 게시판에 글 3~4개는 우려다, 우려. 어느 서비스가 백년가겠나. 과거 한메일처럼, 지도와 동영상, 블로그, 아고라에 밀려 2군 신세된 서비스란 이런 운명인거지. 약발 다하고 체력이 약해지는게 느껴진다. 이제 그만 카페도 신경써다오.




ps. 네이버 카페는 파이어폭스/크롬에서 이미지 첨부, 링크 입력도 안되는데 자존심도 안상하나?

해피빈 레이어는 닫히지도 않고, 태그 넣고 엔터 쳤더니 내용 텅 비어서 올라가고 조만간 열폭할 일 있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