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간만에 제목이 참 자극적이다.
본인은 학생이다. 하지만 인터넷 업계에 관심이 많고, 관련 각 업계 종사자들은 웬만한 실무자들보다 많이 알고있고, 뒤에서 돌아가는 이야기에 대해서도 들은게 많다. 나 역시 직업으로 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경험 없고 헛똑똑이를 면치 못하고있지만, 요즘 누구 블로그에 올라온 오픈캐스트 관련 글 보니 정말 가관이라 한번 적어봤다. 블로그 링크는 남기지 않았다. 괜히 싸움 붙을것 같아서(그닥 유명한 사람 아니다), 그리고 그 외에도 앞으로도 적용될 범위가 넓을것 같아서 적어본다.
내가 가장 혐오하는 부류가 내용과 논리, 근거 없이 입만 살아있는것들이다.
내가 2009년 들어 가장 듣기 싫은 단어 세가지를 뽑아보자면,
참여 공유 개방
이렇게 되겠다.
나쁜 뜻 하나도 없지만 하도 중구난방으로 써대는 사람들때문에 짜증이 나서.
허구한 날 Web2.0 이야기하면서 '참여', '공유', '개방' 이 세 단어만 외우면서 독립 투사처럼 싸우는데, 이들에게 Web2.0의 세가지 단어 '참여', '공유', '개방'은 정의 판단 기준이고, 성경이다. 남이 무얼 하든 '참여', '공유', '개방'에 끼워맞춰서 안맞는다 싶으면 깐다. '참여', '공유', '개방' 염불을 외우면서 옳다 그르다를 판단한다. Web2.0이 웹계에서만 돌때는 별 문제 없었다. 다 그게 어떤 개념인지 어느정도 숙지하고있었고, 유래가 어떻게 되고 어떤식으로 적용되는 개념인지 알고있었기 때문이다.
근데 Web2.0이 곳곳에 퍼지다보니 개나소나 2.0을 붙인다.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간다. 경영2.0, 마케팅2.0, 헬스2.0, 개발2.0, 코후비기2.0, 라면끓이기 2.0, 아령들기 2.0 .. 어휴... 그 다음엔 Web3.0을 외치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헛똑똑이를 판단하는 기준중 하나가 Web3.0이다. 지금 실무에서 Web2.0 그 자체를 실천하는 사람들 블로그에서 Web3.0이라는 단어를 본 적이 없다. 언론사 은어로 '야마'가 나와야 하고, 사람을 낚아야하는 기자들이나 어드메 입으로 승부하는 교수들이나 좀 쓰지(이해한다. 먹고 살아야지.). 당장 구글에 web3.0 이라고 검색해봐라. 누구 권위 있는 블로거가 나오나. 뭔 컨설턴트, 마케터, 심리학자, .. 나도 web2.0 언급할때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말할까봐 덜덜 떨어대며 자료 엄청 찾아대는데, 이양반들은 그냥 머릿속에서 환상의 모래성을 쌓은것 같다. 참여, 공유, 개방만 떠올리면서 뭔가를 막 만든다. 이따위니 심지어는 "Ajax를 써야만 Web2.0 서비스다" 라고 헛소리 중 상 헛소리를 지껄이는 양반까지 등장하지. 가까이서 지켜보거나 직접 참여하는 개발자까지 Web2.0 바이러스에 오염되어있으니 미칠것 같았다. 단체로 Web2.0의 성지를 순례하는 순례자들이다.
오늘 열받게 된 글을 읽어보면 도처에 Web2.0의 정신을 이야기하며 오픈캐스트를 까는 구절이 나온다.
제대로된 오피니언 리더들 중에 네이버를 비판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은 아주 많다. 하지만 어느정도 비판의 범위가 있고, 확실한 근거를 갖고 이야기한다. 아니면 대놓고 미페이님이나 도아님처럼 네이버 싫어서 까는게 딱 보이거나. 반면 듣보잡 '떨거지' 네이버 비판론자들이 웃기는건 네이버가 한걸 다음에서 하면 뭐라 안한단 말이지. 구글, 애플이 한걸 MS가 하면 까고. 뭐 그런식이지. 이중잣대를 들이대거나, 혹은 언급을 안하거나 관심이 없거나. 내 생각에 권력에게 머리 숙이고 이용자 등쳐먹는건 구글도 했고 애플은 노골적으로 하는 짓이다. 중국쪽에서 구글은 맨날 '파룬궁', '대만 독립'이런 단어 차단하며 발리고있고, 며칠전에 우리나라에선 유튜브 실명 인증 내주고, 애플 녀석들은 이미지가 쿨할 뿐 실상은 폐쇄중 폐쇄의 지존이지. 이처럼 상대적으로 이미지 좋은 기업은 양아치 짓을 해도 별로 비판 안하는 반면, 이미지 더러웠던 네이버는 뭘 해도 깐다.
근데 그 까는 말 중에 알맹이가 뭐가 있나? 참여, 공유, 개방은 기업 경쟁력 약화, 수익원 해체를 이야기하는게 아니다. 기업 입장에서 어떻게 수익보전을 하며 서비스를 이끌어갈 수 있는지 그에 대한 성찰은 하나도 없다. 상대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까도 제대로 깔것 아닌가? 헛소리 하고있으니 네이버가 콧방귀도 안뀌지. 아무리 외부에서 까도 상대가 가진 핵심 논리를 꿰뚫어 부당함을 지적하지 않으면 내부에서의 변화도 없다.
아직까지 검색 광고 수익모델은 포탈 최고의 이익원이며, 그걸 알기에 모든 포탈이 집중하고있는거다. 국내 실정이랑 다른 구글이나 페이스북, 트위터 이야기 하면서 “그 수익 모델은 이제 버릴때가 되었다” 라고 말하니 씨알이 먹히나. 싸이월드보고 당장 도토리 장사 때려치우라고 하는거랑 마찬가지다. SKcommunications의 영업 이익중 도토리 장사가 몇퍼센트나 되는지 보고 말하지. 검색 광고 수익모델 버리라는 말은 니네들 밥숫가락 놓고 실직하라는 말이랑 같은거다.
"이제 '정보'가 아니라 '사람'을 연결해주는 SNS가 뜰것이다"라고 하지만, 글쎄. 이 말은 "이제 대세는 텍스트/이미지가 아니라 동영상" 이라고 말하는거랑 같다. 만약 내 생전에 동영상이 텍스트를 능가한다면 내 육신에 무덤에서 튀어나온 구텐베르크의 영혼을 빙의하겠다. 그래, 뜬다는 말이고 능가한다는 말은 아닐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수익모델은 버려라'라고 말할 건덕지가 되나?
블로그의 고급 정보를 네이버 내부에 가두었다라고 하는데, 이건 뭔 헛소리야. 정보는 개별 블로그에 남아있고, 네이버가 가지고 보여주는건 그냥 링크다. 당장 Web2.0 서비스 하면 항상 입에 오르는 딜리셔스도, digg도 가두리양식장인가? 진짜 어이가없다. 이중 잣대의 진수를 보여준다. 오픈캐스트는 어떤 의미에서 RSS리더랑 비슷한거다. 생각해보라. 구글리더도 로그인해야 정보를 볼 수 있는데, 이건 구글이 블로그의 고급 정보를 구글 내에 가두고 숨긴건가? 네이버는 네이버 스타일의 RSS리더를 만든것이다. RSS리더는 개인이 RSS주소를 긁어다가 구독하는거고, 오픈캐스트는 '캐스터' 개인을 구독하는거다. 네이버가 항상 해오던데로 휴먼파워를 이용해서 정보를 분류하게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캐스터 개인의 개성이 드러나고, 테마가 생기고, 재미 요소가 생기는것이다. 만약 개인이 오픈캐스트에서 구독과 발행을 함께 한다면 구글 리더의 공유 항목과 개념상 같은게 아닌가? 내가 평소 관심갖고있던 사람이 어떤 RSS를 구독하고있나 엿보고싶은 마음을 양화시킨게 오픈캐스트다.
딜리셔스도, 디그도, 구글도 다 똑같은데 그럼 이 양반이 주장하는 Web2.0은 어느나라 개념인가?
자기 맘대로 Web2.0을 재정의한다. Web2.0은 정보와 정보를 찾는 사람간의 연결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연결이라며 다시 한번 강조한다.(그럼 구글 검색은 뭔가?) 그러면서 드는 근거는 온라인상에 정보가 너무 많아져서 정보속에서 해매고있기에 사람과의 연결이 필요하단다. 정보 비용을 줄이는게 Web2.0의 목적이란다. 다시 말하면 정보를 많이 아는 사람이랑 사람을 연결하면 Web2.0이라는 말이다. 아 뭐 그럴싸하다. 그럼 오픈캐스트는 아닌가? 오픈캐스트가 바로 그 모델이다. 웹초보님이 여러 군데 구독하면서 취합한 정보를 분류해서 보여주는 오픈캐스트를 내가 구독하면, 그게 바로 나와 웹초보님과의 연결이 아닌가? 근데 그 근거로 오픈캐스트를 깐다. 뭐냐 이게. 몹시 빈약하다못해 근거 충돌이 일어나고있다.
시대가 아무리 흘러도 정보 검색처로서의 인터넷의 가치는 여전할 것이다. 네이버의 오픈캐스트는 넘치는 정보속에 '사람'이 필터링한 고가치 정보를 이용자에게 연결시켜주는 모델이다. 이런건 예전부터 개인 블로그에 Today's pick이라고 자기가 관심있게 본 기사나 블로그 포스트 링크 목록을 올린거랑 비슷한 개념이다.
오픈캐스터는 레퓨테이션을 얻는거고, 이용자는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되었다. 글쓴이는 자신의 정보를 보다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게 되는데, 이는 스크랩이나 펌으로 옮긴것보다 훨씬 높은 차원이다. 자기 블로그로 바로 링크하는거니까. 네이버는 메인에 롤링되는 오픈캐스트의 정보 가치에 따라 좀 더 많은 방문객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구독'을 하려면 '로그인'을 하게 만드는 '제한'을 통해 로그인 이용자, 충성 유저를 더 많이 확보하게 되었다. 그 와중에 얻게 되는 사용 패턴 정보도 네이버로선 가치있는것이고. 아무래도 경쟁사 다음에 비해 로그인 유저가 적으니까. 네이버는 구독자와 발행자의 이익 관계를 지능적으로 버무려서 자사의 이익으로 승화시킨 격이다. 이건 현재까지 모든 성공한 웹서비스를 통틀어 통용되는 기본 시스템이다. 이용자가 원해서 뭔가를 하게 만들고, 뭔가를 한게 또다른 사용을 촉진시키고.. 모두가 득을 볼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하는거다.
외국에서 어디 페이스북, 트위터 이런거 주워올 생각하지말고 국내나 제대로 쳐다봐라. 어디 뭐 주장하는 양반들은 판단 근거는 전부 어디 서양 나부랭이에서 주워오고, 걔들건 다 옳고 우월하다. 이런식이다. 유튜브,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 다 전투력 하나는 최고로 강해서 세계를 쥐어짜며 돈을 버는 웹서비스들이다. 자기들만의 필드를 구축했고, 스스로 게임의 룰을 정의하는 빅 플레이어들이다. 근데 그 덩치들이 국내에 진출한다음 뭐 건져간게 있었나? 뭐 없다. 왜냐고? 우리나라에는 다른 대안이 널려있기 때문이다. 유튜브 안써도 더 잘만든 티비팟 쓰면 되고, 구글캘린더나 구글맵은 더 좋은 다음 캘린더나 다음 지도 쓰면 그만이다. 트위터는 미투데이가 있고, 페이스북이나 마이스페이스는 싸이월드가 앉아서 아직 쥐고있는 상황이다. 블로거들은 맨날 우리나라 인터넷 업계를 얕보는 경향이 있다. 외국 서비스가 엄청나게 선진적이고 우월한데, 국내 기업들의 텃세로 발붇히지 못한다는 말은 비겁한 변명이다. 서비스 로컬라이징이나 제대로 해놓고 말하던가. 구글이 외국에서 얼마나 절대적인 존재인지는 알지만, 허접스럽게 한글화만 해서 서비스한다고 꿈쩍할 사용자 눈높이도 아니며, 상대가 그렇게 약하지도 않다.
한국의 구글 네이버는 한국의 트위터 미투데이를 싼 값에나마 인수했다. 만약에 네이버가 내부 인력 투입해서 미투데이 짝퉁 서비스를 만들면 악당의 탈을 쓴 악마, 사탄이라고, 진짜 해가 지도록 까도 할 말이 없다. 그리고 저번처럼 개인 블로거가 책 썼다고 스킨에 책 이미지 올려놨더니만 두세번 스킨을 초기화시켜버리는 미친짓을 했을때도 "개버릇 남 못준다" 하고 깐적 있다. 하지만 요즘 까이는 오픈캐스트는 정말 깔것 없어보인다.
나 역시 헛똑똑이지만 최소한의 이해에 대한 노력도 없이 Web2.0을 논하는 사람들 보면 한심하다.
1. Web2.0을 떠들면서 개념도 안잡힌 사람이 많다
2. 네이버 오픈캐스트는 깔것 없다
3. 깔려면 논리정연하게 고급으로 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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