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서비스 이야기/네이버

오픈캐스트, 셋이 모두 웃을 수 있는법

MIRiyA☆ 2009. 3. 25. 20:09

최근 오픈캐스트 링크 관련일로 블로고스피어가 좀 떠들썩하다.
내 스타일대로 지극히 현실적으로, 직설적으로, 때로는 상스럽게 적어보련다. 말 빙빙 돌리고, 나름의 논리와 나름의 구수한 단어로 있어보이게 적는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 현학적인건 싫다.





나는 기본적으로 웹상에 올린 글은 광장에 가서 소리 지르는거랑 마찬가지라 생각하기 때문에 내 글을 누가 링크하건 말건 상관하지 않는다. 다음 플래닛에 올려서 처박아놨던 내 과거 사진까지 유출되어 디씨에 개인정보 털린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검색엔진에 내 이름과 닉네임 등을 입력하며 개인정보 유출을 막으려고 했지만, 이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느껴져 며칠만에 포기해버렸다. 그리고 내 얼굴을 블로그에 까고, 명함 올려서 이름, 나이, 전화번호 다 공개해버렸다. 그렇게 해버리니 다음부터는 내 신상에 대해 말이 새나가 곤란해지는 일을 겪지 않게 되었다.


같은 맥락에서 내가 쓴 글은 웹에 올린 이상 누가 퍼가거나 링크하는 것을 굳이 막지 않는다. 나는 출처를 중요사하기 때문에 출처 없이 퍼나른 글에는 대응하고있으나, 링크나 스크랩은 막지 않는다. 뭐 내가 아무리 우클릭을 막아도 북마클릿 클릭 한방으로 쉽게 풀어버릴 수 있고(내가 그렇게 하고있다.), 플래시로 글을 쌈싸먹어버려도 SWF decompiler로 분해해서 추출할수도 있기 때문에 막는건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링크 역시 내가 퍼머링크를 안보이게 설정하거나 이상한 방법으로 틀어막아도 아예 서비스적으로 비공개 하지 않는 이상 완벽히 막을 방법이 없다. 다 입과 입을 타고 전해질 내용들이니까..

자기 글이 동의 없이 불특정 다수에게 링크되는게 글쓴이에게 불쾌할것이라는 Channy님의 의견에는 동의한다. 또한 링크는 웹의 기본속성이라는 정찬명님의 말씀에도 어느정도 찬성한다. 하지만 두분 다 약점이 한군데씩 있어 이 글로 좀 보충을 하려고 한다.


아오, 아무튼 난 네이버 메인에 올라갈거라 생각도 안하고 올린 글인데, 엄한 사람이 링크걸어 온갖 악당, 요괴, 십덕후, 시정잡배들이 쳐들어와 말꼬리잡고, 갈기갈기 악플을 다는데 누가 좋아하겠는가. 오픈캐스트로 들어온 사람들이 악플 달아대면, “하여튼 네이버 메인 타고 들어온 ㅁㅁ들은 저질들이야” 이런식으로 생각할걸? 지극히 현실적인 반응이다.

HTTP(HyperText Transfer Protocol)라는 단어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 링크는 웹의 기본 속성이 맞다. 하지만 까놓고 말해 웹의 기본 속성이고, HTTP인지 뭔지 이게 나랑 무슨 상관인가? 그거 그냥 주소 앞에 붙는 영어 아냐? 당장 내 기분이 더러운데. 내가 글 써놓으니 어디서 이상한놈들이 쳐들어와 막 뭐라 하는데 막아야지 그럼. – 이게 당연한 심리다. 저작권자의 CCL, 링크에 대한 상식을 떠나 머릿속에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상황이고, 블로거들이나 서비스 제공자는 이런 현실을 인정해주고 이해해주어야한다.(그래야 좋게좋게 잘 지내고, 서비스 제공자는 돈을 번다.) 본인이 싫다는데 왜 옳다 그르다 쿡쿡 찔러대나.

하지만 robots.txt 파일을 이용하거나 HTTP_REFERER를 이용하여 차단하라는 Channy님의 말은 범용성이 부족하다. 이 문장이 나를 포함한 일반 블로그 유저로서는 완전 외계어로 들린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 난 나름대로 헛똑똑이라 들은 바가 있어 robots.txt가 뭔지는 대충 알지만, HTTP_REFERER의 코드적인 부분은 잘 모른다. 활용 방법도 모른다. 그리고 하나 더, 나 같은 다음 블로거나 네이버 블로거 등 소스를 건드리지 못하는 블로그 시스템을 사용하는 사람은 대응할 방법이 전혀 없다. 공개되면 글을 비공개해버리는 수 밖에. 이건 남에게 당하는 기분이 드는듯?

네이버는 졸지에 첫화면을 이용해 트래픽 테러하는 무단링크 DDoS 서비스를 만든 셈이 되버렸고, 링크 당한 사람은 악플러가 들끓어서 스트레스 받았고, 링크 한 사람은 선의로 한건데 욕먹어서 기분 몹시 안좋을것이다. 셋다 짜증나는 시츄에이션이다.

네이버는 "동의 하에 링크를 걸어주는게 좋을것이다, 링크가 불쾌감을 줄 수 있다" 정도의 안내문을 오픈캐스트 등록 페이지에 개제해주는 정도로 끝내면 될 것이고, 글 작성자들은 프로필이나 글 말미에 오픈캐스트 허용 여부에 대한 글을 남겨주는게 좋다.(이 글 바로 아래를 보라. 한번 써봤다.) 그리고 오픈캐스터는 링크를 걸어도 될지 한번쯤 물어보는게 좋다.


뭐 정말 밍숭맹숭한 결론이고, 아무나 다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이것이 3자가 다 좋은 방법이다. 여기 덧붙여 오픈캐스트 개제 금지 신청을 하는 란을 만들어주는게 네이버에겐 물러설 여지가 될 것 같다. 맨날 매도당하니 짜증나지 않나. (번거롭겠지만 덩치 큰 네이버니 이런건 좀 해주라.) 오픈캐스트 어느 구석에 오픈캐스트 등록 금지신청 버튼을 만들고, “내 블로그는 오픈캐스트에 등록되길 원하지 않소” 하고 신청 넣으면 블로그 도메인 기반으로 필터링하여 차단해주고, 오픈캐스터에게 “이 블로그는 오픈캐스트 링크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정도로 alert 창 띄워주는 정도면 좋을 것 같다.



한줄 덧붙이자면, 오픈캐스트 화면에 원작자가 표시 안되는 부분은 다분히 디자인적인 판단이었던것 같다. 나같아도 4줄짜리 좁아터진 공간에 원작자 나오고 2줄로 나와버리면 디자인 깨진다고 생각했을것이다. 디자인(링큰데 왜 출처를 적어야돼?) vs 저작권 표기(네이버꺼같잖아?) 이런식으로 두 가치가 첨예하게 대립될 수 있는 부분이니 나는 패스.


하나 더 덧붙이자면.

좀 좋게 좋게 이해하고 넘어갔으면 한다. 네이버가 모든 정보를 자사의 것으로 돌려버리려한다는 생각 이외에 네이버의 트래픽을 블로거들에게 배분한다는 취지로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은가? 다음 블로거뉴스와 다른 점은 글쓴이의 의도가 들어가느냐, 들어가지 않느냐. 그냥 이렇게 놓고보면 블로거뉴스가 킹왕짱이지만 캐스터의 의사대로 자유롭게 정보를 소개할 수 있는 오픈캐스트의 장점도 있다.


또한 웹초보님이나, Sky~님이나.. 이야기가 과열된 느낌은 있지만, 둘 다 스스로의 상황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반적인 반응들이다. 웹초보님은 죽일놈이라 하니 황당하고, Sky~님은 영화 제목 패러디 했다가 한방 날아오니 어이없고.. 그러다가 격해지고. 당사자, 구경하는사람, 나 처럼 썰을 풀어놓는 사람.. 인간대 인간으로 찌르지 말고 이 사례에서 우리가 생각해볼 교훈이 뭔지 발전적으로 고민해보자.



세줄요약
1. 링크는 웹의 기본 속성이 맞다.
2. 하지만 싫으면 거부할 구석이 있어야한다.
3. 블로거, 네이버, 오픈캐스터가 신경좀 더 써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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