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서비스 이야기/네이버

왜 네이버에는 파워블로거가 없다고 생각하는가?

MIRiyA☆ 2009. 3. 17. 01:17

 

http://midorisweb.tistory.com/210
오늘 서핑하다가 발견한 글인데, 제가 평소 생각하는 견해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관계로 실례를 무릅쓰고 반대 논조의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1. 여전히 생활, 문화 중심이 강세인 네이버 블로그

(전략..) 네이버가 고르고 고른 파워 블로거는 '2000여명'이라고 하는데 1위인 여행, 요리, 일상 기록이 압도적이고 그밖에 생활, 인테리어(DIY), 일본 관련, 연예인 주제도 많다고 한다. 네이버 메인에 끊임없이 등장하던 그 컨텐츠들의 실체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타사 설치 블로거는 IT 분야가 압도적이고 정치, 사회 비평 블로거, 일상 블로거들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과 매우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무래도 특정 포털의 정책이나 방침, 저작권, 개인 표현의 자유 등이 구속되고 제한되는 반면, 독립형 블로그는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 이유가 클 것이다.(최근 티스토리 레진 사태를 보면 이 또한 안전하지 않지만.)


바꿔말하면 '여전히 IT이야기만 하는 설치형 블로그'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는 캐주얼한 여행, 요리, 일상 기록이 주가 되고, 설치형 블로그는 IT와 정치, 사회 비평 위주라는건데, 이건 양쪽 다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주제입니다. 다루는 주제로 어찌 좋고 나쁨을 나눌 수 있겠습니까?



2. 파워블로거는 어디에 사는가?
(전략..) 블로그의 갯수는 압도적으로 네이버가 많다. 그러나 인구에 회자되거나 내 RSS를 채우고 있는 블로거 중에 네이버 블로거는 거의 없다. 왜 그럴까? 네이버 블로그의 적은 자체 생성한 콘텐츠보다는 펌질로 인한 때우기로 운영되는 블로그 문화다. (중략..) 네이버의 블로거들이 얻은 트래픽은 개인의 파워가 아닌 네이버에 종속되어 있다. 네이버가 원하는 컨텐츠를 생산하는 종속된 사용자들은 네이버에 블로그 둥지를 틀고 검색 트래픽에 만족해하고, 메인에 게재되어 트래픽 폭탄이라도 맞으면 행복해하는 샛방살이 신세일 뿐이다.


무엇이 파워블로거인가요? 잘 읽어보면 논리의 밑바탕에 '네이버는 펌질 위주의 스크랩 블로거기 때문에 내 RSS에는 거의 없다. 그래서 네이버에는 파워 블로거가 적다.'라는 오류를 범하고있습니다. 일단 네이버 블로거의 대부분이 펌블로거라는건 어떤 근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예전에 Naaroo 사용백서 적을때도 조사해봤지만, 네이버 블로거중 대부분이 스스로 컨텐츠를 생산하는 블로거고, 이들의 숫자는 엄청나게 많습니다. 물론, 펌블로거들이 네이버에 많이 있는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게 네이버에 파워블로거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지는 못합니다. 막말로 비유를 들자면, 중국 패션이 좀 촌스럽지만 중국의 부자 숫자가 우리나라 인구수보다 많은거랑 비슷한거지요.


그리고 트래픽 폭탄의 경우, 이건 설치형도 피해갈 수 없습니다. 다음의 그늘 아래에서 열심히 컨텐츠를 생산해서 미디어다음 블로거뉴스나 다음 메인에 올라주고, 트래픽 받아 구글 애드센스 수익 올리면서 수표 사진 찍어올리며 학학거리는 모습에서 피해갈 수 없습니다. 오히려 더 하면 더했지요. 단순히 방문자수와 댓글이라는 블로거의 기본 소통 욕구를 채워주는 네이버의 트래픽 폭탄과는 달리, 직접적으로 수익이 발생한다는 측면에서 "악의적으로 이용 될 시에 더 욕을 먹어야 할 상황"은 설치형 블로거들에게 더 자주 나타나지 않을까요?



한겨레(조현 등)를 비롯한 신문사 뿐만 아니라 각 계의 기자(이동진,민훈기, 김형준과 박문성, 최원창(JES), 소설가(박범신), 연예인 등 가리지 않고 독점 컨텐츠 계약을 맺는 모습도 콘텐츠 하청 체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독점이라 함은 네이버에서만 그 콘텐츠를 공급하고 타 검색엔진에서조차 이 독점 콘텐츠는 보여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함.)


초점에서 약간 벗어나지만 네이버의 폐쇄성은 검색 정책에서 잘 나타난다. 구글 검색 로봇의 접근을 차단하고, 네이버 검색 결과에서 자사 블로그만 '블로그' 카테고리에 나오고 타사 블로그는 맨 아래 '웹페이지'에 나온다. 이런 악질적인 폐쇄 정책을 먼저 개선하지 않는 이상 네이버의 개방은 공허한 외침일 뿐이다.


독점 컨텐츠 계약을 맺는건 컨텐츠 하청(CP)가 맞습니다. 이게 잘못된건가요? 바꿔말하면 저같은 블로거는 다음에 컨텐츠 하청을 하고있는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네이버 블로그는 구글 검색에 나오고있습니다.(참조) 또한 타사 블로그도 블로그 카테고리에 보여주고있습니다.(참조) 이 부분은 작성자분이 글을 쓴 2008년 9월에는 검색이 안되던게 맞습니다. 2008년 10월 16일자로 오픈했다는군요.(참조)



3. 네이버 블로거에게는'파워'가 없다
네이버 블로그는 일단 만들기 쉽고 진입 장벽이 없다. 조금은 어렵고 여전히 초대장이 있어야 진입 가능한 독립형 블로그보다 일반인들에게 네이버가 더 친근한 것이 사실이다. 이들은 블로깅 기술이 무엇인지, 플랫폼의 차이가 뭔지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없고, 그저 네이버가 제공하는 플랫폼을 활용할 줄은 아는 평범하면서도 비범한 사람들이다. 의외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대거 포진해 있기도 하다.  

네이버 블로그의 콘텐츠는 요리, 여행, 영화, 책, 연예 등 일상 잡기에 치우친 콘텐츠 편중 현상도 지나치게 네이버를 말랑말랑하게 만들고 있다. 잘 다듬어져 눈에 달콤한 '정제된 정보'는 있되 '관점이 담긴 견해'가 없다. 퍼간다는 댓글은 있되, 서로의 의견에 대해 트랙백을 보내는 행위도 거의 없다.

내가 알고 있는 네이버 유명 블로거는 아래 정도이다. 모두 일반인이자 특정 분야의 전문가적 식견을 가진 분들이거나 소박한 생활인들이다. 이 정도면 파워 블로거라 칭할 만하지만 아쉽게도 네이버에는 그리 많지 않다.


블로깅을 하는데 블로깅 기술과 플랫폼의 차이는 필요 없습니다. 근성과 지적 능력만 있으면 되지요. 앞서 말했듯 요리/여행/영화/책이 왜 문제가 되나요? 파워블로거에 대한 정의가 다른것 같습니다. 파워블로거는 영향력있는 블로거를 말씀한다면, 네이버에는 많습니다. 네이버 블로거인 문성실님이 블로그에 어디어디 압력솥이 좋다더라- 하면 순식간에 동네 마트에서 동이나버립니다. 이건 영향력 아닌가요? 비단 요리 주제의 문성실님 뿐만이 아닙니다. 네이버에 파워블로거가 적은게 아니라 잘 찾지 못하신겁니다.

네이버 블로그는 벗겨보면 벗겨볼수록 놀랍습니다. 검색을 해보면 그렇게 글이 많을수가 없습니다. 엄청난 검색 결과 숫자에 놀라 다들 퍼온거라 생각했지만, 확인하니 직접 작성한 글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우리같이 올블로그 등지에서 정치글이나 IT글만 보던 사람들은 사람들은 알지 못했던 또 다른 우주입니다. 남자와 여자를 보듯, 백인과 흑인을 보듯, 네이버 블로그와 설치형 블로그를 편견 없이 동등하게 바라보세요. 다루는 주제가 다를 뿐, 동등한 블로거입니다.


아래는 블로그얌의 2008 대한민국 블로그 백서에서 추출한 통계입니다.

 

 

2008년 대부분의 포스팅 내용은 음악과 취미, 게임, 영화 등등입니다. IT/컴퓨터는 저 아래에 있지요. 그나마 이명박이나 광우병 이야기가 14, 15위에 랭크되었습니다. 이나마도 대선 이슈 등이 없었다면 보이지 않았을겁니다.

 

 

 

티스토리는 사실상 설치형으로 분류해도 된다고 봅니다. 다음에 종속된 느낌이 생각보다 적으니까요. 티스토리를 설치형의 대안 정도로 봤을 때, 위 통계 자료를 보면 실질적으로 유저의 관심사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비슷한 관심사, 비슷한 주제의 포스팅 숫자가 많은 편이지만.. 기술에 대한 이해나 웹에 대한 적응력의 차이에 따라 발생하는 트러블들을 감당할 수 없어 네이버로 간 것인데, 이걸 굳이 유저의 질적 수준 전체를 낮게 이야기할 필요성은 없다고 봅니다.



전문 블로그 플랫폼의 영향으로 네이버가 똑똑해지려고 노력하는 것은 가상하다. 그러나 자신들의 플랫폼을 고수하기보다 보다 많은 블로거들이 마음 편히 블로깅을 하고 콘텐츠를 축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방법이 무엇인지, 블로거들이 진정 무엇을 개방하기를 원하는 지에 대해 좀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해보인다. 더 늦기 전에 말이다.


동의합니다. 저도 그래서 네이버 블로그 안씁니다. :)

네이버 블로그는 불안하거든요. 어디서 스킨을 멋대로 바꿔버렸다, 글이 비공개처리되었다.. 이런 말이 너무 자주 보이니 믿음이 안가는게 사실입니다. 네이버가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겁니다. 그리고 신뢰가 완전히 회복되더라도 네이버에는 요리, 여행, 일상에 대한 글이 더 많이 올라올겁니다. 유저층부터가 차이나는 서비스니까요. 버디버디와 MSN메신저가 유저층이 다른것, 메이플스토리와 서든어택의 유저층이 다른것처럼 네이버와 설치형 블로거도 마찬가지인겁니다.


설치형 블로그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IT업계 사람들이 많이 사용합니다. 당장 명동에 나가서 아무나 붙잡고 태터툴즈가 뭔지 물어보세요. 99% 모른다고 답할겁니다. 2006년도의 올블로그는 90%이상이 IT글이었습니다. 그리고 올블로그가 다음 블로그와 연동한 다음부터 정치글이 엄청나게 많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역시 올블로그 인기글 탑에 IT가 10%면 정치글이 90% 이상입니다. 그리고 네이버 블로그와 연동은 올블로그가 못하고있습니다. 네이버와 연동하면 올블로그에는 IT글과 정치글이 아마 쓸려나가버릴겁니다. 올블로그는 지금 위치가 각종 논의의 중심이 되는, 올블로그의  미디어 컨셉과 맞다고 생각하여 더 이상 모험을 하지 않는걸로 보입니다. 글 작성자분이 네이버 블로그를 표면적으로만 경험하고 글 쓰신것 같습니다. 네이버에서 검색을 더 해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몇번 자료 조사를 할때마다 네이버 블로그는 컬처쇼크를 안겨주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는 그렇게 무시당할만한 블로그 서비스가 아닙니다. 네이버 블로그는 말 그대로 또다른 우주지요.


네이버는 앞으로도 자신들의 강점을 살려 캐주얼한 블로깅을 추구하면서 실익을 뽑아낼 것이고, 설치형 블로그는 역시 제 갈길 가겠지요. 매년 계속되는 논란이지만, 블로그 툴로 블로거의 우열을 가늠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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