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

최근의 시덥지 않은 악플에 대해

MIRiyA☆ 2009. 1. 7. 21:02

요 일주일 전부터 제가 좀 부덕하여 악플이 여럿 달리고있습니다.

얼마전에는 방명록에 웬놈이 쳐들어와서


"니는 완벽주의자냐? 뭘 그리 트집잡지 못해 안달이냐, 이 블로그 왜 운영하냐?"

라는 어이없는 방명록을 달길래 그냥 삭제해버렸습니다. 뭐라고 말을 하려고 했는데, 극심한 귀찮음과 힘빠짐, 허탈감이 함께 느껴지더라구요. 그 사람이 써놓은 말을 보니 그 사람이 엄청 작아보이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궂이 내 블로그에 대해 설명을 해봐야 제 키보드(Realforce101입니다.)의 수명 단축과 시간낭비를 하게 될 것이 염려되었어요. 네, 그 사람에게 댓글달아 친절하게 설명하는건 시간낭비라 생각했답니다. 그래서 삭제했지요. 아니 그랬더니 다시 와서 왜 지우냐고, 왜 내 조언(? 충고? 뭐더라?)을 무시하냐면서 글을 적길래 또 지워버렸지요. 그랬더니 이번에는 방명록에서 나와 내 댓글에 니는 불평쟁이라며 악플을 다네요.



자, 저는 선천적으로 게으른 사람입니다.
그래서 같은 일 반복하는걸 싫어하고 불편하고 귀찮은건 정말 싫어합니다.

뭔가 동선이 꼬인건 정말 싫어하고, 심플하고 예쁘고 직관적인걸 좋아합니다. 그래서 예쁜 머그컵 등등 사진을 올려놓은 제 싸이월드 사진첩은 취향상 여자애들에게 인기가 아주 많습니다. 저는 뭔가 정신병자, 필요이상으로 민감한 편집증 환자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앞으로 나는 뭔가를 무조건 비난하기보다는 해결책을 내는 포스팅을 할 겁니다.


불평 불만이 많다? 맞아요. 나 온 천지에 불만 가득이에요. 근데 그게 나쁜가요?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당신은 나를 그렇게 보겠지만 이건 나의 가장 큰 장점중 하나입니다. 나는 내가 손 댄 작품의 퀄리티에 대한 자부심이 아주 높고 뭐 하나 남보다 못한건 용납하지 않습니다. 설령 여건이 허락하지 않고 능력이 안되도 분하게 느끼고 부끄러워하면서 더 발전시키고자 절치부심하죠. 내가 스티브잡스보다 PT 못해도 맘에 안듭니다. 저는 기준치가 높아서 내 영향력에 있는 것 뿐만 아니라 내가 사용하는것들도 어설프게 만든 꼴을 못봅니다. 왜냐하면 이게 앞으로 계속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사람들을 은근히 피곤하게 만들거고, 불편하게 만들거고, 일부 치명적인 오류들은 금전적인 손실이나 심리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이지요. 내가 당신보다 눈이 높아서 태클걸게 눈에 보이는거에요.


저는 완벽주의자입니다.
당장 대충 완성된 결과물로 돈 벌기 위해 나서는 사람보다는 100% 완성해서 만족하는 예술가 기질에 가까운 사람이라 취약한 지점은 정말 화면에 빨간색으로 화살표 강조 표시 되는것처럼 눈에 띕니다. 이렇게 눈이 민감하기에 남들보다 버그를 찾아내는 능력도 뛰어납니다. 1픽셀의 어긋남도 슬쩍 훑어만 봐도 보입니다. (관련글 ) UT를 하면 저 혼자 버그를 수십개씩 잡아내지요. 다음블로그 UCC에디션도 그랬고, 저번 다음 모바일서비스 간담회에서도 그랬지요. 예전에 근무한 회사의 권 모 QC 팀장님은 제게 “독사같은놈, 너같은 놈이 필요해”라고 하셨지요. 그래요, 나도 나의 칼날을 알아주고 적절한데 활용할 줄 아는 뛰어난 상사가 필요합니다. 뭐, 완벽주의자에 예술가 기질이 있다는건 결과물은 볼만하지만 속도가 별로 안난다는 치명적인 이면의 단점도 가지고있지요. 이건 제가 인생을 걸고 앞으로 계속해서 보완해야 할 부분입니다.


디자이너들 마인드 아세요? 회사 가면 혼자 파티션 엄청 높이 쳐놓고, 뒤에서 작업하는거 바라보는거 싫어하고, 작업물 중간에 끼어들어서 미완성본 보는거 싫어하고, 이것 저것 뭐라 뭐라 하는거 싫어합니다. 그리고 그들 역시 프라이드가 높아서 자기 작품에 어디 흠 있는 부분 원하지 않지요. 정렬이 1px 어긋나거나, 사내 다른 서비스들은 저 부분 색깔이 저런데 저기는 저 색이 아니다 이런식으로 잘못됬다고 지적하면 그냥 받아들여 시간날 때 고치거나 그럴 필요 없다 생각되면 놔두면 됩니다. 그런 잡다스러운것까지 일일히 다 적는건 내가 주는 호의이지 당신들에 대한 공격이 아니에요.


반면 정말 득달같이 달려드는건 저번 구글어스의 로고 사례라던가, 이번 파워포인트의 글꼴 저장 사례, 다음 블로그의 우클릭 방지 권한 등등 기본이 안되어있어 지극히 실망스러운 문제, 사용하다가 유저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경우, 정도를 무시한 경우입니다. 그리고 다음 블로그의 댓글창 사이즈 등등은 제가 쓰다 쓰다 불편해서 끈질기게 문제 제기 하다가 폭발해버린 경우고요.


저 같은 사람이 문제 제기를 하지 않으면 세상은 발전하지 않을겁니다. 알게 모르게 불편한 점을 당연하게 경험하며 사회 전체의 능률은 감소할겁니다. 웹은 너무나 어려워서 노년층이나 어린이들은 사용하지 못할 수 있고, 어딘지 모르게 불편하고, 내가 머리가 나쁜게 아닌데 이해가 안되고, 센스가 없어 모양새가 바보같거나 오작동이 일어나거나, 오인을 하고 삽질을 하게 만드는 경우가 반복되겠지요.
“소프트웨어, 누가 이렇게 개떡같이 만든거야?”라는 책을 읽어보시기바랍니다.

당신은 아마 제가 예전에 블로그내에 문제 제기를 한 서비스의 운영 주체중 한사람일겁니다. 나이는 아마 많아봐야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겠죠. 뻔히 보여요. 그 이상이라면.. 나이값 못하고있는 사람일거고요. 아마 저 때문에, 제 글 때문에 보통때면 그냥 넘어갈것을 사내에서 말이 돌고 귀찮게 보수할 일이 많이 생기니 짜증났겠지요. 근데 이런식으로 익명으로 악플달면 좀 부끄러운줄 아세요. 적어도 내가 여태 본 기획자나 개발자들은 자기가 만든 서비스의 결함을 지적당하면 부끄러워하고 당장 수정 못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면 했지 절 비난하지는 않았습니다. 뒤에 숨어서 그렇게 말 해봐야 저는 데미지 받지 않습니다. “어유 찌지리 새끼 또왔네” 이러고 삭제해버리지요.

아무튼.. 굉장히 만만하게 보이는 악플러분, 다시는 그러지 마세요.

나랑 싸우면 당신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