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

나의 지식과 나의 블로깅

MIRiyA☆ 2009. 2. 25. 05:17

사회 생활을 해보니 참 신기합니다.

MIRiyA는 컴퓨터와 건프라에 대해서는 Q군에게 조언을 구하고, 강남의 맛집과 외식 업계에 대해 물어볼때는 W양에게 조언을 구합니다. W양은 디자인 일감을 맏길때 MIRiyA의 친구인 프리랜서 L양에게, 컴퓨터 견적을 맏기거나 최적화를 부탁할때 MIRiyA의 친구인 Q군을 이용합니다. 홈쇼핑 업계의 B씨는 제품 리뷰를 MIRiyA에게 맏기고, W양은 MIRiyA에게 사진 강의와 간단한 코딩을 요청합니다. MIRiyA가 모질게 까대던 모 업체의 모 서비스 팀장은 몇달 후 다른 업체로 이직하여 제 갑이 되어있기도 했고요.


이렇게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주변 사람들과 얽히고 설키며 생태계를 만들어갑니다.

"니 주변에 ㅁㅁ에 대해 아는 사람 있으면 좀 소개시켜줘" 이런식으로 시작해서 하나의 연결이 생기고, 거기서 또 하나의 건너 건너 연결이 생기고.. 하는 식이지요. 인터넷 구인 사이트에서 일자리나 사람을 구하는것보다 더 매력적인 이유는, 이것이 경험과 신뢰에서 나온 연결이기 때문입니다.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를 보면 그 사람이 스스로 포장한 정보만 볼 수 있지만, 이미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을 통해 소개받은 사람은 더욱 믿음이 가는게 사실이지요.


블로그는 실제 오프라인에서 맺은 관계보다는 다소 느슨하지만, 전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관계보다는 다가서기 쉽습니다. 그 사람이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갖고있는지는 그 사람이 여태까지 써온 글들을 보면 대번에 알 수 있는 것이고, 그 깊이와 레벨이라는건 아무리 포장하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독자에게 까발려지기 마련인거죠. "딱 보니 뭣도 모르면서 아는척 했구만 ㅋㅋ" 이런건.. 제 눈에도 잘 드러나더군요.



최근 이런 저런 경험을 하면서, 고민을 좀 해봤습니다.

예를 들어 MIRiyA의 컴퓨터에 대한 지식능력치가 60입니다. 근데 친구 Q군은 그 능력치가 100입니다.

이때 MIRiyA의 지인 W양에게 Q군을 소개해주면, W양은 MIRiyA가 아닌 Q군에게 컴퓨터를 물어보게 됩니다. 그럼 MIRiyA는 W양에게 그 주제에 대해 잘난체 할 기회가 사라지는거지요.


아직도 고민은 진행중이긴 합니다. 사람과 사람의 허브가 될 것인가, 가장 강력한 노드가 될것인가. 주변에 나보다 높은 능력을 가진 사람이 있으면 나 말고 그 사람에게 다이렉트로 연결하여 효율을 꾀할것인가.. 아니면 내가 중간에 서서 중계 이득을 취할것인가. 이건 삶의 방법인것 같은데, 아직은 경험이 부족해서 진통을 겪고있네요.


W양에게 들은 "Number one 보다는 only one이 되라." 이 말 참 좋은 말입니다.

현 상태에서 A씨에게 어떤 주제에 대해 넘버원이었던 K씨는 K씨를 능가하는 L씨가 나타나면 넘버투로 밀립니다. 또한 넘버원인 L씨와의 관계가 나빠지면 넘버투인 K씨를 이용하면 되는거지요. 반면 온리원의 경우 대안이 없습니다. 유일한 능력자는 그 사람이 부르는게 값이 되어버립니다. 사람 관계든 일이든 다 성립할거라 봅니다. 저는 어떤 부분에서 only one이 될 수 있을까요?



한번 생각을 해봤습니다.

"내가 아는 지식과 노하우를 블로그에 '전부' 옮기면 과연 나는 거덜나버릴까?"

제 머릿속 지식과 노하우는 제가 자료를 찾고, 실제로 경험을 하고 연습을 하면서 익힌 알짜배기들입니다. 이건 다른곳에서 찾으려면 엄청나게 발품을 팔아야 하고, 잘 알려주지 않는 내용들이 대부분일겁니다. 어떤 작은 부분의 경우 제가 세계에서 제일 잘하는것도 있습니다. 만약 이걸 다 풀어놓아버린다면 제 스페셜리티가 떨어질것이고, 제게 묻기보다는 제 블로그의 글을 보고 스스로 하겠다는 판단이 들었지요.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아닌것 같습니다. 제가 알아봤자 얼마나 알 것이며, 저보다 잘 하는 사람은 얼마나 많겠습니까? 무엇이 그렇게 특별하여 혼자만 붙잡고있으려 한단 말입니까.


지식은 나눌수록 커질거라 생각합니다. 가지고 있는 지식을 나누지 않으면, 그 사람이 무엇을 알고있는지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습니다.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있지 않으려면 그 지식을 나누어야 합니다. 그리고 저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면 좋은 것이고,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이 세상의 지식 총량이 늘어나겠지요. 앞으로는 제가 아는 모든것을 다 짜낸 글을 써보려고 노력하렵니다. 뭐 간단히 캐주얼한 글도 예전처럼 올라오겠지만, 제 스스로 잡고있던 리미트는 해제하는거죠. 음.. 예를 들어 이렇습니다. A1에 대한 지식, A2, A3에 대한 지식은 단편적으로 존재하는데, A 시리즈에 대한 모든걸 꿰뚫어 이해한 사람이 적어놓은 지식은 없습니다. 그 경우 제가 생각하는 바를 적어볼까 합니다.


요 다음에 적어볼 글은 이겁니다.

디지털 카메라의 손떨림 보정 기술에 대한 내용을 적을 것이며, 광학식 손떨림 방지와 전자식 손떨림 방지의 차이점과 특징, 원리를 설명하고, 전자식 손떨림 방지의 허울을 까발릴것이며, 광학식 손떨림 방지의 용어에 대한 오해를 교정하는 글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이 경우 '손떨림 방지'에 대한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는 최고의 지식이 농축된 글이 되는 셈입니다.(뭐 이것도 업계 종사자가 아닌 일반인의 눈에서 본거지만.) 이런식으로 하나하나 공들여 글을 써 나가면 독자들에게 좀 더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겠지요.


후.. 새벽에 콜라 마시면서 뭔가 횡설수설 써봤는데요.



하지만 앞으로도 블로깅 톤앤 매너는 변함 없습니다. 제가 제 블로그에 "나는 소인배요" 하고 옆에 적어놨지만, "ㅋㅋ 역시 당신은 소인배잖아" 이런식으로 댓글을 달면 삭제하고 차단하지요. 결코 입바른 좋은 말만 쓰는 공간이 아니므로 양해하고 글 자체를 즐겨주시던가, 아니면 나가주시기 바랍니다.


이상 B급 블로거 MIRiyA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