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I&사용성 이야기/UI 디테일

빈틈없는 37signals의 설계

MIRiyA☆ 2008. 6. 23. 11:22

기회가 있을때마다 입이 닳도록 칭찬하고싶은 괴물 친구들, 37signals입니다.


이 친구들의 디테일에 대한 사이코적인 탐닉은 서비스를 몇분만 만져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래의 경우..



37signals의 대표적인 서비스중 하나인 campfire입니다.


그냥 대화내용이 기록되는 채팅방인데, 얼핏 보면 엄청 엉성해보이고 만들기 만만해보입니다.


하지만 이런걸 만들어놓고도 유료로 풀 정도면 여기 대한 그들의 자신감이 어느정도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이 사람들의 동선 설계는 완벽하여 마우스로 어딜 가리켜봐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서비스들을 사용하다가 흔히 느끼는 현상,


- 뭔 버튼을 눌렀는데 이해할 수 없는 반응을 보이거나, 뭔 뜻인지 몰라 잠시 생각해야 하는 현상 -


이런게 없다는 뜻입니다.



이건 채팅방 오른쪽에 있는 게스트 엑세스 온오프 란입니다.


일단 옆의 Turn it on을 클릭해봅니다.



모든 버튼은 클릭하면 클릭당했다는 티를 냅니다.


그리고 보안상 위험하거나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는 행위의 경우, 미리 한번 더 물어봅니다.



그리고는 이런식으로 뭔가 동작을 하고있다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클릭하고 뭐가 변했는지 몰라 잠시 멍하니 바라볼 수 있는 경우를 없애주는거죠.


다음 블로그에서 타 블로그로 트랙백을 보낼 경우,


엮인글 보내기 버튼을 눌러 주소를 입력하고 보내기 버튼을 누르게 됩니다.


하지만 다음 블로그의 경우 위 예에서 보여준것처럼 클릭된 티를 내지 않습니다.


보내기 버튼을 누를 경우 아무 변화 없이 가만 있다가 밑에 보낸 주소가 표시되는 것으로 트랙백이 갔다는 티를 내지요.


문제는 버튼을 누르고 상대 트랙백 주소가 밑에 기록될 때 까지의 시간인데..


네트워크가 불안정할 경우 이 시간이 다소 길어지게 되고, 이용자는 의심을 하기 시작합니다.


내가 잘못 눌렀을까? 뭔가 이상한건 아닐까.. 그래서 이용자는 클릭을 몇번 더 하게 되지요.


이게 누적되어서 상대편 블로그에 트랙백이 몇개 더 가버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러면 자기만의 문제가 아니라 남에게 폐까지 끼쳐버렸다는 생각이 들게 되고, 열은 더 받게 되지요.


실제로 안전장치가 되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식으로 그냥 놔두는건 많이 불안하지요.


자 그럼 다시 돌아가서..


turn it on을 누르니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잠시 프로그래스바가 보이더니 붉은색으로 배경색이 딱 바뀌면서 on으로 변했습니다.


컬러를 바꿔서 이용자에게 변한 모습 티를 확 내는.. 멋진 효과지요.


그리고 옆에 (?) 버튼을 만들어 도움말을 제공하고있는데,

정말 아주 귀여워죽겠습니다.

내가 뭔가 의문이 갈 것 같으면 바로바로 이렇게 곳곳에 도움말을 심어놓거든요.

비록 이 서비스에서는 도움말을 외부 도움말 페이지로 한방에 링크했지만..

제 스타일이라면 아마 올블로그 처럼 해당 도움말을 즉석 레이어로 띄워서 보여줬을겁니다.

그리고 또 감탄할만한건 아래에 나오는 퍼머링크입니다.

게스트 엑세스시에만 사용되는 퍼머링크인데, 아.. 멋져요.

게스트 엑세스 껐을때는 사라지니 이 얼마나 멋진 공간 절약입니까..

필요한 아이템은 필요로 할때만 꺼내서 보여준다는 뜻입니다.

이런게 아트입니다.

기능은 늘어놓는게 아니라 최대한 감추는게 미덕입니다.

아래는 다음 검색의 서비스중 하나인 검색쇼입니다.





저는 검색쇼를 이미 5개 만들어놨고, 규칙에 따라 더이상 못만들도록 되어있습니다.


왼쪽에 보이는 검색쇼 만들기 버튼을 눌러보았습니다. 




이런 화면이 나옵니다.


잠시 얼이 빠져있었습니다. 나는 저런 화면을 보고싶지 않았습니다.


- 뭔 버튼을 눌렀는데 이해할 수 없는 반응을 보이거나, 뭔 뜻인지 몰라 잠시 생각해야 하는 현상 -


이런걸 여기서 느끼게 되었거든요.


약 1초 정도 멍한 상태. 여기서 당혹감, 정도가 심하면 불쾌감을 느끼게 됩니다.



만약 내가 검색쇼를 이미 5개 만들어놨다면,

[내 검색쇼 관리]페이지로 갈 수 있는 버튼을 저기 박아놓는게 더 좋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더 나아가 아예 저런 화면을 볼 수 없도록, 내가 검색쇼 제한 5개를 다 만들어놨을 경우..


검색쇼 만들기 버튼 자체를 제거하는게 더 옳습니다.


더 만들 수 없는데 만들기 버튼이 있는게 이상한겁니다.


검색쇼 관리 버튼으로 대체하고, 헷갈리지 않도록 그 아래에 소정의 안내 멘트를 적어주어야죠.


"나는 검색쇼를 만들고싶은데 만들기 버튼은 어디있는거야?"라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저는 심각한 변태라 디테일에 과도하게 탐닉하는 편입니다.


디테일만으로 서비스가 성공하거나 실패하지는 않겠지만, 국내 웹사이트들의 디테일이 좀 더 높아졌으면 좋겠습니다.


하긴 뭐 지금 다음이나 네이버도 충분히 디테일이 살아숨쉬고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