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

어른 앞에서 헤드폰쓰면 예의없다?

MIRiyA☆ 2006. 12. 22. 11:39
필자는 오래전부터 ATH-FC7 헤드폰을 항상 착용하고다닌다.
(어떤 분은 머리에 꼈을 때 FC7은 멋 없다며 AKG의 것을 권하는데, 그분은 필자보다 머리가 작으니 -ㅁ-;)

큼직한 헤드폰을 조그마한 N10 MP3플레이어에 꽂는게 다소 민망하긴 하지만, 주로 음악을 듣기 보다는 귀를 덮는 용도.

세상의 잡소리를 선별적으로 무시하자는 의미다.

바빠죽겠는데 보기 싫은 놈이 저 멀리서 말 건네면 못들은 척 피할 핑계도 되니까.

이놈을 살 때 겨울 털을 하나 넣어줬는데, 이걸 달면 좋은 귀덮게가 된다.

겨울에 아주 따뜻해 죽겠다.

가끔 사람들이 묻곤 한다.


"이거 특제 아니냐? 멋지다."

"그렇다. 일본의 후지야마 사장이 나를 위해 특별 제작한 네오 다이냐뮴 유닛에 백금 도금이 된 최고의 수제작 제품이다. 이 털은 킬리만자로의 표범 털이다. 아래쪽에 마이크가 달려있어 버튼을 누르면 외부 소리를 헤드폰으로 들려주고, 바깥의 잡음이 있을 때 위상을 180도 변환하여 잡음 억제를 해준다. 가격으로 따지면 대략 178만원 정도 할것이다."

"진짜야?" / "쥐랄.."


아 뭐 잡솔은 그렇다 치고..

난 참 어이없는게, 이어폰은 목에 걸치고 다녀도 뭐라 안하는데 헤드폰은 왜 아니꼽게 볼까?


누가 가끔 필자에게 헤드폰 목에 걸고 다니지 말라고 하는데,

교수님 만나러 가는데 헤드폰 목에 걸치고 가면 안되나?

내가 헤드폰 끼고 음악 들으며 대화하는것도 아니고 헤드폰을 idle 상태로 목에 걸치는거다.

헤드폰 빼서 들고갈 수도 없기에 가장 좋은 방법을 택하는거다.

일종의 패션아이템이기도 하고.


"헤드폰을 목에 걸고 타인과 이야기 하는건 예의없는 행동"

나는 이것이 조선시대때 예법상의 문제로 연장자 앞에서 안경 끼지 못하던 상황이랑 동일하다고 본다.

참 웃기지도 않다.

목에 핸드폰 건건 왜 뭐라 안하며, 헤드폰 대신 이어폰을 목에 걸면 안되며..

내가 입에 담배를 물거나, 슬리퍼를 끌고 간다거나, 엉덩이가 비쳐보이는 구멍난 바지를 입고 간것도 아닌데 호들갑이다.

(웃기는건 교수님도 그다지 별 말 안한다는거.)

니들 수업 들어올때 어젯밤 댓병 먹은 술냄새나 풍기지 마라. (추하게 시리)




하지만 나는 그래도 어른들 만날때면 헤드폰을 벗는다.

아, 비합리적인 세상.

내가 자존심 꺾어야지.






ps. 어쩌면 나는 지독히도 개념이 없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선배들이 나보고 얼른 군대 가라, 군대가서 2년동안 연속으로 갈굼 당하다 보면 세뇌가 되어서 그 성격이 꺾일거라 말을 하는건지도 모르겠다.

나는 군대가서 내 고유한 인격을 뺏기는 더러운 경우는 당하고싶지 않다.

치기어린 중고딩때 환상처럼 군대는 그렇게 조국에 대한 사랑으로 치장된 멋진 곳이 아니었다.

10년이 넘게 보통사람 만드는 공장 교육에서 개성을 말살하다가, 군대 2년에 들어가 집중적으로 모난 곳을 깎는 공정에 불과.

군대에서 RSS를 구독할 수 있다면 한번 생각은 해볼 수 있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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