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

희비의 교차- 머리를 쥐어뜯으며.

MIRiyA☆ 2006. 11. 27. 05:34

얼마전 잘 쓰고있던 노트북 LG Xnote LS75 SSMK가 고장났습니다.

 

무게는 2.7킬로그램에 달하는 무거운놈이지만,

 

Geforce go 6600이 달려있어 GTA:SA를 무리없이 돌리고

FEAR나 Quake4 같은 비교적 고사양 게임을 풀옵션으로 돌려도 문제가 없었지요.

(여기서 말하는 풀옵션은 제 노트북이 지원하는 최대 해상도인 1024-768을 기준으로 했을 때의 풀 옵션입니다. 해상도가 안습이죠? ^^)

 

여기다 MS Comport Optical 3000 마우스를 연결해서 쓰면 그것만큼 좋은것이 없었습니다.

 

놈이 워낙 뜨끈뜨끈하다보니 추울때는 껴안고 자기도 했지요.

 

 

평소에 워낙에 노트북과 같이 생활하다 보니, 2.7킬로그램, 15.1인치짜리 노트북을 한손에 들고다니며 조심성 없이 휘두르기도 했고,

 

가끔 떨어뜨리거나-_-; 신경질 날때는 책상의 충격이 그대로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노트북에는 온통 기스가 나 있었고, 상판에는 거대하게 인쇄한 학교 시간표가 붙어있었죠.

 

걸리적거린다고 뽑아버린 윈도우키가 부러져서 덜렁거리고 있습니다.

 

험하게 다룬터라 낡고 때도 많이 탔지만, 놈은 제 최고의 친구였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백라이트만 들어오고 LCD화면이 나오지 않더군요.

 

옆의 RGB단자에 외부 모니터를 끼워보니 줄이 죽죽 그어지긴 했지만 화면은 나옵니다.

 

결국 그래픽카드 문제였죠.

 

AS를 부르니 와서 가져가곤 바로 다음날 보드를 교체해왔습니다.

 

노트북은 그래픽카드가 보드에 붙어있어서 통채로 교환해야 하죠.

 

하드디스크는 워런티 1년이고, 보드는 3년이라 무상 교환이 되었습니다.

 

 

근데 그날 밤 외부 모니터를 끼워서 피봇으로 쓰려 하니 디스플레이에 메뉴가 보이지 않는겁니다.

 

어라 이상하네..

 

장치관리자에 들어가보니 이게 웬놈입니까-_-;

 

NVidia Geforce go6600 이 아니라 ATI Mobility Radeon X600 이 나오는겁니다.

 

CMOS에 들어가보니 모델명이 LS75 SSMK가 아니라 LS60이 나오는군요-_-

 

보드를 바꿔껴온겁니다.

 

 

전화해서 항의를 했습니다.

 

이거 3Dmark 점수가 두배는 떨어지는 저급 기종으로 바꿔와서 어쩌겠냐는건지,

 

이거 중고값이나 받을 수 있는건지,

 

동네 가게에서 AS맏기면 메모리 빼가는 경우 많다던데 당신들도 이럴 속셈이었는지..

 

 

그 몇시간 후 전화가 다시 걸려오더니 AS기사님이 하는말이 충격적입니다.

 

"메인보드가 단종되서 더이상 나오지 않는다. 본체 통채로 환불해주겠다."

 

단, 구입 후 1년이 지났기에 80%만 돌아온다는군요.

 

그래도 이게 어디입니까.

 

작년 여름방학에 산 녀석인데 지금 팔아서 반값이나 받을지 모르는 시세,

 

사고 바로 팔아도 90% 받을까 의문인데 이렇게 낡은 녀석을 80%에 환불해주겠다니 땡잡은거지요.

 

 

그날 바로 가격 비교 사이트에 들어가서 견적 뽑고 기분은 덩실덩실 하늘을 날았습니다.

 

문제는 다음날.

 

다음날 저녁 최대 절전모드를 해놓았던 노트북을 부팅하는데,

 

얼라리.. 까만 화면에 커서 하나만 깜빡깜빡거리는겁니다.

 

원래 멀티부팅 선택 화면이 나와야 하는데 말이죠.

 

전 얼마전에 깔았던 우분투가 말썽인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우분투를 날리기 위해 부팅 초반에 나오는 LG 복구 유틸리티에 포함된 파티션 나누는 프로그램으로 우분투가 설치된 파티션 두개를 날리고 합쳐서 하나를 만들었지요.

 

얼라리.. 그래도 안됩니다.

 

에라 모르겠다, 포멧하지 않고 윈도우 덮어쓰기로 북구 옵션을 선택했습니다.

 

한창 설치 바가 올라가는데 제 눈에 띈 N10.

 

노트북 뒤에 USB충전중이었던 N10을 잊은겁니다.

 

그녀석이 꽂혀있었으니 부팅이 될리 만무했죠.

 

아뿔싸 했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윈도우가 다 깔리고 부팅-_-;;

 

처음에는 윈도우 잘 뜨더랍니다.

 

근데 중간에 재시작을 하니 이거 똑같은 상황 연출.

 

복구 유틸리티에 포함된 파티션 프로그램으로 보니..

 

윈도우가 깔려있던 C드라이브 파티션에 D드라이브 파티션의 데이터가 모두 쏠려서,

 

C드라이브는 100%, D드라이브는 몇십메가의 용량을 쓰고있는걸로 나와버렸습니다.

 

파티션이 무너진거죠.

 

이젠 뭐 용량 없다며 윈도우 재설치도 안되고, 부팅씨디를 넣으니 MBR이 나갔다고 오류가 뜨고..

 

애초에 허접 번들 파티션 유틸리티를 써서 리눅스 파티션을 날린게 잘못이었습니다.

 

FAT32로 8기가 이상의 파티션을 만들지 못할 정도로 허접한 녀석이 리눅스의 파티션을 인식할리 없죠.

 

결국 뭣도 모르는 프로그램이 파티션을 멋대로 밀고 뭉개버린겁니다.

 

윈도우 씨디 부팅을 해서 fixmbr 했는데,

 

이거때문에 더 악화되었습니다.

 

아예 파티션 구분이 다 없어져 버렸죠.

 

 

학교에 와서 친구의 도움으로 SATA 케이블을 구해다 과 PC실의 컴퓨터에 연결해서 복구 프로그램을 돌렸습니다.

 

스캔이 45분만에 끝나고, 건질 파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몇십 시간이 걸린다던 스캔이 불과 45분만에 끝나는게 이상하다 하더군요.)

 

옵션 하나를 더 주고 스캔하는데, 허허..

 

과 기물을 무단 분해했다고 선배가 "너 미쳤냐"며 태클이네요.

 

5분만에 원상복구 하라 하니 하드 뽑고 짐 챙겨서 나왔습니다.

 

뭐 어찌하겠습니까.

 

노트북은 내일 넘겨야 하고 하드디스크는 완전 날렸고,

 

8년간 기록, 책쓰던 내용이 모두 사라졌으니 안습이지 말입니다.

 

물론 사건 전날 뭔가 신기가 들렸던지 SD카드에 카페 비교 그래프 하나와 원고 최신버전 hwp파일 하나 남겨서 나왔지만요.

 

외장하드에 부피나가는 자료들은 거의 백업이 되어있지만,

 

그날그날 업데이트하던 소중한 자료들이 모두 사라졌네요.

 

새 노트북이 들어와도 앞으로 한달 이상 고생하겠죠.

 

 

격한 감정의 표면이 얼어붙었습니다.

 

이거 걸어가다보면 언젠가 푹푹 발이 빠지는 일이 있겠죠.

 

아.. 왜 눈물이 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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