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 경험해온 바로는, 이 업계 종사하는 분들은 아이디어가 없어서 뭘 못만드는건 아니다.
아이디어는 넘치고 넘쳐서 안드로메다까지 나가는데, 실현시키는데 장애가 따르는 것 뿐이다.
2%의 어뷰저를 잡기 위해 98%의 머리 굴리는 시간을 사용하고,
곳곳에 암초처럼 박혀있는 난데없는 장애물이 불쑥불쑥 튀어나와 귀찮게 한다.
자신들은 "이렇게 하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쓸 수 있겠지!" 하고 배려를 해줬더니만,
"아놔 장난하나요? 왜 궂이 이렇게 만들었데요? 바보에요?" 하는 사람도 있고,
업계 최강의 파워풀한 기능을 넣어줬더니만 유저는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서
"다른 회사는 잘 되는데 왜 여긴 안돼? 구리잖아?" 하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아이디어라.. 무슨 아이디어가 필요할까?
양만 부풀리고 일 많이 만드는 아이디어는 누구나 다 낼 수 있을 것이다.
가령, "와, 카페온 ActiveX 빼고 Ajax로 만들어요!!" "등급별 회원수 표시해주고 자동정렬 되게 만들어요"
"회원 기념일 체크하게 만들어주세요" "편집기에 자동저장기능이랑 철자법 체크 기능 넣어주세요"
"동영상 플레이어를 곰플레이어랑 같은 단축키로 조작할 수 있게 해주세요"
"블로그에 다녀간 광고쟁이들, 여러명이 차단시키면 자동으로 블로그 사용 제한되게 만들어주세요"
등등은 누구나 다 낼 수 있는 아이디어다.
허나 쭈욱 확인한 바로는 기획자들도 그건 다 한참 전에 생각해놨던거고,
다만 뭔가가 중간에 가로막고 있어서 실현하지 못한것일뿐.
그래, 일거리 만드는 아이디어보다는 일거리 줄이는 아이디어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일을 보다 쉽게 해결해줄 수 있는 아이디어.
그게 가장 필요하지 않을까?
물론,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기가 막히는 아이디어와 식견, 통찰력으로 강력한 한방을 터트려
회사 전 직원의 월급을 올리고, 팀장님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어께를 토닥여 주고,
출근할 때 사무실 전 직원들이 박수를 쳐주는 성과를 노릴 수도 있을 것이지만..
그닥 일반적인건 아니다. :D
카리모나 아아블로그등에서 실무자가 아닌 일반 이용자들의 집단 지성을 이용해 새로운 제안이나 아이디어를 뽑아내는건 참 힘든 일이다.
상대적으로 실무자보다 무식하고 안목이 짧을 수 밖에 없으니, 올라오는 의견은 다들 그나물에 그밥이고,
시스템을 이해 못하기에 막무가내 의견이 나오고
(물론 어떤 분 블로그에 나왔던 "웹사이트에서 워크래프트3가 돌아가도록 해달라"정도의 수준은 아니다.)
다들 자기 생각밖에 못하고, 실무자는 해주고 싶어 죽겠는데 하루 간격으로 안해준다고 험한말 해대고...
저런 단체 실시간 CS의 현장이 의견을 모으는데 그닥 도움이 되지 않고,
그냥 여러명의 눈을 이용한 버그나 장애 모니터링용, 혹은 서비스 후 피드백 받는 용도로 많이 치우쳐져 있지만..
온갖 중복 의견, 잡담, 비난, 비판, 1만개 중에 (칭찬은 잘 안올라온다.) ...
단 1 개라도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나오면 1만개에 들인 노력을 회수한것이라 하겠다.
저들이 실무자보다 이 바닥을 모르고, 이용중인 손톱만한 버튼을 구현하는데 커피가 몇잔 스며있고 몇번의 밤샘과 몇줄의 소스코드가 들어있는지 모르지만..
저들은 실무자보다 넓은 세상을 살고있고, 객관적이고 인정사정 안봐주는 피드백을 보내주기에..
쉼없는(대부분)욕으로 실무자의 긴장을 늦추지 않게 해주고, 응원을 보내주기도 하니까..
그게 '5EBA1C'와는 달리 이용자의 CS를 오픈된 곳에서 해결하는 또 다른 이유겠지?
부디 이용자와의 접촉을 두려워하지 말지어다.
(누구는 "애정이 있으니 질책한다"라고도 표현 하더라.)
요즘 필자가 계속 존재의 이유(존재론이라 해도 되는건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이것도 누가 보기에는 눈살 찌푸려질 수도 있을 것이다.
아직 완성된 생각이 아니기에, 자신과 내 생각이 다르기에 욕이 나오고 충돌이 발생하는게 아닐까.
성숙된 사람들로만 세상이 꽉 차면 경찰도 필요없고 군대도 필요없고 담도 필요없고 국경도 국가도 필요하지 않겠지. 하지만 재미없다. 감정이 단조로워지고 자극이 사라질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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