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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다.

MIRiyA☆ 2006. 9. 17. 05:26

 

오늘 간만에 리퍼러 체크를 하다가 특정 글에서 방문한 사람이 좀 있는걸 보고 들어가보았다가

 

이 글이 글을 읽고 어께에서 힘이 쫙 빠지는걸 느꼈다.

 

다음-라이코스 개발자 컨퍼런스날 만난 류한석님의 글.

 

내가 얼마나 어리석고 모자란 사람인지를 절실하게 느꼈다.

 

그 날 분풀이 같은 심정으로 그 글을 쓰고나서 이건 뭔가 아니라는 생각이 슬몃슬몃 들었고,

 

역시 내 생각은 무척 짧았다.

 

 

 

아래는 그 글에 대한 김홍석님의 코멘트를 인용.

 

'똑똑한 사람이 되기보다는 친절한 사람이 되라'

똑똑한 사람은 자신의 지식을 뽐내며 다른 사람의 모자람을 비난하는 사람을 말한다.

친절한 사람은 '이렇게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라고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다.

어느 쪽이 바람직한 결과를 낳을것이며, 나 자신은 어떤 사람에 속하는 지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아래는 류한석님의 글 내용 인용.

 

1. 사람이란 대개 타인의 잘못된 점은 너무나도 잘 발견하면서도,

자신의 잘못은 잘 발견하지 못하거나 발견했다고 하더라도 아주 관대하다.

2. 사람이란 대개 타인이 자신에게 한 행동만큼 돌려주려고 한다.

그래서 비난에는 비난을, 감정적 대응에는 감정적 대응을, 욕에는 욕을 돌려준다.

대개의 경우 주장의 내용보다는 상호간에 주고받는

“상대방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과격한 표현”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3. 그 결과로 상황과 관계는 계속 악화되고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상처를 남기고 상황이 종료된다.

문제가 해결되었다기 보다는 단지 시간이 흘러 지루해지고 잊혀지는 것이다.

 

 

 

한줄 한줄이 너무나 와닿는다.

 

 

당시 해당 글은 그 일이 있고 다음날 비공개로 돌렸고,

 

당사자분과는 나중에 곧 만나 서로 기분을 풀기로 했다.

 

 

컨퍼런스날 저녁에 나와 같이 컵라면을 끓여먹던 분이 이런 글을 쓰신줄은 꿈에도 모르고있었다.

 

그날 저녁, 컵라면을 받고 "물맛이 특이하네요" 하시던 류한석님은 내가 그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고계셨을까?

 

 

나는 참 어리석었다.

 

그저 남을 물어뜯어 상처주는, 온몸에 가시돋친 늑대일 뿐이었다.

 

그 글을 보고 간 사람들이 나에 대해 어떻게 느꼈을까.

 

내 잘못은 뒤돌아보지 못하고 타인에 대해 모질기만 했던 내가 참 부끄럽다. 정말 부끄럽다.

 

나도 그 글 마지막에 이렇게 쓰지 않았는가. 서로 상처주는게 싫다고.

 

인격적으로 좀 더 성숙한 사람이 되어야지.

 

절대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지. 좋은 사람이 되어야지.

 

 

 

류한석님, 인생의 교훈을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