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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원하던 모니터가 나왔다. LG전자 34UM95

MIRiyA☆ 2014. 2. 9. 02:39

나는 지금 무척 흥분해있는 상태다. 요새 4K 모니터 뽐뿌를 받고 있었는데, 갑자기 LG에서 엄청 쩌는 제품이 나왔기 때문이다. 일단 썰 한번 쭈욱 풀어보자.



널리 대중화된 27인치 모니터

27인치 모니터는 보통 두가지 정도로 나뉜다. 해상도가 1920x1080, 즉 소위 말하는 1080p Full-HD 패널을 쓰는 놈과 2560x1440의 QHD 화면을 쓰는 놈의 두가지다. 보통 영화 같은거 보거나 게임 하는 사람들은 1920x1080 정도의 해상도에도 딱 만족한다. 더 커지면 컴퓨터가 힘들어하기 때문에 좋지 않다. 하지만 코딩을 하거나 디자인, 웹서핑을 위주로 하는 사람들은 해상도가 높으면 높을 수록 좋기 때문에 2560x1440 해상도를 선호한다.


현재 27인치 QHD 모니터가 20만원 초반에서 30만원 중반 정도에 가격이 형성이 되어있고, 심지어는 AH-IPS 패널을 장착한 최신형 모델도 20만원 중반에 구입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피씨방 같은데 가봐도 27인치 모니터가 많다. 이런 엄청난 가격은 내가 30인치 모니터를 처음 봤던 2005년에 비하면 어마어마어마어마하게 저렴해진거다. 당시 17인치, 19인치, 해봐야 21인치들이 대세였던 시절에 30인치 트리니트론 뚱땡이 모니터는 엄청나게 무겁고 엄청나게 럭셔리한 아이템이었다. 이게 150만원은 훌쩍 넘었던걸로 기억함. 근데 이것보다 좋은게 이제 20만원대라니, 와, 말도 안되는거야.





책상이 깨끗하다고 흥분하지 마라, 설정이다 설정. 원래 드럽게 쓰니까 걱정 말길.


더 큰 모니터가 필요해

내가 27인치 모니터를 2년 넘게 써오고 있는데, 사람이 정말 간사한것이 처음에는 그렇게 거대하던 모니터가 쓰면 쓸수록 점점 더 작아보이는거다. 이제는 망언 좀 섞어 내 맥북 프로 13인치 화면과 별로 차이 안나게 느껴진다. 계산을 해볼까? QHD의 가로 2560 해상도를 2로 나누면 1280이고, 3으로 나누면 850 픽셀 정도다. 1280의 경우 대부분의 웹페이지들을 커버할 수 있는 수치지만 850은 많이 부족하다. 그래서 나는 화면을 절반으로 나누어 한쪽 화면에는 TextMate나 SubLime Text 에디터를 띄워놓고 코딩을 하고, 한쪽 화면에는 실제 적용된 웹페이지를 확인하거나 크롬 창을 띄워 레퍼런스를 검색한다. 조금 아쉬운것이.. 만약 1280 해상도 정도의 여유가 더 있었다면 콘솔 화면을 띄워놓고 에러창이나 로그를 확인할 수 있었을텐데. 그렇다고 쌩 또라이같이 일 많이하는 척을 하는건지 전자파 샤워를 하고 싶은건지 알 수도 없게 27인치를 듀얼로 쓸 수도 없고..


이쯤에서 대안을 살펴보자. 시중에는 2560x1440 QHD의 27인치 모니터보다 더 큰 제품이 여러개 나와있다.



1. 2560x1600의 30인치 모니터들

기존에 오픈프레임 Q3 패널이니 뭐니 사람들이 많이들 구입하던 규격이다. 이게 기존 제품들은 형광등의 일종인 CCFL을 백라이트로 쓰는 방식이라 엄청 뜨겁고 무겁고 비쌌다. 거기다가 모니터 켜고 최대 밝기에 도달하는 속도가 너무 느렸거든. 일단 구형이라 패스. 하지만 요새 나오는 30인치 모델은 CCFL 모델이 30만원 중반부터 가격이 시작하고, LED 백라이트된 AH-IPS 모델이 50만원부터 가격이 시작된다. 꽤 싸다. 예전에는 100만원 넘었는데.. 하지만 이건 내게 아무런 메리트도 없는것이.. 나는 가로 해상도가 중요하지 세로 해상도는 지금도 충분히 만족한다. 


16:9 화면비의 27인치와 16:10 화면비의 30인치 사이에서 딱히 옮길 필요를 못느끼는거지. 16:9와 16:10의 차이가 민감한건 노트북 고를때 정도다. 1280x800의 화면이 달린 노트북과 1280x720 화면이 달린 노트북이라면 당연히 전자를 고른다. 후자의 경우 심하게 말해서 쓰레기나 마찬가지. 왜냐하면 Adobe Camera Raw 같은 프로그램의 최소 구동 사이즈가 1024x768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720p 같이 거지같이 좁은 화면을 쓸 경우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디 인터넷 할 때도 세로가 좁아, 뭐 할때도 세로가 다 좁다. 돌아버릴 노릇. 1366x768 해상도 달린 노트북도 마찬가지다. 768은 넘었지만 윈도우 노트북이면 하단에 상태 표시줄이 붙기 때문에 더 좁다. 아무튼 이렇게 세로가 좁아서 고통스러운건 노트북에서나 중요하지, 세로가 1440이니 1600이니 이런건 데스크탑용 모니터에서는 중요하지 않다. 적어도 내 사용 용도에는.



2. 3840x2160의 4K 모니터들

요새 말 많은 4K 모니터다. 나도 원래 이게 엄청 땡겨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4K 해상도 중에서도 31.5인치 제품의 픽셀 크기는 무려 0.182이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27인치놈이 0.234인데, 내것보다 픽셀이 작아지면 솔직히 제대로 볼 엄두가 안난다. 눈나빠질듯. 이 해상도로 35인치 정도는 되어야 기존 27인치와 그나마 비슷하게 쓸 수 있을것 같고, 39인치 정도 되어야 똑같은 픽셀 크기로 쓸 수 있다. 그쯤 되면 이미 TV를 책상 위에 올려놓게 되는 격이다. 허허 정말 크군. 


2-1. Seiki 39인치 4K 모니터

TV 이야기 나왔는데, 실제로 중국의 Seiki라는 업체에서 39인치에 4K 해상도를 지원하는 제품이 나왔다. 어, 이럼 지금 쓰고 있는 27인치 모니터와 비슷한 느낌으로 쓸 수 있잖아? 가격도 쩔어주는게, 딱 100만원이다. 해외 구매 대행 잘 쓰면 아마 70만원대에도 구매할 수 있을것 같다. 이정도면 무리해서 살 수 있는 가격이다.


그래서 검색을 좀 해봤는데, 역시나 나랑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나보다. 여러가지 리뷰가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공통된 의견은, 주사율이 너무 후달려서 모니터용으론 못쓰겠다는거다. 1초에 30번 화면을 갱신하는게 30hz인데, 30hz의 주사율로는 마우스가 버벅거리는 것도 보일 정도라 완전 비추라고 한다. 60hz 정도는 되어야 모니터용으로 실사용 할 수 있을거라는게 공통적인 의견이다. 그래서 Seiki의 이번 모델은 아쉽게도 탈락. 아마 지금의 HDMI 포트가 아니라 DP 포트 지원하는 모델이 나와야 주사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것 같다.


2-2. 델과 ASUS의 4K 모니터

ASUS에서 내놓은 31.5인치 4K 모니터는 가격이 400만원이다. 시발 꺼져!! 꺼지라고!! 모니터 패널이 IGZO-IPS라 화질은 기대할 수 있겠는데 가격이 정말 가차없다. 반면 최근에 모니터 명가 델이 28인치의 4K 모니터를 700달러에 내놓았는데, 이정도 가면 충분히 가격파괴라고 말할 수 있는 가격이다. 100만원 아래니까. 근데 문제가... 이놈은 패널이 TN 패널이다. 디자인용도로는 못써먹을 저가형 패널이다. 답답하구나. 아무튼 내년 정도에는 4K 모니터가 50만원 이하로 내려오지 않을까 기대하는중.


그렇다면 모니터만 구입하면 다 해결될까? 4K는 그게 아니올시다. 내가 27인치 2560x1440 해상도의 모니터 쓸 때도 엄청난 출혈을 겪었다. 내가 쓰는 맥북 프로 2011년 초기형의 경우, 썬더볼트 포트 내지는 디스플레이 포트(DP)로 모니터를 연결해야하는데, 내 모니터는 DP는 못받고 duallink DVI 포트로만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DP와 dualDVI를 변환해주는 어댑터가 필요하다. 근데 이 어댑터가 시발 13만원이나, 처, 해.


이게 애플거라 비싸다 생각해서, 서드파티 회사에서 나오는걸 찾아봤다. 애플은 원래 뽀대는 나는데 개비싸잖아. 근데 타사 제품은 뭔 20만원 넘어가는것도 있고 애플게 제일 저렴한편이더라구. 생긴것도 무슨 중공업용으로 만든것 같은 검정 박스에 개판이었다. 당시에 DP까지 지원하는 모니터는 50만원을 훌쩍 넘었기 때문에 모니터는 30만원짜리로 사고, 중고나라에서 마침 올라와있던 저 제품의 중고판을 저렴하게 구입해서 사용중이다. 정말 개 돼지같은 가격이다. 13만원이라니.. 아무튼 요새 나오는 DP 지원하는 모니터들은 30만원대로 내려와서 다행. DP 지원하는 모니터들의 경우 대부분 2560x1440 해상도를 돌리는데 지장이 없다. 개인적으로 그 구린 맥북 에어 2010년 11인치 모델로 27인치 모니터 돌리는거 보고 놀랬음. 위대한 애플.


여튼 27인치 돌리는데도 이런 삽생을 살아야 하니 이것보다 훨씬 커진 4K 모니터는 얼마나 지랄 개 대단하겠는가. 4K는 2560x1440 QHD에 비해 픽셀이 무려 2.25배나 증가한 셈이다. 속된말로 정말 개쩐다. 지금의 썬더볼트 포트로는 4K 모니터를 30hz 주사율로만 구동할 수 있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사람들 체험담 들어보면 30hz는 마우스 버벅이는것도 보일 정도라 완전 비추라고 함. 대신 요새 맥북 프로 레티나 13/15인치에 적용된 썬더볼트2 포트로는 60hz 구동이 가능하다고 한다. 킹왕짱인 맥 프로는 저 4K를 최대 2대까지 60hz로 구동 가능. 대단한데!


여튼 결론적으로.. 4K 모니터를 사용하려면 컴퓨터를 전부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 지금 내가 쓰는 맥북 프로 2011년 초기형의 경우 썬더볼트1(DP 포트와 호환, 10Gbps) 포트로 2560x1600까지 지원한다. 하지만 4K 모니터를 사용할 경우 대역폭이 두배로 늘어난(20Gbps) 썬더볼트2 포트가 필요하다. 썬더볼트2 포트는 2013년 후기형 맥북 프로 레티나 13/15인치 기종에서부터 지원한다. 맥북 에어는 아직도 지원 안됨. 그렇기 때문에 4K 모니터를 사용하려면 맥북 프로 레티나 최신 기종을 사야 하고,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비싼 4K 모니터를 얼리어답터질로 구입해야한다. 지금으로선 절대 구매 적기가 아닌 셈이다. 



3. 제3의 선택지가 나왔다.

30인치 모니터는 바꿀 필요가 없고, 4K 모니터는 미치게 거대하고 비싸서 못써먹는다. 가로로만 길어진 제품은 없을까? 이때 딱 좋은 제품이 정말 나왔다! 무려 3440x1440 해상도의 LG전자 34UM95다. 3440을 3으로 나눠보자. 1147픽셀 정도 된다. 1280의 세배인 3840x1440은 좀 안되지만 960그리드 시스템을 커버하는 1147이라니, 웹페이지건 뭐건 띄워놓기엔 충분하다. 


우와 시발. 크고 아름답구나. 내 27인치 모니터를 옆으로 쭉 늘려둔 크기다. 가격은 일단 128만원. 다들 가격 보고 으악 할 수도 있겠는데, 이게 초기 가격이라는걸 생각해야한다. 예전엔 빌어먹을 철근같이 무거운 30인치 뚱뚱이 모니터를 150만원 주고 산 시절도 있었다. 물론 30만원짜리 27인치 모니터를 쓰느라 소비자들 눈이 엄청 높아졌는데, 가격 비싸다고 투덜거리지 말자. 안사면 가격 내리겠지. (아니면 단종시키거나)




일단 예판 가격이 130만원이었는데 사은품으로 21만원 포인트를 준다니까 출시 후 3개월 안에 사실상 100만원대로 살 수 있는 셈이다. 굉장히 낙관적인 것이.. 이런 패널 만들면 LG 혼자서 쓰지 않는다. 타산을 맞추기 위해 타사에도 판매한다. 그게 바로 DELL의 U3415W고, 아마 LG에게 이거랑 동일한 패널을 받아다 만드는 것이리라. 가격은 아마 LG것보다 비쌀테니 패스. 델 말고도 퍼스트나 아치바나 크로스오버나 알파스캔 등 다른 중소기업들이 받아다가 내놓고 경쟁하기 시작하면 가격이 많이 떨어지리라 믿는다. 으아 씬난다!


이 제품, DP 사용시 수직 해상도 60hz를 지원하고, 세로 길이는 27인치 모니터와 같은데다가, 심지어 하드웨어 캘리브레이션까지 지원한다. 미친놈들 정말 좋군. 표면에 안티 글레어 코팅 되어있고(성능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밝기는 320cd 정도에 썬더볼트 포트도 두개를 지원한다. 아마 데이지 체인으로 다른 모니터까지 쭉쭉 이어 쓸 수 있을것 같다.(물론 대역폭이 허용해야겠지.. 니가 맥프로를 쓴다면..) 무게는 스탠드 포함 7.7kg, 본체만 6.7kg. 시발 어떻게 34인치 모델인 주제에 내가 지금 쓰고 있는 퍼스트의 FSM-270HV 27인치 모델의 8kg보다 더 가볍다. 아오 이런 21세기! 다 좋잖아!


일단 난 무척 흥분한 상태고, 이 제품군의 가격이 내 심리적 안정선인 70만원 정도로 떨어질 내년까지 한번 기다려봐야겠다. 그 전에 어떻게 기회 되면 써보고는 싶은데 아직은 힘들겠다. LG전자가 혹시 나한테 체험할 수 있게 해준다면 엄청 잘 써줄 용의가 있다.


이 제품 내 맥북 프로 2011년 초기형에는 아마 60hz로 동작하지 못할것 같다. 하지만 일단 LG 고객센터쪽에 문의는 해둔 상태. 내년까지 맥북 프로 레티나 하스웰 버전으로 바꾸거나, 맥미니 하스웰로 갈아타야겠다. 굉장히 흥분된다. 이렇게 좋은 모니터로 작업하면 생산성이 팍팍 올라갈것 같은 착각이 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