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틈만나면 블로그에서 삼성 SSD를 찬양하곤 했는데, 다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월등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 거기 더해 안정성에 있어 아무런 이슈가 없었다.
예전 SSD시장 1라운드땐 인텔 vs 삼성이었는데, 처음엔 인텔이 아주 잘나가다가 나중에 삼성이 자리를 잡았다. 이 시절이 아마 NHN이 개발자들에게 이클립스 빨리 띄우라고 SSD 사주던 시절일게다. 인텔 것이 4K 랜덤 읽기 속도가 빨라서 선호받았고, 이 시절의 이슈는 프리징 현상의 해결 여부였다.
그리고 2라운드때는 경쟁사들이 많이 등장했는데, 가장 눈에 띄던 회사가 OCZ다. 속도 면에서 삼성보다 더 빨랐던걸로 기억하고.. 근데 2012년 중반에 샌드포스 컨트롤러의 결함으로 인해 피떡이 되서 나가떨어졌다. OCZ 뿐만 아니라 인텔도 샌드포스 컨트롤러 장착한 제품을 리콜하는 등 아주 개판. 결국 인텔은 뭔가 한풀 꺾인 느낌이 되었고, OCZ는 이제 선호 대상에서 많이 밀려났다.
이제 요새 3라운드에 들어 뉴페이스들이 등장했는데, 플렉스터와 샌디스크 등이 올라왔다. 기존 샌드포스 컨트롤러가 망하니까 인디링스나 마벨 컨트롤러 쓴 제품들이 부상했고, SATA3의 제한된 속도 아래에 여러 회사들이 가격대 용량, 가격대 성능비로 경쟁하게 되어 소비자들이 행복해졌다. 128GB SSD를 10만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게 되어 진정으로 SSD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는 중.
SSD와 RAM에 있어서는 일관적인 삼빠인 내가 볼 때, 지금 3라운드의 승자는 여전히 삼성이다.
일단 SSD 입문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OS 깔아도 용량이 약간 남는 120GB, 128GB 제품을 노리게 되는데, 삼성의 S840 EVO는 120GB 용량에 속도도 SATA3 대역폭 제한에 육박하게 좋고, 가격도 딱 10만원으로 상당히 저렴하다. 얘보다 저렴한놈은 샌디스크의 128GB 모델이 있지만, 싸봤자 5000원 싼지라 삼성의 브랜드파워를 당해낼 수 없다. 거기다가 쓰기 속도도 한참 느리고.
다나와 가보면 댓글란에 아주 플렉스터가 끝판왕이라느니 뭐니 댓글이 엄청 많은데, 그들의 논리는 이렇다. 삼성 EVO 제품군은 저가형 TLC 셀을 사용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안정성이 떨어지고 수명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읽기/쓰기 속도도 캐시 메모리를 이용한 단기 부스트일 뿐 속도가 그리 빠르지도 않다는거지. 반면 타사 제품들은 TLC보다 오래가는 MLC를 사용하여 수명이 오래가니 좋다는거다. 내 입장에선 다 개소리.
일단 수명 문제를 보면.. 이미 플레이웨어즈나 기글하드웨어 쪽에서 500 테라바이트의 엄청난 용량을 밀어넣어가며 테스트를 했다. 이게 작년 말 기준이고, 일반인들은 도저히 범접하지 못할 정도의 경지. 삼성 S840이 100테라바이트를 통과하면서부터 셀 수명 다되는 문제가 일어나기 시작했고, 500TB 쓰고 지울 동안 2.5GB의 용량을 재할당했다. 이 말은 2.5GB 용량의 셀들이 수명이 다되서 예비 셀로 교체가 되었다는 말이다. 128GB 용량중 120GB만 쓰고, 나머지 8GB를 예비용으로 쓰기 때문에 수명 문제는 우리같은 일반인들은 아무런 걱정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테스트에서 셀 재할당이 시작된 S840은 요새 나오는 S840 EVO로 완전히 교체되었으므로 이 부분도 우려할게 없다. S840 Pro는 더 문제 없는건 당연한거고. 야 500테라를 지지고 볶았는데 니 평생 그거 다 쓸것 같나. 아마 니가 야동왕 김본좌라면 가능할지 모르겠다.
토렌트를 돌리고 뭘 해도 5년 내로 죽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되므로, SSD 수명은 걱정 끄자. 따라서 다나와에서 수명이 어쩌고 하는 사람들은 꼴랑 10만원짜리 120GB대 제품 놓고 5년 10년 쓸거 걱정하는 소심한 사람들이 된다. 혹시 10년 전 기억하나? 10년 전에는 스마트폰이 없었다. 그때 되면 지금 팔리는 120GB대 SSD들은 마치 8MB RAM이나 지포스 MX440처럼 고대의 유물이 되어 용산 등지에서 비닐 봉지에 넣어 3000원에 팔리고 있을거다. 그때는 그때의 제품을 쓰면 되니까 지금은 싸고 문제없는걸 쓰자.
타사가 상대적으로 값이 비싼 MLC 제품을 내놓을 동안 삼성은 조금 더 저렴한 TLC 제품으로 동등하게 경쟁하고 있고, 속도도 밀리지 않는데다 가격도 싸다. 타사가 가격을 내리면 삼성은 더 내릴거다. 저렴한 TLC를 쓰는 삼성이 가격 경쟁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타사 역시 가격을 내리면 제살 깎아먹기인걸 안다. 메모리 시장과 마찬가지로 SSD 시장도 삼성이 지배하고 있는 셈이 되었다.
여튼 나는 120~128GB대 제품은 삼성 S840 EVO로 구입하고, 256GB대 이상부터는 S840 Pro를 쓰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사실 256GB대 이상에서도 S840 EVO 대신 S840 Pro를 구입할 이유를 딱히 못느끼겠다. S840 Pro가 딱히 많이 빠른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여튼 삼성걸 사면 내구성이건 AS건 걱정할게 없다. 만원 이만원 차이 나고 삼성게 더 싼데다가 OCZ나 인텔처럼 문제 일으킨적 없고, AS 잘해주고 속도도 다 비슷한데 제품만 놓고 보면 삼성걸 안살 이유가 없다.
SSD 시장의 앞날을 내다보는건 아주 쉽다. SATA3 대역폭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에 SATA-Express 나오기 전까지는 데스크탑용 2.5" 제품군은 지금 용량에 가격만 내려가는 식이 될거고, 좀 더 빠른 속도를 원하는 사람은 OCZ 레보드라이브 같은 슬롯형 제품으로 위안을 삼아야 할 것이며.. 노트북쪽은 맥북 에어나 맥북 프로 레티나의 것 처럼 PCI-express로 SATA3에 발목잡힌 데스크탑보다 더 빠른 속도를 낼 것이다. 지금도 그렇고.
내가 왜 이 글을 썼는지 뭔가 뒤죽박죽이 되었는데 요약하자면..
1. 내가 삼성 쓰라 하는데는 이유가 있지 것봐 OCZ 쓰다가 팽당했잖아.
2. 앞으로도 삼성을 쓰자. 기술력이건 안정성이건 가격이건 다 좋다.
3. 지금은 기술 원숙기라 당분간 1년내로 훨씬 더 좋은 제품 같은건 안나온다.
SSD는 시장이 안정되어있으므로 사고 싶을때 사면 된다.
지금 RAM값 높으니 RAM은 되도록이면 구매를 자제하고.
하스웰 나와서 신나게 세대교체 업그레이드 할 타이밍이지만 나라면 좀 더 참겠다.
ps. 다나와 들어가서 삼성 SSD 글에 달린 1000개가 넘는 댓글 슥 훑어봤는데, 예전에 떠들던 사람들 아직도 떠들고 있다. 진짜 10만원짜리 제품 하나 놓고 5000원이 싸네 만원이 싸네 삼성이 안정성이 딸리네 이러고 있는 꼴 보면 참 딱하다. 그 시간에 고속터미널 가서 자판기 밑에 훑어서 백원짜리 줍는게 더 생산적일것 같다. 다 보면 중고딩들이나 할일 없는 대학생들이 저러는듯. 돈있으면 120GB짜리 사지 말고 256, 512짜리 사서 다나와에 신경 끊고 그 시간에 게임이나 더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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