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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과 소니의 옆그레이드, 그 이유는?

MIRiyA☆ 2010. 6. 14. 11:28

며칠전에 적은 글, "소니의 DSLR 보급기는 더이상 안나올 것이다."에서 소니의 보급형 DSLR이 더이상 나오지 않을거라고 단언했습니다. 하지만 몇가지 사실들이 추가로 밝혀지면서 제 의견도 약간 보충 수정이 필요할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정보도 함께 공유하면서요.



소니가 요 근래에 사용한 센서는 화소별로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000만화소, 1200만화소, 1400만화소 센서죠. 1000만화소 센서는 ICX483AQA와 ICX493AQA 두가지가 있고, 1200만화소 센서는 IMX021과 IMX038의 두가지가 있습니다. 그리고 1400만화소 센서는 모델명은 모르지만 CCD 센서와 CMOS 센서의 두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먼저 오래된 1000만화소 센서.


ICX483AQA

니콘 D200에 탑재된 소니 최초의 1000만화소 센서입니다. 그 이후로 다른 기종에 쓰였다는 정보는 없습니다. 4채널 출력을 지원하며, 이로 인해 초당 5.57연사까지 촬영할 수 있습니다. 가격이 좀 높은듯.


ICX493AQA(링크)

역대 소니가 가장 많이 팔아먹은 센서중 하나일겁니다. 이전 ICX483AQA의 염가 발전형이며, 2006년 초에 소니 A100에 최초로 탑재되었습니다. 그리고 이후로 니콘 D80, D40X, D60, D3000에 사용되었고, 펜탁스 K10D, K200D, K-m, 소니 A100, A200, A230, A300, A330에 사용되었습니다. ICX483AQA의 4채널에서 2채널로 다운그레이드 되어 연사 속도가 초당 3.3장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센서 자체가 라이브뷰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소니의 경우 A300/A330에 보조 센서를 다는 편법으로 라이브뷰를 구현하였습니다. D3000, A230을 마지막으로 1000만화소의 약발은 다 된것 같습니다.



그 다음은 1200만화소 센서.


IMX021(링크)

니콘 D300과 소니 A700에 탑재된 1200만화소 센서입니다. 최초의 Exmor 센서지요. 12채널 아웃에, 센서 자체 스펙상 초당 10연사까지 구현 가능합니다. 실제로 니콘 D300에서 초당 8연사까지 보여주었지요. 그 이상은 미러가 철커덕거리며 움직이는 DSLR의 물리적인 제한으로 구현하기 어려웠을겁니다. 또한 이 센서부터 라이브뷰가 가능해졌습니다. 이 센서는 예전 D200에만 사용된 ICX483AQA와 마찬가지로 단명합니다.


IMX038(링크)

소니의 신세대 1200만화소 모델입니다. 이전작인 IMX021과 달리 스펙 시트가 제대로 공개된게 없고 이름만 알려져있습니다. 이 모델부터는 본격적으로 동영상 지원이 시작됩니다. 이걸 탑재한 결과 니콘 D90은 캐논 5D markII 보다 3달 빨리 나와 세계 최초의 동영상 촬영 가능한 DSLR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그리고 이 센서는 D90을 시작으로 D5000과 D300S, 펜탁스 K-x에도 탑재됩니다. 이전 IMX021에 비해 고감도 노이즈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이 센서는 소니가 만들었지만 소니의 어떤 DSLR에도 탑재되지 않았습니다. 근래에 출시된 소니 A500에 1200만화소 센서를 사용했네요. 

출시된 기종들의 성능으로 미뤄 볼 때, IMX038의 연사 스펙은 초당 5연사까지인것 같습니다. 니콘 D5000이 4연사, D90이 4.5연사, 펜탁스 K-x가 4.7연사, 소니 A500이 5연사지요. 예전 1000만화소대 보급기들이 초당 3.5연사 정도에 묶여있던걸 생각할때, 많이 상향 평준화 되었네요.


주의

몇몇 이상한 모델들이 있습니다. 펜탁스 K-x에는 IMX038이 탑재되었을걸로 예상되지만, 펜탁스 K-x는 기본 감도가 200-6400으로, 기존 IMX038 탑재 모델들의 200-3200을 뛰어넘습니다. 혹시 다른 모델이 아닐까 예상합니다. 또한 D300S에 IMX038이 들어갔을거라고 적었는데, D300S가 초당 8연사가 가능하니 이것도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A500에 1200만화소 센서가 들어갔는데, A700 이후로 소니가 1200만화소를 다시 넣었네요. 그러면서도 동영상 촬영 기능은 넣지 않았습니다. 왜일까요? 이 센서는 출시 일정상 펜탁스 K-x와 동일한 센서로 추정됩니다만, 동영상 기능은 제한해버린것 같습니다.



위 내용중 확실한 fact는.. D80/K10D에 ICX493AQA가 들어갔다는거, D200에 ICX483AQA가 들어갔다는거, D300에 IMX021이 들어갔다는거, D90에는 IMX038이 들어갔다는거 정도입니다. 나머지는 화소와 성능을 토대로 정황상 탑재 센서를 유추한겁니다.



그 다음은 1420만화소 센서.


ICX###(모델명 미상)

A350에 처음으로 탑재되었습니다. 1200만화소 이후로 Exmor CMOS로 대동단결할 줄 알았는데, 다시 1000만화소 시절에 사용하던 CCD로 돌아갔네요. A350을 시작으로 A290, A380, A390에 들어갔습니다. 재미있는건 니콘이 이 센서를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아마도 이 센서가 CCD 센서라 동영상 촬영이 불가능했던것 같습니다. D90에 동영상 넣고 뒷 기종에 동영상 안넣는게 좀 이상했으려나요? 현재 DSLR의 센서 사이즈에서 CCD가 동영상이 되는건 없는걸로 알고있습니다.


IMX###(모델명 미상)

웃기네요. 소니가 다시 1420만화소 센서를 CMOS로도 만들어냈습니다. 이건 A450, A550에 들어갔습니다. 이 제품은 고감도 노이즈 억제력이 대단히 뛰어난걸로 알려져있습니다. 황당한건 A450, A550 이후에 나온 A290, A390에 이 제품이 안들어갔다는겁니다. 대신 이전의 1420만화소 CCD 센서를 쓰고있지요. 재고를 소진하려는 목적일까요? 이 제품은 아마 CMOS센서라 동영상 촬영이 가능할것 같습니다. NEX3와 NEX5에 탑재된것도 이 제품으로 예상됩니다. 소니는 뻔히 똑같은 센서 탑재하고도 동영상 기능 제한을 통해 NEX3와 NEX5 라인업을 갈라놨죠. A450/A550에서도 동영상 기능을 일부러 뺐을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썰풀기.


니콘의 옆그레이드

앞서 1000만, 1200만, 1400만화소 센서의 예를 봤을 때, 소니는 같은 화소의 센서를 2종류를 만들면서 다듬어갑니다. 처음으로 내놓는 센서는 고채널 고연사, 다음으로 내놓는 센서는 저채널 고감도 보급형.. 그리고 각 화소의 첫 센서는 당시 최고의 기종에 먼저 들어갔습니다. D200, D300.. 그리고 2년의 출시 주기상 1400만화소 센서로 D400.. 이 나와야 정상인데.. D300에 동영상 하나 추가해서 옆그레이드한 모델인 D300S가 나와버렸습니다. 






니콘의 동영상 기능을 말하자면.. D90에 들어가기 시작한 동영상 기능은 캐논 5D markII 등에 비해 워낙에 형편 없습니다. 화질은 둘째 치고 젤로 현상이 너무 심하지요.. 그래서 D300S의 동영상 기능은 프로들에게도 거의 어필하지 못할 스펙입니다만, 2009년 7월에 D300S가 땜빵으로 나오긴 나왔습니다. 그래서 4달 후 2009년 11월에 캐논에서 1800만화소, 훌륭한 고감도 저노이즈, 빵빵한 동영상을 내장한 7D가 나와 D300이 쌓아놓은 '최강'의 입지를 신나게 부숴대고 있지요. 만약 D300S 대신 1400만화소 급의 D400이 나왔다면 약간 양상이 다르지 않았을까요?


그럼 대체 A350에 들어갔던 1400만화소 센서는 왜 D300 후속 모델로 나오지 않았는가? A350에 들어간 1400만화소 센서는 'CCD' 센서입니다. 이놈 완전 괴작입니다. 일단은 센서 자체에서 라이브뷰를 지원하지 못하는것 같습니다. 라이브뷰가 안되는데 동영상 촬영도 될 리가 없죠. 아.. 여기서 "A350은 라이브뷰 되거등요? 이 돌팔이가.."라고 말할 분들이 있을것 같아 사족 달아보자면.. A350은 메인 센서로 라이브뷰하지 않고 보조 센서를 통해 편법으로 라이브뷰를 합니다. 이건 센서 자체의 제한이 있을 가능성이 아주 아주 높습니다. 


1400만화소 'CMOS'센서가 들어간 A550은 보조 센서와 메인 센서로 둘 다 라이브뷰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지요. 그리고 이 1400만화소 CMOS 센서는 D300S가 발표된지 불과 한달 후에 A550에 달려 나옵니다. A550의 성능으로 볼 때 이 센서는 최소한 초당 7연사 이상은 낼 수 있습니다. 거기다가 고감도 노이즈 특성도 아주 우수했죠. 이걸 왜 안넣었을까요? 항상 함께 가는 소니와 니콘이 왜 이렇게 엇나갔을까요?



소니 1400만화소 센서의 부진

니콘 입장에서 볼 때, 소니의 1400만화소 센서, 이거 꽤나 쓰고 싶었을겁니다. D300의 1200만화소 센서는 3년이 지난 시점에서 슬슬 약발이 다되는 스펙이지요. 1000만화소 시절 40D랑 함께 나올때만 해도 게임이 되었습니다. 당시 40D는 여러 부분에서 D300과 비교당하며 '사망디'라고 불리게 되었지요. 근데 출시 주기상 D300 후속 모델이 나올때는 1500만화소 캐논 50D의 '후속'과 경쟁해야하니 문제입니다. 캐논이 뭘 들고 나올지 상상이 안되고, 결국 캐논은 1800만화소의 7D를 갖고 나와 D300과 D300S를 완전히 밀어버립니다. 


니콘이 A350에 들어간 1400만화소 CCD를 써서 D400을 출시 못한 이유는 이렇겠죠. 1400만화소.. 뭐 50D보다 밀리는 감은 있지만 1200만화소보단 나으니 괜찮다 그겁니다. 근데 이 1400만화소 CCD 녀석은 동영상은 커녕 D300도 되는 라이브뷰가 안되는거에요. 미치겠는거죠. 소니처럼 보조 센서를 달자니 특허가 막혀있고.. D90도 동영상을 넣었는데 D300 후속이 안되면 뭔가 이상하니까, 젠장 하고서 D90의 IMX038을 넣어서 동영상만 땜빵해서 내놓은겁니다. 아마 A550에 달린 CMOS 1400만화소 센서는 이때 시간이 후달려서 넣지 못했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소니가 1400만화소 CMOS 센서 탑재 기종에서 동영상 촬영이 가능해진 시점은 불과 한달도 안된 2010년 6월 초입니다. 소니의 새로운 미러리스 라인업인 NEX3/NEX5에 넣어 나왔지요. 그 전에 내놓은 A550은 같은 센서 쓰면서 동영상 촬영 기능을 의도적으로 막아놨는지, 아니면 원래 동영상 촬영 안되고 라이브뷰만 되는 A550 센서를 개선해서 NEX에 넣었는지는 정보가 부족해서 모르겠습니다. 확실한건 소니가 센서 개발에서 무척 삽질을 했다는거죠. 대체 라이브뷰가 대세, 더 나아가 동영상까지 등장하는 시점에서 왜, 왜  CCD로 돌아갔는가? 그 결과 니콘과 소니는 둘 다 캐논에 비해 2년은 경쟁력이 뒤쳐지게 됩니다.



캠코더 사업부의 농간? 그럼 NEX는?

혹자는 소니가 방송 영상 장비에 있어 독보적인 경지를 구축한 회사고, 소니의 캠코더 사업부 때문에 DSLR에 동영상을 넣지 않았을거라 말합니다. 하지만 다른분 말로는 소니의 캠코더 사업부와 디카 사업부는 아예 다른 부서고, 이는 마치 삼성이 옴니아2를 만들지만 애플에 부품을 파는것과 마찬가지로 별개라 하더라구요. 


이번에 보여준 소니의 신기한 행보는 NEX에 동영상을 넣었다는겁니다. DSLR에는 고집스럽게 동영상을 안넣고 있습니다. 이게 기술의 문제인지 의지의 문제인지 저는 모릅니다. 기술의 문제라면 A550에 사용했던 1400만화소 CMOS 센서의 근본 자체가 동영상 촬영 능력이 없다는거겠죠. 하지만 1200만화소 IMX038 센서를 탑재한 니콘 D90은 세계 최초로 동영상 기능을 구현해내었지요. 이거 다음에 나온 센서가 동영상 촬영이 안된다는건 뭔가 이상한겁니다. 그래서 저는 A550의 동영상 부재는 기능 제한이라 보고 있습니다.


아, 소니가 영상장비 부분에서 자존심이 높은데, D90에 들어갔던 동영상 기능이 영 구려서 아예 넣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자존심의 문제..





그리고 또다른 fact 하나는 소니의 새로운 캠코더입니다. NEX를 내놓으며 NEX의 E 마운트를 활용하여 캠코더를 만들겠다는거죠. 이 부분에서 소니의 카메라 사업부가 캠코더 사업부와 뭔가 공조가 있었을걸 예측할 수 있습니다. "NEX를 내놓기 전에는 DSLR에 동영상을 넣지 말자"라던가요. 물론 동영상이 없는 DSLR은 소니의 시장 점유율에 치명적이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바디를 내놓고도 일본내 시장 점유율은 채 10%가 안되는게 소니의 현 상황입니다. 어쨌든 소니는 여태 내놓은 DSLR에 동영상을 넣지 않았고, NEX에는 동영상을 넣어 출시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보급기에는 동영상이 들어갈수도 있습니다. 


소니의 징한 옆그레이드 전력을 보면, 아마 DSLR 보급기 차세대 기종에 진짜 동영상을 넣을순 있습니다. NEX를 통해 동영상 탑재의 의지를 보여주었거든요. 그리고 NEX나 알파나 방식만 다르지 그냥 사진기입니다. 알파에만 동영상을 안넣을 무뇌충같은 생각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문제는 그 DSLR 보급기가 아예 안나올수도 있다는거죠.



예상을 약간 수정하겠습니다.

1. 이번을 끝으로, 혹은 다음을 끝으로 소니의 보급기 DSLR 라인업은 NEX로 대체되고 단종된다.

2. 만약 다음에도 DSLR 보급기가 나온다면 동영상이 들어갈 것이다.(안들어가면 진짜 나도 할 말이 없어진다.)

여기까진 거의 확신합니다. 


3. 보급기보다, 새로운 DSLR 중급기부터 동영상을 먼저 달고 나올 것이다. 

4. 출시 주기상 소니의 차세대 센서가 나올 타이밍이다. 현재의 1400만화소 CMOS 그 이상이 나올거다.

5. 니콘 D300S의 후계 모델은 소니의 그것을 탑재할것이다.


이건 살짝 가능성 낮게 예측합니다.

1600만이든 1700만이든 새로운 세대의 하이엔드급 센서가 나와서 중급기에 적용되고, 그리고 그 다음 센서는 보급형으로 나와 DSLR/미러리스 보급기에 사용되겠지요.




앞으로의 소니 센서

센서 시장에서의 소니는 엄청난 기업입니다. 소니는 거의 매달마다 휴대폰용, 디지털 카메라용의 크고 작은 이미지 센서를 개발해서 내놓고 있습니다. D300때 보여줬던 엑스모어 센서의 충격을 앞으로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소니, 후지, 삼성, 파나소닉, 캐논.. 어느 회사가 되었건 다음 세대의 센서의 키워드는 바로 BSI(Back-Side Illumination, 후면 조사)라 봅니다. 현재 대부분의 기업들이 소형 디지털 카메라와 캠코더, 휴대폰 폰카용 모듈에 BSI를 사용하고 있으며, 수율의 문제로 DSLR용의 대형 센서까지는 올라오지 못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런 기술적인 장벽은 언젠가는 돌파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후면조사식 센서를 탑재한 DSLR이 나오는 그 순간이 비로소 실용감도 1600을 돌파하는 순간, ISO1600을 ISO400처럼 사용할 수 있는 순간이고, DSLR 카메라의 화질에 있어 새로운 세대가 도래하는 날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