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사

뽀글이 만드는 법

MIRiyA☆ 2010. 6. 7. 14:21

히터가 없어 겨울에는 물이 얼고, 선풍기 없이 여름에는 비가 새는 공익 사무실에서의 생활은 아주 고달픕니다. 제대로 된 밥을 먹으려면 30분은 걸어 나가야 하는지라 대부분 끼니는 사무실에서 컵라면으로 때우기 일쑤지요. 

물론 현역 분들은 더 힘들었을거고 저는 현역 분들의 고생을 이해하고 존중합니다.. 이렇게 블로깅 하는 마당에 힘들다면 엄살이겠죠..^^;





한 시즌은 육개장, 우육탕, 튀김우동 3개를 돌려가며 먹었는데, 우육탕이 완전 에러라 우울하게 보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진짜 미칠듯이 맛 없는데, 기회가 된다면 편의점이나 매점 창고에 가보시길.. 우육탕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아.. 시바 너무 멀다ㅠㅍㅠ



이렇게 쟁여놨지만 문제는 너무 쉽게 질린다는거.


이번 시즌에는 저번의 교훈을 반영하여 육개장, 김치사발면, 안성탕면의 3개를 돌려가며 먹었는데 이 역시 엄청 물리니 어찌하리요.. 사발면의 맛은 봉지라면의 맛에는 절대 비할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생각한게 바로 뽀글이. 현역들이 주로 해먹는다던데, 아무리 공익이지만 미묘하게 통하는데가 있나봅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뽀글이 만드는 법은 많이 나와있는데, 어느 하나 명쾌한게 없었습니다.


그놈의 '적당히'라는 말은 마치 어머니 손맛도 아닌것이, 처음 해보는 사람에게는 굉장히 난감한 단어지요. 그래서 저는 모든걸 정량적으로 알려드릴까 합니다. 공익이 알려드리는 뽀글이 만드는 법 나갑니다.





0. 뽀글이의 장점/단점

- 사발면보다 부피도 작고 맛이 좋다. 사발면보다 저렴하다.

- 하지만 취사할때 냄비가 필요하다.

- 냄비가 없으면 정수기 물로 봉지에 그냥 끓여 먹으면 간편하다.

- 환경 호르몬이 걱정되지만 사발면의 스티로폼이나 이거나 그게 그거라 생각..

- 봉지를 구겨서 버리면 되니 설거지도 없어 뒤처리도 아주 간편.



1. 재료 준비

근처 가게에서 박스채로 봉지라면을 산다. 이 역시 질릴 수 있으므로 여러가지 섞어 사도록 하자. 참고로 신라면 한상자가 만원을 살짝 넘는다. 그리고 살 때 반드시 나무 젓가락을 끼워 달라고 하자. 이건 필수 아이템이다.




2. 쪼개기

라면 면발을 반반으로 쪼갠다. 4조각 내라는거다. 위 사진에선 필자가 너무 많이 부쉈다. 많이 부수면 부술수록 서로 빈공간이 적어져 물을 적게 부어도 되지만, 나중에 먹을때 면이 너무 부스러져있어 아주 짜증나진다. 4조각만 내자. 후레이크나 양념 분말 같은것도 솔솔 잘 뿌려주자.


3. 물붓기

물을 넣을때는 그냥 정수기에 들이대지 말고 종이컵으로 한컵한컵 떠넣자. 손 데기 딱 좋으니 조심해야한다. 주전자가 있으면 물론 좋다. 블로그에 어떤 양반이 면이 물에 충분히 잠길 정도로 부으라고 했는데, 이 말 믿고 부었다가 싱거워져서 먹기 버거웠다. 물은 종이컵으로 두컵 반에서 세컵 사이만 넣자. 면이 물에 다 잠기지 않을텐데, 나무젓가락으로 꾹꾹 눌러서 대충 잠기게 해주자.




4. 봉하기

뜨거운 김이 빠져나가지 않게 봉해준다. 어떤 양반처럼 저 주둥이를 둘둘 감을 필요는 없다. 봉하는 과정에서 물이 넘치지 않게 조심하자. 그냥 봉지를 오므린 후 위 사진처럼 나무 젓가락으로 딱 찝어주면 그만이다. 물의 무게 때문에 봉지가 바로 선다.


5. 후처리

라면은 끓는 물에 면발을 집어넣고 다 익을때까지 기다리는 과정이 있지만, 뽀글이는 그냥 뜨거운물을 부어버린다. 따라서 좀 더 빨리 익는다고 봐야 할 것이다. 입구를 열고 면을 푹푹 찔러보아 적당히 말랑말랑하면 먹어치우자. 짜파게티나 스파게티 등은 근처 수채구멍에 물을 버리자. 면이 튀어나오지 않도록 젓가락으로 잘 막아주는게 포인트.



이렇게 비벼서..



요렇게 먹어주면 된다. 중간에 카메라가 바뀌어서 사진 질이 변했다.




짜파게티든 스파게티든 일반 라면이든 모두 오케이!


6. 버리기

다 먹었으면 마시든 버리든 국물 잘 처리하고 봉지를 꾹꾹 눌러 압축한 후 쓰레기통에 버려주자. 당연히 배가 부르진 않을것이다.. 김치나 단무지도 있으면 참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