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이야기/캐논

옆집 아빠의 등장, 그리고 캐논 70-200mm 계보표

MIRiyA☆ 2010. 3. 17. 11:30

DSLR 카메라 쓰는 사람들에겐 이상한 습성이 있습니다. 각사 렌즈나 카메라마다 여러가지 별명을 지어서 붙인다는거죠. 가령 '삼식이'라는건 Sigma 30mm f/1.4 렌즈의 별명입니다. 시그마의 삼십미리래서 삼식이죠. 같은 원리로 작년에 나온 Sigma 50mm f/1.4는 '오식이', 그리고 최근에 나온 Sigma 85mm f/1.4는 '팔식이';; 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무엘'은 Canon EF 35mm f/1.4L을 말합니다. 35L, 삼오엘에서 사무엘이 된거죠. '이사벨'은 Canon EF 24mm f/1.4L을 말합니다. 24L, 이사엘에서 이사벨이 된거지요-_-;; 


특히 이런 괴이한 이름 짓기의 정점에 다달은게 바로 캐논의 70-200mm대 망원 줌렌즈들의 별명입니다. 엄마백통, 아빠백통, 애기백통, 형아백통, 옆집엄마, 뒷집엄마, 그리고 요즘 나온 옆집아빠까지.. 이 포스팅에선 이런 가계도를 어떻게 해석하는지와 해당 제품의 사진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참 골때릴거에요.



맨 위에 있는 흑통은 1989년 9월에 나온 80-200mm f/2.8L의 별명으로, 캐논 백통 렌즈들의 할아버지뻘 정도 됩니다. 렌즈가 검정색이라 흑통이라 불리게 됩니다. 그러다가 6년 후 80-200mm를 70-200mm로 광각 부분을 개량해서 나온게 '엄마백통'입니다. 흰색이라 백통이라 불리는거고요, 4년 후 1999년에 70-200mm라는 화각은 동일하지만, 조리개값이 f/2.8에서 f/4로 낮아진 염가형 모델이 나왔는데, 이건 '애기백통'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아마 이때쯤 엄마백통, 애기백통 하고 별명이 생긴게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2년 후 2001년에 70-200mm f/2.8이라는 스펙은 엄마백통과 똑같지만 거기 IS(Image Stablizer)이 붙어서 손떨림 보정이 가능해진 모델이 아빠백통이라 불립니다. 이건 캐논의 70-200mm 망원 줌 렌즈군에서 최상위 스펙으로, 지금도 거의 20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엄마백통이랑은 IS 하나 달렸다고 60만원 정도 차이가 나지요. 다만, 아빠백통의 화질은 엄마백통보다 아주 약간 떨어지는걸로 알려져있습니다. 아무래도 엄마백통의 광학계에 손떨림보정을 위한 유리알이 더 들어가니까요.


5년 후 2006년에 70-200mm f/4 IS라는 스펙으로 형아백통이란 놈이 나왔습니다. 이전 애기백통의 f/4 스펙에 IS만 붙은거죠. 엄마백통+IS=아빠백통, 애기백통+IS=형아백통 이런식입니다. 화질도 꽤 좋다는군요. 그리고 마침내 2010년에는 70-200mm f/2.8 IS II가 나왔습니다. 아빠백통의 화질 개선 버전이죠. 이건 새아빠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캐논이 흑통, 엄마백통, 애기백통, 아빠백통, 형아백통, 새아빠 이런식으로 나올 동안, 시그마와 탐론 등 서드파티 제조사들은 좀 더 싼가격으로 백통과 유사한 모델을 내놓았습니다. 시그마에서 나온건 옆집엄마, 그리고 탐론에서 나온건 뒷집엄마라고 부릅니다. 시그마의 경우 구구형, 구형, 신형 옆집엄마 등등으로 나왔고, 최근 들어선 OS 손떨림 보정이 들어가 옆집아빠라고 불리는 놈이 나왔습니다.


일단 서드파티의 거래가 많이 되는 모델은 위와 같습니다만, 실제로 시그마나 탐론이나 토키나는 예전에도 훨씬 전부터 70-210등 구구구형, 구구구구형 등등이 있었습니다. 전 잘 몰라서 안넣었지만요-_-a 아마 올해나 내년쯤 탐론에서도 VC 손떨림 보정과 USD 초음파모터가 달린 '뒷집아빠'가 나올걸로 예상합니다. 이러나 저러나 소비자들은 행복한 고민에 빠지겠습니다. 캐논과 니콘의 최근 렌즈들은 300만원을 호가하지만 탐론/시그마 등은 빠지지 않는 성능에 가격도 저렴하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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